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 여러분께 질문을 하나 던지고 싶습니다. 최근 가전 매장에서 기기의 ‘스펙’보다 ‘어떤 케어와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지’를 먼저 묻게 되지 않으셨나요?
앞선 칼럼들에서 우리는 AI 가전이 가져온 초개인화와 구독 경제의 부상을 살펴보았습니다. 이제 2026년, 가전 시장은 화면 속에 머물던 AI가 스스로 환경을 인지하고 물리적으로 움직이는 ‘육체’를 얻는 ‘피지컬 AI(Physical AI)’의 시대로 진입하며 또 한 번의 거대한 지각 변동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하드웨어 스펙 경쟁의 종말, ‘공간 데이터’ 플랫폼으로의 전환
중국 가전 브랜드들이 대형 가전 및 하이엔드 시장까지 공격적으로 점유율을 확대하면서, 단순한 하드웨어 규격과 가성비 경쟁은 한계에 직면했습니다. 이에 대응해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단순한 기기 판매를 넘어 소프트웨어 플랫폼과 ‘이동형 AI 홈 컴패니언(집사 로봇)’을 통해 게임의 룰을 완전히 재정의하고 있습니다.
삼성전자의 공 모양 로봇 ‘볼리(Ballie)’와 LG전자의 이동형 AI 홈 허브 ‘Q9’ 같은 기기들은 단순한 장난감이 아닙니다. 이들은 거주자의 상황을 실시간으로 관찰하고 공간 내 다른 가전들을 자율적으로 통제하는 사령탑 역할을 수행합니다. 이는 기업들이 고객의 주거 공간에서 생성되는 방대한 데이터를 장악하여, 구독 및 커넥티드 플랫폼 기반의 ‘반복 수익(Recurring Revenue)’ 창출 모델로 비즈니스를 전환되고 있음을 의미합니다.
육체를 얻은 AI, ‘데이터 팩토리’와 폼팩터 혁신의 결합
피지컬 AI가 사용자의 일상에서 제대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가상 공간의 연산을 넘어 현실 세계의 다차원적인 ‘물리 데이터’가 필수적입니다. 이를 위해 LG전자는 최근 서울 양재 R&D 센터를 국내 최초의 로봇 전용 ‘데이터 팩토리(Data Factory)’로 전환했습니다.
실제 집과 공장 환경을 모사한 이곳에 100여 대의 ‘LG 클로이드’ 로봇을 투입해 물건을 쥐는 압력, 충돌 회피 등의 실제 동작 데이터를 대량으로 수집하고, 이를 바탕으로 로봇의 AI 두뇌인 ‘로봇 파운데이션 모델(RFM)’을 집중 학습시키고 있습니다.
이러한 피지컬 AI의 고도화는 가사 노동을 직접적으로 대체하는 혁신 폼팩터의 등장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프리미엄 청소 로봇 ‘LG 홈봇 AI 오브제컬렉션 로니(RONi)’는 세계 최초로 본체와 스테이션 양방향에 100℃ 스팀을 적용해 바닥 찌든 때 제거부터 유해균 99.99% 살균까지 완벽히 해결합니다. 특히 높이 15cm에 불과한 ‘히든스테이션’은 별도의 하부장 개조 공사 없이 주방 싱크대 걸레받이 공간에 완벽하게 매립되어, 공간 인테리어의 미학을 해치지 않는 ‘보이지 않는 주방(Invisible Kitchen)’ 트렌드를 실현했습니다.

마케터와 광고주를 위한 한마디 : 기능이 아닌 ‘락인(Lock-in)된 일상’을 소구하라
‘피지컬 AI’와 ‘구독 서비스’의 강력한 결합은 기업 마케터들에게 완전히 새로운 커뮤니케이션 전략을 요구합니다.
첫째, ‘라이프스타일 번들링’을 통한 락인(Lock-in) 효과 구축
가전 구독은 제품 대여를 넘어 정기적인 스팀 위생 케어, 소모품 무상 교체, 이사 시 무상 철거 및 재설치, 다품목 결합 할인 등을 하나로 묶어 고객의 이탈을 철저히 방어하고 있습니다. 마케터는 기기의 흡입력이나 스펙을 파는 것이 아니라, “관리에 신경 쓸 필요 없이 가사 노동에서 완전히 해방된 여유로운 일상” 전체를 구독시키는 접근법을 취해야 합니다.
둘째, 상황 인지 기반의 ‘패밀리 케어’ 소구
삼성전자 스마트싱스는 로봇청소기의 카메라와 마이크를 활용해 바닥에 쓰러진 가족을 찾거나, 활동량 변화를 분석해 자녀에게 알림을 주는 ‘패밀리 케어’ 및 ‘안심 패트롤’ 기능을 강화했습니다. 또한 집안을 3D 가상 도면으로 조망하며 공간별 기기를 직관적으로 통제하는 ‘맵뷰(Map View)’ 서비스처럼, 첨단 기술이 나와 내 가족을 섬세하게 보살피는 ‘공감과 안심’의 메시지가 마케팅의 중심축이 되어야 합니다.
셋째, 보안에 대한 절대적 신뢰 부여
스스로 공간을 이동하며 카메라와 센서로 데이터를 수집하는 집사 로봇이 대중화될수록 소비자의 사생활 침해 우려는 극대화됩니다. 따라서 독자적인 데이터 암호화 및 물리적 카메라 차단 구조를 갖춘 ‘LG 쉴드(LG Shield)’나 매터(Matter) 1.5 표준 기반의 최고 보안 등급 ‘삼성 녹스(Knox)’ 같은 강력한 하드웨어 보안 기술을 전면에 내세워, 기술적 불안감을 불식시켜야 합니다.

가전은 하드웨어 제조사에서
‘라이프스타일 플랫폼’으로의 도약을 이뤄낼 것!
2026년, 가전 시장은 ‘피지컬 AI’라는 새로운 육체와 지속적인 혜택을 제공하는 ‘구독’이라는 강력한 비즈니스 모델을 장착했습니다. 이는 가전 산업이 단발성 하드웨어 판매업에서 벗어나, 고객의 일상과 영원히 연결되는 ‘종합 라이프스타일 플랫폼’으로 진화했음을 증명합니다.
앞으로 기업과 마케터들은 제품의 단편적 기능을 나열하는 대신, 피지컬 AI가 수집하고 분석한 공간 데이터를 바탕으로 고객에게 어떤 ‘대체 불가능한 맞춤형 경험’을 지속적으로 제공할 것인지를 끈질기게 증명해야 할 것입니다.
![]()

![[광화문덕의 AX 행간읽기] AI 국가는 어떻게 시작되는가](https://mobiinsidecontent.s3.ap-northeast-2.amazonaws.com/kr/wp-content/uploads/2026/07/24112245/%EC%8A%A4%ED%81%AC%EB%A6%B0%EC%83%B7-2026-07-24-112230-218x150.png)
![[인공지능 시대의 디자인] 오픈AI는 왜 키보드를 디자인 했을까?](https://mobiinsidecontent.s3.ap-northeast-2.amazonaws.com/kr/wp-content/uploads/2026/07/23142655/%EC%8A%A4%ED%81%AC%EB%A6%B0%EC%83%B7-2026-07-23-134340-218x150.p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