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차

1️⃣ 지속 마케팅: 한 번의 폭탄은 더이상 통하지 않는다
2️⃣ 하나의 스타가 하나의 입구: 입덕은 열린문
3️⃣ 서브컬쳐 접근법: 내가 팬들에게 간다
4️⃣ 나이키에게 배울 수 있다면


 

출처 = 나이키 공식 홈페이지

 

FIFA 월드컵 2026을 앞두고, 6월 11일 나이키는 브랜드 필름인 ‘Rip the Script(각본을 찢어라)’를 공개했습니다.
 
6분짜리 필름에는 호날두, 음바페, 홀란드부터 르브론 제임스, 킴 카다시안, 트래비스 스콧까지 30명 넘는 스타가 등장하죠. 유튜브 공개 8일 만에 약 7,600만 뷰를 기록했습니다.


출처 = 나이키 공식 홈페이지
 
 
그런데 이 필름이 다가 아닙니다. 나이키는 이렇게 표현했습니다. “우리는 거대한 히어로 광고 하나를 보여주고 끝내지 않는다. 완전히 새로운 축구의 세계를 지을 것이다. 12주 동안, 하나의 축구 유니버스를.”

 


 

1️⃣ 지속 마케팅: 한 번의 폭탄은 더이상 통하지 않는다

 
수년간 나이키의 월드컵 마케팅은 하나의 공식을 따랐습니다. 수백만 달러짜리 광고 영상을 대회 직전에 공개하고, 경기 시작 전 일주일간 화제를 장악하는 방식이었죠. 그러나 이번엔 정반대로 움직였습니다.

 

출처 = 나이키 공식 홈페이지
 
 
나이키가 가장 먼저 올린 것은 스타들의 사인이 담긴 폴라로이드 사진들이었습니다. 그리고 정작 본방인 ‘Rip the Script’ 필름은 몇 주 뒤에야 등장했습니다.
 
모두 함께 TV 앞에 모여앉는 시대는 갔습니다. 이제 사람들은 제각기, 다른 시간대에, 거의 혼자, 모니터나 스마트폰을 통해 유튜브, 넷플릭스, 인스타그램, 스레드, 인터넷 커뮤니티에 접속합니다.
 
청중은 이미 여러 플랫폼으로 흩어졌고, 어떤 단일 광고도 그들을 한 자리에 모을 수 없습니다. 그리하여 나이키는 하나의 거대한 순간 대신, 여기저기에서 오랫동안 살아남는 리듬을 쌓아나가기로 한 겁니다.

 


 
 

2️⃣ 하나의 스타가 하나의 입구: 입덕은 열린

 
그런데 나이키의 캐스팅 면면을 살펴보면, 축구 선수만이 아닙니다. 나이키는 왜 호날두, 음바페에 머물지 않고 세레나 윌리엄스, 트래비스 스캇이나 킴 카사디안, 지드래곤과 리사까지 부른 걸까요?
 
 
 
출처 = 나이키 공식 홈페이지
 
이는 월드컵이 단순한 스포츠 이벤트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당장 축구나 월드컵에 별 관심이 없었어도, 이번에 경기를 챙겨보거나 응원에 참여하게 된 경우도 많을 겁니다. 국가 대항전이라는 구조가 단순한 경기 관람을 넘어섭니다. 응원하는 팀은 곧 자신의 정체성이고, 국가에 대한 자부심이며, 현재를 향유하는 문화와 트렌드가 되죠.

 


지드래곤의 PEACEMINUSONE과 협업한 상품도 출시됩니다 | 출처 = 나이키 공식 홈페이지
 
나이키는 바로 이 지점을 포착했습니다. 나이키가 조준하는 캠페인 분야는 음악, 패션, 팝컬처까지 뻗어 있습니다. 축구 팬에게는 음바페가, 패션 팬에게는 자크뮈스가, K팝 팬에게는 지드래곤과 리사가 각자의 문이 됩니다. 하나의 메시지를 모두에게 외치는 게 아니라, 각 커뮤니티의 언어로 따로 말을 거는 전략입니다.
 
 

 

 

3️⃣ 서브컬쳐 접근법: 내가 팬들에게 간다

 

축구 팬에게 “이번 유니폼이 멋있다”고 말하는 것과, 패션 팬에게 “자크뮈스가 프랑스 국가대표팀 컬렉션을 만들었다”고 말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무게로 전달됩니다. 후자는 그 팬이 이미 신뢰하는 언어와 취향의 맥락 안에서 나이키를 만나기 때문입니다.

 

자크뮈스+나이키의 협업 | 출처 = 자크뮈스 공식 홈페이지

 

나이키가 “팬들 각자의 서브컬처 깊숙한 곳에서 만나기 위해 이 캠페인을 설계했다”고 밝힌 것은 정확히 이 뜻입니다. 브랜드가 소비자를 자신의 세계로 끌어들이는 게 아니라, 소비자가 이미 살고 있는 세계 안으로 브랜드가 들어가는 구조입니다. 말하자면 “팬들이 나에게 오는 것이 아니라 내가 팬들에게 간다”는 것이죠.

 

 

출처 = 나이키 공식 홈페이지

 

그러니 이 많은 나이키의 캐스트들은 각기 다른 커뮤니티를 끌어들이는 수십 개의 문화적 진입점으로 변합니다. 리사 한 명이 K팝 팬에게 닿고, 지드래곤 한 명이 스트리트 패션 팬에게 닿고, 자크뮈스 하나가 하이패션 팬에게 닿습니다. 이 각각의 팬들이 나이키의 캠페인을 발견하는 경로는 다르지만, 도달하는 곳은 같습니다. 나이키의 월드컵 유니버스 안입니다.

 


 

 

나이키에게 배울 수 있다면

여기서 한번, 냉정해질 필요가 있습니다. 이 전략은 나이키이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니까요. 애초에 이만한 파급력을 가진 캐스트를 1명 섭외하는 것도 웬만한 브랜드로선 힘든 일입니다. 게다가 12주 동안 끊김없이 콘텐츠를 공급하려면 제작 파이프라인과 퍼블리싱 워크플로가 출시 전부터 갖춰져 있어야 하죠.

그래서 이 사례에서 배워야 할 건 ’12주 플랫폼을 만들라’는 게 아닙니다. 진짜 교훈은 자신이 가진 자산의 모양에 전략을 맞췄다는 데 있습니다. 나이키의 자산은 여러 문화권에 걸친 거대한 앰배서더 네트워크였고, 나이키는 그 자산을 가장 잘 쓰는 형태, 분산과 지속을 택했을 뿐입니다.

 

출처 = 나이키 공식 홈페이지

 

나이키가 ‘Rip the Script’에서 찢은 건 정말 ‘각본’이 아니라, 이전까지의 마케팅 방식이었습니다. 시간을 늘리고, 밀도를 높이고, 자신만 쓸 수 있는 자산으로 그것을 떠받친 구조였죠. 가장 좋은 광고가 가장 큰 광고이던 시대는 이제 끝났습니다

 


 

오늘의 소마코 콕 📌

✔️ 나이키는 월드컵 캠페인 ‘Rip the Script’를 공개하면서 여태까지와는 다른 마케팅 전략을 보여줍니다.

✔️ 7개 국가대표팀에 각국의 서브컬처를 체화한 패션, 스트리트 브랜드를 매칭한 것은 축구팬만이 아니라 패션, 음악 팬들까지 섭외하려는 시도입니다.

✔️ 이 캠페인의 진짜 교훈은 ‘화려한 스타 캐스팅과 거대한 캠페인’이 아니라 자신이 가진 자산의 모양을 정확히 파악하고 그 모양에 전략을 맞추는 것입니다.

 


당 글은 마케팅연구소, 소마코와 모비인사이드의 파트너십으로 제공되는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