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로지 혼자 굳건한 넷플릭스

 치열했던 OTT 전쟁의 1막이 마무리되고 있습니다. 유일한 승자가 된 넷플릭스가 시장을 사실상 재패한 건데요. 팬데믹 기간에 달성했던 고점에는 미치지 못한다고 하지만, 넷플릭스는 유일하게 트래픽과 매출, 그리고 수익까지 모두 잡은 OTT 플랫폼으로 시장 1위의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습니다.

 그에 따라 경쟁사들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는데요. 우선 국내 OTT를 대표하는 티빙과 웨이브는 늘어나는 적자가 고민입니다. 경쟁력 강화를 위해 과감하게 지출한 콘텐츠 투자가 결실을 맺지 못했기 때문인데요. 그나마 티빙은 이용자 수라도 성장했지, 웨이브는 그마저도 하향세입니다. 그리고 글로벌에서 경쟁 중인 디즈니 플러스의 상황은 더욱 심각합니다. 모바일인덱스에서 제공한 월간 이용자 수 기준으로, 사실상 꼴등인 5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고요. 심지어 국내 오리지널 콘텐츠를 발굴하는 전담 조직을 해체하기도 하였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넷플릭스는 안주하지 않고 격차를 더욱 벌리기 위한 ‘사다리 걷어차기’에 돌입한 듯합니다. 최근의 행보들을 종합해 보면, 내부 수익성 개선 목적도 있지만 명백히 경쟁사 견제의 메시지도 담겨 있다고 해석되기 때문입니다.

 

 

볼 게 많은데, 가격도 저렴합니다

 넷플리스가 가진 가장 큰 무기는 무엇일까요? 역시나 콘텐츠, 그것도 가장 오랜 기간 쌓아온 오리지널 콘텐츠가 아닐까 싶은데요. 이번에 넷플릭스가 새롭게 전면에 내세운 ‘요즘 넷플 뭐봄’ 캠페인을 보면, 이러한 콘텐츠 아카이브가 이들의 경쟁 전략의 핵심임을 알 수 있습니다. 사실 과거의 넷플릭스는 대형 콘텐츠를 전면에 내세워 구독자를 모으곤 했습니다. 킹덤, 오징어게임, 수리남 등 대작이 공개될 때를 노려 광고를 집행했습니다. 그래서 과거의 옥외 광고를 보면 오직 작품 하나를 집중적으로 보여주는 방식을 택하곤 했는데요. 2022년 9월에 공개되었던 드라마 ‘수리남’ 홍보 캠페인이 대표적 사례라 할 수 있습니다.

 

 

오직 수리남 만을 위한 브랜드 캠페인에서 콘텐츠 아카이브를 강조하는 방향으로 전략이 바뀌었습니다

 

 

하지만 근래의 옥외광고는 확실히 달라졌습니다. 잠실역 똑같은 위치에 걸린 포스터를 비교해 보면 그 차이를 명확히 알 수 있는데요.  요즘 넷플릭스는 하나의 작품에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우리 플랫폼엔 다양한 선택지가 있다는 부분을 더욱 강조합니다. 사실 한 두 개의 대작은 경쟁자들도 충분히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 실제로 디즈니플러스의 드라마 ‘카지노’나, 웨이브의 ‘피의 게임 2’ 등은 상당한 화제성을 모으며 일시적인 반등을 불러오기도 했고요. 그런데 콘텐츠 아카이브는 단기간 내 쌓이는 것이 아니기에, 경쟁사가 결코 쉽게 따라 할 수 없습니다. 국내 OTT들은 지속적으로 양질의 콘텐츠를 축적하기엔 자본력이 부족했고요. 그나마 가능성 있던 디즈니플러스는 실적 부진 압박에 지쳐 포기해 버리고 말았습니다.

 더욱이 넷플릭스는 여기에 더해 요금제 다양화라는 승부수를 하나 더 던졌습니다. 지금 진행되고 있는 광고 캠페인에서도, 매력적인 콘텐츠 풀을 보여준 후 ‘월 5,500원으로 시작하세요’라는 메시지를 더하여 구매로 이끌고 있는데요. 후발주자들은 넷플릭스보다 저렴한 요금제를 앞세워 빈틈을 노려 왔는데, 광고형 저가 요금제로 이를 원천 차단하겠다는 심산입니다. 물론 광고 요금제가 기대보다 흥행이 저조하다는 평가가 일각에서 나오긴 했지만요. 최근 캐나다에서 베이직 요금제를 없애서, 기존 요금제 사용자들의 다운그레이드를 유도하며 이를 보완하고 있습니다. 이는 아마 단기간 내 국내에도 도입될 가능성이 높고, 이를 통해 넷플릭스가 세운 경제의 해자는 더욱 깊어질 겁니다.

 

 

쿠팡 플레이로부터 배워야 합니다

 그러면 앞으로도 영원히 넷플릭스는 압도적인 시장 지배자의 자리를 지킬 수 있을까요. 게임은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닙니다. 우선 국내 OTT 중 유이한 생존자, 웨이브와 티빙이 드디어 합병 작업에 돌입했다고 하고요. 이러한 합병 작업이 마무리되면, OTT 전쟁은 2막에 돌입할 것 같습니다. 물론 자본력의 차이가 크기 때문에, 넷플릭스를 추월하기는 쉽지 않을 것 같지만요.

 그래서 오히려 앱 트래픽 기준으로 OTT 업계 3위의 자리까지 올라선 쿠팡 플레이의 전략에 더 눈이 가는 것 같습니다. 쿠팡 플레이는 별도의 본업이라 할 수 있는 로켓와우와 연계하여 우선 지속적인 투자 동력을 확보하였고, 대신 고객들에게 사실상 무료에 가깝게 제공하면서 나름의 입지를 차지할 수 있었습니다. 콘텐츠 투자 역시, SNL이나 K리그 중계처럼 빈 영역을 공략하며 효율적으로 접근하였고요. 여기서 배울 교훈은 넷플릭스와 같은 방식으론 이들을 따라잡기 불가능하다는 겁니다. 오리지널 콘텐츠 중심의 전략이 실패한 이유이기도 하고요. 앞으로 탄생할 웨이브와 티빙의 통합 OTT는 새로운 돌파구를 찾아내길 기대해 보겠습니다.

 

기묘한 님이 뉴스레터에 게재한 글을 편집한 뒤 모비인사이드에서 한 번 더 소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