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애플 시가총액 넘었다! 그래서 뭐?!” 

Lego Google logo, Google, NYC, NY.JPG
[원본 링크] 플리커 https://flic.kr/p/4RGMgi
구글이 애플 시가총액을 넘었네 뭐네 하는데, 사실이 두 회사를 1대1로 비교한다는 게 적절치는 않아 보인다. 구글은 검색을 미끼로한 광고회사고, 애플은 지구상에서 가장 아름답고 스마트한 도구를 판매하는 제조회사 아닌가?구글은 도구를 판매하고자 해보았으나 맘대로 안되고(모토롤라 레노버에 통매각하고 무형자산 왕창 손상으로 떨어낸 것이 얼마전 이야기), 애플도 소프트한 생태계를 심화시키고 싶어하지만 완벽한 하드웨어가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는 킬러아이템이라는 것은 거부할 수 없는 사실. 특히 스티브잡스 사후 팀쿡의 애플은 삼성전자 스러운 경영으로 혁신성을 잃어 가고 있다. 희한하게 애플의 PER도 삼성전자에 수렴하는 중이다.고로, 두 회사는 소프트한 구글, 하드한 애플로 나뉘고 두 회사의 주가수익배율(PER)이나 기업가치평가의 잣대 또한 무지막지하게 차이가 난다. 그래서 두 회사의 시가총액을 비교한다는 것도 딱히 의미는 없다. 뭐, 누가 시가총액 1등 기업이냐?는 질문에 답하는 정도.

하지만 누가아나? 내년에는 드론 30분배송으로 아마존이, 후년에는 가상현실기기 대박으로 페이스북이 알파벳을 훌쩍 넘어설 날이 올지? 참고로 페이스북은 주가수익배율(PER)이 100배에 가까와서 이익이 조금만 성장해도 시가총액은 몇 배로 급증한다. 실제로 애플은 PER이 10배 수준이니 애플의 순이익 1달러 증가보다 페이스북의 순이익 1달러 증가는 시가총액을 상승시키는 효과는 딱 10배가 되겠다.

어쨌든 소프트한 기업들의 행보가 더욱 무서워지고 있는 것은 전세계적인 흐름이다. 하드한 세상은 중국이 지배하는 것이 새로운 시대의 질서처럼 느껴지기까지 한다. 뉴노멀(New Normal)?

알파벳의 4분기 손익계산서 요약, 매출은 23조원, 순이익이 5조원이 넘는다. 이번 4분기 실적 발표를 바라볼때 구글이 애플의 시가총액을 넘어선 것보다는 구글을 품고 있는 지주회사 알파벳의 재무적 건전성이 더욱 눈에 띄었다.

일단 3개월 동안 벌어들인 매출은 23조원 수준이다. 전년대비 성장률은 18%.  영업이익률은 25%(삼성전자의 2배 수준)에 3개월의 분기순이익은 5조원이 넘는다.

성장성, 수익성 모두 놀라운 수준이라는 것이다.

위의 그림은 주당 순이익을 나타내는 것인데, 분기의 주당 순이익은 7달러 정도다. 연으로 환산하면 28달러다. 현재 주가가 680달러 정도니까 PER은 25배 수준이다. 애플의 10배보다는 높지만, 페이스북의 100배 수준에 비하면 아주 평범한 수준이다. 실제로 나스닥 상장사 말짱한 회사들 PER은 대부분 20배가 넘는다.

구글의 PER가 100으로 못가는 이유는 뭐라고 생각하냐고 나에게 물으면 성장성을 한계로 이야기하겠다. 왜? 이미 전세계가 구글을 사용하니 산업자체가 심화 발전하지 않는 이상 새롭게 시장이 펼쳐질 가능성이 매우 낮다. 수익구조가 다변화되는 수평적 성장은 가능할 수도 있겠지만 말이다.

어찌보면 독점적 지배자의 문제는 이거다. 더이상 팽창할 시장이 없다는 것. 그걸 만들려면 역사를 새롭게 창조해야 하는 숙명이 있는 것이다. 그래서 구글은 미래를 향한 과감한 투자를 알파벳 숫자대로 만들어나가는 것이다. 그리고 제일 미래적인 것은 X라고 프로젝트명을 잡은 것인지도 모른다. X가 잘되어야 A(알파벳)의 미래가 있다. 알파와 오메가가 맞나는 것이다. A부터 X가 선순환되는 고리가 알파벳이 꿈꾸는 방향성인 것이다. 검색광고 따박 따박 받아먹기만 한다면 아마도 알파벳은 구글로 남아있었을 것이고, 구글으로만 남아서 미래를 혁신하고 창조하지 않았다면 PER은 애플과 비슷한 10배 수준에 머물렀을 수도 있다. 지금 20배 넘는 PER에는 구글의 미래에 대한 새로운 창조. 로봇, 증강현실, 인공지능 등에 대한 기대감과 믿음이 담겨져 있는 것이다.

자 위의 그림에서 인상깊은 단어를 꼬집어보자. Class가 다른 3종류의 주식이 있다. 구글은 의결권의 권한이 다른 다양한 종류의 주식을 발행한 회사다.

Class A주식은 창업자와 경영진이 과반수 이상 보유하고 있는 주식이다. Class C는 의결권이 없는 주식이다. 우리가 거래소에서 사고파는 주식은 Class C주식이다. 말그대로 이빨빠진 주식. 그렇다고 우선주처럼 배당을 먼저가져갈 수도 없다. 불평등한 주식의 권리구조. 그래도 사람들은 좋다고 이 주식에 열광한다. 뭐, 알리바바, 페이스북 모두 이런 차등적인 주식의 종류별 구조를 갖고 있으니 그게 그거라고 말할 수도 있다. 하지만, Class A주식의 존재는 외부 주주의 경영권 참여와 적대적 인수합병을 원천봉쇄하고 주주의 참여를 막는 어찌보면 경영진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한 거래라고 볼 수도 있다.

미국식 자본주의의 장점이기도 하면서 논쟁적인 측면이기도 하다. 한국 거래소는 이런 조건의 주식들을 발행하는데 어떤 의견을 가질지 궁금해진다. 참고로 홍콩거래소는 종류별 주식의 발행을 반대해서 알리바바 200조 상장 기회를 나스닥에 빼앗겼다.

위의 사진에서 뭐가 보이나? Share Repurchase! 자사주 매입. 

알파벳은 지난 분기에 자사주 매입을 2조원 규모로 감행했다. “우리 회사는 돈이 남아돌아서요. 남는 돈으로 우리회사 주식 사야겠어요”라고 한 셈이다. 효과는 주주들에게 돌아간다. 주식수가 줄어드니 주가가 올라가는 것. 앞으로 자사주 매입 몇조원 더하겠다고 하니 주가는 탄탄하게 하방이 막히는 것. 돈이 많으면 주가관리도 쉬워진다.

자! 지난 3개월동안 알파벳이 투자에 사용한 현금은 얼마일까? 2조원 정도다. 알파벳의 20조원 넘는 매출을 생각하면 정말 코딱지 만한 수준. 참고로 삼성전자는 매년 수십조원을 신규투자 감행하고 2년 지나면 회계적으로 모두 감가상각 당한다. IT산업의 숙명, 기계장치의 내용연수가 짧다. 실제로 잘못된 투자 한번으로 한방에 훅가는게 IT하드웨어 산업이다. 노키아를 모두 기억할 것이다.

재무적으로도 소프트한 기업들이 우위에 있는 것이 느껴지는 지점이다. 투자는 적고, 영업이익률은 높고… 뭐 나쁜게 없다. 단, 그렇게 거대한 장벽을 세우기 위해서는 엄청난 수준의 혁신과 소비자 만족을 만들어 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노력으로 절대 안되는게 소프트한 산업이다. 그래서 밤샘불사 주말 반납하는 한국식 마인드로는 안되는게 소프트한 산업 아니겠나.

보유현금이 가장 대박인데, 80조원 가량된다. 당장 현금화 가능한 현금, 현금성자산, 투자주식의 합계액이 80조원이면 막말로 내일 당장 삼성전자 공개매수 때려서 인수할 수 있는 규모이고, 테슬라나 다른 IT기업들 통인수 가능한 막대한 규모의 현금이다. 이렇게 돈이 쌓이니 미안해서 주주들에게 돌려주고 주가는 올라가고 선순환이 돌아간다.

그럼 구글의 미래는 어떠한 모습일까? 요즘 나의 라이프스타일을 보더라도 구글, 알파벳 지주회사의 미래는 매우 밝다고 느껴진다.

메일은 지메일로 통합관리, 스케줄은 구글 캘린더, 마이크로소프트 PPT대신에 구글슬라이드(클라우드 기반으로 인터넷만 연결되면 어디서나 USB가 필요 없이 링크하나면 끝!), 인터넷은 크롬으로 하고 크롬앱으로 왠만한 서비스는 접속한다. 사실 이렇게 구글 의존적인 삶을 살게된 것도 최근 6개월 상간의 이야기다.

현격한 사용자경험(User Experience)의 향상이 느껴지면서 라이프스타일에 대한 지배력을 강화하는 구글의 손길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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