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영 머니라커 소속 중국 IT 칼럼니스트가 미디엄에 게재한 글을 편집한 뒤 모비인사이드에서 한 번 더 소개합니다.

 

알리바바의 타오바오는 고질적인 가품 판매 문제로 여러 차례 홍역을 치른 바 있습니다. 특히 항저우의 알리바바 본사에서 진행된 투자자 컨퍼런스에서 마윈의 한 마디가 업계의 공분을 사며 크게 화두 됐었죠.

“우리는 지적 재산권을 보호해야하고 모조품 생산을 막기 위해 해야 할 모든 것들을 해야만 한다. 하지만 문제는 모조품이 명품보다 질적으로 뛰어나고 가격이 싸다는 것이다.

가품 판매를 두둔하는 것처럼 들리는 이야기를 두고 여론이 안 좋아지자 마윈 회장은 이에 대한 해명으로 월 스트리트 저널에 ‘알리바바에 짝퉁이 설 곳은 없다’는 제목의 기고문을 게재해 아래와 같이 짝퉁 제품에 대한 견해를 밝힙니다.

“문제가 된 발언은 격변하는 시장 환경이 기존 브랜드에 새 도전이 될 수 있다는 의미였는데, 맥락과 취지를 무시한 채 보도돼 오해를 산 것 같다. 나는 브랜드와 지적 재산권은 반드시 보호받아야 한다고 생각하며 가품에 대해선 무관용 법칙을 고수할 것이다.”

알리바바는 진품 판별 기술과 분석 기법을 동원해 가품 근절에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 발표했습니다. 하지만 결과는 참담했습니다. 무관용 원칙을 고수하겠다는 발표 후에도 가품 판매는 개선되지 않았고 미국 의류신발협회(AAFA)는 알리바바의 짝퉁 판매행위에 대한 단속과 제재가 충분치 않다며 타오바오를 ‘악덕시장’(Notorious Markets) 업체로 분류해달라고 미국 무역대표부(USTR)에 재요청을 보냈습니다. 타오바오는 가품 판매 채널로 눈도장이 찍혔고 심지어 중국 정부로부터 가짜 담배와 술, 짝퉁 명품 핸드백은 물론 무기 등 각종 금지 물품의 판매 행위를 눈감아주고 있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받았죠.

하지만 이런 알리바바가 올해 들어 조금씩 변화하기 시작했습니다. 올해 1월, 타오바오의 가품 판매 업체 중 한 곳을 제소한 것입니다.

중국 언론에 따르면 알리바바는 선전시 룽강(龍崗)구 법원에 타오바오몰에서 짝퉁 손목시계를 판매한 업주에 대한 소송을 제기하면서 140만 위안(약 2억4300만원)의 손해배상금과 언론 매체를 통한 공개사과를 요구했다.

알리바바는 “해당 업주가 자사 플랫폼에서 짝퉁 제품을 판매해서는 안된다는 규정을 어겨 플랫폼의 상업적 명예를 실추시켰다”고 제소 배경을 설명했다.

정쥔팡 알리바바 수석 플랫폼 관리 책임자는 “우리는 브랜드 소유업체들을 보호하고자 모조품 관련 범죄에 연루된 사람들을 찾아내 모든 법적인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알리바바가 짝퉁 업체를 추적하는데 빅데이터를 적극 활용하고 있으며 작년 플랫폼 관리 부서를 설립해 2000명의 직원, 5000명의 자원봉사자들이 짝퉁 퇴치에 종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출처 : [올댓차이나]알리바바, 타오바오몰서 짝퉁 판매업체 첫 제소(newsis)

이후 알리바바의 가품 단속을 위한 노력은 계속됐습니다. 마윈이 2017년 3월 7일 자신의 웨이보를 통해 밝힌 의견에서도 그들의 노력을 엿볼 수 있습니다. 어쩌면 타오바오에서 가품이 사라지는 날을 머지 않은 미래에 만나 볼 수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래 마윈이 게시한 전문을 번역, 정리했습니다.

짝퉁도 음주운전처럼 처벌해야 한다.

지난 몇 년간 시행된 사법 정책 중 음주 운전 관리법에서 가장 성공적인 사법적 진보가 있었다 생각한다. 酒驾(혈중 알콜 함유량 20ml/100ml 이상 ~ 80ml/100ml 미만)은 일률적으로 구류형에 처하고 醉驾(혈중 알콜 함유량 80ml/100ml 이상)일 경우 일률적으로 징역에 처하는 것과 같은 엄중한 처벌이 없었다면 오늘날 몇 명의 사람들이 도로에서 다른 사람을 죽여나갔을지 상상이 가는가? 다시 돌아와 가품을 살펴보자. 가품을 생산하거나 판매하는 사람들의 대부분이 법적 책임을 지지 않는다. 위법행위가 들킬 가능성은 거의 없고 이를 통한 이익은 극에 달하기에 어떤 방법으로 가품 단속을 해야 할지 감조차 잡히지 않는다. 그러므로 나는 음주운전 처벌법을 참고하여 가품을 단속하는 것을 추천하는 바이다. 만약 가품 판매 1회 적발 시 7일 구류형에 처하고 가품 생산 1회 적발 시 징역형에 처하는 등 처벌 수위를 높인다면 중국의 지적 재산권과 식약품 안전 그리고 중국 미래의 혁신에 큰 변화가 있을 것이다.

몇 인민대표들이 가품 단속 관련 안건을 상정한 것을 포함하여 최근 가품 선별에 대한 토론이 날이 갈수록 뜨거워지고 있다. 이런 토론은 매우 건강한 것이라 본다. 모든 의견은 각각의 가치를 갖는다. 5년 전, 음주 운전과 관련된 대토론이 없었다면 이에 관한 사회적 공감도 형성되지 못했을 것이고 사법적 성과와 사회 진보 또한 없었을 것이다.

많은 국가들은 가품과 관련된 범죄 행위를 엄격히 규제하고 있다. 미국은 초범의 경우 10년 이상의 징역, 재범의 경우 20년 이상의 징역에 처하며 연루된 회사에는 파산할 정도의 벌금을 때린다. 심지어 가품을 휴대 사용하는 사람 역시 구류에 처할 수 있는데 이런 엄격한 규제가 있었기에 오늘날 미국의 혁신적 환경이 형성될 수 있었던 것이다.

이에 반해 중국의 법규정에 의하면 5만 위안 이하의 가품 생산 및 판매는 벌금형에 처하며 형사책임을 지지 않는다. 5만 위안 이상의 경우 기껏해야 7년 형의 징역에 처하는 것이 전부다. 이는 20년 전 법과 10년 전의 사법 해석으로 현실과 심각하게 유리되어있다. 결과적으로 오늘날 99%의 가품 생산 및 판매 행위는 당국의 별다른 제재 없이 행해지고 있다. 처벌해야 한다는 의견은 많지만 실제로 처벌되고 있지는 않는 모습이다.

작년에 공검법(공안기관, 검찰청, 인민법원의 합칭)에서는 대대적인 가품 단속을 진행했다. 그러나 법률 규정의 낙후와 현실에 맞지 않는 법안으로 인해 범법행위를 눈앞에 두고도 처벌하지 못했다. 이를 보여주는 한 예로, 알리바바에서 작년 빅데이터 검열을 통해 4495건의 단서를 찾았으나 이중 공안 기관이 현행 법안에 근거하여 형사적 처벌을 내린 건수는 496건 밖에 되지 않았다. 알리바바가 연구한 33개의 판례 중 80%의 안건이 징역 유예 처리되었고 공상행정처에서 처벌한 200여 건의 가품 생산 및 판매 관련 판례의 평균 벌금액수가 10만 위안을 넘지 못하는 등 법적 규제의 영향력은 미미했다.

음주운전 처벌법이 강화된 지 5년의 시간이 지났다. 음주 운전으로 인한 사고는 급감했으며 음주운전의 위험성에 대해 사람들이 자각하기 시작했다. 음주운전 가중 처벌법이 형사사법 제도와 사회 전반의 진보를 이룬 것이다. 가품 제작 및 판매는 일종의 절도 행위이다. 예로부터 도둑에 대해서는 옳고 그름에 대한 판단이 분명하였으나 지적 재산권의 절도에 대해서는 오늘날 중국 사회엔 사회 구성원 사이의 공통된 의식이 존재하지 않는다.

징역의 기준을 바꾼다면 가품 단속의 효과 또한 크게 달라질 것이다.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될 것이고 사법 기관의 단속 근거가 생길 것이며 공권력을 악용한 범법행위를 단절할 수 있을 것이다. 보다 중요한 것은 이것이 지적 재산권에 대한 보호와 혁신에 대한 결심과 행동을 대변하며, 이를 통해 우리 사회는 큰 진보를 이룰 수 있을 것이라는 것이다. 가품이 중국에 미치는 해악은 가품 자체가 갖는 해악보단 혁신과 근면 성실한 사람에 대한 해악이며 국가 미래에 대한 해악이 크다.

가품으로 인한 피해는 수십 년 동안 계속되었다. 특히 중국 농촌 시장은 더욱 끔찍한 상황이다. 알리바바는 매일 상감린과 같은 일선에서 싸우고 있다. 매우 고단한 일이지만 우리는 계속해서 앞으로 나아가도록 자신을 채찍질하고 있으며 온라인에서 오프라인으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알리바바는 마지막 1분까지 투쟁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가품 처벌은 혼자만의 노력으로는 이기기 힘든 싸움이다. 한 회사만 나서서는 가품의 고질적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 또한 낙후된 사법 시스템은 가품 단속에 어떠한 위협도 되지 못한다. 즉, 가품 처벌을 위해서는 사회 전반의 협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사법적 기초가 잡히는 것인데 법적인 제재와 행정적 제재, 플랫폼의 제재와 소비자의 제재가 함께 이뤄져야 한다. 그 누구도 가품 문제를 남의 일이라 생각해서는 안된다.

오늘날 대량의 가품이 암적 경로를 통해 생산되고 있다. 인터넷은 가장 먼저 가품에 의한 공격을 받는 곳이다. 그렇기 때문에 인터넷 플랫폼은 가품을 단속해야하며 신고하고 차단해야 한다. 그러나 가품이 생산되는 공장이 문을 닫지 않는다면 암적인 가품 문제를 없앨 수 없을 것이다. 매우 간단하면서도 당연한 이치이다. 알리바바는 가품 문제를 남의 일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그러나 사법 기반이 모든 것의 근본이고 생산 공장이 문제의 근원이기에 근본부터 재정비하고 근원부터 검열해야 한다. 이래야만 생산 대국의 중국에서 혁신 중국으로 변화할 수 있을 것이다. 말로만 단속한다 할 게 아니라 실제 규제 법안을 통해 엄중히 처벌해야 한다.

사법적 개선과 진보는 전문적이며 엄숙한 일인 동시에 아주 긴 여정을 동반하는 일이다. 우리는 나 자신과 내 아이들을 위한 가품없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가품 단속을 게을리하지 않을 것이며 계속 외쳐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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