흔히 IT 기업이라고 하면, 이공계 인재를 떠올리기 마련이다. 컴퓨터 언어를 자유자재로 다루는 공대 출신의 개발자. 이왕이면 안경을 끼고, 멋이라곤 부릴 줄 모르는 패션은 덤.

글로벌 IT 기업도 별 다를 바 없다. 공대 출신 개발자, 안경, 멋없는 패션까지 똑같은 대신, 유창한 영어실력 정도가 더해진다.

세간에서 그려 놓은 IT 기업에 대한 이미지는 사실일까? 문과 출신에 컴퓨터 언어라고는 뭐가 있는지 정도만 아는 경영학도인데, 글로벌 IT 기업은 영영 들어갈 수 없는 곳인걸까?

글로벌 IT 기업의 선두, 구글에 입사한 ‘손준하 매니저’는 과감히 ‘NO’라고 말한다. 성급히 결론 내지 말고, 겁먹지 말고, 일단 도전해보라고 말하는 그는 한국에서 대학을 나온 뼛속 문과생. 경영학도였던 그는 글로벌 IT 기업 역시 여느 기업과 다를 바 없다고 말한다. IT 기업 역시 세일즈와 마케팅을 거쳐야만 자체적인 기술을 판매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개발 외의 다양한 분야를 맡을 인재는 필수이다.

IT 기업을 향한 고정적인 편견을 과감히 깨고 ‘테크-세일즈’ 분야에서 자신만의 길을 걷고 있는 손준하 매니저의 구글 취업 성공 스토리를 들어보자.

 

 

구글 코리아 손준하 매니저

 

 

Q.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구글 코리아에서 일하고 있는 손준하입니다. 입사한 지는 4년 반 정도 되었죠. 처음 입사했을 때는 구글의 광고 솔루션을 담당하고 광고 프로그램의 문제를 해결하는 기술지원팀이었습니다. 2년 정도 같은 부서에 있다가 현재는 세일즈, 즉 영업팀에 속해있습니다.

​영업팀에서는 모바일 앱, 게임 개발사들이 온라인 공간을 통해 직접 개발한 앱과 게임을 마케팅하는 것을 돕고 있습니다. 고객들을 상대한다는 점에서 세일즈인 동시에 마케팅 직무에 연관이 되어 있다고 볼 수 있겠네요.

대학에서는 경영학을 전공했습니다. 경영학과 내 학회 활동을 하다보니 마케팅이나 세일즈 쪽 업무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었고, 결국 학회 활동을 계기로 구글 입사까지 이어지지 않았나 싶습니다.

 

Q. IT 기업 문화나 기업 특성에 어떤가요? 만족하시나요?

IT 기업만 그런 것은 아니겠지만, 소위 외부에서 기대하는 평등하고 수평적인 관계, 열린 커뮤니케이션을 장점으로 꼽고 싶어요. 다만 평등하고 수평적인 관계가 곧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회사 생활을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그것보다는 상사이든 동료이든 인간 대 인간으로 자유롭게 커뮤니케이션할 수 있다는 점에서 도움을 많이 받죠.

다양한 고민을 시도하고 그 내용을 나눌 수 있는 분위기는 분명한 장점입니다. 내가 요즘 이런 고민을 하고 있다고 말을 꺼낼 수 있는 회사랑, 그렇지 못하고 자기 혼자 해결해야 하는 회사랑은 확실히 한 개인의 성장 측면에서도 다른 것 같아요.

또 회사 자체가 상위에서 하달되는 일만 해내면 된다는 구조가 아니에요. 직원들이 스스로 어떤 일을 할지 결정하고, 실제로 그 일을 성취했는지를 평가받는 구조입니다. 이런 과정에서 일에 대한 성취감이나 주도적인 자세를 얻을 수 있다는 점도 큰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Q. 구글 면접이 특이하기로 유명합니다. 입사 면접 중 기억에 남는 특이한 질문이 있었는지?

막 엄청 특이한 질문은 없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다만 제일 어려웠던 질문은 기억에 남아있어요. 어떤 상황을 주고 이러한 고객 여러 명의 리스트가 있는데 어떤 고객을 최우선 타깃으로 삼을지, 저의 의사결정을 물어보는 질문이었습니다.

정말 어려웠어요. 그 질문 하나만으로 20분 정도 얘기를 했는데, 한 5분 지났을 때 너무 어려워서 망했다고 생각했죠(하하). 지금 생각해도 잘했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이야기를 끝까지 마무리 짓긴 했어요. 입사 후 면접관이셨던 분께 여쭤봤을 때는 잘했다고 말해주셨습니다.

 

 

구글 코리아 손준하 매니저

 

 

Q. 이번에 글로벌 IT 기업 취업 관련 강연를 하신다고 들었습니다. 진행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총 두 가지의 이유가 있는데요. 첫 번째로 저는 구글에 입사하기 전까지 아는 구글러가 전혀 없었습니다. (구글러 : 구글에서 근무하는 직원을 가리키는 신조어) 그러다 보니 구글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경로가 없었구요. 제가 현재 근무하고 있는 테크-세일즈 분야 역시 취업을 본격적으로 준비하기 시작하고 나서야 알게 되었습니다. 생소한 분야였던 거죠.

그런데 입사 후 직접 일을 해보니 테크-세일즈 분야가 굉장히 매력적이더라고요. 이 매력에 빠져 테크-세일즈를 많은 분들께 알리고 싶었습니다. 많은 분들이 이 분야를 알고, 이 분야로 유입되었으면 하는 마음에 강연을 마음먹게 되었구요.

​또 두 번째로는, 미리미리 고민해라’라는 메시지를 주고 싶은 마음도 있었습니다. 실제로 졸업 시즌이 되면 취업만을 위해서 전속력으로 달리시는 분들이 많아요. 그런데 개인적으로 저는 입사 전보다 입사 후에 했던 고민이 훨씬 많았거든요. 내가 어떤 사람이지, 내가 뭘 좋아하지, 내가 실제로 이 일에 맞는 사람인지, 취직 전에는 왜 이런 고민을 안했을까 등등.​

취업을 어떻게 하는지도 중요한 부분이지만, 취업하기 전에 이런 부분은 미리 고민해보라는 메시지를 전해주고 싶은 마음도 있었습니다.

 

 

Q. 특히 어떤 분들에게 강연을 추천하고 싶으신가요?

IT 세일즈, 테크 세일즈에 관심이 있던 분들, 테크 분야 전반에 걸쳐 관심이 있던 분들께 가장 좋지 않을까 싶습니다. 앞서 말했듯이 테크-세일즈 분야를 널리 알리고 싶은 마음에 강연을 열게 되었지만, 이미 지식이 있는 분들께도 분명 도움이 될 것입니다.

테크-세일즈에 대해 예시를 들어 설명드리자면, 만약 이 세상에 개발자-소비자만 있다면 절대 상품이 팔리지 않을 거예요. 개발된 테크가 사람들이 살아가는 세상으로 들어올 수가 없는 거죠. 그런데 소비자들의 사용을 염두하고 만든 쉬운 기술이든, 기업이 사업 운영을 위해 사용하는 복잡한 기술이든 테크-세일즈의 과정을 거쳐 세상에 팔리게 되는 겁니다. 말 그대로 개발자가 기술을 만들면, 직접 소비자와 소통하고 판매하는 것 세일즈 매니저의 업무인거죠. IT 지식은 부족할지라도 개발된 기술을 파는 업무를 온전히 담당하는 것이 바로 테크-세일즈 분야입니다.

꼭 ‘테크-세일즈’ 분야가 아니더라도 이론으로만 배웠던 세일즈나 마케팅에 대해 막연한 두려움을 가졌던 분들께도 제 강연을 추천드리고 싶습니다.

이전에 이런 질문을 받은 적이 있어요. ‘IT기업에서 개발자가 아닌 사람들이 어떤 일을 하고, 어떻게 커리어를 쌓아 가나?’ 라는 질문이었죠. 이 질문 자체가 IT 기업에는 ‘개발자’만 필요하다는 생각에서 비롯되었을 거라 예상합니다. ​마케팅이나 세일즈 직무에 대한 막연함이 남아있기 때문에 IT 기업에 대한 편견이 생기는 것일지도 모르구요.

결론적으로 저는 경영학도 출신이고, IT 기술을 사용해 프로그램을 개발하지는 않지만, IT 기업에서 근무하는 것은 아무런 무리가 없습니다. 사실 문과 계열의 학부를 나오셨다면 일반적으로 지원 가능한 직종은 ‘세일즈’, ‘마케팅’일 거예요. 그런데 이 분야를 생생하게 가르쳐주는 학교 수업은 흔치 않죠. 마케터나 세일즈 직무를 꿈꾸지만, 해당 분야에 대한 막막함을 갖고 계신 분들께도 제 강연을 추천합니다.

 

 

‘쉬운 도전은 없지만, 겁먹을 도전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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