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스타트업의 글로벌 진출은 여전히 높은 장벽이다. 시장도, 네트워크도, 실증 기회도 쉽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가 창업진흥원과 손잡고 스타트업의 해외 진출을 전제로 한 협업 구조를 본격화했다.
핵심은 단순한 MOU가 아니라, “대기업 오픈 이노베이션 + 정부 지원”을 하나의 트랙으로 묶었다는 점이다.

‘어라운드 X’, 스타트업 입장에서 뭐가 달라질까
‘어라운드 X(Around X)’는 중소벤처기업부와 창업진흥원이 운영하는 글로벌 기업 협업 프로그램이다. 이름만 보면 기존 지원 사업과 크게 다르지 않아 보이지만, 이번 협약을 통해 벤츠코리아가 공식 파트너로 참여하면서 성격이 분명해졌다.
스타트업 입장에서 중요한 변화는 두 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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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기업과의 협업이 형식이 아니라 실증(PoC)을 전제로 설계된다는 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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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지원에 그치지 않고 해외 확장 가능성까지 함께 검증한다는 점이다
‘스타트업 아우토반 코리아’와의 연결이 의미 있는 이유
벤츠코리아는 자사의 오픈 이노베이션 프로그램 ‘스타트업 아우토반 코리아’를 어라운드 X와 연계해 운영할 계획이다. 이 프로그램은 그간 모빌리티·스마트시티·제조·데이터 분야 스타트업들이 실제 기업 과제 기반으로 협업해온 구조다.
이번 연계로 참여 스타트업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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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지원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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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기업 과제 기반 Po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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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츠 네트워크를 활용한 해외 확장 가능성 을 하나의 트랙 안에서 동시에 검증받게 된다.
스타트업 입장에서는 ‘지원 사업’과 ‘사업 개발’을 따로 움직일 필요가 줄어드는 셈이다.
“글로벌 진출”을 전제로 한 PoC라는 점
많은 PoC가 ‘국내 실증’에서 멈춘다. 하지만 이번 협업은 처음부터 글로벌 무대에서 통할 수 있는지를 기준으로 설계된다.
벤츠코리아 측은 국내 스타트업의 기술이 글로벌 시장에서 실증되고, 미래 모빌리티 영역에서 새로운 협력 기회로 이어질 수 있도록 지원을 확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는 단순 기술 검증이 아니라, 해외 시장에 맞는 기술·비즈니스 구조를 함께 다듬는 과정에 가깝다.
‘컴업 2025’에서 드러난 벤츠의 방향성
벤츠코리아는 글로벌 스타트업 행사 ‘컴업 2025’ 현장에서 ‘스타트업 아우토반 코리아 2025 엑스포 데이’를 열고, 그간의 협업 성과를 공유했다. 정부기관, 글로벌 기업, VC, 국내외 스타트업이 한자리에 모였다는 점도 상징적이다.
벤츠코리아가 단발성 프로그램이 아닌, 국내 스타트업 생태계 안에서 지속적으로 협업 파이프라인을 만들고 있다는 신호로 보인다.
스타트업에게 남는 질문
이번 협업이 모든 스타트업에게 열려 있는 기회는 아니다.
다만 분명한 건, 글로벌 진출을 염두에 두고 있거나, 대기업과의 협업을 단순한 ‘레퍼런스 쌓기’가 아니라 시장에 들어가기 위한 전략의 일부로 보는 팀이라면 한 번쯤 눈여겨볼 만한 구조라는 점이다.
앞으로 스타트업에게 중요한 질문은 ‘지원을 받았는가’가 아니라, 어떤 글로벌 기업과, 어떤 방식으로 연결될 수 있는가에 더 가까워지고 있다. 벤츠코리아와 어라운드 X의 결합은 그 변화의 방향을 비교적 분명하게 보여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