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의식을 가지세요.” 회사를 처음 들어가게 되면,
그 회사가 어떤 회사든지 회사를 대표하는 누군가로부터 이런 류의 이야기를 듣게 됩니다.
요즘은 조금 달라졌다고는 하지만, 내심 회사는 그걸 기대합니다.

하지만, 절대 설득될 리 없습니다. 왜냐하면, ‘직장인은 주인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 답은 (내 커리어에 대한) 오너십에 있습니다.
참고로 주인의식은 오너십(Ownership)이 아닙니다. 사전에서도 그렇게 말하고 있습니다.

 

 

주인의식은 주인만,

직장인은 주인이 될 수 없고, 주인의식도 가질 수 없어요

 

 

회사의 주인은 대표입니다

 

왜냐하면, 가장 많은 (주식) 지분을 확보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가장 크고 무거운 책임을 갖고 있고, 대표라는 직함도 같은 이유로 가질 수 있습니다. 반면에 대부분의 직장인은 자신들의 직분(職分)에 대해 “주인은 아니고, 현 회사에서 주인이 될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주인 행세도 하지 못합니다. 설령 일부 권한과 책임을 부여받는다고 해도, 그건 어디까지나 회사의 명운을 결정할 수 있을 정도의 파워는 아닙니다. 결국, 회사의 주인이자, 대표의 의사에 반하는 어떤 일을 벌일 수 없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직장인에게 어울리는) 주인의식은 영어로 ‘sense of ownership’이 아니라, Psychological Ownerships라고 봐야 합니다.

 

왜냐하면, 실제 주인으로 권리 행세를 하는 것이 아니라, 일정 부분의 권한을 위임받아 제한된 영역 내에서 권리 행사가 실제 주인의 허락에 의해서만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간단하게 “내 마음대로 하지 못하지만, 노력 여하에 따라 일부는 (조건부) 가능할 수 있다”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스스로를 설득해야 합니다. “내가 주인은 아니지만, 주인으로 일해야 한다” 이렇게 말입니다. 그런데, 우리 직장인들에게는 그래야 하는 충분한 동기 및 이유가 부족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더욱 실질적 주인은 아닌, 명목상 주인으로서 ‘심리적’ 주인의식(Psychological Ownerships)의 반쪽짜리 밖에 될 수 없습니다.

 

그럼, 왜 대표는 직원들에게 ‘주인의식을 가지라’라고 할까요.

 

대표의 생각에는 “직장인들이 자신의 것이라 생각하고 믿어야만, 그 생각과 믿음에 비례하여 과정에 몰입할 수 있고, 그만큼의 성과와 실적을 만들어낼 수 있다”라고 믿고 보기 때문입니다. 그 믿음의 근거는 대표가 겪어온 여러 사람들이 일에서 보였던 진지한 태도가 자신의 일에 대해 더 깊은 집중과 몰입을 보여줬고, 그 결과로 좋은 성과를 거두었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충분히 개연성 있는 이야기입니다. 다만, 그건 어디까지나 ‘주인이 마름(지주를 대리하여 소작권을 관리하는 사람)을 부릴 때’ 주인의 시선에 본 이야기일 것입니다.

 

어쩌면 대표로서 할 수 있는 말 중에 (동기부여 차원에서) 마인드셋 관련되어 효과적인 말은 거의 없다고 볼 수 있습니다.

 

대표만이 이런 현실을 잘 모르거나 착각하고 이런 식의 우를 범할 수도 있다는 생각입니다. 괜히 주인의식 같은 옛이야기를 빌려 솔직하지 모습을 보이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사업이기 때문에 대표가 모든 것을 다 할 수 없고, 누군가의 도움을 얻어야 하고, 하지만, 그 도움을 주는 상대방을 오롯이 우리 사업의 중요 파트너로 인정할 수도, 안 하기도 부담스럽기 때문입니다. 또한, 직원들 입장에서도 그 말에 대해 자신만의 의미로 받아들이기도 어렵고, 너무 자주 반복해도 문제이며, 더 큰 문제는 그러한 말조차도 하지 않을 때 “대체 대표가 무엇을 원하는지도 알 수 없다”는 것이 여러모로 어마무시한 문제입니다.

 

그럴 때는 당면한 과제 혹은 문제, 목표가 훨씬 나누기 더 좋습니다.

 

 

 

 

주인의식(?)을 고취하려는 듣는 이에 따라 애매모호한 혹은 거북한 말보다는, 사업상 목표 및 이를 달성하고자 노력하는 과정상의 문제와 어려움, 또는 업무상 요구사항 등이 더욱 대화하기 편하고 좋습니다. 일을 하기 위해 모였고, 그 일을 하는 과정이 더욱 치열하게 관리되어 점차 완성도를 더해가는 것이 대표 그리고 직원 입장에서 더 큰 이익으로 다가옵니다.

 

직장인의 입장에서는 자신의 해야 할 일, 달성해야 하는 목표, 해결을 주도 및 참여하는 문제가 무엇인가에 대해 명확히 만들면 만들수록 일이 수월해집니다. 또한, 이러한 과정에서 더욱 깊은 협력이 상호에게 더 많은 혜택을 불러올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게다가 이러한 사업과 매우 밀접한 일들을 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주체적으로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럼, 더욱 깊은 집중과 몰입은 이루어질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를 토대로 ‘내 일에 대한 오너십’을 가질 수 있습니다. 그것도 내 책임 영역 내에서 제한적이지만, 비교적 확실하게 말입니다.

 

 


 

 

가질 수 없는 주인의식보다는, 직장인에게 어울리는 내 커리어의 오너십

 

그럼, 직장인은 무엇을 바라보고 가져야 할까.


직장인이 직장인으로서 얻을 수 있는 것은 연봉(돈)과 (경험 기반의) 성취입니다.

 

연봉은 내 일상생활을 영위하고 유지할 수 있게 합니다. 단, 계속 우상향해야 할 것입니다. 대신에 그에 상응하는 노력과 노력 대비 점차 우상향하는 성과가 있어야 합니다. 쉽게 말해, 나이를 먹고, 경력이 쌓이고, 쌓인 경력만큼 할 수 있는 일은 많아지고 그 가치는 그에 비례하여 향상될 수 있게 해야 하며, 이를 주변에서 요구받습니다.

 

물론, 마음대로 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무엇이 내 연봉을 오르게 할 수 있을까”에 대해서는 이제 막 입사한 신입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생각하고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답은 정해져 있고, 다들 알고 있습니다. 내가 그만큼 받을 만한 가치를 하는 사람이라는 것을 스스로 증명하고, 그 증명을 함께 일하는 이들이 인정해 줘야 합니다. 그 인정은 결과뿐 아니라, 과정도 함께 말입니다.

 

 

 

 

성취를 이뤄가는 과정에서, 인정이라는 양분에 의해, 성과(열매)는 자라서 최종적으로는 실적이 됩니다.

 

직장인으로서 하는 일(업무)의 결과는 회사의 성장 과정에 반영되며, 최종적으로는 실적으로 만들어집니다. 다만, 그 실적에 대한 소유권(ownership)은 회사입니다. 직장인은 그에 대한 소유권을 주장할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주주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설령 주주라고 해도 보유한 주식만큼만 주장 가능합니다.) 다소 뻔한 이야기이지만, 간혹 여기에 대한 오너십(지분)을 주장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그런데, 그건 여러모로 불가능합니다.

 

 

 

 

그래서, 저는 “과정을 가져가려고 해야 한다”라고 말씀드립니다. 회사의 성장을 위해 노력하는 과정에서 얻게 된 결과(실적)는 회사를 떠날 때 가져갈 수 없지만, 그 과정에서 얻은 경험과 노하우(=성취)는 가져갈 수 있으며, 다른 곳에 가서 이를 기반으로 더 큰 인정을 (연봉을 포함한 각종 대우로서) 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오롯이 “나의 성장 과정에서 얻은 경험과 노하우를 더욱 키워 (남들과는 차별화된) 커리어를 갖겠다”는 생각으로부터 내 커리어의 오너십이 만들어진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대신에, 회사의 성장과 나의 성장을 연결하는

내 논리의 내용과 수준의 균형이 회사와 내 커리어 중

어느 쪽으로 기울어져 있는가에 따라 올바른 오너십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회사와 나의 성장을 연결하는 논리의 기본은 일이 가진 기본 원리‘에 충실하여, 내 일에 대한 올바른 믿음을 갖는 것에서 시작합니다.

 

“지금 내가 참여하는 사업과 그 사업에서 내가 차지하고 있는 영역과 비중이 얼마나 되는지를 나 혼자만의 시선이 아닌, 주변의 여러 이해와 인식과 회사에서 제시한 객관적 지표상의 변화를 통해 꾸준히 확인하고, 이를 올바른 성장 방향으로 이끌고자 하는 생각과 의지, 태도, 노력을 점차 확대해야만 내가 원하는 성장을 할 수 있다.”라고 믿는 것입니다. 대신에 그 믿음은 무조건적으로 ‘믿는다’라는 성격으로 이해하기보다는, 회사가 보이는 여러 동태와 이를 스스로 검증하는 과정에서 그 수준을 높이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사업이 지금까지 있어온 방향과 속도, 이를 대변하는 당장의 목표, 이를 대변하는 실제 여러 (재무 및 고객 관련) 지표가 있다면, 그중에 내가 직접 관여되어 있지 않더라도 나의 여러 업무로 인해 해당 지표의 변화가 만들어지고, 이때 회사 혹은 나의 업무가 의도된 (증가 또는 감소의)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 확인될 때, 내 일과 사업과의 연결을 확인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럼, 해당 지표 및 그 지표에 대한 영향을 주기 위한 적절한 업무의 효과를 높이거나, 효율을 증가시키기 위한 다양한 활동을 하거나 요구받으며, 이를 지속적으로 해나갈 때 비로소 회사와 나의 동반 성장 시스템이 만들어지고 회사 성장에 맞춰 내가 해줘야 할 것과 그 과정에서 나에게 어떤 성장 경험을 가질 수 있다는 것에 대해 확신을 갖게 되면서 시스템은 적절히 작동된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다만, 그 과정에서 늘 조직 또는 내가 원하는 결과가 나온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가능성을 점차 높여가는 생각과 태도를 취해야 하며, 이때 더 많은 경험과 이를 통해 많은 노하우를 가질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해야 할 것입니다.

 

 

어떤 일이든지 혼자서 할 수 있는 것은 없습니다. 누군가의 도움, 지원, 문제해결을 함께 하는 과정에서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것입니다.

 

 

 

 

따라서,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은 내 일에 대한 ‘지나친 오너십’입니다.

 

여기서 ‘과하다’는 것은 누군가 볼 때 ‘이기심’이 연상되는 행동으로 보인다면 대부분 맞습니다. 내 일과 남의 일을 (내 멋대로) 구분하고, 그래서 내 일만 기한 내에 마치면 된다는 생각을 더욱 확고하게 하며, 이를 토대로 함부로 조직의 성과에서 자신의 성과만 도려내어 인정받으려는 모습을 보이며, 그 모습에 대해 스스로 되돌아보지도 않고, 주변에서 하는 여러 이야기들에 귀 기울이지 않는다면 그게 이기심입니다.

 

이러한 이기심은 자신을 고립시킬 수 있다는 것을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이기심으로부터 나타난 고립은 곧 변화를 거부하는 것이며, 변화가 일어나지 않는 것은 언제든지 부패할 수 있는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성장의 가장 큰 적은 고립입니다. 올바른 성장을 위해서라도 자신의 생각과 관점이 주변의 변화로부터 고립되지 않기 위해, 내 커리어의 성장과 회사의 성장을 함께 보고, 내가 원하는 최적의 균형점을 찾으려고 노력하기 바랍니다.

 

 


이직스쿨 김영학님의 브런치에 게재한 글을 편집한 뒤 모비인사이드에서 한 번 더 소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