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제: 발견형 쇼핑, 인디브랜드의 부상, 리커머스

 

 

 

 

요즘은 불경기가 너무 익숙해져서인지, 사람들의 소비 방식이나 브랜드가 살아남는 전략도 예전과는 많이 달라졌다는 걸 실감하게 됩니다. 예전에는 가격 비교가 기본이었다면, 이제는 멤버십 혜택이 있는 커머스 플랫폼 한 곳에서 대부분의 소비를 해결하기도 하고, 특정 산업군에 특화된 버티컬 플랫폼이 주목받는 등 온라인 커머스 시장의 판도가 빠르게 변하고 있어요.

 

이런 상황 속에서도 국내 이커머스의 성장세는 꽤 인상적입니다. 2025년 5월 기준, 국내 이커머스 시장의 총거래액은 무려 242조 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는데요. 물론 성장률은 예전보다 둔화됐지만, 쿠팡과 네이버 같은 대형 플랫폼들이 여전히 선두에서 이끄는 모습입니다. 그렇기에 지금 이 순간에도 빠르게 변화하는 커머스 시장에서 우리는 어떤 기회를 포착해야 할지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죠.

 

이번 콘텐츠에서는 2025년 상반기 커머스 시장에 어떤 이슈가 있었는지 키워드 세 가지를 통해 살펴보겠습니다.

 

 


 

 

검색이 아닌 발견의 힘!

디스커버리 커머스, ‘발견형 쇼핑’의 시대

 

 

‘우연이 반복되면 필연이 된다’는 말, 한 번쯤 들어보셨죠? 사실 이건 인간관계에서만 통하는 얘기가 아닙니다. 온라인 쇼핑에서도 비슷한 경험, 해보셨을 거예요. 타겟팅과 알고리즘 덕분에 우연히 마주친 상품을 여러 번 보다 보면, 어느 순간 자연스럽게 관심이 생깁니다. 이 콘텐츠를 쓰고 있는 저역시도 인스타그램을 둘러보다가 우연히 본 광고가 계속 눈에 밟히고, 결국 “이거 진짜 괜찮은 거 아니야?” 하며 클릭해 본 적 있거든요.

 

잠재되어 있던 소비 욕구를 우연히 꺼내는 ‘발견형 쇼핑’은 AI 기반의 초개인화 시대에 도래하면서 플랫폼의 핵심 가치로 자리 잡고 있어요. 2025년 초, 네이버쇼핑이 앱을 출시하며 도입한 ‘AI 쇼핑 추천’ 기능은 단순한 상품 추천을 넘어서 쇼핑 여정 전반을 안내하는 내비게이터 역할을 합니다.

 

언제, 어떤 상품을 탐색했는지에 기반해 맞춤형 추천을 제시하고, 관심사나 소비 패턴을 반영해 최적의 쇼핑 흐름을 만들어주죠. 네이버의 발표에 따르면 AI 추천 및 탐색 영역의 거래 비중이 기존 네이버 앱 대비 20% p 높게 나타나며 ‘발견’ 중심의 쇼핑 경험이 실제 구매 행동으로 이어지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토스의 커머스 서비스인 ‘토스쇼핑’도 발견형 쇼핑의 대표적인 사례로 꼽힙니다. 토스는 앱 내 홈 화면에 쇼핑 탭을 배치해 사용자가 별도로 찾지 않아도 상품과 자연스럽게 마주하게 만들었고, AI 기반 추천 알고리즘을 통해 개인화된 상품 노출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특히 토스는 사용자들이 앱 내에서 획득한 리워드를 즉시 사용할 수 있도록 고가의 상품보다 소액 중심의 생필품과 소모성 제품들을 주로 구성하면서 구매 전환의 심리적 허들까지 낮췄습니다.

 

네이버와 토스쇼핑의 사례는 명확한 구매 목적 없이도 탐색할 수 있는 UI와 ‘우연한 관심 → 클릭 → 구매’로 이어지는 흐름으로 ‘발견형 쇼핑’을 잘 적용한 케이스로 볼 수 있어요. 이처럼 검색이 아닌 ‘발견’이 구매의 출발점이 되는 시대가 도래하면서 AI 기반의 초개인화 기술은 사용자의 우연한 탐색을 필연적인 구매로 이끌며 ‘디스커버리 커머스’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어 가고 있습니다.

 

 


 

 

K-인디 브랜드의 생존 전략!

똑똑한 소비자가 선택하는 ‘인디 브랜드’의 급성장

 

 

 

 

국내 대표 뷰티 플랫폼인 올리브영 앱을 열어보면 흥미로운 트렌드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구달’, ‘토리든’, ‘일소’, ‘마녀공장’, ‘VT’, ‘메디힐’ 등 이름이 다소 낯선 브랜드들이 인기 랭킹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이들 대부분은 전통적인 대기업에서 만든 브랜드가 아닌, 이른바 ‘인디 브랜드’입니다.

 

과거처럼 브랜드 네임만으로 제품이 팔리던 시대는 지나갔고, 지금의 소비자들은 제품의 성분, 효능, 브랜드가 추구하는 철학까지 고려하며 소비를 결정합니다. ‘똑똑한 소비자’의 등장이 인디 브랜드의 성장을 견인하고 있습니다.

 

 

연도별 올리브영 연매출 100억 원 브랜드 수 추이 (자료 출처: 올리브영)

 

 

실제로 올리브영이 최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입점 브랜드 중 2024년 말 기준 연 매출 100억 원 이상 기록 브랜드 수가 100개를 돌파했습니다. 이 중 1000억 원 이상 브랜드도 메디힐과 라운드랩, 토리든이었고, 연 매출 상위 10대 브랜드 역시 국내파 인디 브랜드의 활약이 돋보였습니다. 이러한 결과는 올리브영의 역할 변화와도 깊이 연결됩니다. 파트너 라이브, 알고리즘 기반 추천, 브랜드 전용 콘텐츠 등 다양한 방식으로 인디 브랜드의 마케팅과 판매를 적극적으로 돕는 성장 파트너의 역할을 톡톡히 하는 거죠.

 

또한 인디 브랜드가 힘을 갖게 된 가장 또 다른 이유는 소비자의 태도 변화입니다. SNS 리뷰, 유튜버의 추천, 성분 분석 앱 등을 통해 정보를 능동적으로 수집하고 판단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나면서, 브랜드 네임보다 제품 자체의 성능과 메시지에 주목하는 경향이 강해졌습니다. 특히 MZ세대를 중심으로 브랜드가 추구하는 가치, 환경에 대한 태도, 윤리적 생산 여부 등까지 판단 기준에 포함되면서 인디 브랜드가 보여주는 진정성이 더 큰 설득력을 얻는 요즘입니다.

 

결국, 오늘날의 인디 브랜드는 단순히 ‘작은 브랜드’가 아니라, 콘텐츠 기획부터 브랜딩, 유통 전략까지 스스로 구축하고 실행하는 ‘영리한 브랜드’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특히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K-뷰티 신드롬 속에서, 이들은 글로벌 소비자에게까지 진정성과 혁신성을 어필하며 단순한 유행이 아닌, K-브랜드의 새로운 생존 전략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패션 업종에서 인디브랜드의 활약도 궁금하다면?
>> ‘요즘 패션 마케팅 트렌드는 ‘이거’라던데?’ 콘텐츠 읽어보기 (클릭)

 

 


 

 

최신판 아나바다 운동의 등장!

중고거래의 새로운 패러다임, ‘리커머스’

 

 

우리가 아는 중고거래는 당근, 중고나라, 번개장터 등의 플랫폼을 통해 이미 사용했던 물건 혹은 미개봉 새 상품을 다른 누군가에게 판매하는 걸 의미합니다. 사실, 과거의 중고거래는 ‘아나바다 운동’의 연장선처럼, 절약과 재활용 중심의 소비문화였습니다. 거래 대상도 주로 의류, 책, 가구 등에 한정되었고, 품질이 다소 떨어지는 물건을 저렴하게 재판매하는 형태가 많았죠. C2C (Customer to Customer) 기반의 단순 거래로 인식되었던 시기입니다.

 

그런데 최근 한국인터넷진흥원의 발표에 따르면, 국내 중고거래 시장 규모는 2025년 기준 43조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는 작년 대비 약 10조 원 가까이 증가한 수치로, 단순한 개인 간 거래를 넘어 중고 거래가 하나의 거대한 산업군으로 성장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오엘오 릴레이 마켓에서는 코오롱인더스트리FnC 브랜드 상품을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다. (출처 오엘오 릴레이 마켓)

 

 

패션업계에서도 리커머스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습니다. 코오롱인더스트리FnC는 자체 브랜드 중고 거래 플랫폼 ‘오엘오 릴레이 마켓’을 운영 중이며, 무신사 역시 이번 하반기 자사 제품을 되팔 수 있는 ‘무신사 유즈드’ 론칭을 앞두고 있죠. 이처럼 국내 리커머스는 단순한 개인 간 거래를 넘어, 브랜드와 플랫폼이 직접 주도하는 새로운 유통 방식으로 진화하고 모습입니다.

 

이런 흐름은 오프라인 리테일 채널에서도 뚜렷하게 나타납니다. 대표적으로 현대백화점과 롯데백화점은 ‘자원 순환형 리커머스’ 모델을 도입했는데요. 해당 모델은 고객이 사용하지 않는 패션 제품을 기부하면, 전문 업체의 검수 절차를 거친 후 포인트로 보상해 주는 구조입니다. 그리고 이렇게 받은 포인트는 제휴처에서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어 소비자에게는 실질적인 동기부여를, 업계에는 리커머스 시장의 활성화를 유도하고 있습니다.

 

 

이베이에서 실제로 구매할 수 있는 케이팝데몬헌터스 굿즈들 (출처: 이베이)

 

 

해외 시장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관찰됩니다. 최근 이베이는 전체 매출 중 중고 및 리퍼비시(Refurbish, 초기 불량품이나 환불된 개봉품을 신상품 수준으로 정비하여 다시 내놓은 제품) 상품이 차지하는 비중이 40%를 돌파했으며, 한국 셀러들의 역직구 리커머스 매출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고 발표했습니다. 특히 K-POP의 글로벌 인기에 힘입어, 한국에서만 판매하는 포토카드나 한정판 굿즈가 해외 팬들에게 인기를 끌며 리커머스의 품목 다양화와 글로벌 확장이 동시에 이뤄지고 있는 거죠. 번개장터의 글로벌 전용 서비스인 ‘글로벌번장’ 역시, K-POP 굿즈를 중심으로 리커머스를 활성화한 대표 사례로 2024년 기준 전년 대비 거래액은 63%, 거래 건수는 46% 증가하며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상황입니다.

 

오늘날의 리커머스는 단순히 ‘저렴한 가격’에 초점을 맞춘 중고거래를 넘어, 단종된 희소 아이템이나 한정판 상품을 거래하는 새로운 소비 방식입니다. 상품 카테고리의 다양화와 함께, 리커머스는 이제 하나의 독립된 소비 문화가 된거죠.

 

다양한 리테일 기업과 커머스 플랫폼이 리커머스 사업에 집중하는 이유는, 가치 소비를 중시하는 MZ세대의 소비 성향, 제품의 희소성, 지속가능성에 대한 사회적 요구 등 여러 변화와 긴밀하게 맞물려 있기 때문입니다. 결국, 리커머스는 더 이상 ‘중고’라는 편견을 넘어, 소비자에게는 새로운 발견의 즐거움을, 브랜드에게는 지속 가능한 성장을 안겨주는 미래형 커머스로 발돋움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발견형 쇼핑’, ‘인디 브랜드’, ‘리커머스’ 키워드를 중심으로 2025 상반기 커머스 시장을 뜨겁게 달군 트렌드를 정리해 보았습니다.

 

2024년 상반기 커머스는 C커머스, 유튜브 쇼핑 기능, 퀵커머스 등 시장 내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고객 확보를 넘어 락인시키기 위한 다양한 시도들이 돋보였는데요. 올해는 소비자가 더 주도적으로 움직이는 흐름 속에서, 브랜드와 플랫폼이 ‘발견’, ‘공감’, ‘가치’를 키워드로 새로운 소비 여정을 만들어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발견하고, 공감하며, 가치를 소비하는 시대. 브랜드와 플랫폼은 다음 단계로 어떤 연결을 준비하고 있을까요? 2025년 하반기 커머스의 변화가 더욱 기대됩니다.

 

 

*유통 대세가 된 ‘올리브영’의 옴니 채널 전략도 궁금하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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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머스의 축제같은 매출 전쟁터, 블랙프라이데이 캠페인을 고민하고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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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 글은 버즈빌과 모비인사이드의 파트너십으로 제공되는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