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1명의 여자 아이돌 지망생들이 나와서 최종 11명을 선정하는 프로그램이 곧 나온다고 듣기만 했다. 101명이라니… 일본 걸그룹 AKB48 같은 느낌인데 ‘우린 더 크게 할건데?’라는 스케일인가 싶었다.

주말 낮에 뭐 볼 것 없나 하며 돌려보다가 정말 볼 것이 없어서 보게 된 프로듀스 101. 재방송 1화부터 3화까지를 한 자리에서 다 봤다. 중간에 광고 시간까지 합하면 한 5시간 이라고 생각하면 될 것 같다.

다중 아이디를 만들어서 투표하고 선물까지 보내는 골수 팬까지는 아니지만, 매일 투표를 하고 있으며 금요일 본방을 꼬박꼬박 챙겨보는 적당한(?) 팬이 되었다. 어린 친구들이 열심히 연습하고, 곡을 소화하고, 갈등과 고민에 눈물을 흘리고, 발전해 나가는 모습을 보는 재미도 있지만 광고업계에 있는 사람으로써 프로듀스 101을 관전하는 나름의 포인트가 있다.

광고

엠넷이 TV 광고 외에도(40억원 규모의 제작비를 충당하기 위하여) 수익을 위해 아래와 같은 방법들을 쓰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는가?

  • 프로그램 내 다양한 PPL
  • 투표 페이지 (웹/모바일웹)에 붙어있는 애드네트워크
  • 네이버 TV캐스트내에 업로드 되는 영상들에 붙어 있는 영상광고
  • 엠넷 페이지에 업로드 되는 영상들에 붙어 있는 영상광고

PPL은 프로그램 이곳저곳에 담겨 있다. 시작화면에서 언제나 보여지는 문구, 가상 광고와 간접 광고가 포함되어 있는 프로그램이라고 명시하고 있다. 여기서 간접 광고가 우리가 흔히 얘기하는 PPL이고, 가상 광고는 방송 중에 가상으로 만들어진 그래픽이 삽입되는 형태의 광고를 뜻한다.

우선 위키피디아에서 정의하는 PPL은 다음과 같다.

제품 간접 광고(製品間接廣告, 영어: product placement, PPL) 또는 임베디드 마케팅(영어: embedded marketing) 혹은 끼워넣기 마케팅은 간접광고의 대표적인 형태로서, 좁은 의미에서의 PPL은 주로 방송 프로그램 속의 소품으로 등장하는 상품을 말한다. 하지만 넓은 의미에서의 PPL은 협찬을 제외한 대부분의 간접광고를 포괄하는 개념이다. 그러므로 넓은 의미에서의 PPL은 브랜드 이름이 보이는 상품뿐만 아니라, 협찬업체의 이미지나 명칭, 특정장소 등을 노출시켜 무의식중에 관객들에게 홍보하는 일종의 광고마케팅 전략을 일컫는다. 이 때 상표가 있는 제품이나 서비스가 광고를 직접적으로 한다는 느낌 없이 TV와 영화 등의 매체의 맥락 속에 녹아 있도록 하는 것이 PPL이다.

PPL에는 단계가 있는데 광고정보센터의 글에 따르면 레벨 구분은 주인공의 테이블에 음료수가 놓여있으면 레벨 1, 그 주인공이 음료수를 마시면 레벨2, 음료수가 맛있다고 이야기하면 레벨 3 정도가 된다고 한다. 이때 너도 마셔보라고 권유하면 심의에 걸린다. 프로듀스 101의 PPL은 대부분 레벨2, 레벨3 에 해당한다.

1.카멕스립밤

노란색 바탕에 빨간색으로 이름이 적혀 있는 이 립밤은 연습생들이 공연 대기 전에 입술에 열심히 바르는 필수품처럼 보였다. 솔직히 이름과 색깔이 모두 자동차 윤활유나 뭔가 자동차 관련된 용품 같은 느낌을 준다고 생각한다. WD-40이 생각난 건 나만 그런걸까?

또한 연습생들이 “촉촉하다, 좋다” 등 평가를 하면서 바르는 장면을 꽤 오랫동안 보여주었다. 카멕스 립밤은 마이돌 후원하기(투표하기와 별개로 1일1회 후원하기 버튼을 통해 연습생들에게 선물이 전달되는 페이지이다) 첫번째 단계 선물이었고, 마이돌 후원하기를 홍보하기 위한 페이스북 공유 이벤트에서도 당첨되면 주는 선물이었다. 현장투표 하는 국민프로듀서들(…)이 입장할 때 나눠주던 것도 카멕스다.

꽤나 열심히 PPL을 한 카멕스립밤은 초반에 나온 후 본방에서는 나오지 않았다. 가끔 카멕스를 받은 연습생들이 실제로 쓰는 것이 스쳐 지나가듯 잡힌 것 외에는 없다. 조금 더 찾아보니 온라인으로만 업데이트 되는 연습생들의 개인 TV 비디오 중 주결경 양의 영상에서 대놓고 카멕스 활용법, 카멕스 구매처 등을 알려주는 카멕스 홍보를 했다. 영상 상단에 ‘카멕스X 프로듀스 101’가 있었던 것을 보아,,, 대놓고 홍보 맞네. 이 PPL은 본방보다는 좀 더 저렴하게 값을 지불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약 한 달 전에 강남역 올리브영에 잠깐 들렀는데, 눈에 굉장히 잘 보이는 곳에 카멕스가 도배되어 있었다. 눈길이 더 가긴 가더라. PPL에 굴하지 않겠다고 했는데,,, 고백하겠다. 그 앞에 서서 잠깐 보긴 했다. 아직 구매는 하지 않았는데,, 어떻게 될 지 모르는 일.

2.하늘보리 스파클링

꾸준히 PPL로 나오고 있는 하늘보리 스파클링. 영상에는 연습 중간에 그냥 음료로 마시는 것 뿐만 아니라 연습생들의 긍정적인 평가도 곁들어져 있으며 연습생들끼리 하늘보리 스파클링 광고 영상 찍는 것 마냥 노는 장면도 나와있다.

이것 역시 계획된 장면으로 보인다. 웅진식품은 하늘보리 스파클링 프로듀스 101 멤버를 광고 모델로 기용할 예정이다. 이 음료는 또한 마이돌 후원하기 두번째 간식 상자 안에 필수로 포함되어 있다. 스폰서를 받지 않고 그냥 제공하는 과자들은 제대로 이름이 보이지 않지만 하늘보리만큼은 꼭 로고가 잘 보이게 배치해두고 사진과 영상을 찍는다.

친구들과 스키장을 가기 전에 버스 안에서 마실 물을 사러 편의점에 들어갔다가 고민고민해서 구매한 음료가 하늘보리 인 것을 알고 ‘소오름’이 돋았다.

스파클링은 아니었지만 무슨 최면효과 마냥 내가 하늘보리를 골랐다는 것이 정말 소오름. 이래서 PPL을 하는 것인가? 탄산수를 좋아하기 때문에 하늘보리 스파클링은 한 번 구매해서 먹어볼 예정이다.

3.스케쳐스 운동화

6화에서 1등부터 11등까지 스케쳐스를 주는 장면이 PPL로 나왔다. 신발을 신고 열심히 노는 장면, 춤을 추는 장면 등이 PPL로 나왔다. 너무 차별이 아닌가 싶었는데 그 뒤에 공연 때 으르렁을 공연하는 팀에 있는 연습생들 또한 모두 신고 있던 것으로 보아 나중에 다른 연습생들에게도 지급 된 것으로 보인다.

PPL 효과를 나름 잘 누린 것이, 최유정 연습생이 학교에 갈 때 협찬 받은 스케쳐스를 신고 갔었다. 이렇게 홍보를 해주면 스케쳐스 입장에서는 땡큐.

백화점에 갔는데 스케쳐스 운동화가 있는 것을 보고 ‘프로듀스 애들이 신었던 거’ 라고 바로 기억하고 한 번 더 봤었다. (하지만 내 취향이 아니라 패스,,,,) 행사장이어서 별다른 안내문구는 없었지만 본 매장에는 프로듀스 101 협찬 신발 이라고 표식이 적혀있었지 않았을까 싶다.

4.시원스쿨

프로듀스 101 트레이닝 팀에 시원스쿨의 이시원이 있는 것을 보고 바로 ‘이것은 시원스쿨 PPL이다!’ 하고 외쳤다. 언제 나오나 했더니 8회가 되서야 나왔다. 하지만 PPL에 실패한 것으로 보이는 것이 언프리티랩스타의 프리스타일 랩을 흉내 내는, 너무 무리수를 두는 영어 강의 시간이었기 때문이다.

We are not a team. This is competition. hah? 이미지라도 좋게 나오면 사람들이 더 찾아보고 했을 텐데, 뭔가 이시원 강사가 제대로 된 준비 없이 온 것처럼 보였기 때문에 좋지 않은 케이스라고 생각한다. 글로벌로 나아가는 케이팝스타가 되길 기원한다면 차라리 픽미를 영어로 번역해서 다같이 부르는 모습이 효과 측면에서 훨씬 좋지 않았을까 싶다. 효과가 크지 않았을 것으로 추정되지만 시원스쿨 측에서는 언론기사, 인스타그램, 카카오스토리, 페이스북 등을 이용해서 열심히 홍보를 했다.

5.에뛰드

아이돌에게 필수요소가 ‘외모’라고 아련하게 얘기하는 연습생들을 연속적으로 보여주길래 뭔가 했더니 바로 에뛰드 플레이101 박스 내에 있는 다양한 화장품을 이용하여 화장하는 방법을 배우는 PPL로 넘어갔다. (엠넷 너무한다!!!^^)

연습생들에게 모두 에뛰드의 플레이101 박스와 거울을 주고 메이크업 아티스트가 수업을 하는 내용이 아주 짧게 나왔다. 협찬을 위해서 코스메틱 라인 이름도 일부러 101으로 만든 줄 알았더니 이미 2014년부터 에뛰드에 있었던 라인이다. 물론 플레이101 스틱은 12월 말에 출시 된 것이긴 하지만,, 어쨌든 이름부터 컬러까지 딱 맞아떨어져서 괜찮은 협찬으로 보인다. 하지만 돈을 많이 쓰지 않았던 것일까, 노출 장면이 아주 짧았다. 솔직히 뭘 쓰는지 제대로 안보여서 키워드로 열심히 검색해서 찾아냈다.

또 하나의 PPL 상품은 연습생들이 공연 시작 전에 수정 화장을 할 때 사용한 컨실러이다. 하지만 이 것 또한 노출 장면이 너무 적었다.

이 PPL과 연결해서 에뛰드 측에서 미리 물밑 작업을 한 것으로 추정 되는 것은 네이버 검색 결과페이지이다. (만약에 작업하지 않은 것이라면,,,일해라 에뛰드!!)

현재 ‘프로듀스 101 화장품’을 검색하면 에뛰드 관련 연관검색어 들과 지식인 질문과 답글이 일부 노출되고 있다. 하지만 충분해 보이진 않다. 포탈 N사에서 ‘프로듀스 101 화장품’ 검색어는 PC 425회, 모바일이 4362회 조회되었다. 요즈음 사람들의 기기 이용행태를 보았을 때 프로그램을 보면서 모바일로 연습생들이 쓰고 있는 화장품을 바로 검색했을 것이다. 에뛰드가 미리 검색을 직접 한 사람들에게 더 빠르게 노출 될 수 있게 키워드 광고를 하거나 더 다양한 키워드의 검색 결과 페이지 작업을 했더라면 좋았을 것 같다.

의견으로는 직접 검색을 하진 않지만 충분히 구매할 가능성이 있는 사람들 대상으로 에뛰드가 구글 애드워즈를 이용하여 프로듀스 101 페이지에 접속한 이력이 있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리마켓팅 광고를 하는 것을 추천한다. 문구는 ‘프로듀스 101연습생이 컨투어링 할 때 쓴 그 제품, 에뛰드 플레이101 스틱’ 이면 적당할 것이다. 물론 엠넷 측에서 가지고 있는 데이터베이스 이기 때문에 협업을 요청해야 하는 부분이고 에뛰드의 데이터베이스가 아니기 때문에 컨트롤이 힘들다는 점이 있다. 고로 광고를 짧은 기간 진행하여 프로듀스 101 페이지 유입 유저를 에뛰드 페이지로 랜딩 시켜서 데이터를 쌓고 자체적으로 리마케팅 광고를 자체적으로 진행하는 것이 효율적일 것이다.

6.쁘띠첼 푸딩

10화에서 마리텔 독침 이라고 검색하면 나오는 김현아 교수님이 푸딩의 맛을 표정으로, 말로 표현하는 수업을 진행 할 때 협찬이 되었다.

연기를 가르치는 교수님의 수업에 푸딩이 들어간 것이 무리수였고, 또한 푸딩을 큰 화면에 단독으로 꽤나 오랫동안 잡아주어서 민망할 정도였다. 하지만 무슨 소스 같은걸 뿌려먹는 푸딩이 독특했던 것이 생각나는 것을 보니 PPL이 효과적이긴 했던 모양이다. 이 수업 때 사용된 것 중간에 연습생들이 먹고 기절할 것 같은 표정을 짓는 장면도 잠깐 나왔었는데, 교수님의 수업에 억지로 넣는 것보다 여기에 시간을 더 쓰는 게 효과적이지 않았을까 싶다.

쁘띠첼 또한 에뛰드와 같이 리마케팅 광고를 한 번 더 해서 광고 효과를 지속시키는 것이 좋을 것으로 보인다. 연습생들 중 인스타그램 팔로워가 10만이 넘어가는 연습생이 있다고 하니 따로 컨택하여 협찬을 한 번 더 하는 방법도 있다.

PPL은 최소 몇 백만원에서 최대 몇 억원 사이를 오가는데 이는 레벨, 노출 시간, 내용, 횟수, 프로그램의 시청률 에 따라서 달라서 프로듀스 101이 정확히 얼마의 수익을 PPL을 통해 창출했는지는 알 수가 없다. 하지만 프로그램상 장면이 자연스럽지 않더라도 PPL을 꼭 넣는 것을 본다면 그 금액이 무시할 수 있는 규모가 아니기 때문에 프로듀스 101이 간접 광고를 받아서 하는 것으로 보인다.

총 제작 비용 40억원의 프로듀스 101. 한 회당 약 3.6억원의 제작 비용이 들테고 이를 충당하기 위해서 PPL을 하는 것은 지지한다. 하지만 조금만 더 성의 있게 프로그램에서 녹여내서 시청자들의 거부감을 줄여주고 PPL 을 한 브랜드는 조금 더 체계적으로 다른 광고 채널을 믹스하여 PPL의 효과를 극대화하면 모두가 행복하지 않을까?

다음 화에서는 앱/웹 페이지내 붙어 있는 애드네트워크를 통하여 프로듀스 101이 얻는 수익에 대해서 다루어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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