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글에서 최근 몇 년을 관통하는 마케팅 키워드는 ‘재미’라고 말씀드렸습니다. 관심 있으신 분들은 해당 글을 먼저 살펴보시면 좋을 것 같고요. ^^

이러한 작은 재미를 추구하는 트렌드는 꽤 오래전부터 있었죠. 스마트폰이 대중화되면서 언제 어디서나 즐길 수 있는 ‘스낵 컬처’가 인기를 끌었습니다. 이제 우리가 인터넷에서 볼 수 있는 대다수 콘텐츠가 ‘스낵 컬처’인지라 이 용어를 별도로 쓰기도 어색할 정도죠..

 

* 스낵 컬처 : 과자를 먹듯 5~15분의 짧은 시간에 문화 콘텐츠를 소비한다는 뜻이다. 웹툰, 웹 소설과 웹 드라마가 대표적인 스낵 컬처다.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즐길 수 있는 스낵처럼 출퇴근 시간이나 점심시간 등 짧은 시간에 간편하게 문화생활을 즐기는 라이프 스타일 또는 문화 트렌드를 말한다. (네이버 지식백과)

 

이제 이러한 흐름이 콘텐츠에서 실물로 넘어왔습니다. 어쩌면 스낵 컬처를 주도하던 세대가 구매력이 좀 더 생겨서일까라는 생각이 들고요..  

그렇다 해도.. 스타트업이라면 모를까, 대다수 기업에서는 아직 광고나 마케팅에 있어 ‘품격’을 중요시하는지라.. 재미 요소를 도입해야겠다고 하려면 좀 더 설득력 있는 이유가 있어야겠죠?!

 


 

왜 ‘재미’와 ‘마케팅’을 연계해야 할까?

1. ‘재미’가 있어야 ‘확산’된다.  

 

지금도 그렇지만 소셜 플랫폼들이 대중화되면서 UGC(한때 UCC라고 많이 불린)를 만들어 내는 마케팅이 유행했습니다. 그렇다 해도 보통 온라인에서 한정된 프로모션 정도였지, ‘Product*를 연계해서 대대적으로 진행된 수준은 아니었죠. 우리나라에 본격적으로 이런 형태가 등장한 건 #채워바나나 캠페인 때부터가 아닐까 싶네요..

 

* 여기서 굳이 ‘Product’라는 표현을 쓴 이유는 ‘제품’ ‘상품’ 뿐 아니라 ‘서비스’나 ‘콘텐츠’를 포괄하는 용어를 쓰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제품’이라고 할 경우엔 유형의 실물을 생산하는 경우로 제한될 수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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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그레 바나나맛 우유의 ‘#채워바나나’ 캠페인

 

마케터 입장에선 소비자들이 직접 제품, 또는 브랜드를 알리는 포스팅을 해주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죠. 이런 걸 인위적으로 만들어 보려고 인플루언서를 쓰기도 하고, 욕심이 과하면 뒷광고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하지만 자연스러우면서도 제품 중심으로 노출을 이끌어 내기는 참 쉽지가 않습니다.

 

* 인위적인 바이럴 말고, 진짜 소비자의 반응을 알아보려면 구매 댓글을 살펴보는 것이 좋습니다. 우리 제품과 경쟁사를 함께 보면 더 좋겠죠.. 만약, 배송이 빨라서 좋아요. 많이 파세요 정도가 대세라면, 딱히 이야깃거리가 없는 겁니다. (그렇다고 댓글 알바를 쓰진 마시구요)   

 

소비자들은 보통 자기 과시형 콘텐츠들을 올리고 싶어 합니다. 사용하는 브랜드나 제품이 곧 나를 대변하는 사회기 때문에 좋은 호텔에서 숙박 리뷰를 올리거나, 해외여행에서 풍경 사진을 올린다거나 하는 것을 좋아하죠.. 보는 입장에선 그런 것들을 통해 대리만족을 느끼기도 하지만, 스트레스의 요인이 되기도 합니다.

사실 SNS 콘텐츠 대부분은 소비와 연관된 것입니다. 맛집, 여행, 언팩 등등.. 우리는 많든 적든 우리는 우리는 소비를 할 수 밖에 없으니까요. 많은 돈을 쓰거나 큰 노력을 들이지 않아도, 우리의 소소한 소비가 ‘자랑하고 싶은 콘텐츠’가 될 수 있다면 꿩도 먹고 알도 먹고, 1석2조가 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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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번가에서 단독 판매한 <오뚜기 레트로 팩>

 

이런 재미의 요소가 있는 ‘Product’는 요즘 소비자들이 중시 여기는 ‘가성비’를 높여줍니다. 이왕 사야 할 거라면, 심지어는 그냥 예쁜 쓰레기가 될지언정 상관없죠. (우리에겐 당O마켓이 있으니까요!) 인증 사진 한 장 만으로 인싸가 될 수 있는 기회를 놓칠 순 없습니다.. 이런 가성비 또는 1석2조의 효과는 마케터 입장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판매도 늘리고, 자발적 확산 효과도 거둘 수 있으니까요~

 

 

2. 관심이 곧 구매.  

 

어벤저스를 보셨나요? 그럼 타노스의 건틀렛을 아시나요? 손가락 한번 튕기면 온 우주의 절반을 날려 버릴 수도 있는 무시무시한 힘을 가지고 있죠..

현대 소비자도 손가락 한번 튕기면 원하는 걸 즉시 받아볼 수 있습니다. 요샌 오전에 구매하면, 오후엔 받아 볼 수 있죠. 계좌 개설 같은 것도 즉시 할 수 있고, 오프라인이라도 몇 백 미터 안의 편의점에 가면 웬만한 건 다 구비되어 있습니다.

예전엔 소비자의 구매 여정(Consumer Journey)을 분석하려는 노력이 있었지만, 이제 여정은 너무나 짧아졌습니다..’관심’은 곧바로 ‘구매’로 이어지죠. 고민은 배송만 늦출 뿐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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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은 Micro Moments로 어떤 ‘욕망’이 행동으로 이어지느냐를 제시합니다. (think with google)

 

Google의 Micro Moments가 보여주듯, 어떤 욕망이 생긴다면 곧바로 행동(Action*)으로 이어집니다. 이 행동이 대단한 건 아닙니다. 스마트폰을 집어 드는 거죠.. 물론 반대의 경우도 있습니다. 스마트폰을 보다가 관심이 생기는 경우도 많으니까요..  

 

* Action은 Consumer Journey Model에서 보통 ‘구매’를 뜻합니다. 처음 이런 모델을 만들어질 때만 해도, 4~5단계를 거친 가장 끝 영역에 있었는데, 점점 앞으로 당겨지고 있죠.. (참고 링크)

 

그럼 관심을 끄는 방법은 뭘까요? 말장난 같지만, 남들이 관심 있어 하는 또는 관심 있어할 것 같은 Product여여야 합니다, 아주 비싸거나, 아주 싸거나, 아주 멋지거나… 아니면 재미있는…

 


 

대학시절 마케팅 교수님이 이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PR은 제품을 알리는 것이고, 광고는 제품을 더 좋다고 말하는 것이고, 마케팅은 어떤 제품이 팔릴까를 고민하는 것이다’

디지털 세상이 열리면서 제품의 본질 자체를 바꾸지 않아도, 이미 출시된 제품에도 마케터가 소비자에게 먹히는 컨셉을 덧씌울 수 있게 되었습니다.

 

다음번엔, 디지털 시대의 ‘소비자’에 대해 좀 더 살펴보려 합니다.

 

 

Ryan Choi님이 브런치에 게재한 글을 편집한 뒤 모비인사이드에서 한 번 더 소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