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

쏘카가 2023년 11월 공언한 2025년 영업이익 목표(1,000억원) 대비 실제 달성률 (실제 232억원)

 

마케터가 카셰어링 시장을 들여다볼 이유는 사실 많지 않았습니다. 차량 몇 대를 어디에 배치하느냐의 오퍼레이션 싸움처럼 보였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2025년 하반기부터 2026년 지금까지 이 시장에서 벌어진 일들을 마케터의 눈으로 다시 보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세그먼트를 어떻게 쪼개는지, 1등이 아닌 브랜드가 어떻게 포지셔닝을 바꾸는지, 성장 채널을 소비자에서 산업으로 어떻게 옮기는지, 그리고 목표에 크게 못 미친 성과를 어떻게 ‘성공’으로 커뮤니케이션하는지 — 카셰어링 3사(쏘카·그린카·투루카)의 최근 1년은 업종을 가리지 않고 참고할 만한 사례집에 가깝습니다.

출발점은 숫자 하나입니다. 2023년 11월, 쏘카는 보도자료 제목에 ‘쏘카 2.0 전략으로 2025년 영업이익 1,000억원 달성’이라고 썼습니다. 2년 뒤 실제 결과는 232억원, 목표의 23%였습니다. 마케터라면 이 지점에서 질문을 바꿔야 합니다. ‘왜 목표를 못 채웠나’가 아니라 ‘목표의 23%만 채우고도 시장이 이를 성공으로 받아들이게 만든 설계는 무엇이었나’입니다.

 

 

 

이 글은 재무제표를 나열하지 않습니다. 대신 마케터의 렌즈 4개 — 성과 커뮤니케이션 설계, 세그먼트 하이라이트, 포지셔닝 재정의, 채널 전환 — 로 같은 시장을 다시 읽습니다. 각 렌즈마다 회사가 주장하는 인과관계와 매체 교차검증으로 확인되는 실제 인과관계를 먼저 구분한 뒤, 다른 업종 마케터가 가져갈 수 있는 지점을 짚습니다.

 

 

렌즈 1. 성과 커뮤니케이션 — 어떤 기준선을 고르느냐가 메시지다

 

쏘카의 2025년 영업이익 232억원은 목표 대비로는 초라합니다. 그런데 분기 단위로 쪼개면 그림이 달라집니다. 2025년 1분기 14억원이던 영업이익은 2분기 18억원, 3분기 68억원, 4분기 132억원으로 뛰었고, 2026년 1분기 13.8억원으로 잠시 꺾였다가 2분기 다시 68억원(전년 동기比 +271%)으로 반등했습니다. 2024년 3분기부터 세면 8개 분기 연속 흑자입니다.

 

 

마케터의 눈으로 보면 이건 숫자 조작이 아니라 기준선 설계입니다. ‘목표 대비 23%’라는 절대 기준 대신 ‘8분기 연속’이라는 연속성 기준, ‘271% 증가’라는 변화율 기준을 앞세우면 같은 232억원이 ‘갈 길이 먼 숫자’가 아니라 ‘멈추지 않는 성장’으로 읽힙니다. 세 문장 모두 사실이지만 독자에게 남는 인상은 전혀 다릅니다.

 

📌 같은 데이터, 다른 기준선

절대치 기준: 2025년 영업이익 232억원 = 2023년 공언한 목표(1,000억원)의 23%

연속성 기준: 2024년 3분기~2026년 2분기, 8개 분기 연속 영업흑자

변화율 기준: 2026년 2분기 영업이익, 전년 동기 대비 +271%

→ 실제 시장에 노출된 것은 두 번째·세 번째 기준선이며, 첫 번째(목표 대비 달성률)는 어떤 보도자료에도 등장하지 않았습니다.

 

다른 업종 마케터에게 적용하면 이렇습니다. 분기·연간 목표를 크게 밑돌았을 때 절대치만 보여주면 실패로 읽히고, 연속성·변화율만 보여주면 신뢰를 잃을 위험이 있습니다. 쏘카 사례가 시사하는 건 두 기준선을 함께 정직하게 병기하되, ‘방향은 맞다’는 증거(연속 흑자 분기수 같은)를 구체적으로 준비해두는 것이 성과 발표 국면에서 훨씬 유리하다는 점입니다.

 

 

렌즈 2. 세그먼트 하이라이트 — 전체가 아니라 ‘가장 빛나는 조각’을 보여준다

 

2026년 2분기 영업이익 271% 증가를 두고 여러 매체가 원인을 분석했는데, 종합하면 동력은 하나가 아니라 넷입니다. ①전기차 주행요금 무료화로 유가 부담을 피한 것 ②2분기 신규 가입 법인 수가 전년比 6.6배 늘고 법인 매출이 17% 증가한 것 ③프리미엄 서비스 ‘블랙라벨’의 대당 매출이 일반 카셰어링보다 61% 높았던 것 ④주차 플랫폼 ‘모두의주차장’이 공항 주차·광고 사업으로 수익원을 넓힌 것입니다.

그런데 보도자료와 후속 기사에서 압도적으로 많이 인용된 건 ‘블랙라벨’이었습니다. 법인 영업의 6.6배 증가나 전기차 요금 정책이 훨씬 근본적인 비용구조 개선이지만, 이 둘은 숫자로만 존재할 뿐 ‘보여줄 이미지’가 없습니다. 반면 블랙라벨은 벤츠·BMW 같은 수입 프리미엄 차량, ‘오픈 특가 2만 4,900원’ 같은 구체적 가격, 호텔·리조트 정차 비중 47%라는 생생한 디테일을 가진 소재입니다.

 

 

📌 271% 뒤의 진짜 4대 동력 vs 미디어 노출도
  • 전기차 요금 무료화 — 유가 변동 방어, 이용시간 전년比 +9.3% → 언급 빈도: 중간
  • 법인 고객 6.6배 증가, 법인 매출 +17% → 언급 빈도: 낮음 (B2B라 스토리 소재로 약함)
  • 블랙라벨 확장, 대당 매출 +61%·이익률 +103% → 언급 빈도: 압도적으로 높음 (시각적 소재가 풍부)
  • 모두의주차장 다각화(공항 주차·광고) → 언급 빈도: 낮음

 

이 시장을 세그먼트 관점에서 보는 마케터라면 여기서 두 가지를 읽어야 합니다. 하나는 정체된 카테고리 안에서도 프리미엄 세그먼트를 별도로 만들면 객단가와 이익률을 동시에 끌어올릴 여지가 있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대외 커뮤니케이션에서 부각되는 세그먼트와 실제 성과 기여도가 다를 수 있다는 것입니다. 블랙라벨은 여전히 차량 100대 규모이고, 271% 증가의 상당 부분은 법인 영업과 요금 정책이라는 훨씬 덜 화려한 곳에서 나왔습니다.

 

 

렌즈 3. 포지셔닝 재정의 — 카테고리 1등이 아니어도 다른 자산으로 선다

 

그린카(G car)의 흑자전환은 겉으로는 ‘체질개선의 결실’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과정은 매끄럽지 않았습니다. 롯데렌탈은 2024년 2분기에 ‘하반기 흑자전환’을 공언했지만 실제 2024년 결과는 12억원의 당기순적자였고, 2025년 1분기 영업수익도 164억원으로 전년 동기(193억원)보다 줄었습니다. 그런데도 2025년 연간 결과는 매출 731억 9,599만원(+1.3%), 영업이익 7억 5,730만원으로 13년 만의 첫 흑자를 기록했습니다.

이 반전의 진짜 배경은 카셰어링 경쟁력 회복이 아닙니다. 2025년 1분기 기준 그린카가 속한 사업부에서 중고차 매매 사업은 전체 매출의 약 25%에 불과하지만 영업이익에서는 약 40%를 차지합니다. 롯데렌탈이 그린카를 유지하는 이유도 카셰어링 점유율이 아니라 중고차 소매 사업의 물량 확보로 설명됩니다. 즉 그린카는 시장 점유율 경쟁에서 이겨서 산 게 아니라, 그룹 안에서 ‘카셰어링 브랜드’가 아닌 ‘중고차 유통 채널’로 포지션을 옮기면서 살아남았습니다.

 

 

 

📌 그린카(G car), 약속과 실제의 간극

2024.09.03 — ‘그린카’에서 ‘G car’로 브랜드명 변경, 프리미엄 포지셔닝 선언

2024년 2분기 — 롯데렌탈 ‘하반기 흑자전환’ 공언

2024년 실제 — 당기순적자 12억원 (공언과 실제 결과 불일치)

2025년 1분기 — 영업수익 164억원, 전년 동기(193억원) 대비 감소

2025년 연간 — 매출 732억원(+1.3%), 영업이익 7.6억원으로 첫 흑자 (단, 이익의 약 40%는 중고차 매매 사업 기여분)

 

시장점유율에서 밀리는 브랜드를 맡은 마케터라면 이 사례에서 포지셔닝 재정의라는 옵션을 얻어갈 수 있습니다. ‘이 카테고리에서 1등을 하겠다’는 메시지 대신, 우리 브랜드가 조직·그룹 안에서 실제로 어떤 다른 자산(채널·데이터·물량)을 만들어내고 있는지를 찾아 그것을 축으로 다시 세우는 방식입니다. 다만 그 자산이 소비자가 이해하는 브랜드 경쟁력과 다르다면, ‘첫 흑자’라는 대외 메시지와 실제 수익 구조 사이에 괴리가 생긴다는 점, 그리고 과거에 공언한 약속(2024년 하반기 흑자전환)이 지켜지지 않았다는 이력도 함께 관리해야 할 리스크입니다.

 

 

렌즈 4. 채널 전환 — 소비자가 아니라 ‘업계’를 먼저 설득한다

 

3위권 플레이어 투루카(운영사: 휴맥스모빌리티)는 아예 다른 채널 전략을 씁니다. 최근 석 달 사이 발표한 것은 소비자 대상 프로모션이 아니라 그룹·산업 대상 발표 세 건입니다.

 

📌 투루카(휴맥스모빌리티)가 최근 발표한 3가지

2026.07.02 — 휴맥스·휴맥스홀딩스 합병, 단일 상장 체제 전환. ‘AI·모빌리티 사업 시너지’를 성장 가속화 명분으로 제시

2026.08.04 — 계열 주차 플랫폼 하이파킹, 렌터카업체 대상 차고지 실시간 매칭 ‘대량 입차 서비스’ 개시

2026.08.19 — 계열사 카일이삼제스퍼, 정부 AI 바우처 지원사업으로 차량·거점 운영 데이터 기반 ‘리밸런싱 추천 시스템’ 개발 착수

 

세 발표의 청자는 소비자가 아니라 렌터카 업계, 정부 지원사업 심사자, 투자자입니다. 아직 투루카는 카셰어링 부문 단독 매출·이익을 공개하지 않습니다. 채널 관점에서 보면 이 전략의 핵심은 ‘우리는 진짜 인프라와 데이터를 가진 회사’라는 인식을 소비자보다 산업 생태계 안에 먼저 심어놓는 것입니다. 예산이 제한된 후발주자에게는 소비자 캠페인보다 비용 효율이 높고, 경쟁사가 소비자 메시지에 집중하는 동안 상대적으로 조용히 신뢰 자산을 쌓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다만 이 방식은 소비자 인지도로 곧바로 전환되지 않는다는 한계도 분명합니다.

 

 

우리 브랜드에 대입해보기 — 마케터를 위한 체크 프레임

 

  • 성과 커뮤니케이션: 목표 대비 달성률과 연속성·변화율, 두 기준선을 모두 정직하게 병기하고 있는가.
  • 세그먼트 하이라이트: 대외적으로 부각한 성과 요인이 실제 기여도와 얼마나 차이 나는지 내부적으로 알고 있는가.
  • 포지셔닝 재정의: 카테고리 1위가 아니어도 성립하는 다른 존재가치(채널·데이터·물량)를 정의했다면, 소비자 메시지와의 괴리를 투명하게 관리하고 있는가.
  • 채널 전환: 소비자 캠페인 외에 산업 파트너·정부 사업 등 B2B 신뢰 구축 채널을 별도로 운영하고 있는가.
  • 약속 이행 추적: 과거 스스로 공언한 목표·일정의 이행 여부를 추적하고 있는가 — 그린카의 ‘2024년 하반기 흑자전환’ 공언처럼, 지켜지지 않은 약속은 다음 발표의 신뢰도를 갉아먹는다.

 

 

 

2025년 하반기~2026년 카셰어링 3사, 마케터의 렌즈로 정리

 

구분

핵심 렌즈

검증된 근거

메시지의 한계

쏘카

성과 커뮤니케이션 + 세그먼트 하이라이트

8분기 연속 흑자·271% 증가는 사실 (다만 4대 요인 복합, 블랙라벨은 그중 하나)

2023년 목표(1,000억) 대비 2025년 실제(232억) 달성률 23%

그린카(G car)

포지셔닝 재정의(포트폴리오 자산)

2025년 흑자 7.6억원은 사실 (다만 이익의 약 40%는 중고차 매매 기여분)

2024년 ‘하반기 흑자전환’ 공언 후 실제로는 12억원 적자

투루카(휴맥스모빌리티)

채널 전환(B2B·산업 신뢰)

3개월 내 합병·B2B 서비스·AI 솔루션 3건 발표는 사실

카셰어링 부문 단독 매출·이익 비공개로 소비자 체감 효과 검증 어려움

 

세 회사 모두 없는 사실을 지어내지 않았습니다. 다만 어떤 사실을 앞에 두고 어떤 사실을 뒤에 두는지, 어떤 세그먼트를 부각하고 어떤 채널을 먼저 두드리는지가 전혀 달랐습니다. 마케터의 일은 결국 있는 사실 중 무엇을 먼저 보여줄지 설계하는 것이라는 걸, 세 회사가 각자의 방식으로 보여준 셈입니다.

 

📌 카셰어링 시장, 마케터를 위한 체크리스트

✅ 목표 대비 달성률과 연속성·변화율, 두 기준선을 모두 정직하게 병기하고 있는가

✅ 대외적으로 부각한 성과 요인이 실제 기여도와 얼마나 차이 나는지 파악하고 있는가

✅ 카테고리 열위에서도 성립하는 ‘다른 존재 이유’를 설계했다면, 그 괴리를 투명하게 관리하고 있는가

✅ 소비자 캠페인 외에 B2B·산업 대상 신뢰 구축 채널을 별도로 운영하고 있는가

✅ 과거에 스스로 공언한 목표·일정의 이행 여부를 추적하고 있는가

 

마무리: 마케터의 렌즈로 보면 ‘23%’는 실패가 아니라 설계의 증거다

 

쏘카는 목표의 23%만 채웠고, 그린카는 스스로 한 약속(2024년 하반기 흑자전환)을 어겼으며, 투루카는 아직 카셰어링 실적조차 공개하지 못합니다. 그럼에도 세 회사 모두 2025년 하반기부터 2026년 현재까지 ‘나아지고 있다’는 인식을 시장에 심는 데 성공했습니다. 재무제표만 보면 세 회사는 저마다 흠결이 있습니다. 마케터의 렌즈로 보면 세 회사는 저마다 다른 방식으로 같은 문제 — 부족한 부분을 어떻게 보여줄 것인가 — 를 풀고 있습니다.

카셰어링 시장을 보는 마케터에게 지금 필요한 질문은 ‘이 회사들이 정말 잘하고 있는가’가 아닙니다. ‘우리가 가진 사실들 중 무엇을 먼저 보여줄지, 그리고 그 선택 뒤에 가려지는 사실은 무엇인지’를 스스로 설계하고 있는가입니다.

 


 

데이터 검수 메모

항목

검수 결과

‘1,000억 달성’ 보도자료의 성격

2023년 11월 쏘카 보도자료는 ‘향후 목표’이며 실제 달성 발표가 아님. 표현이 확정형처럼 읽히지만 본문은 전망·계획형 문장으로 구성돼 있어 목표로 분류

271%의 구성 요인

뉴스웨이·서울경제 등 복수 매체 분석 결과 전기차 요금정책·법인고객 증가·블랙라벨·모두의주차장 4개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 블랙라벨 단독 원인으로 서술하지 않도록 주의

그린카 2024년 하반기 흑자전환 공언과 실제

스마트경제(2025.07.28) 보도 기준. 공언 시점과 실제 결과(12억원 순손실) 사이 불일치를 확인. 이후 2025년 연간 흑자(7.6억원)는 별도 시점의 결과

그린카 중고차 매매 비중

스마트경제 보도의 2025년 1분기 기준 수치이며, 연간 기준 매출·이익 구성비와는 다를 수 있음. 본문에도 ‘1분기 기준’임을 명시

투루카 재무 비공개

투루카(휴맥스모빌리티)는 카셰어링 부문 단독 매출·이익을 공개하지 않아 표에 구체 수치 대신 정성적 근거만 기재

 

주요 참고자료

 

 

이 글은 ‘수트입은루팡’이 쏘카·그린카·투루카(휴맥스모빌리티)의 공식 발표 자료와 국내 주요 경제·IT 매체 보도를 교차 검증해, 마케터가 이 시장을 스캔할 때 필요한 4개 렌즈(성과 커뮤니케이션·세그먼트 하이라이트·포지셔닝 재정의·채널 전환) 관점에서 재구성했습니다. 회사가 주장하는 인과관계와 매체 분석으로 확인되는 실제 인과관계를 구분했으며, 공언과 실제 결과가 어긋난 지점은 데이터 검수 메모에 별도로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