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가 성장함에 따라서 마케팅 전략도 변화하게 된다. 서비스 초기에는 제한된 요소가 많기 때문에 선택범위 내에서 잘하는 요소를 찾아 실행하기 마련이지만, 서비스가 안정화되고 자금적으로 여유로워지면 스케일업 단계에 돌입하게 된다. 흔히 매스 마케팅(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상품을 선전하거나 판매를 촉진하는 행위)을 진행하게 되는데, 수억원의 예산이 투입되는 만큼 치밀한 전략이 캠페인의 성공과 실패를 좌우하게 된다. (예산이 적어도 고민, 많아도 문제인 셈이다;;;)

스타트업의 스케일업과 마케팅에 대해 이야기 나누기 위해 판교에 위치한 포도트리에 방문했다. 포도트리는 카카오 그룹 자회사로 콘텐츠 플랫폼인 ‘카카오페이지’와 ‘다음웹툰’을 서비스하고 있다. 카카오페이지는 올해 2월 박보검과 카카오프렌즈를 동원한 대규모 마케팅을 진행했다. 2016년 신설된 포도트리 마케팅 팀이 해당 캠페인을 기획하고 운영했는데, 결과는 성공적이였다. 류정혜 포도트리 CMO를 통해 이번 캠페인을 진행하게 된 계기부터 진행과정까지의 이야기를 들었다.

포도트리 마케팅 팀 / (이미지 가운데) 류정혜 CMO
포도트리 마케팅 팀 / (왼편부터) 최성실 마케터, 성나혜 리드 마케터, 류정혜 CMO, 안소정 콘텐츠 에디터, 임수영 마케터

류정혜 CMO는 NHN(현 NAVER), NHN엔터, 토스랩을 거쳐 작년 3월 포도트리에 합류해 마케팅 팀을 꾸렸는데, 새롭게 조직된 마케팅 팀의 목표는 명확했다.

‘카카오페이지의 인지도를 높여라!’

카카오페이지는 매월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었지만, 내외부적으로 그 사실을 알아주는 사람은 없었다. 그동안 포도트리는 마케팅보다 서비스 안정화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기 때문이다.

“제가 처음 합류했을 때 카카오페이지는 33개월 연속 성장하고 있었는데, 그 중요한 사실을 아무도 몰라봤습니다. 심지어 유저들 사이에서는 ‘카카오페이지’를 ‘카카오스토리’로 착각할 정도였죠. 미디어, 업계, 유저 등 시장에서 카카오페이지의 인지도를 구축하는 것이 가장 큰 숙제였습니다. 내외부적으로 카카오 페이지의 정보를 공유했고, 매스 마케팅을 진행했을 때 대중들의 반응을 최대치까지 끌어올리기 위해 SNS 및 앱 디자인 리뉴얼 등 작은 것부터 재정비하는 시간을 가졌죠.”

포도트리 마케팅 팀은 작년 8월부터 본격적으로 스케일업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대대적인 프로젝트를 앞두고 류 CMO는 ‘How-to(어떻게)?’에 대해 오랜기간 고민했다. 과거 TV 중심의 매스 마케팅 효과가 파격적이었지만, 디지털 시대가 도래한 이후 미디어는 파편화 됐기 때문이다. 또한 광고에 대한 대중들의 인식도 변화하기 시작했는데, 그녀는 현재 상황이 마케터들에게 ‘최악의 시점’이라고 표현했다.

“기발한 아이디어(크리에이티브)의 TV 광고가 서비스 인지도(또는 트래픽)로 연결되는 시대는 끝났습니다. 하지만, TV의 영향력이 죽었다고 할 수 없죠. 디지털 광고시장이 성장하고 있지만, 아직 TV를 대체할 정도는 아닙니다. 광고 콘텐츠를 소비하는 대중들의 모습도 변화했는데요. 광고를 거짓말로 생각하는 시대죠. 온라인 배너 광고도 걸리적 거리는 정보로 생각하고 건너뛰는 경우가 대다수입니다. 마케팅 패러다임이 굉장히 크게 변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마케터들은 크리에이티브, 데이터, 미디어 등 다양한 요소를 고려하여 원하는 목표를 달성해하기 위해 고민하고 연구해야 하죠.”

15초, 광고가 노출되는 찰나의 순간에 서비스 및 메세지 내용을 전달해야 한다. 짧은 순간에 효과적인 메세지를 전달하기 위해 광고 모델, 컨셉, 키워드 등 여러가지 요소를 복합적으로 고려해야 했다. 광고 온에어를 한달 앞둔 시점에도 광고 컨셉이 3차례 변경되는 등 복잡하고 무질서한 상황 속에서 모든 과정은 빠르게 결정되고 진행됐다. ‘캠페인이 끝나기 전까지 끝난게 아니다’가 팀의 가장 큰 모토였다.

“웹툰, 웹소설 등 여러 콘텐츠를 담고 있는 카카오페이지의 특징 때문에 핵심 키워드를 선정하기 어려웠죠. 고심 끝에 서비스 및 모든 콘텐츠 카테고리를 관통할 수 있는 키워드로 ‘이야기’를 선택했습니다. 모든 콘텐츠는 고유한 이야기를 가지고 있고, 이야기에 빠져들면 감정적으로 몰입하게 되잖아요. 그 순간을 생생하게 전달하는 것에 목표를 뒀습니다. 서비스에 대한 설명없이 콘텐츠를 즐기는 박보검의 얼굴을 클로즈업해 표현한 것도 전략적인 부분이었죠.”

(이야기에 빠진 순간을 생생하게 전달하는 것이 이번 광고에 주된 목표였다. 의도적으로 박보검의 표정을 중점적으로 보여줬는데, 박보검 팬들이 엄청 좋아했다는 후문이…)

이모티콘 프로모션은 이번 캠페인의 기폭제 역할을 했다. 하지만, 단기간에 유저가 대거 유입되는 만큼, 체리피커에 대한 우려도 큰 편이다. 이모티콘이 목적인 유저들의 서비스 재방문률은 현저히 낮기 때문이다. 류 CMO는 이런 상황을 인정하면서 더 전략적인 방향으로 이모티콘을 사용했다고 설명했다.

“대중들이 카카오프렌즈 이모티콘을 좋아하는 만큼, ‘국민적 체리피커가 몰려 오게 만들자’라는 목표로 프로모션을 준비했습니다. 보통 이모티콘 프로모션으로 130~220만 명의 체리피커가 발생하는데요. 이 모수가 더 커지면 서비스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궁금하기도 했는데요. 이 때문에 카카오프렌즈 이모티콘 광고를 박보검 광고보다 우선적으로 배치했고 노출횟수도 더 많았죠. 흔히 TV 광고는 브랜딩 수단으로 사용해야 한다는 인식이 강한 편인데요. 저희는 오히려 프로모션을 알리는 수단으로 적극 사용했죠.”

카카오페이지 마케터들은 프로모션 바이럴 영상을 직접 제작하기도 했다. (마케터는 극한직업임을…)

헐 아직도 춤추는 프렌즈 이모티콘 못 받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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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못받았을것같은_친구태그 #극한직업

카카오페이지 – 이야기로 천만을 움직이다에 의해 게시 됨 2017년 2월 27일 월요일

 

카카오프렌즈 이모티콘을 얻기 위해서는 몇가지 미션을 진행해야 했다. 박보검 광고를 시청하고, 웹툰 3화를 구독하는데, 이 방식을 통해 유저가 자연스럽게 서비스를 경험하게 만들었다. 류 CMO는 브랜딩 마케팅이라도 궁극적인 목표는 유저의 유입과 경험(또는 구매)으로 연결되야 한다고 설명했다.

“모든 마케팅의 목표는 서비스를 체험하고 장기적인 고객을 확보하는 데 있습니다. 브랜드 인지는 목표가 아니라 시작하는 단계인 셈이죠. 카카오페이지는 이번 캠페인을 진행한 이후 20일 만에 400만 명의 신규 유저가 발생했는데요. 유저가 유입된 이후 지속적으로 재방문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에 더 신경을 썼죠. 이모티콘 프로모션이 전부였다면 재방문률은 1% 정도 수준이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추가적인 이벤트를 진행하고 매일 데이터를 확인하며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죠. 결과적으로 카카오페이지의 재방문률은 30% 수준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류 CMO는 이번 프로젝트가 성공적으로 진행됐지만, 내부적으로 다양한 전략과 방향성이 수없이 논의되고 일사분란하게 진행됐다며, 마케터라면 미디어가 갖는 고유의 영향력을 파악하고 다양한 상황을 유동적으로 대처하는 것이 중요해졌다고 이야기했다.

“인지도 측면에서 TV 광고가 효과적이지만, 유입 측면에서 영향력은 약한 편입니다. TV 광고를 했다고 사람들이 미친듯이 반응하지 않지만, 스케일업을 준비하고 있다면 여전히 고려해야 하는 매체죠. 최근 TV 광고를 보고 행동으로 연결된 경험이 있는지 생각해보세요. 아마 없을 겁니다. 인지도와 유입 측면에서 각각의 미디어가 갖는 파급력과 특징을 고려해 유입으로 연결될 수 있는 마케팅 전략을 고민해야 합니다.”

대한민국 대표 콘텐츠 플랫폼을 꿈꾸고 있는 ‘카카오페이지’는 이제 첫 발을 내디뎠다. 앞으로 웹드라마 등 영상부분 콘텐츠 카테고리를 확장하고, 남성 유저의 폭을 넓히기 위해 준비 중이라고 한다. 다음 캠페인은 어떤 방식으로 그들만의 메세지를 전달할지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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