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1월 IT업계 핫 이슈가 터졌다. 카카오가 음악 서비스 ‘멜론’을 운영하고 있는 로엔엔터테인먼트를 인수했다.

이후 여러 언론에서 두 회사의 향후 행보에 대한 기대와 추측 기사가 쏟아져 나왔다. 다양한 기사를 봤지만, ‘카카오 뮤직’이라는 음악 서비스를 운영하던 카카오가 로엔엔터테인먼트를 인수한 이유에 대해서 의구심이 남았다.

중복된 고객 데이터를 사는 것은 아닐까?
왜 ‘벅스’나 ‘지니뮤직’이 아니라 ‘멜론’일까?

두 회사의 자세한 내막은 확인할 수 없지만, 오로지 두 회사가 운영하고 있는 ‘카카오 뮤직’과 ‘멜론’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두 회사(서비스)간의 이해관계를 유추하고자 한다.

알송달송, 구글 플레이 인기차트

구글 플레이 ‘음악 및 오디오’ 부문 인기차트에서 카카오 뮤직은 2위, 멜론은 3위를 차지하고 있다. 예상 외로 카카오 뮤직이 멜론 보다 높은 순위를 차지하고 있어서 놀랐다. (구글 플레이에서 순위가 측정되는 알고리즘은 공개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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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플레이 ‘음악 및 오디오’ 인기차트를 보면 카카오 뮤직은 2위, 멜론은 3위를 차지하고 있다.

조금 더 객관적인 관계를 파악하기 위해서 인기차트 상위 10위권에 위치한 음악 앱들의 설치 사용자 수와 MAU를 정리했다. 인기차트와 무관하게 멜론의 설치 사용자 수와 MAU는 다른 앱들과 월등한 격차를 보였다. 특히 카카오 뮤직과 비교했을 때, 멜론의 수치는 각각 약 1.5배씩 많았다.

멜론의 다운로드 규모와 MAU는 다른 앱에 비해 월등히 높았다.(App Ape를 사용하시면 자세한 수치를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멜론의 다운로드 규모와 MAU는 다른 앱에 비해 월등히 높았다.(App Ape를 사용하시면 자세한 수치를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 데이터 출처 : APP APE ANALYTICS( 해당 기사를 위해 국내 약 2만대의 안드로이드 단말기를 분석) / 액티브 수는 App Ape 추정치

*MAU(Monthly Active Users): 한 달에 한 번 이상 해당 서비스를 이용한 순수 이용자 수

* 설치 사용자 수 : 지정한 달에 해당 앱을 소지(단말기에 설치) 중인 사용자 수를 알 수 있습니다

카카오는 자금적으로 무리가 있지만, 국내 모바일 음악시장을 장악하기 위해 과감한 선택을 했다고 볼 수 있다.

연령별 모든 이용자를 확보하기 위한 선택

카카오 뮤직과 멜론의 설치 사용자 수와 MAU는 큰 차이를 보이지만, 앱을 실제로 사용하는 이용자 구성을 살펴봤을 때 서로 보완할 수 있는 부분을 갖추고 있다.

4050 두터운 이용층을 확보한 카카오 뮤직

카카오 뮤직 이용자의 약 70%는 40~50대 남녀이다. 그 중에서도 50대 이상의 여성 비율이 21.5%로 가장 높다. 이용자 비율을 살펴봤을 때, 10대와 20대의 경우 카카오 뮤직에 대해서 모를수도 있다고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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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뮤직은 40~50대 이용자의 사용률이 높았다.

* 남녀 연령대 비율: 조사 대상 기간 중 앱 설치 사용자의 남녀 연령대 분포입니다. 어느 연령대와 성별의 사용자가 해당 앱을 설치하고 있는지 알 수 있습니다.

전 연령이 좋아하는 멜론

반면 멜론의 이용자 비율은 카카오 뮤직과 대조적으로 평탄한 모습을 보였다. 특히 멜론 유저 중 50%가 10~30대로 나타났다. 확실히 카카오가 이번 인수를 통해서 그동안 부족했던 10~30대의 데이터를 확보하게 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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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론은 전 연령층에서 사랑을 받고 있었다.

추가적으로 카카오 뮤직 또는 멜론과 동시 소지하고 있는 앱을 조사했다. ‘독서클럽’의 이용자 중 84.3%가 카카오 뮤직을 동시 소지하고 있었다. 이 밖에 명언과 관련된 앱을 사용하는 이용자가 카카오 뮤직을 동시 소지하고 있는 경우가 많았다.

멜론의 경우 ‘모바일 티머니’를 사용하는 이용자 중 98.1%가 멜론을 소지하고 있었다. 최근 20~30대가 휴대성이 편리한 모바일 카드를 많이 사용하면서 나타난 현상이라고 볼 수 있다. 멜론은 SK텔레콤 기반의 안드로이드폰을 구매했을 때 기본으로 설치되어 있는 서비스이다. 이 때문에 동시 소지 앱에서 다른 SK텔레콤 기반 앱들의 비중 또한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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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시 소지 앱:사용자가 해당 앱과 함께 설치하고 있는 서비스

카카오 뮤직과 멜론은 음악이라는 분야에서는 경쟁관계는 같지만, 사실은 주요 사용자층이 다르기 때문에 완전경쟁 구도는 아니다. 푸드코트에 있는 냉면집과 라면집 같은 관계라고 할 수 있다.

2012년 페이스북이 인스타그램을 인수했을 때, 인스타그램은 창립한지 2년이었고 아무런 매출도 없었다. 하지만 페이스북이 약 1조원을 투입해 인스타그램을 투자한 후 세계적인 이슈로 떠올랐다.

워낙 큰 인수였기 때문에 당시 페이스북의 행보에 대해 많은 분석과 논란이 있었는데, 그 중 ‘페이스북이 빠져나가는 10대 이용자를 확보하기 위해 인스타그램을 인수했을 것이다’라는 글이 가장 기억에 남았다. 위에 정리한 데이터를 봤을 때, 어쩌면 카카오도 페이스북과 비슷한 이유로 로엔엔터테인먼트를 인수한 것은 아닐까 생각해본다.

위 게시물은 App Ape와 데이터 제공에 따른 파트너쉽으로 작성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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