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을 기점으로 모바일 광고시장에 인수합병 및 IPO(기업상장) 준비소식이 들려오면서 애드테크 기반의 광고 업체들이 주목을 받았다. 자금력을 바탕으로 기술력 증대 및 글로벌 진출 등 다양한 시도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양한 소식 중에서 일본 모바일 광고 회사인 ‘미탭스(Metaps)’가 국내 애드테크 업체인 ‘넥스트앱스’를 인수한 소식이 가장 기억에 남았는데, 해외에서도 대한민국 애드테크 시장을 예의주시하고 있으며 서비스에 대한 기술력과 가능성을 보여준 사례였기 때문이다.

특이하게도 2009년 모바일 게임사로 시작한 넥스트앱스는 2012년 보상형 앱인 ‘앱팡’을 출시했고, 2013년에는 애드네트워크인 ‘NAS’를 선보이며 변화를 거듭했다.

모바일 시장에서 다양한 모습으로 변화하며 해외기업과 인수합병까지 성공한 김영식 미탭스 플러스 의장(전 넥스트앱스 대표)를 만나 그가 경험한 대한민국 애드테크 시장에 대해 이야기 나눴다.

김영식 미탭스 플러스 의장
김영식 미탭스 플러스 의장

김영식 의장은 프로그래머 출신으로 1999년부터 인터넷 관련 서비스(자연어 검색엔진 ‘푸키’, KT 도시락 등) 기획 및 개발을 담당했다. 2009년 아이폰의 등장으로 모바일 시대가 도래하면서 그는 모바일 게임사를 창업했다. 넥스트앱스가 출시한 모바일 퍼즐게임인 ‘불리’의 성과는 좋았지만, 김영식 의장은 현재에 안주하지 않고 다음 비즈니스를 고민했다.

“모바일 게임 ‘불리’가 매출이 좋아도 ‘내일부터 안 팔리면 어떻게 하지?’라는 고민을 늘 했죠. 모바일 게임을 통해 다양한 광고 시스템을 테스트하다가 모바일 광고에 관심을 갖게 됐는데요. 이는 광고 전용 앱인 ‘앱팡’의 개발로 이어졌습니다. 개발사가 게임을 잘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잘 알릴 수 있는 것도 중요했죠. ‘앱팡’을 통해 개발사가 효율적으로 광고를 집행할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앱팡이 출시된 2012년, 모바일 광고시장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었다. 특히 광고를 시청한 유저에게 게임 아이템이나 사이버 캐시를 제공하는 ‘보상형 광고’는 모바일 시장에서 큰 주목을 받았다.

“광고주는 저비용, 고효율을 기대하기 마련이죠. 이 때 보상형 광고는 광고주, 매체, 사용자 모두가 만족하는 매력적인 광고 방식입니다. ‘불리’ 마케팅을 진행하면서 비보상형 CPC의 경우 광고주가 만족하지 못한다는 것을 몸소 체험했죠.”

이미지: 앱팡 홈페이지
이미지: 앱팡 홈페이지

보상형 광고는 디스플레이, 검색광고 다음으로 모바일 광고시장의 성장을 이끌었다. 시장 초기에는 잠금화면형, 목록형(오퍼월) 등 다양한 형태의 광고를 제공하는 여러 업체가 등장하며 치열하게 경쟁했다. 하지만, 오늘날 소수의 업체가 보상형 광고시장을 이끌어가고 있다.

“초창기에는 보상형 광고를 운영하는 매체가 직접 광고를 수주하고 운영했는데요. 매체력이 없는 상황에서 광고 비즈니스가 수월하게 운영되기 만무하죠. 모바일 시장에서 매체력이 큰 서비스가 줄어들고 있지만, 여전히 많은 매체에서 보상형 광고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또한 이제는 애드네트워크를 통해 광고도 충분히 수주 받을 수 있죠. 그럼에도 비보상형 광고가 보상형 광고보다 시장 규모가 크기 때문에 비보상형 시장에 진출하기 위한 방안도 구상 중입니다.”

김영식 의장은 ‘넥스트앱스를 운영하면서 광고주부터 매체사까지 영역을 경험했다’며 이는 애드네트워크인 ‘NAS’ 비즈니스의 핵심 가치관이 됐다고 설명했다.

“광고주, 매체, 유저 모두가 만족하는 애드네트워크를 운영하는게 핵심 목표였습니다. 광고주가 투자 대비 효과적인 결과를 얻었을 때 매체사에게 지속적인 광고를 공급하고 충분한 수익을 보장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유저 입장에서는 적립금과 환급 정책에 많은 신경을 썼죠.”

이미지: NAS 홈페이지
이미지: NAS 홈페이지

넥스트앱스는 그동안 투자유치 없이 스스로 시장에서 살아남았다. 매출 실적도 좋았기 때문에 인수합병 소식은 의외였다. 김영식 의장은 한국 시장의 특성을 고려하여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인수합병을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시장은 직접 만날 수 없기 때문에 인터넷을 기반으로 서비스를 개발한다면, 한국은 서울에만 있어도 많은 이해관계자를 만날 수 있습니다. 한국형 특징에 적응하다보면 글로벌 진출이 어려울수도 있죠. 한국시장에서 기반을 닦아놓지 않는다면, 해외진출도 쉽지 않다고 생각했습니다. 오히려 한국에서 토대를 잡고 M&A로 글로벌 진출을 준비하는 전략을 선택했죠.”

마지막으로 김영식 의장은 지난 1년은 넥스트앱스와 미탭스가 융합되는 시간이었다며, 앞으로 모바일 광고를 넘어 새로운 시장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모바일 광고시장을 아무도 속단 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애드네트워크 이후에 변신에 대해서 늘 고민하고 있죠. 그동안 미탭스가 일본에서 변화하는 과정을 지켜보면서 함께 하는 것이 좋다고 판단했습니다. RTB(실시간 비딩) 등 애드테크를 고도화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궁극적으로 AI(인공지능)를 활용하는 핀테크 회사를 꿈꾸고 있습니다. 향후 미탭스 플러스는 애드네트워크 및 다양한 매체가 커머스, 핀테크로 연결되도록 확장할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