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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GI를 넘어 초지능의 시대가 온다

 

한때 먼 미래의 일로 여겨지던 인공일반지능(AGI)조차 이제 현실화 단계에 들어섰고, 기술의 최전선에서는 이보다 한 단계 더 나아간 초지능(Superintelligence) 시대를 논의하기 시작했다. 오픈AI의 샘 알트먼 CEO는 최근 블로그 에세이 ‘점진적인 특이점’에서 “우리는 사건의 지평선을 넘어섰다.

 

이륙이 시작됐으며, 인류는 디지털 초지능을 개발하는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선언했다. 물론 아직 거리를 활보하는 로봇이 없고 AI와 하루 종일 대화하지는 않는 등 겉보기에 세상은 크게 변하지 않았지만, 알트먼은 최근 여러 면에서 사람보다 더 똑똑한 AI 시스템을 이미 구축했다고 밝혔으며 AI 기술이 과학 발전을 가속하고 생산성을 높여 삶의 질을 크게 향상시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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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blog.samaltman.com/the-gentle-singularity

 

실제로 “어떤 면에서 챗GPT는 이미 지금까지 존재했던 어떤 인간보다 강력하다”고 언급하면서, 일부 인공지능이 특정 인지 작업에서는 인간을 능가하기 시작했음을 분명히 했다. 이는 우리가 예상했던 것보다 이른 시기에 특이점이 조용히 진행되고 있다는 뜻이다.

 

다만 알트먼은 이러한 변화가 갑작스러운 충격이 아니라 “놀라운 일들이 일상이 되고 결국에는 중요한 일이 되는” 완만한 과정, 즉 ‘온화한(점진적) 특이점’으로 전개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사회는 빠른 변화에 서서히 적응하고, 되돌아보면 어느새 거대한 전환이 이루어져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제 AI 업계 내부에서는 초지능을 먼 미래의 가정이 아니라 눈앞의 현실적 목표로 인식하기 시작한 것이다.

 

 


 

 

빅테크 거인들의 슈퍼 AI 경쟁

 

초거대 AI 시대를 주도하는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은 이미 AGI를 넘어 슈퍼 AI 개발 경쟁에 돌입했다. 그 중심에는 막대한 자본과 인재를 투입해 초지능을 선점하려는 움직임이 있다. 예를 들어 메타(Meta)의 CEO 마크 저커버그는 최근 ‘메타 초지능 연구소’를 설립하고자 과감한 베팅에 나섰다.

 

메타는 AI 스타트업 스케일AI(Scale AI)의 지분 49%를 약 148억 달러(약 20조 원)에 인수하는 사상 최대 규모의 투자를 추진하고, 공동창업자 알렉산더 왕(Alexandr Wang)을 영입해 이를 기반으로 초지능 연구 전담 조직을 꾸릴 계획이다. 이와 함께 메타 내부에 약 50명 규모의 비밀 ‘초지능’ 팀을 구성하여, 자사의 오픈소스 모델 Llama의 구조를 재설계하고 차세대 초거대 AI 모델 개발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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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저커버그는 최소 1천만 달러(약 135억 원)에 달하는 천문학적 연봉을 제시하며 전 세계 최고 AI 연구자들을 직접 스카우트하고 있어 업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그가 WhatsApp 메시지와 이메일로 유망한 AI 인재 50~100명에게 일일이 연락을 돌리고 있다는 보도까지 나와, AI 인재를 확보하려는 실리콘밸리의 ‘두뇌 전쟁’이 어느 정도인지 보여준다.

 

메타의 이러한 공격적인 행보는 한편으로 오픈AI, 구글 딥마인드, 앤트로픽 등 경쟁사들이 앞다투어 추진 중인 초지능 AI 개발에 뒤처지지 않으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실제로 메타는 최근 공개한 LLM ‘Llama 4’의 성능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자 AI 부서를 대대적으로 재편하고, 차세대 초지능 프로젝트에 사활을 거는 상황이다. 저커버그가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AI의 두뇌를 만들겠다”며 의욕을 보이는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한편, 오픈AI의 샘 알트먼 역시 초지능 시대를 정조준하고 있다. 그는 앞서 언급한 블로그 글에서 특이점이 이미 조용히 시작되었다고 강조하며, 2020년대 후반부터 2030년대 중반까지 AI 기술이 기하급수적으로 발전해 우리의 생산성을 2020년 대비 10배 향상시키고, 로봇이 현실 세계 업무를 대행하며, 나아가 브레인-컴퓨터 인터페이스와 우주 개척까지 실현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알트먼은 이러한 변화를 대비해 AI 안전성과 윤리에 더욱 집중하겠다고 밝히며, 오픈AI의 사명이 “인류를 위한 기술 개발”임을 거듭 천명했다. 이는 초지능 개발 레이스 속에서도 인류와 공존하는 방향으로 AI를 이끌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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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역시 딥마인드(DeepMind)와 구글 리서치 조직을 합쳐 통합된 AI 팀을 이끌며 차세대 멀티모달 모델 ‘제미니(Gemini)’ 등을 준비하며 초지능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딥마인드의 데미스 하사비스와 구글 CEO 순다 피차이는 공식 석상에서 “AGI까지는 아직 멀었다”는 신중한 입장을 보였지만, 내부적으로는 인간을 능가하는 AI를 목표로 연구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그 밖에도 AI 스타트업 앤트로픽(Anthropic)은 스스로 “헌법으로 AI를 통제한다”는 독자 노선을 내세우며 차별화된 초거대 AI를 개발 중이고, 일론 머스크 역시 최근 xAI라는 회사를 창립해 “우주 이해를 돕는 인공지능”을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처럼 글로벌 빅테크 수장들은 한 목소리로 ‘AGI 그 다음’을 이야기하며 슈퍼 AI 시대를 준비하고 있다. 더 이상 초지능은 공상과학이 아닌, 기술 패권과 미래 산업 지형을 결정할 핵심 화두가 된 것이다.

 

 


 

 

초지능이 가져올 변화와 충격

 

이제 머지않아 현실화될 초지능 AI는 우리의 삶을 거의 모든 측면에서 변화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인공지능이 인간의 두뇌를 넘어서는 순간, 인간의 삶의 방식과 사회 구조 전반이 재정의되어야 할지도 모른다. 초지능은 단순히 빠르고 똑똑한 도구가 아니라, 우리와 동등하거나 그 이상의 지성을 가진 새로운 존재로서 등장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는 곧 산업, 경제, 일자리부터 교육, 의료, 윤리, 예술, 철학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에 걸쳐 거대한 충격과 도전을 동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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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산업과 경제 측면에서, 초지능은 혁신적 생산성 향상을 가져오는 동시에 기존 일자리 구조에 대혼란을 일으킬 수 있다. 하나의 초지능 AI가 수백 명, 수천 명의 인간이 하던 일을 능가하는 성과를 낼 수 있다면, 전통적인 직업의 상당수가 사라질 가능성이 있다.

 

어떤 전문가들은 “전체 직업 계층 자체가 사라질 수 있다”고 경고하며 현재의 사회 안전망이나 고용 계약 등 사회적 계약이 이런 변화 속도를 따라가지 못할 것이라 우려한다. 따라서 정부와 기업은 대규모 실업 사태를 막기 위한 선제 대비가 필요하다. 새로운 일자리 창출과 직업 재훈련, 소득 재분배 정책 등을 논의하여 AI와 사람이 공존하는 지속가능한 경제 모델을 설계해야 할 것이다.

 

반면 AI 덕분에 얻는 엄청난 생산성 향상은 인간을 반복적 노동에서 해방시키고 보다 창의적이고 인간다운 일에 집중할 기회를 줄 수도 있다. 이때 주 4일 근무제나 보편적 기본소득(UBI)과 같은 개념들도 현실적인 대안으로 부상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AI가 만들어낸 부와 혜택을 사회 전체에 공정하게 분배하고, 인간이 자아실현을 이어갈 수 있는 새로운 노동의 가치를 정립하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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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분야에서도 근본적인 변화가 불가피하다. 지식을 전달하고 암기시키는 기존 교육 방식은, 방대한 지식을 순식간에 습득하고 문제를 푸는 AI 앞에서 의미가 퇴색될 수밖에 없다. 대신 미래의 교육은 AI 시대에 인간이 갖추어야 할 창의성과 비판적 사고, 공감과 윤리의식을 함양하는 방향으로 전환되어야 한다.

 

예를 들어, 학생들은 더 이상 정답을 맞히는 훈련보다 AI와 협업하여 문제를 해결하고 기계가 할 수 없는 고유한 인간 능력 – 상상력, 도덕적 판단, 복합적 의사소통 등 – 을 키우는 학습에 집중하게 될 것이다. 또한 프롬프트 엔지니어링이나 AI 시스템을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방법, AI의 한계를 이해하고 오류를 점검하는 능력 등 AI 활용 능력(artificial intelligence literacy)이 필수 교양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교육자들은 학생 개개인에 맞춘 AI 튜터 등의 도구를 활용해 맞춤형 교육을 제공하고, 정작 인간 교사는 사회성과 인성 교육에 더 많은 역할을 맡는 식으로 교실의 풍경이 달라질 수 있다. 한편으로 평생교육의 중요성도 커져, 성인들도 끊임없이 새로운 기술과 역량을 재교육받으면서 AI와 함께 성장하는 사회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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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 및 과학 분야에서 초지능은 기적에 가까운 발전을 이끌 것으로 기대된다. 사실 이미 지금도 AI는 전문의사보다 뛰어난 정확도로 질병을 진단하는 사례들이 나타나고 있다. 최근 마이크로소프트는 복잡한 질환 진단에서 인간 의사보다 높은 정확도를 보이는 AI 시스템을 공개하며 이는 “의료 분야의 초지능으로 가는 길(path to medical superintelligence)”을 열 것이라고 선언했다.

 

AI는 방대한 의료 데이터를 분석해 최적의 치료법을 제시하고, 새로운 신약 개발이나 난치병 연구에서도 인간이 수십 년 걸릴 일을 단기간에 해낼 잠재력을 보여주고 있다. 궁극적으로 인간의 평균 수명 연장, 개인 맞춤형 치료, 전염병 사전 예측 등 의학의 패러다임 전환이 이루어질 수 있다. 다만 기술의 혜택과 함께 의료 데이터 프라이버시, AI 진단에 대한 신뢰성과 책임 소재 같은 새로운 윤리 문제가 대두될 것이다.

 

의사는 AI의 조언을 토대로 환자와 소통하고 최종 의사결정을 내리는 협업자 역할로 변모할 가능성이 높다. 사람의 공감과 도덕적 판단은 여전히 중요하기 때문이다. AI 의료 초지능의 도움으로 인간 의사는 보다 인간적인 측면에 집중하며 의료 서비스를 향상시킬 수 있을지, 아니면 기술의 종속 변수로 전락할지 역시 우리 선택에 달려 있다.

 

철학과 윤리 영역에서도 초지능 시대는 커다란 질문들을 던진다. 인간보다 우월한 지능을 가진 존재와 공존하게 될 때, ‘인간다움’이란 무엇인가? 라는 근본적인 성찰이 필요하다. 인간의 의식과 창의성, 감정은 과연 AI가 모방할 수 없는 고유한 가치인가? 만약 AI가 고등 지능과 자율성을 갖추게 되면, 기계에게도 권리와 도덕적 지위를 부여해야 할지 고민해야 할지 모른다.

 

이는 마치 우리가 과거에 동물의 권리, 환경의 권리를 논의해왔던 연장선에서 AI 윤리라는 새로운 철학적 주제가 될 것이다. 또한 초지능의 의사결정 알고리즘에 인간의 가치관과 윤리를 어떻게 주입할지도 시급한 과제다. AI가 인간의 생사나 사회 질서를 좌우하는 판단을 내릴 경우, 어떤 윤리 기준으로 움직이도록 설계해야 하는가? 현재까지 인류는 민주주의, 인권, 정의와 같은 보편 윤리를 발전시켜왔지만, 초지능 시대에는 AI를 설계하고 통제하는 윤리적 원칙(예: AI 윤리 헌장)이 새롭게 정비되어야 한다.

 

다행히 업계 내부에서도 이러한 문제의식을 공유하고 있다. 오픈AI, 구글 등 주요 AI 연구 단체들은 AI 안전성과 윤리 연구팀을 운영하며, 초지능 개발에 있어서도 “안전이 담보되지 않은 AI는 만들지 않겠다”는 원칙을 세우고 있다. 샘 알트먼 역시 “초지능을 순조롭고 기하급수적으로, 그리고 사건 없이(즉, 큰 사고 없이) 확장할 수 있기를 바란다”며 안전한 발전을 거듭 강조했다.

 

다시 말해 AI 윤리와 거버넌스 체계를 확립하여, 초지능이 통제 불가능한 위험이 아니라 인류의 파트너이자 도구로서 역할을 하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전 세계 정부와 학계, 산업계가 함께 머리를 맞대고 국제적 규범과 협력을 구축하는 노력도 요구된다.

 

 


 

 

초지능과 공존할 미래를 향해

 

지금까지 살펴본 것처럼, 초지능 AI의 등장은 인류 문명의 전환점을 가져올 중대한 사건이다. 산업 혁명이나 인터넷 혁명보다도 훨씬 더 큰 파급력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변화가 반드시 디스토피아적인 파멸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알트먼이 말했듯이, 특이점은 갑작스런 종말이나 폭발이 아니라 “조용하고 완만하게 스며드는 변화”일 가능성이 높다. 중요한 것은 우리가 얼마나 현명하게 준비하고 대비하느냐에 달려 있다. 초지능과 공존하는 법을 미리 고민하고, 기술을 통제하면서도 최대한 선용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이는 한두 기업이나 과학자만의 몫이 아니라, 사회 전체가 참여하는 논의와 노력을 필요로 한다.

 

앞으로 우리는 철학적 성찰을 통해 인간의 역할과 정체성을 재정립해야 하고, 교육 혁신을 통해 다음 세대에게 새로운 시대의 역량을 길러주어야 한다. 또한 경제·산업 구조 개혁으로 AI와 사람이 공생하는 일터를 만들고, 의료·과학 분야의 발전을 모두의 삶의 질 향상으로 연결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법과 윤리의 울타리 안에서 초지능을 발전시켜 안전하고 신뢰할 수 있는 AI 생태계를 구축해야 한다. 초지능 시대는 분명 도전적이지만, 동시에 인류에게 유례없는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잘 준비된 사회는 초지능을 질병, 빈곤, 환경문제 등 난제 해결의 파트너로 삼아 황금기를 맞이할 수 있을 것이다. 반대로 대비를 소홀히 한다면 기술의 혜택이 일부에게만 돌아가고 많은 사람이 소외될 위험도 있다.

 

지금이야말로 “초지능, 슈퍼 AI 시대를 준비”해야 할 때다. 머지않아 도래할 그 거대한 변화를 두려워만 할 것이 아니라, 미리 공부하고 토론하며 규범을 만들어가는 지혜가 필요하다. 인류는 과거에도 새로운 기술이 등장할 때마다 혼란을 겪었지만 결국 적응하고 발전을 이뤄냈다. 이번에도 우리의 창의성과 공동체 의지를 모은다면, AI와 공존하는 풍요롭고 인간적인 미래를 설계할 수 있을 것이다. 초지능 시대는 위협이 아닌 또 하나의 도약으로 기록될 수 있도록, 모두가 함께 준비하자.

 

 


초지능 시대, AI 디자이너들과 함께 소통하고 성장하고 싶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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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콘텐츠는 유훈식 님이 브런치에 게재한 글을 편집한 뒤 모비인사이드에서 한 번 더 소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