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비인사이드에서 새로운 코너 CC를 준비했습니다. 콘텐츠 제작자(CONTENT CREATOR)의 이니셜을 따서 만들었고요. 모바일에서 획기적인 콘텐츠를 만드는 전문가들을 만나 이들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고민을 들어보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습니다.

‘취미가 뭐예요?’

라는 질문에 ‘영화 보기’라고 대답할 10명 중 8~9명은 될 것이다. 그만큼 한국 사회에서 영화는 대중적이고 쉽게 접할 수 있는 문화 콘텐츠라는 의미다.

‘아는 만큼 보인다.’

배경지식이 있으면 영화를 보는 시각이 달라질 때도 있다. 최근 개봉한 슈퍼히어로 영화 ‘시빌워’나 ‘배트맨 V 슈퍼맨’의 경우 각각 캐릭터와 배경을 이해하면 영화를 더 재미있게 볼 수 있다. (캐릭터 별 이전 시리즈를 보려면 오랜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

배경지식을 얻을 수 있는 대표적인 통로는 유튜브다. 여기에 올라온 10~20분 가량의 영화 리뷰, 배경 및 캐릭터 소개 영상을 통해 많은 내용을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닉네임 ‘발없는새(배재문)’는 영화 유튜버로 활동하고 있는 콘텐츠 크리에이터이다. 미국식 농담이 난무하는 영화 ‘데드풀’를 이해하기 위해 유튜브를 검색하다가 우연히 그의 영상을 접했다. 10분이 안되는 짧은 영상이었지만, 낮으막한 그의 목소리와 탄탄한 설명은 금세 영화에 빠져들게 만들었다.

유튜브를 시작한지 이제 곧 1년이 되는 그는 현재 약 15만 명의 구독자를 확보하고 있다. 무엇이 그를 콘텐츠 크리에이터로 만들었을까. 서면을 통해 그와 인터뷰를 나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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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재문님은 유튜브에서 닉네임 ‘발없는새’로 영화 관련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다.

초등학교 시절부터 영화에 대한 애착은 남달랐다. 당시 부유한 집 아이들은 비디오로 편하게 영화를 보곤 했다. 하지만 그는 집안 형편상 친구들과 노는 것을 뒤로 미루고 유선방송이나 공중파 방송을 통해 영화를 즐겼다. 어릴 때부터 키워온 영화에 대한 열정으로 글을 쓰게 되었고, 이는 다시 영상으로 이어졌다.

“8년 정도 블로그를 운영하면서 영화와 관련된 다양한 내용을 적었습니다. 블로그를 운영하면서 글은 원 없이 썼죠. 그 때 북미처럼 ‘콘텐츠를 영상으로 제작해보면 어떨까’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편집능력이 미비하다는 이유로 이래저래 미루다가 작년부터 큰 결심을 하고 영상제작에 도전했죠.”

똑같은 내용이라도 텍스트와 동영상 등 콘텐츠 형태에 따라 독자에게 전달되는 느낌이 다르다. 또한 플랫폼에 따라서 콘텐츠의 성격도 차이가 있다. 즉, 콘텐츠 제작자는 자신의 창작물을 유통하기 앞서 콘텐츠의 성격, 독자, 플랫폼 등 다양한 요소를 고려해야한다.

“처음 아프리카TV로 3개월 정도 방송한 경험이 있습니다. 안타깝지만 조용히 묻히면서 유튜브에 도전했습니다. 영화란 매체가 영상으로 전달되는 이야기인 만큼, 영상으로 제작하는 편이 더 알차고 유익하다고 생각했죠. 저 스스로 새로운 것에 도전하고 싶은 욕구도 있었구요.”

발없는새는 단기간에 15만 명의 구독자를 모았다. 그 배경에는 작년부터 흥행가도를 달리고 있는 슈퍼히어로 영화의 도움이 컸다. 하지만 영화 자체를 사랑하는 그에게 대중들의 큰 사랑은 또 다른 이면을 가지고 있었다.

“콘텐츠가 부족한 면이 많지만 슈퍼히어로 영화 덕분에 덕을 많이 봤습니다. 한편으로는 슈퍼히어로 장르에 치중하는 것처럼 보여지는게 싫어서 일부러 다른 장르의 영화도 소개하고 있지만, 결과적으로 관심의 정도가 눈에 띌 정도로 큽니다. 그래서 딜레마에 빠지기도 했습니다. 블록버스터 영화로 도배를 하는 멀티플렉스의 심정이 이해됐죠.”

재미로 시작한 영화 리뷰는 삶의 전부가 됐다. 그는 자신이 즐거워 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었다.

“콘텐츠를 만들 때 항상 강조하는 부분은 ‘우선 나부터 재미있고 즐겁게 하자’입니다. 의무감이나 강제성을 띄면 머지않아 지치기 때문이죠. 그때그때 떠오르는 주제나 영화를 우선으로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습니다.”

유튜브에 영화와 관련된 키워드를 검색하면 다양한 영상을 확인할 수 있다. 인터넷을 통해 누구나 쉽게 정보를 접하고 이를 조합하여 영상을 만들 수 있다. 누구나 만들 수 있지만, 누구나 사랑받는 콘텐츠를 만들기 어렵다. 발없는새의 영상을 보면 단순히 영화 정보가 아닌 영화를 사랑하는 사람이 만든 콘텐츠임을 느낄수 있다. 그것이 콘텐츠 크리에이터로 그의 행보가 더욱 기대되는 이유다.

“최근 영화를 이해하기 위해 필요한 캐릭터를 어떻게 만들고 볼 것인지에 대해 간단한 안내서 같은 ‘영화 속 캐릭터의 중요성’이라는 영상을 만들었습니다. 제가 할 수 있는 건 딱 이 정도 수준까지입니다. 그 영상을 보시고 영화에 대한 관심과 흥미가 커지면 좋겠습니다. 혹시 또 아나요. 그렇게 해서 미래에 우리나라를 대표할 감독이 탄생하게 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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