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르메스가 버섯 균사체 배양 가죽으로 만든 ‘빅토리아 백’.(하반기 출시 예정)

 

명품 중의 명품, 하이엔드 럭셔리 브랜드의 끝판왕. 에르메스가 버섯으로 만든 소재를 사용해서 새로운 가방을 공개했다. 가격은 무려 600만 원. 

가죽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굳이 버섯으로 가방을 만든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친환경, 자연 보호에 대한 거센 열풍이 불고 있기 때문이다. ‘필환경’이라는 새로운 단어가 만들어질 정도로, 환경에 대한 전 세계의 관심이 뜨겁다. 

이 열풍에 고급 가죽 가방을 만드는 에르메스도 동참했다. 그래서 비건 가죽으로 제품을 만들기 시작했고, 에르메스는 버섯을 선택한 것이다. 에르메스의 역사와 함께 한 장인들이 있었기에 버섯으로 가방을 만드는 것이 가능했다.

버섯으로 가방을 만든다는 것이 가능할까? 사실 상상조차 불가하다. 그럼 가방에서 버섯 냄새가 나는 건가? 비가 오면 어떻게 되지? 등 무궁무진한 질문들이 머릿속에 떠오른다.

버섯을 이용했지만, 기존 가죽의 특성과 비슷하다고 한다. 그리고 강도와 내구성을 개선하는 가공을 해서 괜찮다고 한다.

 


 

이미 아는 사람들은 안다는 찐환경 브랜드

 

이처럼, 패션계에서도 환경을 생각하는 브랜드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

기존의 브랜드들도 환경을 생각해 친환경 소재를 사용하고자 노력하고 있고, 재활용된 소재를 사용하고 있기도 하다. 

그리고 아웃도어 브랜드는 각자의 방식으로 환경 보호에 대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가장 흔히 볼 수 있는 것이 비건 가죽을 사용하는 것이다. 

비건 가죽은 동물성 원피가 아닌 식물 소재 가죽 혹은 폴리우레탄 같은 성분을 가공해 만든 합성 인조 가죽 등을 포함한다. 하지만 플라스틱(비닐)으로 만드는 인조 가죽에 대한 평가는 갈린다. 동물을 학대하는 것은 아니지만, 폐기물로 인한 환경오염 논란이 있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자신이 환경 보호에 대해 얼마나 엄격하게 생각하느냐에 따라 인조 가죽 제품 구매 여부를 결정한다.

환경 보호를 매우 중요시하는 사람들은 공정 과정에서 탄소 발생량마저 생각하기 때문에, 제품의 소재와 패키지뿐 아니라 공정까지도 생각한다. 이런 사람들이 신는 대표적인 신발 브랜드가 올버즈이다. 올버즈는 실리콘 밸리의 IT 개발자들, 버락 오바마, 구글 창업자 래리 페이지가 즐겨 신는 것으로 유명한데, 이미 친환경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은 다 아는 브랜드다.

 

오바마 스니커즈로 이미 유명한 올버즈

 

에르메스, 올버즈 등 외국 브랜드만 친환경에 힘을 쓰고 있는가 하면, 아니다. 친환경을 앞세워 모든 과정과 소재를 투명하게 공개하는 국내 브랜드도 다수 존재한다. 플림스가 그 예다. 소재부터 패키지까지 100% 국내에서 제조하고 재생 폴리에스터 소재와 환경친화적인 HEMP 소재를 적용했다. 친환경 제품의 경우 취지는 좋지만 디자인이 예쁘지 않은 경우가 많다. 플림스는 이러한 부분을 잘 공략해서 친환경과 디자인을 모두 잡았다. 그 결과 와디즈 펀딩 8,980%를 달성했다. 그만큼 친환경에 대해서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뜻이기도 하다.

 

 


 

자연 없인 못살아

 

친환경, 환경 보호하면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아웃도어 브랜드다. 아웃도어 브랜드는 자연환경에서 하는 활동을 위한 의류들을 만들기 때문에 자연과 공존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자연이 있어야 아웃도어 브랜드가 존재하는 것이다. 

그래서 아웃도어 브랜드들은 각자 저만의 방식으로 환경 보호를 위한 다양한 활동을 하며 커뮤니티에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그 대표적인 예가 바로 파타고니아이다. 파타고니아는 ‘덜 사고 더 요구하세요‘라는 키 메시지를 잡고 꾸준히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다. 또한 ‘송악산 그냥 이대로 놔둡서’ 캠페인 역시도 자연환경과 보호에 대한 이야기다. 지난 블랙 프라이데이에서도 화제가 되었던 것이 바로 파타고니아였다. 대부분의 브랜드가 ‘이때가 기회다’ 하고 매출을 올리기 위해 블랙 프라이데이에 다양한 프로모션과 이벤트를 진행했지만, 파타고니아는 쓸데없는 소비를 막기 위해서 가격을 전혀 줄이지 않았다.

이런 파타고니아의 뚝심, 지속적인 메시지, 철학이 MZ세대를 사로잡고 있다. 친환경과 환경 보호에 관심이 많고, 소비를 통해 뜻깊은 일을 하고자 하는(미닝 아웃 소비) MZ세대에게 파타고니아는 자신들의 가치관을 겉으로 보여줄 수 있는 브랜드이기 때문이다.

 

파타고니아의 캠페인(출처 : 파타고니아 코리아 인스타그램)

 

요즘 뜨고 있는 브랜드, 아크테릭스는 환경에 대한 입장이 조금 다르다. 무조건 환경을 보호하기 위해 친환경 소재만 사용하자! 가 아니다. 그것보단 오히려 하나를 만들어도 오래 입을 수 있는, 지속 가능한 의류를 만들자는 생각이다. (또 그렇다고, 친환경 가공이나 소재를 향한 노력을 전혀 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올해 구매하고 10년 뒤, 20년 뒤에도 입을 수 있는 옷을 만드는 것이다. 하나의 옷을 오랜 기간 입기 때문에, 친환경 소재의 옷을 만드는 공정에서 발생하는 탄소나 어쩔 수 없이 옷에 사용되는 재활용이 불가능한 부속품의 사용을 막는다. 이렇게 오래 입을 수 있는 좋은 옷을 만들기 위해서 아크테릭스는 집착에 가까울 정도로 소재와 내구성에 집중한다. 그만큼 좋은 소재를 사용하고, 엄청난 연구를 통해서 제품을 개발하기 때문에 가격대가 비싸다. 10년을 입을 수 있다고 가정하자. 당장 구매하기엔 비싼 가격일지라도, 10년간 입는다고 생각을 하면 10년 할부를 하는 셈이다.

 

아웃도어 활동을 위한 브랜드, 아크테릭스 (출처 : 아크테릭스 코리아 인스타그램)

 

이처럼, 아웃도어 브랜드는 꾸준히 그리고 더 적극적으로 환경에 대한 자신들의 메시지를 커뮤니티와 고객들에게 전달하고 있다. MZ세대를 중심으로 미닝 아웃 소비와 친환경이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매김하면서, 친환경 소재와 지속 가능한 의류에 대한 수요가 더 커지고 있고 더 적극적으로 행동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러한 변화들이 모여서 사회의 분위기를 만들게 될 것이다.

 


 

전기차, 비건 가죽, 친환경 캠페인, 지속 가능한 의류까지. 이제는 선택이 아닌 필수다.

점점 더 소비자는 환경 보호와 관련해 브랜드에 요구하는 것이 많아질 것이고, 브랜드는 이런 소비자의 목소리에 동참하고 욕구를 만족시키기 위해서 꾸준히 노력을 해야 할 것이다.

친환경, 필환경, 찐환경을 향한 여정에 가속도가 붙기 시작했다.

 

 

장뚜기 님의 브런치에 게재한 글을 편집한 뒤 모비인사이드에서 한 번 더 소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