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웨어 개발자 김수보님의 글을 모비인사이드에서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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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스택오버플로우 “개발자 연구조사”의 응답자 분포

스택오버플로우는 매년 재미있는 조사를 하고 있습니다. 접속자들을 중심으로 설문조사를 받는데요. 전 세계 개발자들의 변화를 매년 기록하고 있기 때문에 매우 의미 있는 보고서가 아닐까 싶습니다.

2017년 조사 : Developer Survey Result 2017 
2016년 조사 : Developer Survey Result 2016
2015년 조사 : Developer Survey Result 2015

반면 국내에서는 아직 이런 보고서를 본 적이 없습니다. 그래서 SPRI(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가 이 질문을 그대로 우리나라 개발자들에게 던져 보았습니다. 2015년 말에 실시한 설문인데 당시 SPRI 연구원으로 있던 양병석 대표님을 말미에 잠깐 도와드렸습니다.

복잡한 사정으로 오픈 되지 못했는데, 오늘 개인 블로그에 오픈 하셨네요. 균형 잡힌 분석은 양병석 대표님이 하셨으니, 이 글에는 제 의견을 정리해 봅니다.

※ 원글 : 2015년 한국 개발자 현황 (급여, 야근, 처우 등), 양병석, 2017.6

엄격하게 통제된 표본은 아니지만, 어느 정도 상징성은 있다고 봅니다. 참고로 전체 통계 대비 중견기업의 응답비율이 다소 높았습니다.

:: 설문지 3줄 요약.
자유 응답 내용까지 꼼꼼히 뜯어 보면서 제가 느낀 시사점은 이렇습니다.

헬 프로젝트를 제외하면 개발자들의 직업 만족도는 전반적으로 높은 편이다.
문제는 산업 분야. 약한 중소기업이 너무 많다.
개인은 살 만하지만 국가는 전혀 그렇지 않다.
어느 정도 자리 잡은 급여 체계와 끊이지 않는 일자리. 그리고 앞으로도 끊이지 않을 일자리.

그래서 개인은 살 만합니다. 급여로 TV도 사고 맛있는 음식도 먹을 수 있으니까요. 많진 않지만 저축도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SW가 미래의 국가 경쟁력을 결정짓는 국제 환경에서는 암울합니다. 국제경쟁력을 높이려면부가가치가 높아야 하는데, 그건 신입 사원의 손에서 나오지 않습니다. 실천이 안되면 부가가치가 실현될 수 없습니다. 그런데 우리나라 기술직의 종착역은 치킨집입니다.

높은 기술력으로 높은 부가가치를 만들어야 하는데, 나라 전체가 비용 절감, 수익 극대화가 목표입니다. 그래서 싼 노동력을 해외에서 가져 옵니다. 외주 회사로 분리하고 비용을 줄입니다.

우리의 기반 산업들은 중국, 동남아 국가들로부터 집요하게 도전 받고 있습니다. 버티고는 있지만, 확장이 어렵습니다. 전자제품, 철강, 조선, 자동차, 스마트폰, 정유 전부 그렇습니다.

이걸 극복하려면 “효과” 중심의 산업 투자가 있어야 합니다. 낙수 효과 중심의 SI산업은 대부분 비용 절감이 목표입니다. 새로운 부가 가치 창출이 매우 어렵습니다. 수익 창출 효과가 높은 게임 및 컨텐츠 산업을 세계 무대로 내보내야 합니다. 이 산업은 노동력이 아니라 제품을 파는 산업이기 때문입니다. 이건 정책 역할이 매우 큰 분야라고 봅니다.

:: 연봉수준은 그럭저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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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맥 지수로 본 평균 연봉은 그다지 높지 않습니다. 그 이유는 대부분 회사가 돈을 못 벌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낙수 효과에 맞춰진 산업 구조는 “생존”은 만들 수 있지만 “수익 확대”는 불가능합니다. 대기업에서 비용을 줄이면 아래 업체들은 타격을 바로 받기 때문입니다.

:: 직업 만족도는 높은 편
3재미있는 것은, 경력별, 업종별, 분야별로 직업만족도가 크게 차이가 없다는 것입니다. SI 가 많은 IT서비스, 임베디드 분야는 불만족이 조금 높기는 했지만, 크게 차이가 없었습니다. 즉, 직업 자체로서의 매력도는 높은 편입니다. 그런데 이건 기술직이 가지는 장점이 아닐까 싶습니다.

:: 고급개발자가 필요 없는 산업 구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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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감적으로 은퇴시기는 연봉효율 때문이라고 봅니다. 하는 일에 비해서 생산가치가 낮다고 판단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것은 그 사람의 능력이 낮아진다는 뜻이 아닙니다. 회사가 고급 개발자가 필요한 사업을 안 하고 있다는 뜻입니다. 그리고 그 이유는 그런 제품을 못 팔기 때문입니다. 그런 제품을 못 파는 이유는 주로 국내 시장이 타겟이라 수익성이 낮기 때문입니다.

IT 의 장점은 인터넷을 통한 연결성인데, 시장이 국내에만 한정되는 것은 “정책” 및 “사회적 인프라”의 부족 때문이라고 봅니다. 국내 업체가 해외 판매에 쉽게 도전하고 쉽게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러려면 국제 금융(투자) 인프라와 함께 다양한 서비스 인프라도 함께 동반되어야 합니다. 좀 어려운 이야기인데 이것은 민간기업 혼자서 할 수 없는 분야입니다.

:: 희망과 현실의 불일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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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IT 1세대는 해외의 IT 1세대들과 나이가 비슷 합니다. 즉, 선진국이 100년 정도 앞서 있다는 이야기가 통하지 않는 분야입니다. 경험적으로 나이 든 개발자의 기술 수준이나 식견은 실리콘 밸리와 견주어 부족하지 않다고 봅니다.

그런데, 고급 개발자의 진로가 넓지 않습니다. 50이 넘어서 개발직을 유지하는 경우가 많지 않습니다. 우리 나라는 비교적 빨리 관리직으로 전환을 합니다. 기술력이 축적되고 높아져야 할 시기에 일반 관리로 전환된다는 것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입니다.

:: 다른 나라는 어떨까?
스택오버플로우의 보고서는 양이 좀 많은 관계로 짧게 정리된 다른 통계를 인용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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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그림은 IDC 자료. 50개국 850명이 개발자 대상

IDC.com 에서 발표한 데이터입니다.

70%의 개발자가 기업에 고용된 상태이고, 응답자의 74%가 팀으로 일한다고 대답 했습니다. 적지 않은 취업준비생들이 SW 개발은 1인 작업이라고 생각하는데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그래서 협업 도구들이 발전하고 있습니다.

이 수치들은 현재 전 세계 IT산업을 어느 정도 투영하고 있습니다. – SW개발은 독립개발보다는 기업수요가 높다. 새로운 변화를 만드는 핵심 도구다. 개발자들끼리 오픈된 지식공유 체계를 가지고 있다. 등등.

개인적으로는 정부가 “한국형 유튜브”를 만들기 보다, 그런 제품들이 해외로 나갈 수 있도록 정보 채널과 금융 채널의 문턱을 낮추어 주었으면 합니다. 중국시장이나 동남아 시장에 대한 접근성만 좋아져도 IT 시장이 크게 열릴 거라고 봅니다.

:: 다음 조사를 위한 의견 

응답의 대표성을 확립하기 위해서는 “표본”이 모집단을 “대표”해야 합니다.

그래서 쓰는 방법이 두 가지가 있습니다. 모집단을 모르면 표본의 수를 정규분포를 따르기 시작하는 지점까지 늘립니다. 하지만, 모집단을 안다면 표본이 비슷하도록 샘플링을 통제합니다.

IT 기업의 전체 통계는 기존 백서에 이미 나와 있습니다. 모집단을 참고해서 샘플링할 수 있습니다. 그렇게 했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일반적인 SI 기업(남의 일 하는 기업)들과 네이버, 다음 같은 포털 기업(자기 일 하는 기업)들은 꽤 뚜렷한 차이를 보일 것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런 차이는 그 기업의 가치와 직결될 거라고 보고 있습니다.

SW 개발자가 아니라, SW 직업과 산업을 어떻게 육성할 것인지 예상할 수 있는 지표가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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