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려라방탄 #고잉세븐틴 #트레저맵

 

 

느슨해진 엔터 업계에 긴장감을 주는 신(新)유형 콘텐츠가 나타났습니다. 바로 웹예능형 ‘자체 콘텐츠’인데요. 기획사가 직접 제작한 콘텐츠로, MZ세대 사이에서 일명 ‘자컨’이라는 신조어로 불립니다. 이제 “데뷔 후 공중파 음악프로그램의 출연이 필수다”라는 말은 옛말이에요. 자체 유튜브 채널이 성공의 키가 되었거든요. 각종 오프라인 스케줄이 취소됨에 따라 아티스트의 팬덤은 공방(공개 방송)이 아닌 온라인으로 모였습니다. 무한한 수요에 턱없이 부족한 공급에 시달리는 팬덤. ‘덕질용’ 온라인 콘텐츠에 대한 니즈가 급증하게 된 배경입니다. 

 

 

WHAT 기획사가 주목한 콘텐츠

 

기존의 엔터업계의 과업은 ▲SM엔터테인먼트, HYBE(구 빅히트)와 같은 아티스트를 관리하는 기획사와 ▲Mnet, 1theK처럼 콘텐츠를 제작하는 방송사로 명확히 나뉘어 있었습니다. 하지만 기획사가 직접 콘텐츠를 만들기 시작하며 그 경계가 흐려졌죠. 일례로 HYBE는 아티스트 관련 오리지널 콘텐츠를 기획하는 ‘HYBE 360’라는 자회사를 설립하여 자체 콘텐츠를 유통하고 있습니다. 2021년 상반기에는 자체 제작 예능 프로그램 ‘플레이그라운드'(PLAYGROUND)가 JTBC2에 편성, 독립된 콘텐츠로의 가능성을 인정받았죠.

그렇다면 왜 이들은 자체 콘텐츠에 주목하는 걸까요? 먼저, 콘텐츠 확장성이 뛰어납니다. 하나의 콘텐츠를 유튜브, 네이버 V LIVE, 자체 플랫폼을 넘나들며 자유롭게 송출할 수 있습니다. 소재 선정도 자유로운데요. 리얼리티/다큐멘터리/예능 등 다양한 분야를 아우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광고나 협찬 등의 제한도 비교적 덜합니다. 누구보다 아티스트의 IP를 제대로 이해하고 있으니 인물의 매력을 극대화하기도 좋고요.

채널 운영과 정기적인 콘텐츠 업로드는 기존 팬덤의 유실을 방지하고, 새로운 팬을 유입하는 역할도 합니다. 팬심으로 무장한 구독자들은 적극적이고 안정적인 인터랙션을 보여주고, 자발적으로 채널을 ‘영업’하기에 바쁘거든요. 그들만의 리그였던 자체 콘텐츠 제작은 기성 가수, 배우 등 다양한 아티스트로 확장되고 있는데요. 이번 시간에는 MZ세대 팬덤의 핵심인 아이돌의 자체 콘텐츠에 집중해보죠.

 

 

HOW 브랜드가 ‘자컨’을 활용하는 법

 

STEP 1. 브랜드 접점 확대 – 젝시믹스 X 2PM<오버 2PM>

 

 

Youtube ‘2PM’

 

 

샌드박스가 발표한 <2020년 샌드박스 유튜브 데이터 리포트>에 따르면, 채널 수 대비 조회 수 성장 측면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인 카테고리는 ‘연예기획사/음원유통’이었습니다. 거대한 팬덤이 로열 오디언스로서 아이돌을 뒷받침하고 있기 때문인데요. 거꾸로 생각해 보면, 이들은 아이돌이 ‘광고하는’ 브랜드의 소비자로 전환되기에 최적의 타깃이기도 합니다.

에슬레저 브랜드 ‘젝시믹스’는 최근 맨즈 제품군을 확장하며 에너제틱한 이미지를 대표하는 그룹 2PM을 모델로 선정했습니다. 이들의 광고 촬영 현장 스케치 영상은 공식 유튜브 채널 예능 시리즈 <오버 2PM(OVER 2PM)>에 공개됐는데요. 광고성의 성격을 띠고 있음에도, 평균을 훌쩍 넘는 인터랙션을 기록했습니다. 그리고 이는 젝시믹스 채널 <xexymix>로의 유입으로 이어졌고요. 팬들은 브랜드 채널이 제공하는 공식 영상도 하나의 ‘떡밥’으로 여기고, 댓글이나 ‘좋아요’를 통해 적극적으로 우호도를 표했습니다. 브랜드 입장에서는 하나의 소재로 두 번의 노출 효과를 본 셈이죠. 

 

 

STEP 2. 커뮤니티 활성화 – 스포츠몬스터 X 세븐틴<고잉세븐틴>

 

 

(좌) Youtube ‘SEVENTEEN’ (우) 인스티즈 커뮤니티

 

 

우리는 이전 설문조사를 통해 MZ세대가 선호하는 크리에이터 채널에 노출되는 온라인 PPL에 친화적이며 거부감이 없다는 것을 파악했습니다. 이 공식은 자체 콘텐츠에서 더 영향력을 발휘하는데요. 영상의 주 시청자가 팬이기에 누구보다 유료 광고와 협찬을 적극적으로 반깁니다. 콘텐츠 광고주인 브랜드를 소비하는 것은 물론, 그중에서도 ‘내 돌'(아이돌)이 시연한 제품을 선택해요. 내가 좋아하는 아이돌을 후원해주는 기업이라고 인식하거든요.

2020년 10월, 스포츠 테마파크 ‘스포츠몬스터’는 그룹 세븐틴 공식 유튜브 채널 예능 시리즈 <고잉 세븐틴>에 장소 협찬을 제공하며 팬들에게 샤라웃(shout out)을 받았습니다. 해당 회차는 영화 <인사이드 아웃>의 설정을 차용했는데요. 한 멤버가 분노/기쁨/슬픔 등의 무드를 정하면, 다른 멤버들이 이에 맞춰 행동하는 콘셉트였죠. 이는 팬들 사이에서 ‘레전드’로 회자되는 콘텐츠 중 하나인데요. 광고 소재가 재미있는 스토리에 융화되고, 그룹의 활발한 분위기와 시너지를 냈기 때문입니다. 각종 커뮤니티에서도 “고잉세븐틴 협찬해준 스포츠몬스터 감사합니다“, “스포츠몬스터 가봐야겠다”는 반응이 속출했고요.

 

 

STEP 3. 바잉파워 활용 – 더본코리아 X BTS<달려라 방탄>

 

 

V-LIVE ‘달려라 방탄’

 

 

대한통운은 자사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레포트에서 2019-2020 주요 키워드로 ‘BTS’를 뽑았습니다. 콘서트 일정이 가까워지면 BTS 관련 물량이 생필품 물량을 뛰어넘으며, 이들을 패키지 모델로 내세운 레모나의 물량은 전월 대비 190%나 급증했습니다. 팬덤을 등에 업은 아이돌의 바잉파워는 유통시장을 흔들 정도로 강력합니다.

최근 더본코리아 백종원 대표는 한돈 농가 살리기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수요가 적은 뒷다릿살로 ‘빽햄’을 만들었는데요. 제품 홍보를 위해 글로벌 스타 BTS의 자체 웹예능 <달려라 방탄> K-햄 특집에 출연했습니다. BTS가 빽햄을 재료로 요리 경연을 선보이면, 백종원 대표가 심사를 하는 줄거리죠. 결과는 어땠을까요? 수많은 아미(BTS 공식 팬덤)의 유입으로 한돈닷컴과 한돈몰의 서버가 다운됐으며, ‘한돈빽햄’, ‘빽햄’ 키워드가 통조림 햄 시장의 밀리언셀러 스팸을 제치고 실시간 검색어 상위권에 올랐습니다. 세계 각국의 팬들에게도 K-햄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켜 수출의 발판을 마련했고요.

 

 

WHY 왜 ‘자컨’인가?

 

자체 콘텐츠의 오리지널리티에 성공적으로 침투한 브랜드는 콘텐츠 시청자인 팬덤을 소비자로 전환할 수 있는데요. 자체 콘텐츠의 가능성을 고려하면 더 큰 그림을 그릴 수 있습니다. 자체 콘텐츠에서 공통으로 보이는 댓글 중 하나는 “머글(팬이 아닌 일반인을 지칭하는 말)인데 재미있어서 챙겨보게 돼요”라는 반응입니다. 더러는 “타팬인데 밥 먹을 때마다 보러 와요”라는 댓글도 있죠. 이처럼 MZ세대는 일반 예능 콘텐츠를 시청하는 것처럼 영상을 챙겨보며, 좋아하는 아티스트가 아닌 다른 아티스트의 영상까지 챙겨볼 정도로 자체 콘텐츠에 익숙해졌습니다.

다시 말해, 자체 콘텐츠의 시청층은 더 이상 한정되어 있지 않습니다. 뉴미디어 특성상 바이럴이나 2차 콘텐츠를 통한 확산이 쉽기 때문에 콘텐츠를 시청하지 않은 이들에게도 도달할 수 있어요. 틱톡, 인스타그램 릴스, 유튜브 쇼츠로의 접근도 용이하고요. 타깃은 물론 잠재 소비자까지 잡을 수 있는 자체 콘텐츠, 매력적이지 않나요?

 

 

SUMMARY 한 눈에 정리하기

 

 

 

 

이것만은 기억하세요

 

1. 팬들의 활동 반경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좁혀지며, MZ세대 팬덤은 자체콘텐츠로 모여들고 있음.

2. 브랜드가 자컨과 협업한다면? 잠재 소비자와 접점을 확대할 수 있고, 커뮤니티의 주인공이 될 수 있으며, 아티스트의 바잉파워를 활용해 구매 전환까지 이루어질 수 있음.

3. 이제 자컨의 시청자층이 단순 팬덤을 넘어 일반인까지로 확장되었기 때문에, 브랜드는 더 많은 잠재 소비자에게 도달 가능!

 

 

The SMC Group 공식 브런치에 게재한 글을 편집한 뒤 모비인사이드에서 한 번 더 소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