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쿠팡과 이마트의 ‘기저귀 전쟁’이 벌어졌다

각종 언론에서는 기저귀를 직접 주문해서 배송 받거나, 0.1원 단위로 쿠팡과 이마트의 기저귀 가격 추이를 일자별로 발표했다. 이마트를 필두로 한 신세계 그룹과 쿠팡이 연일 언론에 노출되자, 이에 질세라 롯데그룹도 롯데데슈퍼, 롯데마트, 롯데닷컴 등을 내세우며 이 전쟁에 가세했다. 이 전쟁은 세간의 관심을 받았지만, 무성한 추측만 남긴 체 조용히 막을 내렸다.

기저귀 전쟁 그 이후, 쿠팡과 이마트의 위치는?

당시 가장 큰 화두는 최저가와 배송을 필두로 한 고객 편의성이었다. 기저귀 전쟁이 끝난 이후 두 서비스는 어떤 위치에 있을까. App Ape 4월 데이터로 쿠팡과 이마트몰의 위치를 정리했다.

쿠팡은 모바일 부문 쇼핑카테고리에서 독보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MAU 기준 랭킹 순위에서도 항상 상위권에 위치하고 있다. 4월 쿠팡의 MAU는 900만 이상의 규모를 보였고, 이마트몰은 90만 수준에 머물며 약 10배 정도의 차이를 보였다.

– 데이터 출처 : App Ape Analytics( 해당 기사를 위해 국내 약 2만대의 안드로이드 단말기를 분석) / 액티브 수는 APP APE 추정치
– 설치 사용자 수 : 지정한 달에 해당 앱을 소지(단말기에 설치) 중인 사용자 수를 알 수 있다.
– MAU(Monthly Active Users): 한 달에 한 번 이상 해당 서비스를 이용한 순수 이용자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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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용품을 정기적으로 구입하는 이용자 층을 ’30대 여성’으로 제한하면 어떤 모습일까. 두 앱의 30대 여성 이용자 비중은 쿠팡이 18.65%, 이마트몰은 36.41%로 MAU에 대입했을 때 쿠팡이 이마트보다 약 3배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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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녀 연령대 비율: 조사 대상 기간 중 앱 설치 사용자의 남녀 연령대 분포입니다. 어느 연령대와 성별의 사용자가 해당 앱을 설치하고 있는지 알 수 있습니다.

기저귀 전쟁 이후 사용자 변화

기저귀 전쟁의 여파를 자세히 살펴보기 위해 1월부터 4월까지의 ‘신규 설치 수 추이’, ‘설치 사용자 수 추이’, ‘DAU 추이’를 비교했다.

2월 18일부터 본격적인 기저귀 전쟁이 시작됐다. 쿠팡의 경우 18일 이후 DAU가 감소하다가 23일 이후 다시 증가세를 보였다. 반면, 이마트몰의 경우 18일 전후로 눈에 띄는 변화가 없었다.

* DAU: Daily Active User (일간 활성화 이용자
* DAU: Daily Active User (일간 활성화 이용자)

신세계가 기저귀 전쟁을 선포한 2월 이마트몰의 ‘신규 설치 수’는 전월 대비 증가했으나, 쿠팡은 감소했다. 이후 3월, 두 서비스는 2월 대비 신규 설치 수가 대폭 감소하면서 언론을 통한 마케팅 효과가 일부 있었던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

* 신규 설치 수 추이: 해당 앱을 지정 달에 설치한 사용자
* 신규 설치 수 추이: 해당 앱을 지정 달에 설치한 사용자

반면, 2월 ‘설치 사용자 수’ 추이를 보면 쿠팡은 1월 대비 소폭 상승했고, 이마트몰은 오히려 하락했다. 신규 설치가 증가했음에도 이마트몰의 설치 사용자 수가 하락한 것으로 보아 신규 이용자보다 이탈한 이용자가 많았던 것으로 보인다. 기저귀 전쟁이 잠정 종료된 3월은 두 앱 모두 2월 보다 설치 사용자 수가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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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설치 사용자 수 : 지정한 달에 해당 앱을 소지(단말기에 설치) 중인 사용자 수
모바일로 쇼핑하는 엄마들

쿠팡과 이마트의 ‘동시 소지 앱’을 비교한 결과 두 서비스간의 작은 차이를 발견할 수 있었다.

육아관련 쇼핑 앱인 ‘제로투세븐닷컴’을 사용하는 이용자 중 98%가 쿠팡 또한 소지하고 있었다. 제루투세븐닷컴 사용자 중 44%는 이마트몰을 사용하고 있었는데, 쿠팡과 이마트 등 여러 쇼핑 앱의 가격을 비교하며 상품을 구매하고 있었다.

쿠팡에 동시 소지 앱 상위 50개 중 18개가 육아관련 앱이었고 그 비중 또한 높았다. 반면 이마트의 경우 동시 소지 앱 50개 중 8개가 육아 관련 앱으로 이마트와 육아관련 앱간의 큰 연관성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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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자 없는 싸움

기저귀, 분유 등 육아용품 가격인하로 두 회사는 일정부분 손해를 입었겠지만, 당시 기저귀 값을 10원만 내려도 언론에서 뜨거운 관심을 보였기 때문에 언론 홍보를 위한 수단으로는 성공했다고 할 수 있다.

혹자는 기저귀 전쟁을 통해 신세계 그룹은 오프라인으로 대표되는 이마트 외 SSG.COM 등 소셜커머스로 성공적으로 확장했고, 쿠팡은 로켓배송을 통해 이용자에게 극대화된 사용자 경험을 제공했다고 분석한다.

하지만 두 서비스의 모바일 데이터를 열어봤을 때, 이용자는 2월 반짝 증가했을 뿐 그마저도 3월 다시 감소했다. 그 이후 특별한 증가 추세는 없었다. 결국 피 튀기던 이번 싸움에서 승자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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