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잘 알 수 있는 소비자는 바로 자기 자신이다. 하지만 3자의 행동은 잘 관찰하면서, 자기 자신을 관찰하기란 쉽지 않다. 자신의 모습을 3자의 입장에서 쳐다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자기 자신도 알기가 쉽지 않은데, 다른 사람을 어떻게 잘 알 수 있을까? 그래서 ‘나는 나를 관찰하기 시작했다.’

내가 어떤 썸네일, 어떤 카피에 이끌리는지. 어떤 콘텐츠를 클릭해서 소비하는지 관찰하고 아이폰 메모장에 그때그때 기록했다. 하루에도 수십개 어쩌면 100개 이상의 콘텐츠를 소비하기 때문에 모두 일일이 기록하진 못했다. 아! 맞다! 하는. 순간 마다 꾸준히 기록을 했더니 어느 새 30개가 모였다.

내가 어떤 이유에서 이 카피들을 클릭했고, 이 카피에 끌렸는지 적어둔 나의 기록을 오늘 대방출한다.

원래는 50개가 모이면, 그때 이유는 따로 적지 않고 카피들만 적어서 공유를 하려고 했지만 오히려 내가 무엇때문에 끌렸는지까지 적어주는 것이 다른 사람들에게 더 유익하기도 하고, 다시 한번 나를 되돌아보면서 나에게도 도움이 될 것이라 판단해서 이유까지 함께 공개한다.

 

  • ~는 못참지 – 당시 트렌드였다. 나중에 언젠가 활용할 것이라는 생각으로 기록.
  • 어서오고 – 둘리 짤로 인해서 파생된 트렌드. 나중에 언젠가 활용할 것이라 생각하고 실제로 활용하기도 했다.
  • 현장이지 말입니다 – ~지 말입니다.는 군대에서 자주 썼던 말투인데, 어떤 내용을 강조하기에 좋다. 그리고 군대를 다녀온 사람에게는 익숙해서 친근감 역시도 전달이 가능하다.
  • 쉿, 울지마 나의 작은 새 ( ͡° ͜ʖ͡°) – 요즘 MZ 세대는 주접을 떨며 놀고 오글거리는 이런 멘트를 일부러 사용하는 경우가 있다. 이걸 카피에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했다.(타겟이 MZ세대라면)
  • 겨울이 찾아 왔습니다. 캐롤은 고개를 들어주세요. – 마피아를 활용한 카피로, 이렇게도 활용할 수 있구나를 깨달았다.
  • 네가 결혼하면 우리 같이 쓰는 넷플릭스 아이디는? – 친구가 결혼을 했는데, 넷플릭스 아이디를 물어보는 게 너무나 재밌었다.
  • 커플바라보다 빈정상한 솔로 고양이 – 브런치 메인에서 발견했는데, 커플을 바라보는 고양이의 아련한 사진과 함께 이 카피를 봤을 때 안 누를 수 없었다. 고양이들도 짝이 있구나. 마치 사람 같이 느껴졌다.
  • 방송 최초로 공개한 정재형 집 클라스 – 연예인, 유명인, 권위 있는 사람의 인지도를 이용해서 궁금증을 자아내는 카피다.
  • 염따 빅나티 의외의 케미 –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사람 둘의 의외의 케미라는 점이 흥미를 자극하고 궁금증을 자아냈다.
  • 아내의 털밍아웃 – 커밍 아웃을 이런 식으로 이용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 장뚜기, 네가 재밌게 살았으면 좋겠어 – 친구가 나에게 이야기를 하는 듯한 카피를 활용해서 무조건 누를 수 밖에 없게 만들었다. 안의 내용이 어떤 거라도 아마 클릭했을 것이다. 특히 요즘 같이 힘든 시기에 이런 따뜻한 말을 카피로 사용하는 것이 효과적이라 생각한다. 다만, 이것은 이메일 구독 서비스에 좋은 카피다. 왜냐하면 장뚜기 라는 부분은 자신이 구독 서비스를 신청할 때, 기입한 이름이나 별명이 들어가기 때문이다. 개인화 서비스가 가능한 것이다. 
  • 다 무신사랑 해 – 무신사랑 하자는 의미이기도 하고, 무신사를 사랑한다는 뜻도 있는 좋은 카피.
  • 겨울이 와르르 와르르 – 와르르와 겨울의 조합이 낯설면서도 어떤 느낌인지 이해가 되는 카피.
  • ㄹㅇ 이건 킹받지(화난 이모티콘 5개) – MZ세대가 자주 쓰는 단어를 카피로 사용하고 이에 어울리는 아이폰 이모티콘 5개를 사용해서 쉽게 와 닿았다. 
  • 여기 우리나라 맞음?! ㄷㄷ – 어떤 곳인지 궁금했고, 우리나라라면 나도 나중에 가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썸네일 이미지가 중요한 듯)
  • 유료광고(썸네일), 뭔지는 비밀 – 유료광고라는 4글자 썸네일만 보고 비밀이라니깐 호기심이 자극 되었다.
  • 사람의 호의는 돼지고기 정도까지만, 이유없는 소고기는 없다. – 소고기와 돼지고기에 비유한 것이 흥미로웠고, 흥미가 맛있게 느껴진 느낌
  • 재벌이라는 소문이 무성했던 그 인턴 소녀 – 회사의 가장 말단이라고 할 수 있는 ‘인턴’과 많은 것을 가진 ‘재벌’이라는 단어의 조합이 신선했다.
  • 술 아닌 술, 무알콜 맥주가 뜨는 이유 – 무알콜 맥주가 뜬다는 것을 처음 알았고, 알쓰인 나의 흥미를 자극시켰다.
  • 캐주얼 룩의 한 끗 차이 – 센스 있다는 표현을 한 끗 차이라고 표현한 것이 기발, 적절
  • 직접 내려 건강한 물 – 신뢰감이 느껴지는 카피, 정수기의 기능을 간접적으로 카피 속에 넣어서 표현했다.
  • 혼자서 6개월 만에 1억 벌고 알게 된 6가지 진실 / 5번 퇴사하고 억대연봉 되며 배운 것들 – 나도 짧은 기간에 1억을 벌고 싶으니깐. 그 비결이 궁금하니깐. 이 영상을 보면 뭔가 알 수 있을 것 같아서. 6개월이라는 짧은기간에 1억이라는 큰 돈을 내세워 어그로를 끌 수 있다. (쉽지만 충분히 자극적)
  • 이름도 어려운 백신 종류, 한 걸음 더 – 추가 설명을 한 걸음 더 나아간다는 것으로 빗대어 표현한 것이 인상적
  • 카카오톡 지갑과의 첫 만남을 환영합니다 – ‘환영합니다’라는 말이 좀 더 인간적인 느낌으로 느껴지고 다가왔다.
  • good bye sadness, hello happiness – 가볍지만 인상적, 감성적
  • 왜 무신사를 찾는가 – 무신사의 성공 이유를 비교적 정확하게 전문가의 시선에서 알고 싶었다.
  • 신입 형사 면접 보러 가서 댄스 신고식 한 썰 푼다 – 사람들은 남의 ‘썰’에 관심이 많다. 그리고 재미난 썰이 화제가 되기도 한다. 실제로 ‘썰’을 이용한 마케팅으로 왓챠는 프로그램을 흥행시키기도 했다. 
  • 당신의 조직은 안녕하신가요? – 상대에게 질문을 던져, 되돌아보게 하고 더 나아가 그럼 개선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하는지 너가 설명해봐 라는 심리가 들게 만들었다.
  • 오프라인 매장에서 마케터 경험치가 +1 상승했습니다. – 지식을 쌓게 된다는 것을 경험치로 비유, 심지어 게임에서 실제로 쓰는 문장 그대로 활용. 

 


 

*아이폰 이모티콘을 활용한 카피들이 2개 있는데, 그건 브런치에 올라가지 않는다. 이모티콘을 넣을수도 없을 뿐더러, 이모티콘을 복붙해서 넣어도 전부 깨진다. 이 카피는 아래의 사진에서 확인하길 바란다.

30개를 탈탈 털었더니 이제 남은 카피가 얼마 없다. 당분간은 다시 카피를 모으고 다시 30개 가까이 모인다면 그때 2탄을 써보도록 하겠다.

실제 나는 콘텐츠를 만들고 맨 마지막에 제목을 짓기도 한다. (제목이 떠오르지 않을 경우) 대부분 제목이 먼저 떠오르는 경우는 없다. 그럴 때 제목을 짓는 것을 도와주는 것이 이 메모장이다. 내 상황을 고려해서 나에게 알맞은 카피를 활용한다.

자기를 관찰하기도 좋고, 레퍼런스로 쓰기도 좋으니 당신도 이 방법을 써보는 것을 적극 추천한다.

 

장뚜기님의 브런치에 게재한 글을 편집한 뒤 모비인사이드에서 한 번 더 소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