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은 O2O로 가도 사람은 음식을 먹는다.

사람은 하루 세끼 밥을 먹는다. 아침. 점심. 저녁. 아무리 기술이 발전해도 사람이 먹는 행위를 중단하지는 않을 것이다. 먹는다는 것은 단순히 배를 채우고 생물학적 에너지를 섭취하는 행위가 아니라 인류의 가장 근원적인 문화활동 중 하나이다. 예술적 감성을 음식에 불어넣고 음식에 대해 이야기 하는 셰프들의 이야기가 요즘 예능을 장식하는 지도 모른다.

식구食口라는 말도 결국 밥먹는 입이 여럿모인 것을 의미한다. 함께 밥을 매일 먹으면 우린 식구다. 음식은 사회 구성의 기초이기도 한 것이다.

배달의 민족은 바로 이 “음식”을 주된 타겟으로 삼는 회사다. 출출할 때 따끈한 밥 한그릇, 긴 밤을 유혹하는 치맥 야참의 유혹, 영원한 우리의 스테디셀러 중국요리 짜장면, 짬뽕, 탕수육. 대한민국의 입을 자극하고 배를 채워주는 음식 생태계를 스마트하게 만들고 있는 회사다.

그런데 왜 배달이냐? 쿠팡이 오프라인 물류센터와 로켓배송으로 기존 유통 물류산업을 뒤흔들고 있는 것처럼. 모바일하고 스마트해지는 O2O세상의 핵심에는 배달이 있기 때문이다. 여러분은 가만히 계시고 스마트폰에 터치만 하세용~ 우리가 알아서 따신 밥 가져다 드릴게요~ 뭐 이런 컨셉.

배달의 민족은 단순 음식 배달콜을 연결해주는 스마트폰앱으로 출발해서 배달 서비스 ‘배민라이더스’, 신선식품 배송 서비스 ‘배민프레시’로 오프라인 침투를 가속화하고 있다.

배달의 민족은 스마트폰에서 오프라인으로 뛰쳐나와 배달오토바이, 냉장배송차량 등을 자신의 생태계로 빨아들이고 있는 것이다. 그럼 배달의 민족의 가장 강력한 파워는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바로 소비자의 손끝을 추적할 수 있는 데이터수집과 분석의 힘이다. 소비자의 손끝에서 갈등하고 결정하는 일련의 모든 과정을 배달의 민족은 데이터를 통해 알 수 있다. 그래서 지역, 연령마다 독특한 주문 패턴, 선호하는 음식 등을 누구보다 정밀하게 알 수 있다. 그래서 최근에 배달의 민족은 빅데이터 기반 광고플랫폼 ‘우리가게 마케팅센터’를 설립하고 데이터를 활용한 마케팅을 수익사업화하고 있을 정도이다. 필자가 항상 강조해온 O2O의 최상단 생태계 데이터분석에 대한 중요성을 재확인할 수 있는 포인트다.

이제 한 분야에서 모바일앱 1위를 차지한다는 것은 그 분야의 오프라인 생태계도 접수할 체력이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왜? 스마트폰 앱을 활용하는 것이 편리하니까, 그리고 재미나니까. 단순하다. 사람들은 전화 한통화로 주문해도 되는 것을 배달의 민족앱을 통해서 주문하면서 재미를 느낀다. 몇번 재미로 써봤더니 할인도 다양하게 되고 결제도 편리하니 계속 쓴다. “뭐~ 앱 이거저거 쓰면 뭐하나 1등 앱하나깔고 써보지뭐” 하다보면 어느새 배경화면에는 배달앱으로는 배달의 민족만 남는다.

10월 17일자 무한도전 '바보 전쟁-순수의 시대' 방송
10월 17일자 무한도전 ‘바보 전쟁-순수의 시대’ 방송

이걸 “1번주자 이점” (First Mover Advantage)이라고 하는데 모바일 앱 분야에서는 이런 현상이 더욱 심각하다. 왜? 스마트폰 배경화면은 여러 개의 앱을 깔아놓을 만큼 크지 않기 때문에… 즉, 처음 1등으로 치고나간 기업의 진입장벽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높을 수 있다. 크게 똥볼차지 않는 이상 1등이 2등될 확률은 매우 낮다.

그래서 1등기업은 자본도 훨씬 잘 모이고, 홍보나 신규 고객 유치 모든 측면에서 경쟁사 대비 수월하다. 그래서 소비자를 상대로 관대한 정책을 집행할 수 있다. 그런 맥락에서 배달의 민족의 수수료 제로 선언은 이해될 수 있다. 1등으로서의 여유. 그리고 배달앱 업계 전체의 파이를 키우기 위해 단기적 수익성은 포기하겠다는 의지 등이 담긴 아주 적절한 결정이었다.

O2O산업의 핵심은 소비자로부터 호감을 사는 것이다. 비호감으로 등극하면 바로 삭제되므로. 스마트폰에서 앱을 삭제하는데 소요되는 시간은 약 5초. 꾸욱 눌렀다가 x표를 터치하면 바로 사라진다. 한번 사라진 앱은 거의 두번 다시 깔지 않는다. 비호감 브랜드에 대한 안티 바이럴(viral) 메시지가 SNS에 돌기 시작하면 걷잡을 수 없다. 고로 O2O 기업들은 첫째도 호감, 둘째도 호감형이다.

8월 15일자 무한도전 '배달의 무도' 편 방송
8월 15일자 무한도전 ‘배달의 무도’ 편 방송

소비자에게 꼭 필요한 유익한 서비스로 인정되고 우리 사회에도 필수적 존재감이 인정되면 순항할 수 있다. O2O는 필연적으로 오프라인 기존 생태계의 밥그릇을 건들기 마련이므로 더욱 그러하다. 배려하고 존중하는 마음이 경영자의 마음에 박혀있어야 한다. 배달의 민족의 일련의 결정에서 그런 마음이 느껴졌다. 이 시대는 소비자와 서비스 제공자 사이의 간격도 좁고 그만큼 경영자의 마음이 소비자에게 살갗으로 와닿는 시대이기에 경영의 방향성은 더욱 큰 의미를 지닌다.

배달의 민족의 O2O 음식 생태계 구축은 2016년 오프라인으로 더욱 깊고 넓어지고, 데이터분석을 통한 세련되고 효과적인 마케팅 전략은 다방면으로 실행할 것으로 전망된다. 결과 O2O 푸드테크 기업으로서 존재감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한다. 나아가 기술과 음식을 접목시키는 것을 넘어서 대한민국 음식 문화를 리딩하는 모습으로까지 이어지면 배달의 민족이 음식 한류로 중국, 동남아, 세계로 확장할 가능성도 엿볼 수 있다고 전망한다.

배민라이더스
배민라이더스

한국의 O2O기업들이 오프라인으로 더욱 빠른 속도로 확장하고 결국은 세계로 영역을 확장해서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는 것이 바람직한 방향이라 믿는 나이기에 더욱 그렇게 전망하는지도 모르지만, 제조업으로 우울한 요즘 한국경제에 이런 신선한 시도들은 박수받아 마땅하고 백번 응원해도 모자라다 생각하므로 과감하게 장밋빛 전망을 남긴다. 파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