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윤웅 대표가 브런치에 게재한 글을 편집한 뒤 모비인사이드에서 한 번 더 소개합니다.

3대장 시리즈를 쓴다고 하니까 누가 묻더라고요.

왜 3대장인가요?

사실 이건 우리나라의 시장규모 때문인 것 같습니다. 어떤 시장, 혹은 산업이 열리면 수많은 플레이어들이 뛰어들기 시작합니다. 하지만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서 결국 살아남는 플레이어는 3명인 것 같았습니다. 그리고 그게 심화되면 2명까지 줄어들기도 하고요. 전통사업인 전자산업을 봐도 삼성, LG, 대우 세 플레이어가 자웅을 다투었지만, 이제는 삼성과 LG만 남았고 그 둘의 격차마저도 현격할 정도로 우리나라의 시장규모는 ABBA의 유명한 노래 제목처럼 ‘The winner takes it all’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 개인적으로 이 비즈니스의 승자가 될 후보군을 정리해봤다고 할까요? 아직 3대장이면 끼어들 여지가 있는 것 같습니다. 네이버와 카카오(구 다음)로 정리된 검색시장. 배달의 민족과 요기요(배달통 인수)로 정리된 음식 배달시장. 이런 곳에 새로 시작한다는 건 ‘Game Changer’가 아니라면 쉽지 않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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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 특히 초기 스타트업의 대표님들이나 파운더들을 만나서 이야기하다 보면 공통적으로 이야기하는 불만, 어려움은 자금조달입니다. 바람직한 모습은 아니지만, 자금만 충분하면 성공은 이미 이루어놓은 것이나 다름없다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계시죠. 그만큼 자금 조달하는 것이 어렵다는 이야기라고 생각됩니다.

하지만 이제 그런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됩니다. 2016년 1월 25일 크라우드펀딩 법이 시행됩니다. 작년에 자본시장법 개정안이 통과되면서 지분형 크라우드펀딩이 가능해진 거죠.

크라우드펀딩은 크게 보상형, 기부형, 대출형, 지분형 등 4가지 형태로 나눌 수 있습니다.

보상형은 주로 제품으로 크라우드펀딩을 하고 그 제품을 보상으로 주는 형태입니다. 킥스타터 같은 서비스들로 보시면 됩니다. 기부형은 사회적 기업이나 공익적인 목적으로 모금하는 형태이고, 대출형은 P2P 업체들도 하고 있는데 말 그대로 군중들에게 회사의 필요자금을 빌리고 이자를 내는 형태죠. 그리고 마지막으로 지분형은 말 그대로 회사 주식을 파는 겁니다. 스타트업들은 엔젤투자자 혹은 초기 VC들에게 자금을 조달하고 그 대가로 지분을 주었는데, 그것의 범위를 일반 군중에게까지 확장하는 것입니다.

이번 법안이 통과되면서 이미 10여 개에 가까운 회사들이 온라인 소액투자 중개업자 등록을 준비 중이라고 합니다. 저금리 시대에 오면서 P2P 대출업체들이 각광받기 시작했고, 그 붐이 크라우드펀딩으로 이어질지 궁금하네요.

일단 법에서 정해준 투자 한도는 일반 개인은 한 회사에 최대 200만원, 연간 총 500만원을 투자할 수 있습니다. 돈이 많으신 금융소득 종합과세 대상자와 같은 특정 대상자는 한 회사에 최대 1000만원, 연간 총 2000만원까지 투자가 가능하고요.

지분형 크라우드펀딩을 준비하는 분들은 초기에 얼마나 유망한 스타트업으로 라인업을 구성하느냐가 이후 시장을 장악하는데 큰 역할을 할 것입니다. 이 때문에 초기 라인업을 구성한 스타트업에게 많은 지원을 해줄 가능성이 높겠죠.

그래서 준비했습니다. 크라우드펀딩 3대장. 어떤 곳이 있을까요?

#오픈트레이드

첫 번째는 오픈트레이드입니다.

오픈트레이드는 한국의 지분형 크라우드펀딩으로만 따지자면 단군과 같다고 볼 수 있습니다. 크라우드펀딩이 문화산업 쪽에 포커싱 되어서 보상형으로 자리를 잡던 2012년에 투자형 크라우드펀딩을 하겠다가 깃발을 꼽고 엄청 오랫동안 법과 싸워오셨죠. 다른 분들도 자본시장법 개정안을 위해 힘을 쓰셨겠지만, 오픈트레이드의 고용기 대표만큼 힘을 쓰신 분도 많지 않을 것 같네요.

이미지: 오픈트레이드 홈페이지
이미지: 오픈트레이드 홈페이지

2012년부터 오픈트레이드를 거쳐간 스타트업들이 이미 있습니다. 대표적인 회사들이 온오프믹스와 옐로모바일에 인수된 BCNX입니다.

오픈트레이드는 단순히 회사와 투자자를 연결해주는 것이 아니라 소통하는 공간을 만드는데 주력을 해와서 SNS처럼 타임라인이 있고 그곳에 회사들의 소식이 계속 올라오고 그것을 보고 투자자들이 댓글을 남기면서 서로 커뮤니케이션할 수 있게 하고 있습니다.

#와디즈

두 번째는 와디즈입니다.

와디즈는 보상형 크라우드펀딩으로 이미 유명한 회사입니다. 기존의 텀블벅이 문화산업 쪽에 치우쳤다면 와디즈는 조금 더 공익적인 것과 하드웨어 내지는 프로덕트 기반의 스타트업들로 라인업을 구성했던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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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와디즈 홈페이지

와디즈는 작년부터 크라우드펀딩 스쿨과 모의 크라우드펀딩 대회들을 통해 사람들의 관심을 끌어 왔습니다. 기존 SNS를 잘 활용해왔던 회사여서 보상형과 지분형의 밸런싱을 잘 유지하면 좋은 퍼포먼스를 내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습니다.

보상형 크라우드펀딩을 통해서 랩노쉬와 스마트카라와 같은 스타들을 발굴하기도 했죠. 개인적으로 랩노쉬는 먹어봤는데 생각보다 달았다는 것만 제외하면, 간편하고 좋았던 것 같습니다. 와디즈는 보상형 크라우드펀딩 회사로 유명한 게 양날의 검일 것 같네요.

#인크

세 번째는 인크입니다.

인크는 옐로우금융그룹의 자회사라는 백그라운드와 자신들의 자금조차도 크라우드펀딩으로 조달한 상징적인 회사입니다. 너무 재미있는 시도였고 그 이벤트를 통해 인크라는 회사를 크라우드펀딩이라는 카테고리에 완벽하게 각인시킨것 같습니다.

이미지: 인크 홈페이지
이미지: 인크 홈페이지

인크를 거쳐가고 싶어 하는 회사들은 꽤 많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IPO가 힘든 우리나라에서 옐로모바일만큼 좋은 출구를 찾기는 쉽지 않으니까요. 물론 현재의 옐로모바일이 여력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좋은 성장동력을 찾는다면 적극적으로 움직일 가능성도 높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인크는 단순히 자금을 중개하는 역할로 멈추는 게 아니라 인큐베이터 역할까지도 하겠다고 합니다. 즉, 다른 형태의 엑셀러레이터가 되는 것이죠.

이렇게 크라우드펀딩 3대장을 이야기해봤습니다. 사실 지분형 크라우드펀딩은 이제 시작되는 거나 마찬가지여서 3대장이라는 것이 의미가 없을 수도 있겠지만, 개인적으로는 유의 깊게 보는 회사들을 알려드리는 정도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지분형 크라우드펀딩을 받고 싶으시다면 지금이 가장 적기라고 생각됩니다. 잘 준비하셔서 도전해보세요. 정말 “돈 없어서 사업 못한다.”는 말이 사라질 날이 가까이 오고 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