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진짜유통연구소 박성의 입니다. 이제는 원래대로 돌아간 배민 수수료 이야기. 네 슬쩍 구어체 나오는 것 보니 느낌 오시죠? 무얼 써야 할까 고민하다가 고정적으로 올리는 월요일을 지나버려서 생각은 멈추고 손에 맡겼습니다! 최근에 네이버 글이 올라간 걸 보고 내가? 라며 놀라워하고 있습니다. 모비인사이드 감사합니다!

 

 

역시 배민이 핫하네! 존재감 보소


지난 4월초 열흘간 우리나라에서 가장 핫 했던 이슈는 무엇이었을까? 코로나? 총선?? 아니 아마도 배달의 민족이라는 배달 어플의 수수료 인상이야기. 대부분 기사에서 인상이라고 되어 있지만 실제로는 머 인상이라기 보다 배민의 수익 모델이 달라졌다는 걸로 보는게 맞다고 생각합니다. 광고 모델에서 수수료 모델로 변경. 그럼 갑자기 느닷없이 4.1일날 거짓말처럼 수수료 모델로 확 바꿨나?

그건 아닙니다. 수수료 모델인 오픈서비스는 작년에도 있었습니다. 사실 배민이 처음 사업 시작할 때부터 있었죠. 그러다가 우리가 어떤 민족입니까!!! 하면서 수수료 0 선언하고, 광고로 돈을 벌었다는 사실.

 

 

플래텀 발췌 2019년도 우아한형제들 실적…매출 5000억, 영업이익 -364억

 

 

기존 구조로도 영업이익을 충분히 내고 있었음(2018), 19년 -는 요기요와의 마케팅 대전. 이제 합체하면 저럴 이유가 없으니 최소 2018년 이익으로 돌아갈 수 있을 텐데…

 

 

 

이 부분은 구조를 아는 사람은 패쓰 하세요


그 수익 모델의 핵심이 울트라 콜~ 크!!! 이름 멋지네요. 울트라콜. 사실 지금 음식배달서비스가 이커머스와 겹쳐지는 부분이 많아서 자세히 보고 있지 그전에는 별개 영역으로 생각해서 따로 보지는 않았다능. 쿠팡이 쿠팡이츠 했으니까 보고, 배민이 비마트 하니까 보는 거지 머. 물류도 그냥 모르고 싶은데, 커머스 판에 다 물류 가지고 싸우고 맨날 배송으로 난리 치니까… 어쨌든! 울트라콜이 머냐~ 내 음식점 하나 노출하는데 월 88,000원짜리 정액제 모델임. 그 광고를 통해서 주문을 1건 받든 100건 받든 아예 주문이 안나오든 매월 고정적으로 88,000원 나가는 거. 근데 머 역시나 광고니까 돈 많은 음식점 점주는 광고로 플렉스 해버렸지 머야. 광고를 그냥 10개 20개 정도가 아니라 100개 200개를 쭈와아악~~~ 해버렸다는 거. 요걸 배민 이용가이드에 울트라콜 설명 이미지를 따라서 깃발 꽂기라고 불렀다는 점. 울트라콜은 콜을 받아도 수수료는 0인 오나전 정액제 광고 모델.

이러다 보니 아주 그냥 돈 많은 업체는 깃발을 왕창 꽂아서 음식점을 노출하고 다른 데는 노출이 안돼서 주문수가 적었다는 점. 그래서 배민은 이 문제를 해결하려고 울트라콜을 점포당 3개로 줄이는 정책을 도입. 그럼 장사하는 입장에서 100개씩 사던 사람이 3개 밖에 못사니까 97개 매출이 없어지겠네? 그럼 안되잖아!!! 그래서 오픈서비스를 위로 올리고 울트라콜을 아래로 내리는 방법을 병행! 즉 울트라콜, 오픈서비스 둘다 있는데. 사실상 오픈 서비스가 위쪽으로 노출되니까 울트라콜은 있으나 마나.

 

 

이걸 배민측에서는 기존에 대형업체의 노출 독점을 막고! 신규 업체, 소규모 업체가 맛, 가격, 서비스 등을 통해 공정한 경쟁을 할 수 있게 했다는 이야기와 52.8%라는 숫자. 이 오픈서비스를 통해서 이익을 보는 업체 비중이 52.8%가 된다고 보도자료를 쫘~~~~악.

여기서 잠깐 이익 보는 업체가 대략 반, 부담이 늘어나는 업체가 반이면. 실제 이익을 보는 쪽은 누구? 플랫폼이죠. 세상 어디나 장사하는 곳이면 적용되는 마법의 단어 파레토!!!!! 8에투! 법칙이 있지 않습니까. 어디가나 상위 20%가 80%를 먹는데 하위 52.8%가 이익을 보고 상위 47.2%가 비용을 더 쓰게 된다면 당연히 수수료 총액은 늘어나게 마련. 그것이 인지상정.

그러니 대형 업체를 중심으로 난리 난리가 남. 소형업체들도 일부는 내가 나중에 아주 그냥 잘될껀데. 하면서 난리가 난게 지금 상황. 1차 사과 후에 결국 분노모드가 지속되자, 2차로 다같이 나와서 사과하고 없던 일로 함…

 

 

<이게 사실상 업주들의 분노에 직접적인 내용이 아닐까… 열심히 단골을 만들어도 수수료를 내야함>

 

자 이제부터 본론. 다 아는 얘기만 한 장을 쓰다니 흠흠. 숏폼이 대세라는데 제 손이 숏폼에 적응을 아직
못했네.

 

그럼 배신의 민족이라는 현상태가 아니라 배달의 민족이었다면 괜찮았을까?

 

 

우리가 어떤 민족입니까부터 해서 배민, 민트는 참 사랑받는 브랜드 였고, 마케팅의 살아있는 모범답안이자, 끝없이 진화하는 브랜딩의 신세계였었었었음. 병맛도 배민이 하면 웬지 더 병신 같지만 멋있었지. 세상 비웃음 살 치믈리에 이벤트도 아주 그냥 못해서 안달나고. 그저 배민만 바라보면서 따라해서 먹고 사는 곳들도 있고, 배민이 계속 새로운거 만들어 내주니 마케팅 하는 쪽에서도 편했고 좋았었죠.

그러다가 갑자기 게르만 민족이 된다는 발표 이후! 응? 사랑했던 만큼 차갑게 너무도 냉정하게 변해버린 소비자. 실제 전체 소비자의 반응은 알 수 없지만, 포탈의 댓글과 SNS의 반응 기준으로 보면 냉랭하다 못해 분노! 좋아하는 아이돌 사인 포스터를 태우는 심정이 느껴지는 글까지 존재.

 

자 시간을 돌려서 배신의 민족, 게르만 민족인 상태가 아닌 우리가 사랑했던 배달의 민족인 상태에서 지금의 수수료 변경 건을 내놨으면 반응과 기사가 어떻게 나왔을까?


“안정적인 광고 수익을 포기하고, 신생/소규모 업체에 집중하는 배민”

“깃발 꽂기 문제제기에 배민이 새로운 서비스로 답했다”

“역시 배민, 코로나로 힘든 시기에 더 힘들 영세 자영업자 중심으로 수수료 제도 개편”

“배민의 품격 보여준 수수료 개편”

“안정적인 광고 대신 새로운 모험을 떠나는 스타트업계 대부”

“외국 자본 공세에도 착한 수수료로 맞서는 우리는 배달의 민족”

“모두가 두 자리 수수료로 힘들게 할 때 우리 민족만 한 손을 잡았다”

“배달의 영웅? 우리 모두가 배달의 민족”

 


만약 저런 제목으로 기사가 나왔고, 배민의 팬이 많이 남아 있는 상황이었다면 댓글은?


“스크롤을 내려도 내려도 왜 맨날 같은 집만 나오나 했네”


“동네에 음식점이 그렇게 많은데 배민에서는 왜 배달 안하시나 했네. 광고 때문에 그랬구만, 돈 많으면
직접하지 배민까지 와서 난장판 만드는 큰 업체들 반성하세요”


“버는 만큼 수수료 내는게 당연하지, 지금까지 그냥 꽁으로 장사했네”


“세상에 수수료 5.8%? 요기요는 13% 라던데 역시 배민”


“이커머스가 다 외국 자본으로 넘어간거 아시죠? 배달 시장도 요기요, 배달통 다 독일놈들이에요.
배민에 힘 싫어줍시다! 우리가 어떤 민족입니까!!!!!!!!!!!”


“나 지금 바로 요기요 앱 지우고 배민으로 주문함. 사장님 힘내세요. 수수료로 13%를 떼간다고
도둑놈들”

“코로나로 저도 일이 없어서 힘들어서 외식 생각은 안하고 냉장고 파먹기 하고 있었는데, 음식점
사장님들 힘내시라고 치킨 주문합니다. 다같이 힘내요”


혹여나 이런 분위기를 볼 수 있지 않았을까? 그리고 당연히 기본 개념은 장착했으니 아무리 팬을 등에 업고 있다 하더라도 총선 보름 앞에 수수료를 갑자기 좋은 쪽이든 나쁜 쪽이든 손대진 않았겠찌..


TMI: 이것은 상상 속의 상상이지만, 혹시나 언론 대응/위기 대응하던 담당자가 바뀐 것도 영향이
있을라나…

 

 

 

자 이제 마지막 망상으로 진입


기왕 손에 맡긴 거 끝까지 간다. 상상의 끝은 어디인가! 배민은 4.1일 거짓말처럼 총선을 보름 앞둔 코로나19의 유행 한복판에서 건드려서는 안되는 3대장 중 하나인 음식점을 건드렸을까?


1. M&A 결합심사가 코앞인데 아무래도 한정승인, 합병은 승인해주되 수수료 체계는 현재대로 3년 혹은 5년동안 유지하는 조건이야 라고 할까바 무리. 즉, 그대로 있다가 저렇게 승인이 나버리면, 수수료 올릴 수가 없으니 욕 왕창 먹더라도 한번 지른 것이다.

2. 정말로 정말로 작년부터 준비했던 거고, 내부에서 계산해 보니 전체이익을 보는 것도 맞고, 욕좀 먹지만 그래도 총선, 코로나 이슈에 묻혀서 슬쩍 지나 갈수 있을 거라는 말도 안되는 내부 전망으로 실행했다. 이렇게 까지 온 나라가 들썩들썩 할 줄은 몰랐다.

2-1. 인수한 쩐주쪽에서 요기요도 수수료 모델인데 배민도 수수료 모델로 맞추고, 그 대신 수수료는 낮게 가지머 라고 가이드를 줬다. 지금 정도는 아니라도 반발을 예상해서 일부 반대하였으나 결정을 바꾸지 못하고 실행.

3. 배민의 지분구조상 창업자가 M&amp;A에 반대할 만큼의 지분이 없어서 팔고 싶지 않았으나 투자자가
매각을 결정. 근데 지나고 나서 생각해보니 나는 팔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결합심사를 무산할 목적으로 한번 질렀다.


이런 상상을 하는 이유는 아무리 생각해도 현 시점에 저런 변경을 실행한 것이 이해가 되지 않아서입니다. 좀 알려주세요.

 

 

 

 

그리고 이건 좀 꼭 알아줬으면


배민 수수료 논란 관련해서 댓글이나 글들 중에 아니 주문도 받아주고 배달도 해주는데 수수료 5.8면 진짜 싼거 아니냐고 하는 글들이 있는데… 배달의 민족은 진짜로 정말로 말 그대로 주문만 대신 받아 줍니다. 그게 혁신이냐, 그따위가 머라고 하는 논란과 별개로 배달은 음식점에서 직접하는 거에요.

예전처럼 배달원을 직접 고용해서 하든, 지역에 배달대행 업체를 활용해서 하든. 배민라이더스가 있어서 이들이 배민 주문을 다 배달하는 줄 아는 분들이 있는데!!! 배민라이더스는 머냐! 원래 음식 배달하던 업체들은 그냥 배민에서 영업하면 배달합니다. 원래 하던거니까. 근데 음식점 중에 배달을 안하는 데들이 있잖아요. 그런데는 배달은 안하지만 굳이 찾아와서 포장해달라고 하면 포장은 해줍니다. 이런 업체들을 배민에서 배달해주는게 배민라이더스. 그런데 이제 요렇게 서비스를 시작해서 배달을 하기 시작했으니! 머하겠어요? 아예 노출에서 배달까지 다 하고 싶은 데도 있을꺼 아님? 일반적으로는 배달의 민족으로 계약하고, 그냥 다 알아서 해주세요! 할거면 배민라이더스로 계약하면 된다는 것. 당연히 배달비까지 포함해서 수수료로 받는 거지. 5.8% 와는 전혀 다른 이야기임.


요약: 배민은 주문만 연결해 준다. 배달은 음식점에서 알아서. 배민라이더스로 계약하면 배달까지 다 해준다. 현재 배민라이더스는 대략 5% 수준이라고 한다.

그리고 수수료에 대한 부분에서 수수료가 높냐 낮냐는 다른데와 비교할 것은 아니라고 봄. 백화점 홈쇼핑이 30%대 수수료고 오픈마켓도 기본 12~15%인데 음식배달 5.8면 정말 낮은거지! 라고 하는 건 너무 단순 수치 비교라는 것. 몸무게 100kg과 80kg 그램이 있으면 100kg이 비만이지! 라고 하는 이야기.


또한 이렇게까지 논란이 되는 이유는 명확함. 이제 와서 전화로 주문하던 세상으로 돌아갈 수 없기 때문. 소비자들도 전화가 익숙하지 않고, 모든 것을 휴대폰으로 해결하는 세상. 음식점 입장에서도 전화로 주문 받으면 전화 받을 사람도 있어야 하고, 주문 받는데 오류도 많이 발생함. 주문할 때 분명히 짜장면 주문했는데, 막상 짜장면 배달하면 짬봉 시켰는데 왜 짜장면 주냐는 일이 생기기 때문. 근데 증거가 없어. 앱으로 하면 주문에 딱 찍혀 있다는 사실. 공공 배달앱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겠다.

 

그걸 말로 해야 하나?


마지막으로 타다와 배민을 또 엮어서 스타트업 죽이기 프레임을 쓰는 곳들도 일부 있는데, 두가지는 사실상 많이 다른 영역. 타다는 법 자체를 바꾼 부분도 있고, 사실상 괘씸죄 영역도 들어가 있는 영역이지만, 배민은 독과점 영역으로 봐 줘야지. 그걸 어찌 판단할 지는 공정위에 넘겨야 하는 거고.

누구 편을 딱히 들 위치에 있지 않아서 편하게 이야기하면. 스타트업이 지금 받고 있는 혜택을 대기업에 줬으면 전체 기준으로 효율은 훨씬 좋아졌을 것. 그럼에도 대기업이 모든 영역에 다 잡아먹는건 조정해줘야 하는 것도 맞음. 스타트업 만이 선은 아니고, 대기업이 악의 축도 아님. 각각의 사안에 따라 판단해 줘야지.

오늘은 정말 짧게 쓰려고 했는데 망해쓰요… 그래도 중간중간 아는 얘기 넘어가면서 쓰면 금방 보실 수 있을 겁니다.

 

오늘도 여기까지 읽어 주셔서 고맙습니다.

진짜유통연구소 박성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