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하면 가짜 리뷰를 걸러낼 수 있을까?

 
 

정확히 2달 전, 태교 여행으로 제주도에 다녀왔다. 프로젝트 마감으로 바쁜 시기였지만 어쩔 수 없었다. 미리 잡아둔 항공권과 숙소를 취소하지 못했고 결국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월정리 근처에 숙소를 잡았는데 저녁을 항상 숙소 근처에서 먹었다. 월정리 해변 근처에는 예쁜 카페는 많았지만 맛있는 밥집은 없었다. (어쩌면 내가 못 찾았을지도..) 어쩌다 들어간 음식점들은 하나같이 맛이 없고 가격은 무지하게 비쌌다. 그럴 때마다 카카오맵을 켜고 분노의 리뷰를 남겼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내가 쓴 돈과 시간이 너무 아까울 것 같았다. 제발 다른 사람들은 리뷰를 보고 방문하지 않아서 음식점 사장님이 정신 차리게 하고 싶었다.

 

나에겐 최악의 음식점이 왜 남들에겐 별 5개 만점인지 모르겠다.. 다시 말해 위 리뷰들은 광고이거나 내가 최악의 메뉴를 시켰거나 둘 중 하나다.

 

 

소비자의 87% 방문하는 장소의 리뷰를 본다

 

내가 더 열 받았던 이유는 블로그와 인스타그램 검색을 통해 추려서 방문한 곳들이 하나같이 형편없었기 때문이다. 검색을 통해 나오는 리뷰 중 광고가 아닌 리뷰는 찾아보기 힘들었다. 광고성 리뷰가 훨씬 많고 상단에 위치했기 때문인지 제대로 된 리뷰는 좀처럼 눈에 띄지 않았다. 하지만 매번 그랬던 건 아니다. 리뷰가 괜찮아서 방문했던 곳 중 정말 음식 맛이 괜찮은 곳도 많았다. 이처럼 리뷰는 방문 또는 구매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 설문에 따르면 소비자의 87%가 지역 비즈니스에 대한 온라인 리뷰를 읽는다고 한다. 가장 중요하게 검토하는 요소의 순위는 별점, 합법성, 최근성, 감정, 개수 순서였다고.

 

 

코로나로 인해 리뷰 데이터의 중요성은 커졌다

 

코로나 때문에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사람들은 배달 음식을 엄청나게 시켜 먹는다. 이때 거의 대부분의 사람이 리뷰를 보고 구매 여부를 판단하게 된다. 별점, 평가, 리뷰 수 등 평가 항목은 서비스마다 다르지만 분명한 건 리뷰가 구매에 굉장히 영향을 많이 준다는 것이다. 그리고 앞으로 리뷰는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리뷰는 잠재 고객을 유치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수단이다. 그래서인지 리뷰를 어뷰징하려는 업체가 날이 갈수록 많아지고 있다.

 

트립 어드바이저도 온라인 주문이 되는지 처음 알았다.

 

가짜 온라인 리뷰는 얼마든지 조작이 가능하다

 

여행을 자주 하는 사람들이라면 ‘트립어드바이저‘라는 서비스를 알 것이다. 여행지의 숙소 및 음식점에 대한 사람들의 평가를 알 수 있는 서비스인데 많은 사람이 처음 방문한 곳에서 좋은 경험을 하기 위해 사람들이 올린 리뷰를 참고한다. 2015년도에 이탈리아 북부의 작은 마을에서 실제로 존재하지도 않는 식당이 트립어드바이저 순위 1위에 올랐다고 한다. 어떻게 가능했을까. 이탈리아의 온라인 신문사에서 포털 사이트 순위도 조작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날조를 감행했다고 한다. 먼저 가상의 식당 정보를 만들고 리뷰단을 동원해서 가짜 리뷰를 생산해냈다. 그리고 훌륭한 리뷰를 받은 그 식당은 결국 마을에서 가장 훌륭한 식당 순위 1위를 차지했다고 한다.

이처럼 온라인 리뷰는 마음만 먹으면 충분히 조작이 가능하다. 물론 초기 비용이 들긴 하지만 생각보다 많은 사장님이 거짓 리뷰의 유혹에 넘어가고 있다. 네이버 스마트스토어는 워낙 경쟁이 치열하다 보니 같은 제품일 경우 리뷰가 많은 상품을 구매하는 경우가 많다. 불안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프리랜서 마켓 ‘크몽’에서 ‘구매평’이라고 검색을 하면 엄청나게 많은 어뷰징 업체들이 홍보하고 있다. 대부분 리뷰단을 모집해서 특정 키워드로 상품을 구매하게 하고 사진과 정성스러운 후기가 담긴 리뷰를 작성하게 한 뒤, 상품 가격과 리뷰에 따른 비용을 별도로 받는 식이다. 이렇게 하면 판매자가 돈만 지불할 경우 누구나 자신이 올린 상품에 엄청난 후기를 모을 수 있다.

 

크몽에서 ‘구매평’ 작업을 서비스하는 업체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플랫폼의 어뷰징 방지 정책에도 틈은 존재

 

하지만 네이버가 바보가 아닌 이상 이런 어뷰징 행위는 알고리즘으로 잡아낸다. 실제로 주변에 이런 작업을 하다가 적발된 업체는 상품 노출이 순위권이었다가 검색이 안 되는 상황까지 발생했다. 참고로 네이버는 어뷰징 행위가 적발될 경우 경고 없이 상품 노출을 막는다. 그러니 업체들의 유혹에 현혹되셨다면 지금이라도 정직하게 리뷰를 쌓으시길 바란다. 하여튼, 플랫폼 알고리즘 내지 담당자가 적발하기 전까지 소비자는 이런 가짜 리뷰에 속을 수밖에 없다. 아무리 정교한 알고리즘이라 해도 적발에 시간이 걸린다. 또한 그런 알고리즘을 교묘하게 빠져나가는 경우가 발생하지 말란 법은 없다.

 

 

가짜 리뷰는 처음에는 좋지만 결국엔 독이 된다

 

제품이 가짜 리뷰로 긍정적 평판을 얻으면 판매자는 이제 사람들이 그런 리뷰를 보고 제품을 구매하는 효과가 나타나리라 생각한다. 하지만 미국 UCLA 대학의 연구팀이 미국 아마존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초기에는 판매량이 증가하고 판매 순위가 평균 12.5% 상승했으나, 효과가 오래가지 않았다고 한다. 오히려 판매자가 가짜 리뷰 작업을 멈추고 2달이 지나자 평균 평점은 6.3% 하락하고, 판매 순위는 기존 대비 21.5% 내려갔다는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아마존은 네이버나 쿠팡보다 지극히 고객 중심적인 서비스다. 2019년에만 이런 어뷰징을 잡는데 8,000명의 인력과 5억 달러 이상의 예산을 사용했다고 한다. 만약 적발될 경우 페널티가 엄청난 건 당연하다. 그럼 소비자는 어떻게 가짜 리뷰를 걸러낼 수 있을까. 해당 글에서는 가짜 리뷰를 걸러내는 3가지 방법을 소개하고 있다. 리뷰를 볼 때 이 정도만 해도 가짜 리뷰 절반은 걸러낼 수 있을 듯하다.

 

  • 별점보다는 리뷰에 더 관심을 기울이고, 부정적 리뷰도 같이 읽어볼 것
  • 리뷰를 볼 때 인기순 정렬이 아닌 최신순으로 변경해서 읽어볼 것
  • 사진이나 비디오가 지나치게 많은 리뷰는 가짜 리뷰이니 믿고 거를 것

 


 

 

온라인 리뷰는 이제 무시할 수 없는 영역이다. 아니, 판매자 입장이라면 무시해서는 큰일 난다. 솔직한 고객의 피드백을 듣고 이를 개선해서 더 좋은 서비스 혹은 음식을 제공하는 경우도 많다. 가끔은 정직한 음식점에 블랙 컨슈머가 평점 테러를 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그보다 돈을 써서 리뷰를 어뷰징하는 경우가 100배 혹은 그 이상으로 많을 것이다. 소비자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너무나 화가 나는 일이다. 이 글의 결론은 판매자가 다른 리뷰 업체와 제휴를 통해 리뷰를 가져오거나(익스피디아와 트립어드바이저 같은) 리뷰 이벤트나 손편지를 통해 리뷰를 쌓을 게 아니라면 어뷰징은 결국 독이 된다는 것이다.

코로나로 여행 욕구를 꾸역꾸역 참아가던 중, 겨우 여행을 가서 리뷰를 보고 음식점에 갔는데 형편없는 음식이 나온다면 기분이 어떻겠는가. 소비자는 할 수 있는 게 없다. 할 수 있는 건 의심과 더 많은 검색뿐이다. 그 때문에 플랫폼 업체에서 좀 더 엄격한 기준을 적용할 필요가 있다. 어뷰징을 하는 업체에 대한 페널티를 강화하면 어뷰징이 그나마 좀 줄어들지 않을까. 물론 그렇게 해도 100% 잡아낼 수는 없겠지만 말이다.  

 

카이로스님이 브런치에 게재한 글을 편집한 뒤 모비인사이드에서 한 번 더 소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