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 관광 로켓 ‘뉴 셰퍼드’에 올라탄 아마존의 제프 베이조스

 

 

11분간의 우주여행. 비용은 2800 달러.

좌석은 모두 마감됐다. 그렇게 본격적인 (민간) 우주 여행이 시작됐다.

아마존의 제프 베이조스(Jeff Bezos)가 이끄는 우주 개발 업체 블루 오리진(Blue Origin)이 오는 7월 20일 화요일 ‘뉴 셰퍼드(New Shepard)’를 띄운다. 아마존 CEO 제프 베이조스를 포함해 제프가 각별히 아끼는 남동생이자 의용 소방관으로 봉사도 하는 마크 베이조스가 함께 간다. 좌석 하나는 경매에 부쳐졌다. 150여 개국에서 무려 7천여 명이 참가했다고 한다. 경매는 시작한 지 7분 만에 끝나버렸다. 낙찰가는 무려 2천800만 달러. 이를 원화로 환산하면 약 312억 원이다. 아마존의 첫 유인 우주선이자 제프 베이조스와 함께 떠나는 우주 여행이라는 기록이 인류가 이룩한 우주 역사에 쓰이게 될 것이다. 11분간의 우주여행이 312억 원이라는 절댓값으로 계산되었지만 누군가에게는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가치일 수도 있겠다.

 

 

아마존의 블루 오리진(Blue Origin) 출처 : blueorigin.com

 

 

사실 제프 베이조스의 외할아버지는 미국 국방부 산하에 존재하는 고등연구계획국 ‘다르파(DARPA)’에서 우주공학을 연구하던 전문가였다고 한다. 다르파는 인터넷, GPS 등을 탄생시킨 ‘원조’이자 핵심 연구 조직이다. 외손자였던 제프에게 우주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줬을 것이고, 그 이야기를 통해 우주를 향한 원대한 꿈을 꾸기 시작했을 것이다. 그렇게 외손자는 무럭무럭 자라 아마존의 CEO가 되었고 우주 탐사 기업인 블루 오리진까지 설립하게 된다. 참고로 아마존은 1994년, 블루 오리진은 2000년에 설립했다.

 

 

블루 오리진을 설립한 아마존 CEO 제프 베이조스. 출처 : wired.com

 

 

2002년 설립된 일론 머스크(Elon Musk)의 스페이스 X도 그러하지만 블루 오리진 역시 로켓 발사체 재사용을 우주 관광을 위한 핵심 요소라 판단했다. 우리가 비행기를 타고 외국으로 여행 가는 것을 상상하면 쉽다. 수많은 사람들이 올라타는 거대한 비행기가 인천국제공항을 출발해 해외 어딘가에 도착했다고 치자. 그리곤 이 비행기를 한번 썼으니 버리는 꼴과 같다. 단순히 ‘아깝다’라는 말로 표현이 안 된다. 로켓을 쏘아 올리는 데 드는 비용만 해도 수천만 달러인데 이를 회수할 수 있다면 매우 획기적인 사건이 되지 않을까?

어느 정도 규모의 비행선을 타고 우주를 여행하게 될지, 어디를 목표로 어느 정도의 기간 동안 비행하게 될지. 사실 목적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 비용이다. 과거 닐 암스트롱이나 가가린이 우주탐사를 했을 그 당시부터 ‘밀레니엄’ 2000년 이전까지 단 1kg을 쏘아 올리는 데 1만 8천500 달러가 소요되었다고 한다. 한화로 따지면 약 2천만 원꼴이다. 과거 우주 왕복에 드는 비용은 1인당 대략 2조 원 수준이었다. 참고로 제프 베이조스는 블루 오리진의 우주여행 사업을 위해 아마존 주식을 팔아 2조 원이 넘는 총알을 확보하기도 했다. 과거 우주 왕복에 드는 추산 비용과 제프 베이조스가 마련한 2조 원은 같은 숫자지만 분명히 다른 차원의 숫자일 것이다.

 

 

블루 오리진의 로켓 회수는 비용 절감의 최우선 과제였다. 출처 : blueorigin.com

 

 

우주를 향해 쏘아 올리는 로켓의 비용이 감당하기 어려운 천문학적 수준에 이르게 되니 로켓 회수를 통한 비용 절감의 극대화라는 목표에 초점을 맞추게 됐다. 제프 베이조스나 일론 머스크 모두 로켓 회수에 관한 연구를 지속했고 또 성공했다. 블루 오리진의 뉴 셰퍼드는 로켓과 캡슐 모두 재활용이 가능하다고 한다. 한편 뉴 셰퍼드는 15차례 발사 실험을 통해 우주여행 준비를 마쳤다. 이제 대기권을 벗어나 저 하늘 위에서 지구를 바라보게 될 것이다. 외할아버지에게 들었던 우주에 관한 이야기가 꿈에서 현실이 되는 순간을 경험하게 되는 것이다.

 

 

뉴 셰퍼드의 비행 시나리오는 딱 11분입니다. 출처 : blueorigin.com

 

 

블루 오리진의 뉴 셰퍼드가 우주로 나가게 되는 2021년 7월 20일은 우리 인류가 처음으로 달 착륙에 성공하여 발을 내디딘 기념일이다. 1969년 7월 20일 아폴로 11호의 달 착륙 이후 52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인간에게는 걸음일 뿐이지만 인류에게는 위대한 도약이라고 말한 닐 암스트롱.

참고로 블루 오리진의 뉴 셰퍼드는 과거 우주 비행사이자 아폴로 14호에 올라탔던 앨런 셰퍼드의 이름에서 따온 것이다.  

블루 오리진과 함께 경쟁자로 스페이스 X의 일론 머스크도 있지만 버진그룹의 리처드 브랜슨(Richard Branson)도 빼놓을 수 없다. 버진그룹은 우주관광기업 ‘버진 갤럭틱(Virgin Galactic)’이라는 이름으로 우주여행을 준비하고 있다. 2022년 우주여행을 계획하고 있으며 약 3억 원에 가까운 티켓이지만 벌써 600건이 넘는 예약이 잡혔다고 한다.

 

 

블루 오리진의 재사용 가능 로켓인 ‘뉴 글렌(New Glenn)’ 출처 : blueorigin.com

 

 

알다시피 미국과 러시아는 냉전 시대였던 1960년대 우주선을 쏘아 올렸다. 옆 나라 중국은 2003년 유인우주선을 처음으로 발사하여 성공하기도 했다. 2021년 6월 17일 유인우주선 ‘선저우 12호’를 발사했고 2022년 독자 우주정거장 완성을 꾀하고 있다. 국가적인 우주 비행을 넘어 이제는 민간 업체의 도전이 되었다.  

아마존, 테슬라, 버진그룹까지 이들의 수장들은 모두 우주에 대한 인류의 동경을 도전으로 바꾸었고 실현하기에 이르렀다. 티켓 비용이 얼마든 우주여행이 본격화되면 비용은 서서히 절감될 것이다. 비행체 회수는 이제 당연한 것이 되었고 고작 11분이라는 (블루 오리진의) 비행 시나리오 역시 점차 길어지게 될 것이다. 우주여행이 범접할 수 없는 ‘부(富)’를 가진 VVVIP 클래스들의 전유물이 아니라 우주를 꿈꾸는 누구나 여행할 수 있는 미래가 빨리 와주기를 바란다. 더불어 대한민국의 우주 산업 역시 눈에 보이는 성과를 이룩할 수 있는 날도 손꼽아 기다린다. 절대적인 우주 후발국이지만 글로벌 공동 프로젝트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서 경험을 쌓고 성과를 이룩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 최근 기사화되었던 블루 오리진의 뉴 셰퍼드 좌석 경매 이슈를 보고 작성한 글입니다. 아래 사이트를 참고했습니다.

  • <Blue Origin auctions seat on first spaceflight with Jeff Bezos for $28 million>(2021.6.12), cnbc.com
  • <Jeff Bezos will travel to space on Blue Origin rocket>(2021.6.7), foxbusiness.com
  • <Jeff Bezos Lays Out Blue Origin’s Rocket Reusability Vision for Space Travel>(2019.2.7), space.com
  • <How SpaceX lowered costs and reduced barriers to space>(2019.3.1), theconversation.com

 

 

해당 콘텐츠는 Pen잡은 루이스님과 모비인사이드의 파트너쉽으로 제공되는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