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 핵심 경쟁력 중 하나는 바로 ‘콘텐츠’다. 애니메이션, 게임, 음악과 관련된 사업이 안정적으로 이어지고 있는데, 잘 짜여진 콘텐츠만 있다면 유료라도 즐기는 문화가 정착되어 있으며 이를 통한 부가 사업도 장미빛으로 보인다.

그런 의미에서 일본의 VR 산업은 전망이 밝아 보이지만, 아직 시장의 후발주자인 상태다. 기기가 비싸다는 점 뿐만 아니라 정부의 보조도 전후무후하며, 일본의 문화상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는데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직 기대를 저버리긴 이른데, VR 콘텐츠 소재로 사용할 수 있는 수많은 IP를 가지고 있으며, 도쿄에만 해도 VR로 꾸며진 전망대, 운동시설, 게임방 등 다양한 소재의 체험방이 운영되고 있다.

그리고 VR 스타트업 육성을 전문으로 하는 인큐베이터 센터도 있다. Tokyo VR Startup은 ‘브레이브 프론티어’, ‘진격1942’, ‘드래곤 제네시스’, ‘사우전드메모리즈’ 등의 게임을 퍼블리싱한 Gumi와 비즈니스 인큐베이팅 기업인 Breakpoint가 운영하고 있는 VR 전문 육성기관이다.

현재 Tokyo VR Startup(이하 TVS)에서 일하고 있는 Kiyoshi Shin(Gumi 디렉터)과 Naoya Koji(Breakpoint 프로듀서)를 통해 일본 VR 시장에 대한 간략한 소개와 몇몇 VR 스타트업들을 만났다.

왼: Kiyoshi Shin 오: Naoya Koji

“2년 전 쯤 전세계에서 VR 붐이 일어나고 있었는데, 그 때도 일본은 시장은 잠잠했습니다. 일본의 몇몇 엔지니어들이 VR에 관심을 가지고 창업했습니다. 하지만 결과는 좋지 않았습니다. 엔지니어들은 경영에 약해요. 실리콘밸리의 엔지니어들은 투자도 하고 회사도 세우고 활발히 활동하지만, 일본은 그러지 못했습니다. VR에 관심있는 엔지니어들에게 경영법을 교육하기 위해 TVS가 시작되었습니다. 이제는 멘토 등 다양한 업무 지원을 하고 있습니다.”

현재 TVS는 데모데이, 기술/기기 지원, 경엉 업무 지원, 멘토링, 커뮤니티 조성, 밋업 개최 등의 일을 하고 있다.

첫번째 데모데이

2016년 시작해, 현재는 졸업생을 2번 배출했으며, 3기를 운영중이다. TVS 프로그램에 합격된 이들은 2달 동안 팀빌딩과 사업 계획을 세운다. 성공적으로 이를 이행한 스타트업만 다음 단계로 넘어가 4달에 걸친 ‘메인 프로그램’ 과정을 이수할 수 있는데, 4달간 일본과 세계 VR 전문가들에게 멘토링을 받고 사업을 발달시킨다. 그리고 이후 투자자, 산업 관계자, VC 앞에서 데모데이를 개최한다.

밋업 개최

매달 개최하는 VR 밋업에는 전문가 초빙뿐만 아니라 일반인도 누구나 참여할 수 있게 해두었다.

“VR 산업이 성장하려면 일단 시장에 받아들여져야 하는데 일본의 일반인들 중 VR을 한번도 체험해보지 않은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래서 VR을 대중에 먼저 알려야한다고 생각해요. 밋업을 통해 전문가들과의 지식공유뿐만 아니라 문턱을 낮춰 일반인들에게도 VR을 알리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TVS가 극복해야 할 것은 낮은 인지도 뿐만이 아니다. 시장구축에 필요한 정부주도의 적극적인 투자도 필요한 상황이다.

“일본 VR시장의 또 다른 허들은 기기 비용입니다. 비쌀 뿐 만 아니라 다양함에서도 부족합니다. 근데 정부의 보조도 없죠. (그러니 한국 VR 스타트업이 일본에 들어온다면 더 더욱 자본을 갖추고 들어와야겠습니다.)”

“그래서 VR산업을 하려면 이 분야에 대한 강한 열정이 필요하다고 말하곤 해요. VR이 완전히 성장하기 전까지 5년 정도의 기다림은 기본이라고 생각합니다. 성장하고 있는 시장이라서 변화가 많이 일어나기에, 사업의 방향을 바꿔야할 때도 있고, 공부도 많이 해야합니다. VR시장에 들어오려면 흔들리지 않을 수 있는 열정이 필요한 셈이죠.”

이런 어려움에도 TVS가 VR에 집중하는 이유가 있다.

“VR은 많은 사업에 적용될 가능성이 있어요. 특히 게임쪽에서 전망이 밝습니다. 역사적으로 새로운 디바이스가 발명되면 게임은 주요 콘텐츠가 되었습니다. PC가 그랬고, 지금의 모바일 게임이 그러듯이요. VR에서도 다른 어떤 분야보다 게임분야가 핫해질 것 같아요.”

추가적으로 TVS가 없으면 VR 스타트업을 돕는공식적인 단체도 부재하기에 막대한 책임을 느끼고 있다.

TVS는 앞으로 일본의 VR 시장 규모 확대에 더욱 일조하는 것이 목표다. 2016년 여름에 배출한 5곳의 VR 스타트업 중 4곳이 씨드 펀딩에 성공했다. 1기와 2기를 합치면 8개의 스타트업을 육성했고 그 중 7곳이 투자에 성공하는 이례적인 기록을 세우고 있다. Kiyoshi, Naoya와의 인터뷰가 끝난 뒤 3기 VR 스타트업도 만났다.

#MyDearest 

MyDearest의 COO이자 콘텐츠 작가 ‘Shotaro Chida’

MyDearest는 가상에서 독서할 수 있게 플랫폼과 콘텐츠를 제작중이다. 이들의 플랫폼을 통하면 독서가 ‘읽는’ 것에서 ‘체험’으로 변한다. 이곳의 콘텐츠 작가 Shotaro가 MyDearest를 통하면 편하게 독서할 수 있다는 것을 몸소 보여주는 중이다.

 

#ActEvolve 

ActEvolve 의 CEO Takuya Kato CTO Haruka Takano

한국 시장에 관심이 있는 ActEvolve팀. 인터뷰 바로 전날 한국에서 YJM 게임즈 미팅 및 한국 VR 체험방 투어를 마치고 귀국했다. VR을 통한 스포츠 게임을 개발하고 있으며 상대방이 던지는 장애물을 피하며, VR세계에서 더 오래 살아남은 플레이어가 이기는 게임이다.

 

#EXPVR

EXPVR의 CEO, Keigo Fujikawa

도시 히어로물 VR 게임을 만들고 있는 EXPVR. 형과 동생 모두가 엔지니어로 가족이 운영하고 있는 VR 스타트업이다. 적(화면의 빨간표시)을 칼로 베며, 도시에 고립된 아이를 구조하는 내용이다. 현재는 칼을 쓰는 히어로 한 명 캐릭터 밖에 없지만 도끼, 전기, 빗자루 등 다양한 무기를 쓰는 히어로를 제작중이다.

Tokyo VR Startup은 위의 세 스타트업외에도 다양한 분야의 VR 스타트업을 돕고있다. 스미스소니언 박물관에서도 쓰고 있는 InstaVR은 누구나 쉽게 VR 콘텐츠를 만들 수 있는 플랫폼이며, HoloEyes는 CT 스캔 데이터를 VR로 전환하는 기술을 개발중이다. 치료뿐만 아니라 의학 교육에도 용이할 것으로 보인다. 그 밖에도 음성을 VR 텍스트로 보여주는 소셜 VR 앱을 개발중인 GATARI, VR로 여행을 떠날 수 있는 Pretia 등 다양한 분야에 VR이 도입되고 있다.

콘텐츠의 부족으로 잠깐 VR 시장이 침체에 빠진 모습이지만, 아케이드 마켓(예, PC방 등)이 발달된 한국은 VR에서도 큰 기회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TVS도 한국과의 협업과 교류를 기다리고 있다하니, TVS를 방문해 일본이 어떻게 다음 도약을 준비하고 있는지 엿보는 것도 좋은 기회가 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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