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을 잃어도 괜찮은 콘텐츠를 만들고 있나요?!
콘텐츠를 만드는 마케터라면 요즘 비슷한 감정을 한 번쯤은 느껴봤을 겁니다. 예전만큼 클릭이 나오지 않는 콘텐츠를 보면서, 사람들이 정말 콘텐츠를 덜 보는 건지, 아니면 우리가 익숙했던 기준이 더 이상 작동하지 않는 건지 헷갈리는 순간 말이에요. 제로클릭이라는 단어는 이런 혼란 위에 등장했고, 자연스럽게 위기처럼 받아들여지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조금만 시선을 옮겨 보면, 제로클릭은 콘텐츠가 사라지고 있다는 신호라기보다 콘텐츠가 작동하는 위치가 달라지고 있다는 변화에 더 가깝습니다.
사람들은 여전히 콘텐츠를 소비하고 있습니다. 다만 링크를 눌러 깊숙이 들어오기 전에, 검색 결과 상단에서, 추천 카드 안에서, 요약된 몇 줄의 문장으로 먼저 만납니다. 콘텐츠는 더 이상 ‘도착지’가 아니라, 가장 앞단에서 말을 거는 존재가 되었습니다.
이 변화가 특히 불편하게 느껴지는 이유는?

우리가 오랫동안 콘텐츠의 성과를 클릭으로 설명해왔기 때문입니다. 클릭 수가 줄어들면 자연스럽게 콘텐츠가 실패한 것처럼 느껴지고, 성과가 없는 일처럼 보이기 쉽습니다. 하지만 제로클릭 환경에서는 클릭이 곧 영향력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콘텐츠는 여전히 브랜드의 관점을 전달하고 있고, 다만 그 과정이 훨씬 짧고 빠르게 일어날 뿐입니다.
콘텐츠를 만드는 마케터 입장에서 이 변화는 꽤 현실적인 고민으로 이어집니다. 기획할 때부터 “이건 어디에 노출될까”를 먼저 떠올리게 되고, 랜딩 이후의 흐름보다 첫 노출 화면에서 어떤 메시지가 남을지를 더 오래 고민하게 됩니다. 콘텐츠를 만들기 전부터 유입 이후의 설계보다, 노출 이전의 설계가 더 중요해진 셈입니다. 이 변화는 마케터의 일 자체를 바꾸고 있습니다.
이제 콘텐츠의 역할은 “이쪽으로 들어오세요”라고 유도하는 데서, “우리는 이렇게 생각합니다”라고 먼저 보여주는 쪽으로 이동하고 있습니다. 클릭이 없더라도 어떤 문장이 기억에 남고, 어떤 관점이 머릿속에 남았다면, 그 콘텐츠는 이미 역할을 수행한 셈입니다.
그래서 제로클릭 시대의 콘텐츠는 자연스럽게 다른 질문을 요구합니다.
- 이 콘텐츠는 어디까지 소비될까
- 제목만 보였을 때도 의미가 전달될까
- 첫 문단에서 멈춰도 브랜드의 시선이 느껴질까
하는 질문들입니다. 모든 콘텐츠가 끝까지 읽히지 않을 가능성을 전제로 설계해야 하는 환경에서는, 길이보다 밀도와 구조가 더 중요해집니다. 어디에서 잘려도 맥락이 유지되는 콘텐츠는 가볍기보다는 오히려 더 단단해집니다.
제로클릭을 받아들인다는 건 클릭을 포기하자는 말은 아닙니다. 다만 클릭을 유일한 목표로 두지 않겠다는 선택에 가깝습니다. 클릭이 발생하지 않아도, 콘텐츠가 브랜드를 떠올리게 만들고, 다음 행동의 기준이 되고, “이 팀은 이걸 이렇게 본다”는 인상을 남긴다면 그것 역시 분명한 성과입니다. 이제 마케터에게 중요한 질문은 얼마나 많은 사람이 들어왔는가보다, 어떤 생각을 남겼는가에 조금 더 가까워지고 있습니다.
요약과 추천이 넘쳐나는 환경에서,
모든 콘텐츠가 정답을 제시할 필요도 없습니다.
오히려 지금 더 필요한 콘텐츠는 답을 주기보다 생각의 방향을 제안하는 콘텐츠일지도 모릅니다. 짧게 소비되더라도 질문 하나를 남기는 콘텐츠, 읽고 나서 바로 잊히기보다 한 번쯤 다시 떠올리게 만드는 콘텐츠 말입니다.
🔍 이 변화 앞에서 마케터는
플랫폼과 기술이 소비 방식을 빠르게 바꾸는 시대에, 마케터가 모든 흐름을 통제하는 일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사용자가 어디에서 콘텐츠를 만나고, 어디까지 소비할지는 이제 마케터의 계획대로만 움직이지 않습니다. 대신 할 수 있는 일은 점점 분명해지고 있습니다. 콘텐츠가 어디에서 소비되든 의미가 남도록 설계하고, 클릭 이후를 전제로 하지 않아도 되는 구조를 만드는 일입니다.
이런 이유로 제로클릭을 단순히 트래픽의 문제로만 바라보면, 정작 중요한 신호를 놓치기 쉽습니다. 콘텐츠는 지금도 계속 소비되고 있고, 다만 그 방식이 달라지고 있을 뿐입니다. 중요한 건 클릭이 발생했는지가 아니라, 그 콘텐츠가 다시 떠올려질 만큼의 인상을 남겼는가입니다.
그리고 그 설계의 중심에는 여전히 마케터의 시선이 있습니다. 어떤 정보를 남길지, 어떤 질문을 던질지, 어떤 관점을 반복할지에 대한 선택 말입니다. 제로클릭 시대의 콘텐츠는 클릭보다 앞서 존재하며, 그렇게 브랜드를 먼저 설명합니다. 결국 콘텐츠의 역할은 사람을 데려오는 데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어디에서든 브랜드를 이해하게 만드는 데까지 확장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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