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인구 수(약 730만명)는 다른 나라에 비해 작지만, 전체 인구 중 약 70%(약 570만 명)가 인터넷을 사용하고 있고, 모바일 인터넷 사용인구는 1300만명이 넘는다. (2개 이상의 모바일 유심칩을 사용하는 이용자가 많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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뛰어난 온라인 인프라와 정부의 지원아래 홍콩 스타트업 시장은 지난 2~3년 동안 빠르게 성장했다. 2014년 스타트업 투자규모는 1억8950만달러에서 2015년 3억8000만달러로 증가했다. 스타트업이 등장한 분야도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핀테크, 게임 등 다양하다. 그 중 ‘고고밴(GoGoVan)’은 홍콩을 대표하는 스타트업 중 하나이다.

2013년 설립되어 홍콩, 싱가폴, 대만, 중국, 한국 등 아시아 시장을 중심으로 배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2014년부터 2016년 5월까지 시리즈 A, B, C 투자를 성공적으로 유치했다. 최근에는 중국 전자상거래기업인 ‘알리바바’로부터 투자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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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시간에 고속 성장을 이뤄낸 고고밴, 그들은 어떤 회사일까 궁금했다. 지난 6월 1일, 홍콩 아일랜드 상그리라 호텔에서 ‘스티븐 램(Steven Lam, 이하 스티븐)’ 고고밴 대표를 만나 그들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아시아 진출에 대해 이야기 나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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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편부터 심상용 모비인사이드 에디터, 스티븐 램 고고밴 대표

기업을 운영하는 사람에게 비즈니스 기회를 알아보는 능력은 중요하다. 똑같은 것을 보더라도 사업으로 연결시켜야한다. 스티븐은 대학교 시절부터 비즈니스를 알아보는 능력이 탁월했다. 미국 유학시절 학비를 충당하기 위해 중국 식당에서 배달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 하지만 낮은 임금은 비싼 학비를 감당하기에 턱 없이 부족했다. 이에 홍콩에서 유학 온 친구들과 소소한 사업을 시작했는데, 이는 고고밴을 시작하는 첫 단추가 됐다.

“낮에는 공부를 하고 저녁이면 식당에서 일하며 ‘어떻게 큰 돈을 벌 수 있을까?’ 매일 고민했습니다. 이후 자전거 또는 핫도그를 팔고, 이베이에서 아이폰을 팔며 학비를 모았죠. 막상 대학교를 졸업하고 홍콩으로 돌아왔는데, 취직하는 것이 쉽지 않았습니다. 이에 미국에서 함께 고생한 ‘Reev’, ‘Nick’과 창업을 결심하게 됐죠.”

미국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얻은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도시락 배달 사업을 시작했다. 시장반응은 좋았다. 하루 10만개의 도시락을 홍콩 전역에 배달했다. 사업을 더 키우고 싶었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유통시장을 변화시켜야 했다.

“매일 30~50번씩 콜센터와 배달 기사에게 전화해야 간신히 예약이 됐죠. 잘못된 예약으로 기사들이 허탕치는 일도 빈번했습니다. 배달 기사분들과 친해지면서 그들의 고충을 듣게 됐는데, 이용자와 배달 기사 모두 콜센터에 대한 불만이 많더군요. 이를 해결해주는 플랫폼의 필요성을 느꼈고, 고고밴이 탄생하게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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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븐 램은 라이즈 연사로 참여해 홍콩 시장의 중요성에 대해 이야기 했다. (이미지: Rise Conference)

고고밴은 작은 홍콩 시장과 대기업과의 경쟁에서 벗어나기 위해 처음부터 동남아시아 시장을 겨냥했다. 글로벌 시장진출을 위해 싱가폴 투자회사인 ‘Centurion Investment Management’와 중국 기업인 ‘Renren’, ‘New Horizon Capital’로부터 전략적인 투자 유치를 진행했다. 투자자들의 도움으로 고고밴의 해외 진출은 보다 수월하게 진행됐다. 그는 최근 진행된 알리바바 투자에 대해 아시아로 시장을 확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알리페이와 고고밴이 결합하면 큰 시너지를 발휘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또한 타오바오의 상품이 아시아 전역으로 판매되고 있고, 알리바바가 아시아 유통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는 상황에서 파트너십 네트워크로 고고밴의 글로벌 진출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고고밴은 지난 9월 한국 시장으로도 진출해 총 4개 국가 12개 도시에 2만대의 배달 차량과 7만명의 운전기사를 확보하고 있다. 각 나라마다 서비스 운영방식은 다르지만, 추구하는 가치는 같았다.

“행복을 전달하는 ‘해피니스 딜리버리’는 고고밴이 추구하는 핵심 가치입니다. 단순히 물건을 배달하는 것이 아니라, 물건을 받는 사람에게 행복한 순간을 전달해야하죠. 이를 위해 배달 기사분들을 대상으로한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고, 소비자 평가를 지속적으로 확인하고 있습니다.”

각 나라별 배달문화와 유통시장은 다르지만, 고고밴은 그들만의 노하우로 아시아 시장에 자리잡고 있다. 고고밴은 오늘도 글로벌 개척하기 위해 나아가고 있는 중이다.

“현재 진출한 각 나라에서 시장 점유율을 넓히고, 사업을 견고하게 만들 생각입니다. 추가적으로 다른 동남아시아 시장진출도 모색하고 있죠. 중장기적으로는 국가간 배달을 도와주는 플랫폼으로 성장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