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도 어느덧 마지막 지점에 도착해 있습니다.

모두에게 기대가 컸던 한 해였습니다. 코로나로 한 해가 통째로 허망하게 지나버리기 전까지는요.

하지만 어느 때보다 눈에 띄는 마케팅 활동들도 많았고 트렌드의 큰 변화도 있던 시간이었습니다.

어수선한 요즘은 당장 어제의 일도 생각나지 않는데, 한 해 동안은 어떤 일들이 있었던 걸까요?

10년 차 현업 마케터가 지나온 시간의 순서대로 주요 마케팅 이슈들을 보기 쉽게 정리해봤습니다.

(마케팅 이슈의 시기를 특정하기 어렵거나 겹치는 경우 임의로 시기를 배정했음을 알려 드립니다.)

 


 

1월. 챌린지 마케팅 (아무노래 챌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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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Gramho

 

지코의 아무노래 챌린지가 2020년의 첫 포문을 열었습니다.

재치 있는 멜로디도 좋았지만 무엇보다 재미있고 중독성 있는 안무가 큰 마케팅 역할을 했습니다.

음원 출시 시점에 이효리, 강한나 등 동료 연예인이 커버 영상으로 시드 콘텐츠를 만들어주었고 이후에 틱톡과 유튜브 등의 SNS 플랫폼을 통해서 일반인과 인플루언서에게까지 확산되었습니다. 프로듀스101 픽 미 이후로 대한민국을 강타한 국민 안무로 디지털 세대에게 반향을 일으켰으며 이후 많은 브랜드와 지자체들이 아무 노래 챌린지 마케팅의 성공사례를 벤치마킹하기도 했습니다.

 

 

2월. 트로트 열풍 (미스터트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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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TV조선

 

2020년 대한민국은 트로트의 해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트로트의 인기가 높았습니다.

TV조선에서 방송한 미스터트롯 프로그램을 통해서 임영웅, 영탁, 이찬원 등 비교적 젊은 세대의 가수들이 등장하며 장년층의 전유물이자 성인가요로 인식되던 트로트를 대중화하는데 성공합니다.

이후 미스터트롯을 모티브로 수많은 트로트 경연 프로그램과 라이징 스타가 만들어지게 되었고 CF와 예능 할 것 없이 TV만 틀면 트로트 한 소절을 듣지 않을 날이 없을 지경에 이르게 됩니다.

유튜브와 디지털콘텐츠의 득세 속에서 매스 미디어의 힘을 실감할 수 있던 한 해이기도 했습니다.

 

 

3월. 도른자 마케팅 (빙그레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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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빙그레 인스타그램

 

올 해 가장 기억에 남는 기업 인스타그램은 단연 빙그레였습니다.

빙그레는 ‘빙그레우스’라는 캐릭터를 통해서 SNS 채널의 아이덴티티와 세계관을 구축했습니다.

기존의 기업 SNS 채널은 브랜드에서 보여주고 싶은 이미지나 메시지, 이벤트 내용이 주류였다면 빙그레우스 캐릭터는 고객 스스로가 주체적으로 콘텐츠로서 소비하고 놀 수 있게 해주었습니다.

이후 하반기에 꽃게랑이 지코와 콜라보한 꼬뜨게랑, 켈로그의 야심작 파맛첵스 마케팅 캠페인은 이른바 ‘도른자 마케팅’이라는 별칭을 얻으면서 디지털 세대에게 큰 재미와 화제가 되었습니다.

 

 

4월. 테스트 열풍 (MBT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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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아트인사이드

 

한 해 동안 MZ 세대에게 가장 큰 반향을 일으켰던 것은 단연 MBTI 테스트입니다.

MBTI 테스트는 과거 별자리 분석이나 혈액형 테스트와는 비슷하면서도 조금 다른 결을 가지는데 흥미요소는 물론, 나름의 근거를 통해 분석된 결과를 가까운 지인들과 공유하면서 보다 정확한 취향과 성향을 이해하고 싶어하는 MZ 세대 나름의 대인관계 형성 코드와도 맞아 떨어졌습니다. 이후 연애 능력치 테스트, 호불호가 갈리는 부먹, 찍먹과 같은 다양한 취향 테스트가 등장하면서 실제 기업의 마케팅 활동에도 이러한 테스트 포맷이 많이 활용된 한 해이기도 했습니다.

 

 

5월. 밈 열풍 (1일 1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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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1깡 문화의 첫 시작점은 19년 겨울, 한 여고생의 유튜브 커버영상으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처음에는 오글거리는 가사와 과장된 안무를 흑역사로서 풀어낸 해학이자 유희 같은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점차 네티즌들은 아티스트로서 진지하고 꿋꿋이 활동했던 가수 비의 열정을 존중하면서 많은 패러디와 관심을 쌓아갔습니다. 결정적으로 MBC ‘놀면 뭐하니’에 당사자인 비(정지훈)가 직접 출연하면서 대중의 관심에 화답했고, 이는 ‘싹쓰리’라는 혼성 그룹의 결성까지 이어졌습니다. 이후 박재범이 이끄는 AOMG 아티스트들과 협업해 정식으로 리메이크 음원이 출시되기도 했으며 인기에 힘입어 새우깡 CF 모델 발탁 등 전성기를 누리며 90만 명의 유튜브 채널까지 일궈냈습니다.

 

 

6월. 굿즈 대란 (스타벅스 레디 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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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스타벅스

 

스타벅스는 여름 시즌 한정 사은품으로 ‘레디백’이라는 여행용 가방 증정 행사를 기획했습니다.

매년 시즌 별로 특별한 굿즈를 선보이는 스타벅스는 기존에도 많은 관심과 사랑을 받고 있었지만 올해 레디백은 그야말로 사회에 큰 파장과 파란을 일으켰습니다. 한 고객은 레디백을 받기 위해 커피 수 백 잔을 주문해서 음료 수령을 포기하고 가방만을 받아 가는 경우도 있었으며 각종 중고 플랫폼에서는 웃돈을 붙인 가격으로 레디백이 거래되기도 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싶은 불편한 시선을 보냈지만 스타벅스의 입장에서는 최고의 마케팅이 되었습니다.

 

 

7월. 유튜브 유니버스 (가짜 사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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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PD저널

 

유튜브 피지컬갤러리 채널을 통해 공개된 ‘가짜 사나이’라는 예능 콘텐츠는 큰 이슈가 되었습니다.

실제 특전사 훈련을 체험하는 이 콘텐츠는 교관과 참여자 모두가 유튜버로 구성된 다큐 포맷으로 연출을 가미하지 않은 리얼한 훈련 스토리에 시청자들은 재미와 감동을 느끼면서 열광했습니다. 다만 성황리에 마친 첫 시즌 이후 시즌2가 시작되면서 지나치게 가혹한 훈련 방식과 폭언 등으로 교관과 콘텐츠에 대한 논란이 끊이질 않았고, 끝내 송출이 중단되는 사태가 발생되기도 했습니다.

시청자들에게 가장 많이 사랑받은 에이전트H와 이근 교관은 각각 2020년 유튜브 구독자를 가장 많이 확보한 10인에 선정되기도 했습니다.

 

 

8월. 부캐열풍 (싹쓰리, 둘째이모 김다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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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데일리굿뉴스

 

지난해 ‘유산슬’이라는 캐릭터로 MBC 신인상을 수상한 유재석은 새로운 부캐에 도전했습니다.

유두래곤, 비룡, 린다G로 구성된 3인조 혼성그룹 ‘싹쓰리’는 정식 가수로서 음악방송에 데뷔하면서 예능 프로그램에서의 기성 연예인들의 새로운 도전을 조명했습니다. 이후 개그우먼 김신영은 트로트 가수 ‘둘째이모 김다비’로 변신하며 또 다른 정체성과 캐릭터를 찾는 흐름이 이어졌습니다. 이러한 부캐 열풍은 최근 MZ세대를 중심으로 평생직장이라는 개념 대신 여러 역할을 수행하면서 다양한 정체성을 찾아가는 ‘n잡세대’를 연상하게 하는 사회적 현상을 낳기도 했습니다.

 

 

9월. 언택트 마케팅 (나훈아 콘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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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ablecom의 네이버포스트

 

8월을 지나오면서 코로나 확진자가 일시적으로 크게 증가하면서 다시금 사회를 뒤흔들었습니다.

이에 연초부터 꾸준히 공감을 얻으며 확대되던 재택근무와 언택트 문화에 대한 관심이 늘어났고 기업들은 비대면으로 행사나 콘퍼런스를 개최하고 ‘웨비나’라고 부르는 웹 세미나가 생겨났습니다. 9월 추석 연휴에 TV로 방송된 나훈아 콘서트는 전 세계의 팬을 대상으로 비대면으로 진행되었고 한 항공사에서는 해외여행을 가지 못하는 고객들을 위해 비행기를 타고 되돌아오는 신개념 관광상품을 기획하기도 했습니다. 카카오에서는 비대면 업무 플랫폼인 ‘카카오웍스’를 출시했습니다.

 

 

10월. 이종업종 콜라보 (천마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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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뉴스컬쳐

 

대한제분 브랜드 ‘곰표’가 처음 쏘아 올린 이종업종 콜라보 열풍은 19년부터 계속되어 왔습니다. 기존 콜라보 마케팅의 특징은 카카오 프렌즈나 펭수처럼 인기 캐릭터를 이식해오는 형태였다면 곰표 패딩과 참이슬 백팩, 천마표 팝콘 등으로 대변되는 이색 콜라보는 조금은 다른 모습입니다. 기존 브랜드가 가진 인식과 아이덴티티가 마치 에일리언처럼 제품의 영혼을 지배하며 본래부터 존재했던 제품처럼 친숙하고 잘 어울리게끔 녹아들어 재미와 기대감을 선사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12월. 이커머스 춘추전국 (쿠팡, 네이버쇼핑, 인스타/페북 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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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CJlogistics

 

한 해 동안 꾸준히 성장해왔던 이커머스 시장 주요 플레이어의 경쟁이 정점으로 치닫고 있습니다.

과거 소셜커머스가 태동했던 때처럼 쿠팡과 네이버쇼핑, 컬리와 SSG 등이 치열하게 겨룬 올해는 이커머스 역사의 한 페이지로 기록되었습니다. 로켓배송과 새벽배송으로 대표되는 배송 경쟁이 화두였으며 네이버는 CJ와의 협업을 통해서 풀필먼트 서비스를 예고하고 있습니다. 이 외에도 내년에는 11번가와 손잡은 아마존의 국내 진출, GS홈쇼핑과 GS리테일의 합병 시너지 등으로 유통시장은 또다시 뜨거운 격전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곽팀장님의 브런치 글을 모비인사이드가 한 번 더 소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