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오케스트레이션을 통한 업무 자동화의 시대

 

최근 ChatGPT, Claude, Perplexity와 같은 생성형 AI 서비스들이 쏟아져 나오면서, 여러 AI 도구를 조합해 업무를 자동화하는 이른바 AI 오케스트레이션이 현실화되고 있다. 이제 개별 업무마다 따로 AI를 활용하는 것을 넘어, 여러 서비스를 연결하고 흐름을 orchestration 함으로써 복잡한 작업도 자동으로 처리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한 AI로 인터뷰 내용을 요약하고, 다른 AI로 요약본을 분석해 인사이트를 얻고, 결과를 정리해 문서화하는 연계 플레이가 가능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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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AI 기반 자동화는 UX/UI 디자인 분야에서도 유용하다. 기존에는 사람 손으로 일일이 해야 했던 사용자 인터뷰 기록 정리, 요약, 패턴 분석, 페르소나(Persona) 작성 등의 작업을 이제 AI와 자동화 도구에 맡겨서, 디자이너는 더 본질적인 UX 문제 해결에 집중할 수 있게 된다. 특히 Make와 같은 시각적 자동화 플랫폼의 등장은, 개발 지식이 없어도 누구나 이러한 AI 오케스트레이션을 쉽게 구현할 수 있게 해준다.

 

 


 

 

Make: 노코드로 구현하는 AI 업무 자동화

 

Make(구 Integromat)는 수백 가지 앱과 서비스를 시각적으로 연결해 멀티스텝 워크플로를 구축할 수 있는 노코드 자동화 플랫폼이다. 마치 플로우차트를 그리듯이 캔버스에 모듈들을 드래그해 놓고 선으로 잇기만 하면, “새 인터뷰 응답이 제출되면 → 내용을 요약하고 → 인사이트를 추출한 뒤 → 결과를 노션에 기록한다”와 같은 맞춤 자동화 시나리오를 만들 수 있다. 단순한 일회성 매크로 수준을 넘어 분기 처리와 조건문까지 설정할 수 있어, 복잡한 작업에도 대응하는 유연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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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ke의 강점은 다양한 서비스 연동성이다. 현재 2,000개 이상의 앱 통합을 제공하며, 특히 OpenAI(ChatGPT), Anthropic(Claude) 등 300개 이상의 AI 앱과도 바로 연계할 수 있는 모듈을 지원한다. 별도의 코딩 없이도 원하는 AI 모델의 API를 호출해 쓸 수 있다는 뜻이다. ChatGPT, Claude, Perplexity 같은 언어 모델 기반 AI나 기타 생산성 도구(노션, 구글 문서 등)를 Make 안에서 레고 블록처럼 조합하면, 사람이 직접 하기엔 번거로운 작업 흐름도 손쉽게 자동화할 수 있다.

 

 


 

 

UX 리서치에 AI 자동화를 도입해야 하는 이유

 

UX/UI 디자이너의 업무 중 사용자 인터뷰(User Interview) 단계를 대표적인 사례로 이야기를 풀어보겠다. 사용자 인터뷰는 UX 리서치 중에서도 특히 시간과 노력이 많이 드는 작업이다. 인터뷰를 통해 제품에 대한 사용자들의 생각과 감정을 깊이 파악할 수 있지만, 문제는 녹취를 풀고 일일이 읽어가며 의미 있는 내용을 요약·정리하는 데 엄청난 시간이 소모된다는 점이다. 디자이너 입장에선 데이터 그 자체보다 거기서 얻은 인사이트가 중요한데, 정작 쏟아지는 원천 데이터를 손으로 정리하다 보면 정작 인사이트 도출에 쓸 여력이 부족해지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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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자 데이터 분석에 ChatGPT를 활용하고 있는 모습

 

 

이러한 어려움을 AI가 도와줄 수 있다. 요즘 많은 UX 리서처들은 AI 도구를 활용해 과거 인터뷰들을 분석하고, 피드백에 숨어있는 패턴을 식별하며,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테마를 요약한다. 인터뷰 후에는 여러 대화에 걸친 트렌드를 빠르게 찾아내 더 나은 제품 의사결정을 내리고 있다.

 

나아가 최근 UX 리서치 도구들은 인터뷰 내용을 자동으로 테마별 분류해 주거나, 고객 감정 분석 기능으로 긍정/부정 반응을 가려주는 등 AI 기반 편의 기능들을 속속 선보이고 있다. 즉, AI를 쓰면 인터뷰 데이터에 담긴 반복적인 주제, 숨은 니즈, 불편사항 패턴 등을 단시간에 뽑아낼 수 있다는 뜻이다. 사람이 일일이 읽고 하이라이트를 추려내는 작업을 AI 조수가 도와주니, 요약부터 핵심 인사이트 발견까지 자동화가 가능해지는 것이다.

 

 


 

 

사용자 인터뷰 분석 & 페르소나 도출 자동화 워크플로우

 

그렇다면 Make를 활용해 사용자 인터뷰 분석과 페르소나 도출을 자동화하는 흐름을 단계별로 살펴보자. 여기서는 예시로, Google Form으로 수집된 사용자 인터뷰 응답들을 요약 → 인사이트 도출 → 페르소나 정의 → 문서화하는 시나리오를 가정한다. 이 흐름은 각 조직의 도구 환경에 따라 변형될 수 있지만, 핵심 개념은 동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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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인터뷰 데이터 수집 (입력 단계)

우선 원천 데이터가 필요하다. 인터뷰 자료는 텍스트 형태라면 무엇이든 활용 가능하다. 예를 들어 Google Form이나 설문 도구로 오픈 질문 답변을 받았다면 그 응답들이 Google Sheets에 정리되어 있을 것이다. 또는 직접 사용자들을 만나 인터뷰한 경우 녹취를 텍스트로 전사해 놓았을 수도 있다. 노션을 사용한다면 노션 데이터베이스에 인터뷰 내용을 한 건씩 저장해둘 수도 있다. 중요한 건 이 텍스트 자료에 접근할 수 있는지다.

 

Make에서는 이러한 데이터를 가져오기 위해 Google Sheets 모듈이나 Notion 모듈 등을 활용할 수 있다. 미리 양식을 통해 쌓인 응답 행이 있다면 새 행이 추가될 때를 트리거로 잡아 실시간 처리할 수도 있고, 이미 쌓인 데이터를 한 번에 불러와 일괄 처리할 수도 있다. 요약하자면, 첫 단계는 “인터뷰 원문을 자동화 시나리오로 가져온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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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스프레드 시트에 수집된 데이터를 노션으로 옮기기

 

 

2. 인터뷰 내용 요약 (AI 요약 단계)

다음으로, 수집된 인터뷰 원문을 AI로 요약한다. Make 플랫폼에서 제공하는 OpenAI ChatGPT 모듈을 사용하면, 별도 코딩 없이도 해당 텍스트를 ChatGPT API에 보내 요약 결과를 받을 수 있다. 또는 HTTP 모듈을 활용해 Anthropic의 Claude API를 호출할 수도 있다. Claude는 한 번에 매우 긴 문서를 처리할 수 있는 장점이 있어, 인터뷰 기록이 장황할 경우 적합하다.

 

어떤 AI 모델이든 핵심은 프롬프트를 어떻게 주느냐이다. 예를 들어 한 사용자의 인터뷰 답변을 요약할 때 다음과 같은 지시를 줄 수 있다: “다음 인터뷰 내용을 3줄 이내로 요약해 줘.” 또는 “사용자가 느낀 불편한 점과 좋았던 점을 각각 bullet point로 정리해 줘.”라고 요청할 수 있다. 이러한 요약 단계를 거치면, 방대한 인터뷰 원문에서도 핵심만 추린 요약본 리스트가 만들어진다. 예를 들어 10명의 사용자 인터뷰가 있었다면 각 사용자별로 2~3줄 요약이 생성되는 식이다. 이 요약본들은 이후 페르소나 도출의 중간재로 활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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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오케스트레이션 연결을 위해 ChatGPT API를 셋팅하기

 

 

3. 공통 인사이트 분석 및 페르소나 도출 (AI 분석 단계)

이제 AI에게 요약본들을 넘겨 전체적인 패턴과 인사이트를 분석시키는 단계다. 앞서 인터뷰별 요약을 얻었다면, 이를 하나로 합쳐 다시 AI에 질문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이런 프롬프트를 생각해 보자: “다음은 5명의 사용자 피드백 요약이다. 이를 토대로 공통된 인사이트 3가지를 도출해 줘.” 이런 지시를 내리면 ChatGPT 같은 모델은 5개 요약을 읽고 그 속에서 반복되는 주제나 핵심 의견을 뽑아준다.

 

실제 예시를 보면, 여러 피드백에 “기능은 좋으나 UI가 복잡하다”, “디자인이 직관적이지 못하다”, “앱 속도가 느리다” 같은 의견들이 섞여 있었다면 이를 종합해 “기능 자체는 만족스러우나 사용성이 떨어짐”, “인터페이스 직관성 개선 필요”, “속도 및 설정 편의성 불만 존재” 등의 공통 인사이트를 뽑아낼 수 있다. 이것이 바로 테마 분석(thematic analysis)이며, AI는 많은 텍스트를 한꺼번에 처리해 이런 반복 패턴을 찾아내는 데 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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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ke에서 ChatGPT 프롬프트 셋팅하기

 

 

한 발 더 나아가 이 인사이트들을 기반으로 페르소나를 도출할 수도 있다. 페르소나는 대표 사용자 유형을 의인화한 프로필로서, 인터뷰에서 드러난 다양한 특성들을 몇 가지 전형적인 사용자 그룹으로 묶어 요약하는 것이다. AI에게 “위 인사이트들을 바탕으로 서로 다른 유형의 사용자 페르소나 2~3개를 정의하고 각각에 대해 특징, 요구사항, 목표를 서술해줘.” 라고 요청할 수 있다. 그러면 예를 들어 “신기능에 민감하지만 복잡함에 좌절하는 초심자 Anna”, “성능을 중시하는 파워유저 Bob” 등의 이름을 붙여가며 스토리가 있는 페르소나 초안을 생성해줄 수 있다.

 

4. 결과 문서화 및 공유 (자동 문서화 단계)

분석이 끝나면, 이제 얻은 페르소나와 인사이트를 문서화해 팀원들과 공유해야 한다. 이 단계도 Make를 통해 자동화할 수 있다. 가령 Notion 모듈을 사용하면, 지정한 템플릿으로 새로운 페이지를 만들고 앞서 얻은 페르소나 내용과 요약 인사이트를 자동으로 채워 넣는 것이 가능하다.

 

Notion에 미리 “사용자 인터뷰 결과”라는 템플릿 페이지를 준비해 두고, Make 시나리오에서 해당 페이지를 복제한 뒤 콘텐츠 부분을 AI 출력으로 덮어쓰기 하면 손쉽게 결과 보고서가 완성된다. 실제로 Make와 Notion을 연동하면 데이터베이스 아이템을 자동 생성하거나 페이지 콘텐츠를 갱신하는 등의 작업을 매끄럽게 처리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인터뷰 요약 표를 노션 DB로 만들어두고 그 아래에 페르소나 섹션을 만들어 한 번에 기록하게 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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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ogle Docs로 문서를 가져오기 위해서 셋팅하기

 

 

Google Docs로 문서화 하고 싶다면, 구글 문서의 API를 Make에서 호출하여 새로운 도큐먼트를 생성하고 내용을 삽입하게 할 수 있다. 혹은 Google Drive 모듈로 미리 준비한 문서 템플릿 사본을 만들고, 거기에 문서 ID를 이용해 텍스트를 치환하는 방법도 있다. 어떤 툴이든 API를 지원하기만 하면 Make 시나리오 안에 포함시킬 수 있으므로 자유롭게 선택하면 된다.

 

 


 

 

현업 적용을 위한 팁과 주의사항

 

AI 기반 자동화를 처음 시도한다면, 작은 부분부터 시작해 보는 것이 좋다. 예를 들어 한두 개 인터뷰에 대해 요약→정리 자동화를 만들어보면서, 프롬프트를 개선해 원하는 형태의 출력이 나오도록 실험해 보자. 프롬프트 설계가 결과물의 품질을 좌우하기 때문에, 필요하다면 여러 번 출력 형식을 바꿔가며 최적의 지시어를 찾아야 한다. 또한 AI가 생성한 요약이나 페르소나는 전문가의 검증을 거치는 것이 안전하다.

 

기술적인 측면에서는, Make의 시나리오를 복잡하게 설계할수록 처음엔 약간 헷갈릴 수 있다. 하지만 기본 원리만 알면 확장성이 매우 높다. Make는 Zapier 등 다른 자동화 툴보다 고급 로직 처리에 강점이 있어서 한 번 익혀두면 다양하게 응용할 수 있다. 무료 플랜으로도 충분히 테스트해 볼 수 있으니 부담 없이 시작해 보자 (Make는 매달 1,000번의 작업까지 무료 제공한다). 또한 커뮤니티에 많은 템플릿과 예제 시나리오가 공유되어 있으므로 이를 참고하면 더 손쉽게 구축할 수 있다. 예컨대 앞서 설명한 인터뷰 요약→페르소나 자동화도 비슷한 사례 템플릿을 찾아 살짝 수정하는 식으로 빠르게 시작할 수 있다.

 

물론 자동화된 결과물이 곧바로 완벽한 인사이트를 보장하진 않는다. 그러나 사람과 AI의 협업을 통해 얻는 속도와 효율의 이점은 분명하다. 반복적이고 기계적인 작업은 AI에게 맡기고, 디자이너는 결과를 해석하고 전략에 녹여내는 데 집중해보자. 이러한 분업이 가능해진 것이 현재 업무 환경의 큰 변화이다. Make를 활용한 사용자 인터뷰 분석 자동화는 그 변화의 한 예시다. 이제 우리 팀만의 작은 자동화 실험을 시작해보자. 머지않아 사용자 인사이트 도출의 전 과정이 매끄럽게 자동화되어 있는 모습을 보게 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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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콘텐츠는 유훈식 님이 브런치에 게재한 글을 편집한 뒤 모비인사이드에서 한 번 더 소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