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턴컨설팅그룹(이하 BCG)이 26년 1월 발표했다는 ‘Consumer AI Disruption’ 보고서를 보면 ‘생성형 인공지능이 소비자 산업 전반에 던지는 임팩트에 대한 분석’이라며 가장 크게 위협을 받게 될 분야로 뉴스 산업을 꼽았단다.

 

“하긴 요새 뉴스 재미없잖아?” 재미로 보는 건 아니지만 좋은 소식은 깨알 같고 사건 사고는 넘쳐나니 재미있을 리가 없지 않은가. 신문은 계속해서 만들어지고 있지만 지하철에서 신문 보는 사람도 크게 줄었고(사실 거의 본 적 없음) 다들 모바일을 손에 쥐고 있긴 한데 소셜미디어나 숏폼 혹은 OTT를 보는 경우가 더 많아 보였다. 물론 모바일로 뉴스를 보는 경우도 없진 않을 테지만. 리포트에는 음악, 영상, 게임, 쇼핑, 검색, 교육 등 다양한 영역이 인공지능의 영향권에 들어가 있는데 유독 뉴스 산업 분야가 영향을 받는 건 왜 그럴까.

 

뉴스의 본질은 텍스트가 중심이다. 아니, 중심이었다. (사진도 영상도 있으니까) 유튜브를 하지 않는 언론사가 없을 정도인데 때문에 영상 콘텐츠도 크게 늘었다. 방송사만 영상 뉴스를 하는 게 아니라는 말씀. 뉴스는 팩트를 기반으로 하고 구조화된 정보를 전달한다. 더불어 아주 잘 요약된 정보를 전달한다. 장황할법한 특집이나 연재 혹은 기획 콘텐츠가 있긴 하지만 많은 기사가 스트레이트로 나간다. 그래야 읽으니까. 뉴스라는 것은 데스킹을 거친 ‘팩트 위주’에다가 정보성 콘텐츠로 이루어져 있어 생성형 인공지능 모델이 가장 능숙하게 다룰 수 있는 포맷이기도 하다. (허위정보를 다루는 가짜뉴스가 판을 치고 있으니 상당한 문제 이긴 하다만)

 

저널리스트가 수시간에 걸쳐 읽고 또 정리하던 방대할법한 데이터는 AI에게 있어 불과 몇 초의 연산에 불과할 것이다. 뉴스라는 데이터는 읽히는 콘텐츠가 아니라 AI가 집어삼켜 재조합하는 원재료가 된다. 과거에는 포털에서 검색하고 기사를 클릭하고 광고가 노출되면서 기사 원문이 나오는 구조였는데 이제는 질문을 던지면 AI가 답변하고 끝을 맺는 방식이다. 오히려 더 깔끔하다. 보고 싶지 않은 광고도 가볍게 패스할 수 있으니까. 더구나 길게 읽지 않아도 AI가 입맛에 맞게 딱딱 팩트(AI가 뱉어낸 것이 팩트라는 근거에서)만 요약해 주니까 얼마나 좋은가. (할루시네이션에 가짜 정보가 있을 수 있으니 아직은 사실 확인이 필요할 수도 있겠다)

 

 

 

 

이제 원문 링크는 서서히 사라지고 클릭은 스멀스멀 증발해 버리고 있다. 독자는 기사 본문보다 기사 타이틀과 댓글에 집중한다. 그래서인지 원문 내용을 보지도 않고 덤비는 경우들도 볼 수 있다. 뉴스보다 댓글이 재미있는 경우도 있고 타이틀만 대충 읽은 후 댓글만 보러 오는 사람들도 있다.

 

누군가 이야기하던 ‘제로 클릭’이 이제는 일상화되고 있다. BCG는 이러한 일상의 변화를 뉴스 산업 붕괴의 임계점으로 보고 있는 것 같다. 문제는 기술이 아니라 구조. 이미 종이신문은 몰락하고 있고 디지털 광고 단가는 툭툭 떨어지고 있다. 포털 종속도 이젠 옛날이야기 같다. 구독 모델의 한계도 드러나고 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뉴스 산업은 AI라는 거대한 등장으로 휘청거리는 중이다. 제로 클릭이 이어지게 되면 어떠한 일이 벌어지게 될까. 페이지뷰는 줄어들고 체류 시간은 짧아지니 광고 노출과 수익은 감소하게 될 것이고 구독 전환율 역시 낮아질 수밖에 없다. 뉴스의 경제학은 더 이상 작동하기가 어려워진다.

 

상당히 비관적이긴 한데 빠르게 무너지는 산업 자체는 역설적으로 가장 먼저 재정의 될 수 있는 산업으로 번역될 수 있다는 것. 뉴스가 생존하기 위해서는 콘텐츠 기업이라는 정체성보다 지식 인프라 기업이라는 걸 내세워야 하지 않을까. 속보 경쟁은 하루가 멀다 하고 이어지는데 대신 신뢰 가능한 데이터 아카이브를 구축하고 트래픽 중심 사고 대신 인공지능이 활용할 수 있는 고품질 지식 원천을 제공해야 할 것이다. 기사는 소비되는 텍스트가 아니라 AI 시대의 기준점이 되는 기록이 되어야 한다. 언론은 광고나 클릭이 아니라 데이터 라이센싱이나 RAG 기반의 정보 제공, 팩트를 검증하는 API, 학습용 데이터 공급이라는 비즈니스 모델로 전환해야 한다. LLM 뿐 아니라 VLM도 고려해야겠다. 이제는 멀티모달 시대가 아닌가.

 

뉴스는 무엇인가. 언론의 역할은 또 무엇인가. 여전히 기사만 생산하는 집단인가 아니면 기록을 관리하는 집단인가. 인공지능 시대의 뉴스는 클릭의 많고 적음이 아니라 지식의 무게로 존립한다. BGC 보고서는 뉴스가 가장 위협받는 산업이라고 말하지만 동시에 AI 생태계 중심으로 재편 혹은 재정의 되는 존재라는 걸 우회적으로 말하고 있다.

 

 

– <Battle for the Interface: Introducing the Consumer AI Disruption Index>(26.1.21), https://www.bcg.com/publications/2026/introducing-the-consumer-ai-disruption-inde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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