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를 순방 중인 오픈AI의 CEO 샘 알트만. 그는 최근 독일을 방문했다. TU Berlin을 방문한 그는 ‘In The Age of AI’를 주제로 패널 토론을 진행했다. TU Berlin의 교수인 Fatma Deniz와 Volker Markl, 그리고 독일의 AI 기업인 Merantix Momentum의 공동 창립자이자 CEO인 Nicole Büttner가 샘 알트만과 함께 토론에 나섰다.
주 내용은 지금까지 공개되어 있던 내용들, 그리고 알트만이 평소 언론이나 SNS를 통해 했던 이야기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그럼에도 중요한 부분은 가장 핫한 인물이 대학에서 대중들과 공개 스킨십을 가졌다는 점이다. 이것만으로도 이 행사는 충분히 의미가 있다. 대중의 관심도 어마어마했다. 예약이 시작되자 바로 전 좌석은 매진되었다. 마치 인기 가수의 콘서트를 방불케 한다. 이는 인공지능이 가져올 변화의 크기를 실감하는 사람들의 열망을 잘 보여주는 것만 같다.(참고로 우리나라에서는 서울대에서 소수의 인원만으로 비공개 행사를 가졌다)
알트만은 패널들과 인공지능이 경제 및 사회에 미치는 영향, 인공일반지능(AGI) 등 다양한 분야의 주제를 가지고 논의를 진행했다. 여기서 알트만은 향후 몇 년 안에 AGI가 등장할 것이라는 기존의 주장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 줬다. 또한, AGI의 등장으로 인류는 지금까지 해결하지 못한 문제들, 기후 변화나 질병 치료 등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많은 사람들이 궁금해할 미래 전망 관련해서는, 인공지능의 연구 개발 속도는 앞으로 2년간 지금보다 더 빠르게 발전할 것이며, 인공지능을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기업과 연구자들이 가장 큰 수혜를 볼 것이라는 의견을 밝혔다. 그리고 미래 인공지능 발전이 인류 역사상 가장 빠른 기술 혁신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체 영상은 아래 링크에 있으니, 그가 알려주는 인공지능의 현재와 미래가 알고 싶으면 시청을 권한다.
패널 토론에서 가장 주목한 부분은 ‘AI 시대에 사람들이 갖춰야 할 중요한 능력’에 대한 논의였다.
“2025년 초와 2025년 말의 프로그래밍 방식은 완전히 다를 것이다. AI 도구를 잘 다루는 능력이 핵심이다.”
샘 알트만이 던진 말이다. 이 말은 우리가 마주할 변화의 속도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인공지능이 없던 시절에는 프로그래밍 능력 자체가 중요했지만, 앞으로는 인공지능과 협업하는 방법을 배우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알트만과 패널들은 입을 모은다. 그리고 인공지능을 활용하는 사람과 그렇지 못하는 사람 간의 차이는 커질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그야말로, AI 활용 능력, AI 리터러시(Literacy)를 강조한 것이다.
그러면서 이들은 우리가 갖춰야 할 마인드셋에 대해서도 많은 이야기를 한다. 알트만은 인간 중심의 사고력, “Critical Thinking & Decision Making’을 강조했다. 인공지능이 제시하는 정보를 맹목적으로 받아들이지 않고, 이게 정말 유용한 정보인지를 판단할 줄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알트만은 인공지능 시대,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을 만들지 결정하는 능력’이라며 이를 부연했다.
또한, 공감 능력과 인간관계 기술이 역설적으로 중요하단 이야기도 한다. 결국 사람은 감정을 기반으로 의사결정을 한다. 인공지능이 발전할수록, 공감, 감정 이해, 소통 능력이 더 중요해지는 것이다. 또한, 교육, 심리 상담, 리더십, 창작 활동 같은 분야에서도 소통 능력이 더욱 차별화될 전망이다.
패널 중 한 명인 뷔트너는 빠르게 변화하는 환경에서 기존 방식만 고수하는 사람은 도태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새로운 기술을 받아들이고 활용하는 능력이 중요하다고 밝힌 것이다. 그는 우리가 변곡점에 서 있다며, 이런 불확실성 속에서 새로운 기회를 포착하고 행동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마지막으로, 중요한 건 결국 전문 지식이다. TU 베를린의 마클 교수는 ‘T자형 인재(T-shaped person)’이 되어야 한다고 이야기했다. 폭넓은 기본 지식과 함께 특정 분야의 깊은 전문성을 동시에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인공지능 시대에도 전문성은 여전히 강력한 무기가 될 수 있다.
결국 인공지능 시대의 핵심은 ‘인공지능과 함께 살아가는 능력’이다. 인공지능을 두려워하기보다는 이를 도구로 활용하면서, 동시에 인간만의 고유한 능력을 강화하는 것. 그것이 바로 우리가 가야 할 길이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이들의 이 부분 대담을 듣고 소름이 돋았다. 4월에 나올 AI 리터러시를 다루는 나의 책에서 위의 내용을 자세히 다루고 있다는 점이다. 알트만과 생각이 통했다는 점에서 소름이 돋았……
전 세계를 돌며 비즈니스를 이어간 샘 알트만. 그에게 미국 시간으로 어제인 2월 10일, 충격적인 제안이 들어온다. 그의 라이벌이자 앙숙인 일론 머스크가 974억 달러에 오픈AI를 인수하겠다고 제안한 것.

이에 알트만은 바로 본인의 SNS 계정에, 노 땡큐라면서, 97.4억 달러에 트위터를 사겠다는 농담도 덧붙였다.

많은 언론에서는 두 앙숙의 감정 싸움으로 보고 하나의 해프닝으로 치부하고 있다. 하지만, 아무리 머스크가 가벼운 인물이라도 저런 발언을 그냥 했을리는 없다. 아마도 오픈AI의 영리화 추진 과정에 훼방을 놓거나, 추후 있을 소송을 대비하기 위한 사전 포석에 가까운 발언은 아닐까?
오픈AI의 영리화 과정은 이해하기가 쉽지 않을 정도로 상당히 복잡하다. 그래서 자세한 내막은 모르겠지만, 이 둘의 투닥거림은 단순 감정적인 대치가 아닌, 더 큰 무언가가 뒤에 숨겨져있는, 앞으로 인공지능 산업계를 뒤흔들 무언가가 나타날 수 있음을 보여주는 하나의 징후로 다가온다.
최재운님의 브런치에 게재한 글을 편집한 뒤 모비인사이드에서 한 번 더 소개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