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 매출 10억에서 30억으로의 성장.
숫자로만 보면 ‘성공 공식’처럼 보이지만, 그 구간을 통과하는 대표의 시간은 결코 단순하지 않습니다. 조직은 커지고, 역할은 바뀌며, 창업가로서 익숙했던 방식은 더 이상 통하지 않기 시작합니다.
데이팅 앱 ‘글램(GLAM)‘을 운영하는 큐피스트의 안재원 대표 역시 이 전환의 한가운데를 지나왔습니다. 초기 창업가의 감각에 머무를 것인가, 아니면 조직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리더로 변화할 것인가. 그는 성장의 속도만큼이나, 자신의 역할과 태도를 다시 정의해야 했다고 말합니다.
이번 인터뷰에서는,
큐피스트가 월 매출 30억 규모로 성장하기까지의 전략적 판단은 물론, 대표 개인이 겪은 일하는 방식의 변화와 내면의 고민까지 함께 짚어봅니다. ‘성장하는 회사의 대표는 무엇을 내려놓고, 무엇을 새로 가져가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대해 안재원 대표가 찾은 답을 문답 형식으로 정리했습니다.

[💘 큐피스트의 현재와 성장]
Q. 큐피스트는 어떤 회사인가요?
큐피스트는 단순한 데이팅 앱 회사가 아닙니다. 인류가 더 쉽고 편하게 사랑할 수 있는 세상을 만드는 ‘사랑 전문 기업’입니다. 저희는 “10년 뒤 사람들은 어떻게 사랑할까?”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찾으며, 현재 세 가지 축으로 에코시스템을 확장하고 있습니다.
큐피스트의 모든 브랜드는 한 단어로 정의됩니다.
🔹데이팅 파트 (글램·케밋·알파스테이트)
국내 메이저 서비스 중 유일하게 ‘연애’ 그 자체에 집중하는 글램, MBTI와 ‘성향’으로 연결되는 케밋, 영향력 기반의 하이엔드 커뮤니티 알파스테이트를 통해 취향과 조건에 맞는 관계를 연결합니다.
🔹AI 컴패니언 (닷닷닷)
북미 시장을 중심으로 급성장 중인 ‘여성향’ AI 챗 서비스입니다. 단순한 채팅을 넘어 AI와 정서적으로 교감하며 외로움을 해소하는 새로운 형태의 ‘러브 스토리’를 선사합니다.
🔹결혼 정보 (트웨니스)
최근 론칭한 국제결혼 매칭 서비스입니다. 특히 ’20대 여성’이라는 날카로운 타겟팅을 통해 한국과 일본 등 국가를 넘어선 결합을 돕습니다. 결혼은 투자처럼 선행되어야 한다는 철학을 담은 신사업입니다.

과거 월 매출 10억 규모였던 큐피스트는 현재 월 30억 규모로 3배 이상 성장했습니다. 저희는 단순한 앱 서비스를 넘어, 시대의 변화에 맞춰 인류가 사랑을 경험하는 모든 방식을 설계하는 독보적인 기업으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Q. 월 매출이 10억에서 30억으로 성장했습니다. 대표님의 역할은 어떻게 달라졌나요?
회사가 성장하며 저의 역할은 안정적인 관리자에서 ‘빅 벳(Big Bet)’을 던지는 전략가로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크게 네 가지 변화가 있었습니다.
✅ 관점의 변화: 내부 지표에서 외부 시장으로
초기에는 서비스 안정화를 위해 내부 지표를 꼼꼼히 살피는 것이 우선이었습니다. 하지만 궤도에 오른 지금은 외부 시장으로 시선을 돌립니다. 시장의 임계치를 넘어서기 위해 우리가 더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10년 뒤의 사랑은 어떤 모습일지 관찰하며 새로운 기회를 찾는 데 시간을 쏟습니다.
✅ 집중 분야의 변화: 기능 개발에서 인재 채용으로
과거에는 제가 직접 제품의 기능을 고민했다면, 지금은 그 기능을 구현할 최고의 ‘재능’을 채용하는 것에 집중합니다. 결국 기능을 만드는 것은 사람이고, 그 인재를 확보하는 것이 곧 제품의 미래를 설계하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 업무 방식의 변화: ‘일이 되게 하는 것’에서 ‘돌아가는 구조’로
전문가가 부족했던 초기에는 제가 직접 패스하고 골까지 넣는 선수였다면, 지금은 팀이 최고의 경기력을 발휘하도록 지켜보는 감독의 역할에 집중합니다. 개별 과업의 성패에 매몰되기보다, 전체 시스템이 멈추지 않고 돌아가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현재 저의 핵심 과제입니다.
✅ 성장 전략의 변화: 100% 확률의 3% 성장보다, 3% 확률의 10배 성장
안정성만 담보하는 점진적 개선은 시장의 판도를 바꿀 수 없습니다. 이제는 비록 실패 확률이 높더라도 성공했을 때 10배 이상의 폭발적 성장을 가져올 수 있는 ‘빅 벳’에 승부수를 던집니다. 100% 성공하는 작은 일에 안주하기보다, 3%의 가능성이라도 세상을 바꿀 큰 성장에 베팅하는 것이 큐피스트 대표로서의 역할이라 믿습니다.
[안재원 대표의 개인적 변화와 철학]

Q. 창업 초기와 지금을 비교했을 때, 대표님 개인에게는 어떤 변화가 있었나요?
실제 업무 시간은 과거의 절반 정도로 줄었습니다. 하지만 그 시간이 노는 시간은 아닙니다. 직접 실무를 챙기는 실행은 덜어낸 대신, 뉴스를 보고 세상의 변화를 살피는 ‘데이터 마이닝’ 시간을 늘리는 명확한 트레이드오프가 있었습니다. 제가 가진 정보로 무언가를 만들어내기보다, 정보 수용량을 압도적으로 늘려 다음 수를 고민하는 것이 지금 제 역할이기 때문입니다.
저에게 가장 재미있었던 시기를 꼽으라면 단연 창업 초기입니다. 데이터가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게 눈에 바로 보였으니까요. 반대로 성장이 정체되었을 때는 무척 힘들기도 했습니다. 지금은 오히려 아주 덤덤한 상태입니다.
비유하자면 서울대 합격만을 목표로 달려온 고등학생이 막상 합격을 하고 나서 느끼는 기분과 비슷합니다. 창업 초기에 그렸던 꿈과 목표를 어느 정도 다 이뤘고, 사실 월 매출 30억이라는 수치는 예상을 뛰어넘는 성과이기도 합니다. 눈앞의 목표를 위해 달려오다 꿈을 이루고 나니, 일시적인 결핍이나 허탈함이 생기는 건 자연스러운 과정인 것 같아요. 이제는 그 덤덤함을 딛고 그다음의 꿈을 다시 설계하는 단계에 와 있습니다.
Q. 과거와 현재, 의사결정의 기준은 어떻게 다른가요?
“기준은 여전히 ‘재미’입니다.
다만 그 대상이 바뀌었을 뿐이죠.”
의사결정의 핵심 기준은 과거와 현재가 똑같습니다. 저는 늘 “이게 왜 재밌어?”라고 묻습니다. 우리가 만드는 서비스나 사업이 우리 스스로에게조차 재미없다면, 고객도 절대 재미를 느낄 수 없기 때문입니다.
다만, 그 질문을 던지는 대상의 ‘레벨’은 달라졌습니다. 과거에는 “이 기능이, 이 콘텐츠가 왜 재밌지?”라는 기능 레벨의 고민이었다면, 지금은 “국제결혼이라는 비즈니스를 어떻게 재미있게 풀 수 있을까?”와 같은 사업 레벨의 고민을 합니다. 타겟이 훨씬 넓고 목표도 높아진 셈이죠.
회사가 커졌다고 해서 결정을 내리는 게 더 조심스럽거나 어렵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훨씬 쉬워졌어요. 지난 10년 동안 끊임없이 결정하고 판단하며 저 스스로가 단련되었기 때문입니다. 대학을 갓 졸업했던 창업 초기와 비교하면 지금의 저는 훨씬 더 성장했고, 그만큼 문제 해결의 속도도 빨라졌습니다.
물론 과거로 돌아가고 싶냐고 묻는다면, 지금의 이 ‘경험치’를 가지고 갈 수 있을 때만 예스입니다(웃음). 하지만 한 가지 확실한 건, 그때나 지금이나 저는 여전히 이 과정들이 재미있다는 점입니다.
[큐피스트의 성장 전략과 조직 운영]
Q. 큐피스트는 단기 성과와 장기 브랜딩 중 어디에 집중해 성장했나요?
어느 하나를 선택하기보다 두 축을 동일한 레벨로 가져갔습니다. 사실 스타트업에게 단기 성과는 곧 ‘생존’입니다. 매출과 상관없는 마케팅용 콘텐츠에 힘을 쏟기보다, 실제 성과로 이어지는 실행에 집중하며 단계적 성장을 일궈왔습니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서비스와 조직이 나아갈 장기적인 방향성인 ‘브랜딩’ 역시 놓치지 않으려 노력했습니다.
가장 큰 변곡점은 ‘멀티 브랜드 전략’으로의 선회였습니다. 초기에는 ‘글램’이라는 브랜드 하나에 모든 만남을 다 담으려 했습니다. 하지만 몸집이 커질수록 “글램은 대체 어떤 브랜드인가?”라는 질문에 답하기가 점점 어려워지더라고요. 모든 것을 다 하려다 브랜드 정체성이 무너지는 위기를 느꼈습니다.
그래서 결단을 내린 지점이, 글램은 ‘진지한 연애’라는 본질에만 집중하게 하고, 나머지 빈칸들은 새로운 브랜드로 채우기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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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램: 진지한 연애의 정체성을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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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밋: MBTI 등 성향과 궁합 기반의 만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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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파스테이트 / 닷닷닷 / 국제결혼: 각기 다른 니즈와 타겟에 최적화된 독립 브랜드
단일 브랜드로는 시장의 모든 니즈를 품는 데 한계가 있지만, 멀티 브랜드 구조를 통하면 각 영역에서 확실한 성과를 내면서도 ‘사랑🧡’이라는 큰 자산을 확장할 수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이 구조적인 변화가 큐피스트의 성장 잠재력을 10배 이상 끌어올린 가장 결정적인 선택이었다고 확신합니다.
Q. 대한민국을 휩쓸었던 ‘연애 MBTI’는 어떻게 탄생했나요? 이 경험이 이후 대표님의 인재 채용 기준에도 영향을 미쳤다고 들었습니다.
“이걸 연애에도 적용할 수 있지 않을까?”
사실 ‘연애 MBTI’는 저희 내부 HR 세미나에서 아주 우연히 시작됐습니다. 당시 15년 차 인사 전문가를 모시고 직원들의 성향을 분석했는데, 그분이 “이 데이터로 부부 관계도 풀 수 있다”고 하시더라고요. 그 말이 너무 흥미로워 ‘연애로 풀어보자’고 냈던 게 서버가 터지고 실검 1위를 찍으며 10일 만에 400만 뷰가 터졌습니다. 하지만 제게 더 큰 충격은 그 세미나에서 들은 조직에 대한 진단이었습니다.

그분이 저희 조직을 보더니 딱 한마디 하시더군요.
“대표님 혼자 너무 힘들겠다.”
추진형인 ENTJ는 저 하나인데, 나머지는 다 일 벌리는 걸 좋아하는 P(자율형)들이라 마무리가 안 될 거라는 점쟁이 같은 예언이었죠. 저는 그때까지 스타트업은 원래 다 이렇게 일이 안 끝나고 정신없는 줄로만 알았습니다. 제 메타인지가 부족했던 건데, 대기업은 완결성을 위해 관리형인 STJ 비율을 70%씩 세팅한다는 걸 그때 처음 배웠습니다.
그 뒤로 채용 기준을 완전히 바꿨습니다. 의도적으로 STJ 비율을 늘려 ‘창의와 완결’의 밸런스를 맞췄죠. 새로운 길을 트는 N(직관) 성향이 던지면, 정교한 S와 J들이 팔로우하며 끝맺음을 하는 구조를 만든 겁니다. 그랬더니 정말 신기하게도 해결되지 않던 일들이 하나둘 매듭지어지기 시작했습니다. 결국 조직도, 연애도 비슷하다고 느낍니다. 성향을 이해하고, 각자의 강점을 제대로 배치했을 때 관계는 훨씬 오래가고 건강해진다고 믿습니다.
이런 깨달음은 대표로서 제 역할에 대한 생각도 바꿔놓았습니다. 대표가 내부 실무에 매몰되어 3%를 개선하는 건 매출 1,000만 원을 1,100만 원으로 만드는 정도의 일입니다. 하지만 대표의 본질은 내부 지표보다 외부 시장에서 ’10배 성장의 기회’를 찾아내는 것에 있습니다. 최근 제가 국제결혼이나 AI 챗 서비스에서 가능성을 보고 빠르게 뛰어드는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결국 리더는 미래를 예측하고 그 안에서 ‘다음에 터질 재미있는 것’을 빠르게 실행해야 합니다. 이건 의무감이나 의지만으로는 불가능합니다. 저 스스로가 남녀 관계의 심리나 세상의 변화를 관찰하는 것을 진심으로 좋아해야 가능하죠. 의지로 하는 일은 한계가 있지만, 재미로 하는 몰입은 아무도 이길 수 없으니까요.
Q. 데이팅 서비스의 핵심은 ‘신뢰’입니다. 불신이 가득한 시장에서 글램은 어떻게 신뢰를 쌓아왔나요?
저는 서비스를 기획할 때 늘 스스로에게 이 질문을 던집니다. “내가 고객이라면, 이 서비스를 처음 봤을 때 과연 신뢰할 수 있을까?” 그리고 “나라면 돈과 시간을 써서라도 이 서비스를 계속 쓸까?” 제작자인 나조차 단번에 설득되지 않는데, 사용자에게 믿어달라고 말하는 건 욕심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광고 하나를 만들 때도 “나라도 안 쓸 것 같은데 이 광고를 왜 만들지?”라는 질문을 끊임없이 던지며 철저히 사용자의 시선에서 접근합니다.
흔히들 광고를 잘하면 신뢰가 쌓인다고 오해하지만, 제 생각은 다릅니다. 광고로 신뢰를 만드는 것은 모순입니다. 광고의 역할은 “이거 한번 써볼래요?”라며 사용자를 입구까지 데려오는 것뿐이죠. 진짜 신뢰는 그 문을 열고 들어온 뒤, 실제로 매칭이 되는 경험에서 탄생합니다. 백날 광고에서 매칭이 잘 된다고 떠들어도, 사용자가 직접 써봤는데 연결이 안 되면 그 신뢰는 즉시 무너집니다. 결국 신뢰는 광고 문구가 아니라 서비스 내부의 ‘결과’가 만드는 것입니다.
글램이 한국에서 가장 오래된 데이팅 서비스 중 하나로 살아남은 비결도 여기에 있습니다. 소위 말하는 ‘알바’를 써서 가짜 수치를 만드는 게 아니라, 가장 합리적인 알고리즘으로 실제 매칭을 일으키는 데 집중했습니다. 물론 남녀 관계가 연결되는 게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닙니다. 하지만 사용자가 여러 앱을 써보며 “글램은 좀 다르네, 여기는 진짜 연결이 되네”라고 느끼는 그 순간 비로소 진짜 신뢰가 생깁니다.
과거에 제가 직접 냈던 ‘알바를 쓰면 대표직을 사퇴하겠다’는 캠페인도 같은 맥락이었습니다. 자극적인 구호처럼 보일 수 있지만, 그만큼 서비스의 투명성에 제 모든 것을 걸었다는 진정성의 표현이었죠. 지금은 조직이 워낙 잘 갖춰져서 제가 일일이 개입하지 않아도 시스템이 잘 돌아가지만, 저는 여전히 캠페인 레벨에서 영감이 떠오를 때마다 우리 서비스의 본질을 증명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던지곤 합니다. 결국 신뢰는 화려한 겉포장이 아니라, 사용자가 체감하는 실질적인 가치로 증명하는 것이라 믿기 때문입니다.

Q. 큐피스트 마케팅 조직은 무엇에 올인하고 있나요?
과거의 저 역시 퍼포먼스, 즉 당장의 마진을 올리는 데만 미친 듯이 집착했습니다. 하지만 마진에만 매몰된 서비스는 결국 확장성을 잃고 쪼그라듭니다. 아는 사람들만 쓰는 고인물 서비스가 되는 거죠. 저는 마케팅에서 ‘볼륨’과 ‘마진’의 잔혹한 균형을 잡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봅니다.
2010년대는 퍼포먼스의 시대였습니다. 숫자로 증명 안 되는 ‘감’으로 일하던 사람들은 다 퇴출당했죠. 하지만 이제는 단순히 퍼포먼스만 해서는 못 버팁니다. 브랜드를 키워야 합니다. 대중적인 인지도가 올라가야 실제 퍼포먼스 전환 효율도 폭발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큐피스트는 조직을 두 축으로 찢어놓고 힘의 균형을 맞춥니다. 당장의 캐시플로우를 만드는 레베뉴 마케팅 팀과, 대중에게 “글램? 거기 유명하잖아”라는 인식을 심어주는 ‘커뮤니케이션 마케팅 팀’이 각각 독립적으로 움직입니다.
메시지도 완전히 분리합니다. 예를 들어 한쪽에서 “일주일 만에 말문이 터진다”는 식의 실질적 혜택을 꽂는다면, 다른 한쪽에서는 ‘할머니 할아버지 매칭 이벤트’처럼 당장 매출엔 안 잡혀도 대중이 글램을 인식하게 만드는 기발한 액션을 합니다. 결국 대중이 우리를 알아야 퍼포먼스 광고를 봤을 때 클릭할 확률도 늘어나는 법입니다. 마진만 챙기는 마케팅은 당장의 수혈이지만, 볼륨을 키우는 마케팅은 지속 가능한 엔진을 다는 일입니다. 이 두 축의 밸런스를 잡는 것이 제가 생각하는 리더의 마케팅 전략입니다.
Q. 전 직원이 서비스의 원칙을 지키게 만드는 비결은? 큐피스트만의 브랜드 생존 전략이 궁금합니다.
“한 단어로 정의 못 하는 사업은
아예 시작도 하지 마세요.”
제가 생각하는 브랜드의 제1원칙은 ‘단 한 단어로 설명될 것’입니다. 만약 누군가 “그 서비스 뭐가 달라?”라고 물었을 때 대답이 길어지거나 설명이 모호해지는 순간, 그 브랜드는 이미 죽은 겁니다. 유저의 뇌리에 남지 않거든요.
글램이 등장했을 때 모든 앱이 ‘동네 친구’라는 트렌드에 편승해 가벼운 만남을 외쳤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역행했습니다. 오직 ‘연애’ 하나만 남겼죠. “글램은 연애만 하는 앱이야” 이 한 단어를 지키기 위해 모두가 오른쪽으로 갈 때 우리는 왼쪽을 지켰습니다. AI 챗 서비스인 ‘닷닷닷’ 역시 여성향이라는 한 단어에 올인했습니다.
최근 런칭한 국제결혼 서비스 이름이 왜 트웨니스(Twenties)인 줄 아시나요? ’20대’ 여자만 가입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결혼은 투자로 미리 선행해야 하는 것”이라는 철학을 담아, 타겟과 목적을 한 단어로 압축해 버린 거죠.
브랜드가 모호해지는 건 죽음보다 더 큰 위기입니다. 예를 들어 “취미를 위한 데이팅 앱”이라고 말했는데 “그게 다른 앱이랑 뭐가 달라?”라는 질문이 돌아온다면 이미 끝난 겁니다. 저는 한 단어로 줄여지지 않는 사업은 아예 쳐다보지도 않습니다. 그리고 일단 그 단어를 정했다면, 남들이 우리를 따라오더라도 끝까지 그 진정성을 지켜내는 것. 광고는 그 진정성을 시장에 증명하는 도구일 뿐입니다.
[큐피스트 서비스의 한 단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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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램: 연애
케밋: 성향
AI 챗: 여성향
트웨니스(결혼): 20대 여성만 가입
[미래를 향한 비전과 조언]
Q. 현재 큐피스트가 가장 집중하고 있는 성장 포인트는 무엇인가요?
지금 시대는 사랑하기가 너무 어려워졌습니다. 혼자 놀기 좋은 인프라는 넘치는데, 이상형에 대한 기준은 끝없이 올라가는 ‘이상형 인플레이션’ 시대거든요. 눈은 높아졌는데 굳이 피곤하게 사람을 만날 필요는 없는 거죠. 저는 이 거대한 외로움의 틈새를 AI가 메울 수 있다고 확신합니다. 실제로 저희 AI 챗 서비스 유저들은 AI 캐릭터와 결혼 인증샷을 올릴 정도로 몰입합니다. 인간이 해결해주지 못하는 정서적 허기를 AI가 채워주고 있는 겁니다.
AI 챗 매출의 대부분이 북미와 유럽에서 나오는 걸 보며 확신했습니다. 글로벌의 문턱은 생각보다 높지 않다는 걸요. 사람들은 자꾸 ‘글로벌 인재’가 없어서, 혹은 ‘문화 차이’ 때문에 안 된다고 핑계를 댑니다. 그럼 제가 묻고 싶어요. “한국 토박이는 한국 사업 다 성공합니까?” 저도 한국에서 사업 말아먹은 적 많습니다.
글로벌 성공은 문화적 디테일의 문제가 아니라 ‘사업의 본질을 한 단어로 줄여냈는가’의 문제입니다. 언어 장벽이 무너지는 AI 시대에 시장의 빈틈을 찾고, 그 빈틈을 찌를 한 단어만 있다면 한국이든 미국이든 상관없습니다. 저는 오히려 글로벌 시장에 대한 자신감이 붙었고, 최근에는 MBTI 데이팅 서비스도 일본 시장에 런칭하며 영역을 넓히고 있습니다.
이 거대한 판에서 제 역할은 명확합니다. 첫째는 그 일을 100% 책임질 ‘미친 인재’를 찾는 것입니다. 최근 결정사 사업을 위해 30명의 전문가를 면접 보고 단 한 명을 뽑았습니다. 제가 적당히 개입해봐야 서비스도 적당해질 뿐입니다. 100% 몰입할 사람을 찾아 판을 깔아주는 게 맞죠. 둘째는 사업이 굴러가다 막히는 지점이 생길 때 그걸 뚫어주는 해결사 역할입니다.
저는 AI 서비스를 기획하지만, 정작 저는 유료 결제가 비싸서 가끔만 씁니다(웃음). 하지만 사용자들이 그 안에서 자신만의 세계관을 만들고 열광하는 걸 보면 확신이 듭니다. 큐피스트는 이제 데이팅 앱을 넘어, 기술과 사랑이 만나는 글로벌 최전선에서 ‘다음 세대의 사랑’을 증명해낼 것입니다.
Q. 사업 초기에 알았더라면 좋았을 ‘가장 뼈아픈 교훈’은 무엇인가요?
저도 한때는 ‘그로스 해킹’이 전부인 줄 알았습니다. 기능을 넣고 반응이 좋으면 살리는 AB 테스트식 접근이 스타트업의 정석이라 믿었죠. 하지만 그게 함정이었습니다. 브랜드 철학 없이 데이터만 쫓다 보니, 서비스는 중구난방이 됐고 정체성은 흐릿해졌습니다.
“글램 하나로 다 하려던 건 오만이었습니다.”
가장 후회되는 건 ‘포지셔닝’을 몰랐던 겁니다. 글램이라는 이름 하나에 연애, 미팅, 결혼까지 다 구겨 넣으려 했던 게 패착이었죠. 브랜드에 대한 이해 없이 ‘플랫폼’이라는 착각에 빠져 있었던 겁니다.
만약 그때 ‘한 단어로 시장을 선점하는 포지셔닝 전략’을 몸으로 이해했더라면, 동네 친구나 하이엔드 시장이 열릴 때 글램으로 애매하게 대응하는 대신 각각의 날카로운 브랜드로 시장을 통째로 먹었을 겁니다. 책으로 배운 지식과 실제 포지셔닝의 파괴력은 하늘과 땅 차이였습니다. 지금 다시 시작한다면 데이터 지표를 보기 전에, 고객의 뇌리에 박을 ‘단 한 단어’가 무엇인지부터 결정할 겁니다.
Q. 성장을 꿈꾸는 스타트업 대표들에게 전하고 싶은 조언, 그리고 큐피스트의 최종 목적지는 어디인가요?
두 가지를 꼭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1️⃣ 시장의 성장률을 보라
연평균 성장률(CAGR)이 최소 20% 이상인 시장을 선택해야 합니다. 성장하지 않는 시장은 남의 파이를 뺏어오는 진흙탕 싸움일 뿐이지만, 성장하는 시장은 기회가 넘칩니다.
2️⃣ 한 단어로 차별화하라
성장하는 시장을 잘게 쪼개서, 그 안에서 ‘한 단어’로 명확하게 정의될 수 있는 자신만의 카테고리를 찾아야 합니다. 시장이 커진다는 것은 곧 시장이 세분화된다는 의미이기 때문입니다. 저희가 AI 챗 시장에서 남성향 캐릭터만 가득한 판을 보고 ‘여성향’이라는 단어로 시장을 쪼개 들어간 것처럼, 성장하는 판에서 나만의 단어를 찾아 차별화하세요. 이 두 가지만 지켜도 절반은 성공입니다.

“사랑을 편의점처럼 쉽고 편하게, ‘사랑의 에코시스템’을 꿈꿉니다.”
저의 최종 목표는 로봇🤖과의 사랑🧡을 만드는 것입니다.
과거에는 연락할 방법이 없어 사랑이 힘들었다면, 지금은 서로 잃을 게 많고 아쉬울 게 없어 사랑을 포기합니다. 저는 이 피로감의 시대에 사랑을 ‘편의점처럼 쉽고 편하게’ 즐길 수 있는 솔루션을 제공하고 싶습니다.
글램, 케밋, 국제결혼, 그리고 AI 챗까지. 큐피스트가 구축 중인 모든 브랜드는 결국 ‘사랑의 에코시스템’을 완성하기 위한 퍼즐 조각들입니다. 어떤 방식이든 사랑의 문턱을 낮춰 더 많은 사람이 외로움에서 벗어나는 세상을 만드는 것. 지난 10년간 갈고닦은 ‘한 단어’ 전략과 10배 성장을 향한 베팅은 결국 기술로 인간의 가장 근원적인 외로움을 해결하겠다는 이 담대한 비전으로 수렴하고 있습니다.
Editor’s Note‘사랑을 편의점처럼’ 만들겠다는 발상은 발칙하지만, 그 이면엔 ‘이상형 인플레이션’이라는 서늘한 시장 분석이 깔려 있다. 데이터에 매몰되지 않고 인간의 외로움이라는 근원적 결핍을 사업화하는 것, 그것이 큐피스트가 10배 성장을 자신하는 진짜 이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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