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합격하는 포폴에는 있고, 떨어지는 포폴에는 없는 것
요즘 멘티들과 첫인사를 나누면 근황보다 탈락 메일 개수를 먼저 듣습니다. 예전 같으면 3~4년 차 경력직은 서류 단계에서 크게 걱정하지 않았습니다. 지금은 아닙니다. 채용 공고 자체가 줄었고, 한 자리에 지원자는 몇 배로 몰립니다. 신입 공고에 경력 2~3년 차가 지원하는 일도 흔해졌어요. 포트폴리오를 아무리 다듬어도 답장이 오지 않으니, 내 실력이 문제인지 시장이 문제인지조차 헷갈린다는 분이 많습니다.
그런데 이 와중에도 붙는 사람은 붙습니다. 같은 시기, 같은 회사에서요. 경력이 더 길어서가 아닌 경우가 많았습니다. 올해 합격 소식을 전해준 멘티들의 포트폴리오를 다시 넘겨보니 공통점이 꽤 분명했어요. 열 가지로 정리해 봤습니다.

1. 첫 프로젝트에서 JD 핏이 바로 보입니다
채용 담당자는 포폴을 처음부터 끝까지 읽지 않습니다. 첫 프로젝트 몇 장을 보고 계속 볼지 정합니다. 커머스 회사에 내면서 첫 프로젝트가 졸업 작품 전시 웹사이트라면 거기서 끝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같은 사람이 순서만 바꿔 장바구니 이탈 개선 프로젝트를 맨 앞에 두면 결과가 달라지기도 하죠. 프로젝트를 새로 만들 필요는 없습니다.
프로젝트를 얼마나 깊게 팠는지만큼, 무엇을 넣고 어떤 순서로 놓았는지가 결과를 더 크게 가를 수도 있습니다.
2. 프로젝트는 3~5개, 50페이지를 넘기지 않습니다
귀중한 네 프로젝트 전체를 다 넣고 싶은 마음은 압니다. 다 보여줘야 불안이 덜하니까요. 그런데 읽는 쪽에서는 사정이 다릅니다. 프로젝트 중 약한 2개가 강한 6개의 인상까지 끌어내립니다. 합격한 포폴은 대부분 깊게 판 프로젝트 2~3개, 가볍게 보여주는 프로젝트 2~4개 구성이었습니다.

3. 문제 정의가 구체적입니다
“사용자 경험이 불편했다”는 문제 정의가 아닙니다. “첫 주문까지 평균 4단계를 거치는데, 2단계 주소 입력에서 38%가 이탈했다.” 이 정도는 돼야 읽는 사람이 다음 장을 기대합니다. 문제가 구체적이면 해결책이 맞는지 판단할 기준도 같이 생깁니다.
4. 결과 해석에 숫자가 있습니다
“사용성이 개선되었다”로 끝나는 포폴이 생각보다 많습니다. 숫자가 크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차이가 왜 의미 있는지 근거 있는 해석을 붙인 포폴이 살아남습니다.
5. 숫자가 없으면 검증한 방법이라도 있습니다
출시를 못 했거나 데이터 접근 권한이 없었을 수 있죠. 그럴 때 결과 페이지를 비워두면 안 됩니다. 사용자 5명에게 프로토타입을 테스트했고 3명이 같은 지점에서 멈췄다. 이것도 어디까지나 검증입니다. 숫자가 없는 것보다 확인하려는 시도조차 없는 게 감점이 큽니다.
6. 내가 한 일과 팀이 한 일이 구분됩니다
면접에서 가장 많이 무너지는 지점입니다. 포폴에는 “리뉴얼을 통해 매출 20% 상승”이라고 써 놓고, 면접에서 “그중에 본인이 한 건 뭔가요?”라는 질문에 답이 흐려집니다. 합격 포폴은 처음부터 “기획은 PM, 결제 플로우 설계와 UI는 제가 맡았습니다”처럼 선을 긋습니다. 기여 범위가 작아 보여도 정직한 쪽이 신뢰를 얻습니다.

7. 채택하지 않은 안의 이유가 나옵니다
최종안만 있는 포폴은 결과물 모음집에 가깝습니다. A안과 B안을 놓고 고민하다 B를 버린 이유가 한 줄이라도 있으면 읽는 사람은 판단 과정을 봅니다. “B 안이 더 예뻤지만 개발 공수가 2 스프린트 더 들어 이번 분기 목표와 맞지 않았다.” 디자이너가 비즈니스 제약 안에서 결정할 수 있다는 증거가 됩니다.
8. 출시 이후 이야기가 작게라도 있습니다
대부분의 포폴이 “최종 디자인”에서 끝납니다. 실무는 그다음부터 시작인데 말이죠. 출시 후 CS가 어떻게 바뀌었는지, 예상 못 한 문제가 뭐였는지, 그래서 다음 버전에서 뭘 고쳤는지. 한 페이지면 충분합니다. 이 한 장이 있는 포폴은 실무 경험이 있는 사람처럼 읽힙니다.
9. AI를 쓴 흔적이 결과가 아닌 과정에 있습니다
AI로 만든 화면 이미지를 넣는 건 이제 아무도 놀라지 않습니다. 리더들이 궁금해하는 건 AI를 어디에 썼고 어디에는 안 썼는지입니다. 인터뷰 녹취 정리에 썼고, 인사이트 도출은 직접 했다. 프로토타입은 클로드 코드로 만들어 실제 사용자 데이터를 받았다. AI가 결과물을 대신 만든 게 아니라 일하는 속도와 방식을 바꿨다는 게 보여야 합니다.
10. 5분 안에 빠르게 읽힙니다
앞의 아홉 가지를 다 갖춰도 안 읽히면 소용이 없습니다. 각 프로젝트 첫 장에 문제, 내 역할, 결과를 세 줄로 요약해 둔 포폴은 대충 넘겨도 핵심이 들어옵니다. 담당자가 5분만 보고 덮어도 이 사람은 이런 문제를 이렇게 풀었구나가 남아야 합니다.
[1:1 포트폴리오 코칭 자세히 보기]
‘취업난에도 붙는 포폴은 10가지가 닮았다?’ (끝)
우디 (우디디자인랩)님의 브런치에 게재한 글을 편집한 뒤 모비인사이드에서 한 번 더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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