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명의 직원으로 꾸려진 스타트업 ‘스마트포스팅’에 눈에 띄는 한 사람있다. 큰 키에 파란 눈을 가진, 러시아에서 온 디자이너 ‘Alenam(알료나)’이다.

Alenam은 러시아에서 광고홍보학을 전공하고 미국계 광고 대행사 ‘오길비’에서 근무했다. 현재는 인플루언서 마케팅 플랫폼인 스마트포스팅에서 사내 커뮤니케이션과 해외사업부 매니저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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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 해외사업팀장 ‘배원’ 오: Alenam매니저

Alenam가 한국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 한국에 정착하게 된 것도 모두 ‘사람’에서 비롯되었다고 한다. 러시아에서 파견근무 중이던 한국인들과 같은 빌딩을 쓰게 되었고, 항상 예의바르고 즐거운 그들에게 반해 한국에 여행을 오게 되었다. 그리고 Alenam은 여행 첫날 한국과 사랑에 빠졌다.

한국에 온 지 1년이 다 되가는 Alenam은 한국에서 겪은 여러 해프닝들을 담은 콘텐츠를 발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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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C방 체험기, 한복입기, 해물파전과 불고기 요리하기 등 평범한 것들도 Alenam의 눈으로 해석하니 재미있게 느껴지는데, 그럼 외국인의 눈으로 본 한국 스타트업은 어떤 모습일까?

#한국생활이요? 10점만점에 10점이에요.

Alenam은 본국인 러시아에서보다 한국에 있을 때, 더 즐겁고 활기찬 자신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고 한다. 그녀가 한국을 좋아하는 이유는 아래와 같다.

1) 한국의 안정된 치안
2) 생활 서비스의 질
3) 한국 사람

“한국은 새벽 늦게 돌아다녀도 비교적 안전한 편이에요. 러시아는 제 본국이지만 새벽에 돌아다니는 건 꿈도 못꾸죠. 의료 서비스도 좋아요. 의료진들이 친절하고 효과도 뛰어납니다. 또한 러시아 사람들은 잘 웃지 않아요. 한국인은 러시아 사람들에 비해 훨씬 더 잘 웃습니다. 그리고 더 친절하죠. 예를들어, 많은 나라에서 물건을 깜빡하면 금방 도난당해 버리죠. 하지만 한국에서는 물건을 깜빡 잊더라도 다시 와보면 그 자리에 있는 경우가 많아요! 한국인들은 어느정도 당연하게 생각하지만 저에겐 특별한 것들이에요.”

이외에도 빠른 인터넷 속도와 같은 것들을 한국의 장점으로 꼽았다. 특별한 것이 아니라, 우리에게 어느 정도 당연한 것들이다. 다른 배경과 문화를 가진 사람들에게는 이렇게 사소한 것도 특별해 보일 수 있다. 그럼 Alenam에게 특별한 스타트업 서비스는 무엇일까?

#한국의 스타트업

“한국의 배달 서비스는 특별합니다. 물건이 2-3일안에 도착하는 것도 신기하고, 환불 절차도 엄청 간단해요. 집에서 간단히 음식도 시켜먹을 수 있는 건 어떻구요. 배달 서비스도 좋고, 한국어 공부할 때는 웹툰을 많이 봤어요. 그림을 보면 한글을 더 이해하기 쉬웠어요. 또한 예전에 집을 찾을 때는 다방 앱을 사용했어요. 기대와 다른 집도 많았지만, 그래도 다양한 집을 구경할 수 있는 사실만으로도 재미있었습니다.”

쿠팡을 자주 사용하며, 한국에서 거주할 집을 찾을 땐 다방을 이용해 많은 도움을 받았다고 한다. 맥도날드의 딜리버리 서비스도 ‘놀랍다’라고 표현했다. 그럼 한국인이 놀랄만한 러시아의 서비스에는 어떤 게 있을까?

“온라인 쇼핑과 관련해서는 러시아가 좀 더 많은 서비스가 있는 거 같아요. 반면, 러시아 스타트업은 한국과는 대조적이에요. 한국처럼 생활에 스타트업이 녹여져 있지도 않고 활동도 활발하지 않아요. 과학기술 강국이었지만 계획경제체제 때문에 그런 것 같네요. 하지만 정부에서 스타트업 활동을 많이 장려하고 있어요. 러시아에 Skolkovo Innovation Center라는 곳이 세워졌습니다. 여러 R&D나 하이테크 분야의 프로젝트를 장려하는 프로그램을 시도하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한국의 서비스가 맘에 들고, 환경과 사람이 좋아도 외국에 산다는 것이 항상 장미빛일 수는 없다. 외국인들이 어려움이 느끼는 포인트는 무엇이며, 글로벌 IT인재들을 위해 한국이 고쳐나가야할 것은 무엇인지 물었다.

#까다로운 비자취득과 비싼 월세가 걱정..

1) 비싼 월세
2) 비자취득

“한국을 좋아하지만, 한 때는 고국으로 돌아갈까 고민했던 적이 있었어요. 혼자 타국에서 살아간다는 게 쉽지는 않죠. 예를 들면 방세가 부담스럽죠. 제가 여기서 원룸에 사는 비용으로 러시아에 가면 방이 3-4개인 집에서 살 수 있어요. 보증금도 언급하고 싶어요. 외국인이 그렇게 큰 돈을 가지고 있는 경우는 많이 없어요. 게다가 취업비자 전에는 학생비자로 서울대 어학당에서 공부했는데, 비싼 등록금뿐만 아니라 코스를 통과하지 못하면 학생 비자 연장 허가가 나지 않아 성적에 대한 압박을 많이 받았어요. 또 취업비자를 발급받아야 했는데 심사기간까지 걸쳐 2개월이 걸렸어요. 그 전에 준비해야하는 서류도 꽤 많았습니다. 하지만 지금 스마트포스팅에서 좋은 사람들과 잘 근무하고 있습니다. 스마트포스팅이 비자취득에 많은 도움을 주었어요. 이들 없이는 불가능했을 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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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가지 힘든 점도 있었지만 좋은 점이 훨씬 더 크기에 서울에 남게 되었네요. 추가적으로 말씀드리자면, 화장품의 질도 좋고 저렴해서 다양한 메이크업도 시도해볼 수 있고, 인터넷 환경도 뛰어나고, 지하철역마다 화장실도 무료로 있어 좋아요. (러시아는 거의 없거나 있어도 부분유료에요) 그래서 한국 생활은 10점 만점에 10점이라고 할 수 있어요.”

Alenam은 어려운 점도 있지만 한국생활에 크게 만족한다고 전했다. 회사생활도 마찬가지다. 러시아에서는 아랫사람을 하대하고, 수직적인 체계가 강해서 마음고생을 할 때가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스마트포스팅에서는 Alenam의 의견을 최대한 존중해주며, 여러가지 시도를 해볼 수 있게 도와주기에 회사생활에서도 문제가 없다.

#한국 스타트업에서 일하게 된 것은 50%의 운, 50%의 노력

“외국인들의 입장에서 한국 스타트업 채용 정보는 알기 힘들어요. 저도 제가 찾아보고 여기에 온 것은 아닙니다. 서울대 어학당에서 공부할 때 모델제의가 왔죠. 하지만 전 광고분야에서 경력을 쌓고 싶었어요. 모델 대행사에 의사를 밝혔더니 스마트포스팅을 연결해주셨어요. 여러가지 제약사항이 많았지만, 포트폴리오를 준비해서 당시 스마트포스팅 대표였던 Peter님을 열성적으로 설득했습니다. 그리고 결국 이렇게 일하게 됐네요! 사실 결국 외국인이 한국에서 일할 때 걸림돌이 되는게 비자에요. 해외 인재를 초청하고자하는 기업들의 입장에서도 비자 문제를 도와주기엔 힘들거에요. 비자취득 과정이 좀 더 수월해져야된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외국인들도 ‘아 어려울거야, 난 안될꺼야’하고 포기하는 경우가 있는데 외국인들도 좀 더 노력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한국에 있는 외국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채용정보를 접하지 못해 고국으로 돌아가는 경우가 많았다. 그만큼 외국인들은 접할 수 있는 정보에 한계가 있는 상황이다. 운이 좋아 채용 정보를 얻게 되고 면접을 보아도 회사 측에서 도와주지 않으면 비자 발급이 어렵다. 외국인이 한국 스타트업에서 일하는 데는 운도 있어야하지만, 많은 노력이 뒤따른다. 스마트포스팅은 절차가 까다롭긴 하지만 다시 외국인을 채용할 의사가 분명있다고 한다.

#외국인 채용? 다양성에서 큰 도움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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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 스마트포스팅 PR담당 ‘김학철’매니저 오: Alenam

스마트포스팅
“Alenam이 다양성이란 측면에서 큰 도움을 줘요. 외국 파트너를 만날 때나 시장조사, 로컬라이징을 할 때 도움이 되죠. 사실 처음에는 약간 불편했어요. 아니 어떻게 해야될 지 모르겠더라구요. 예로 한국인만 있음 고려하지 않아도 되는 걸 고려하기 시작했습니다. 사소하게 회식할 때 한국인만 있으면 당연히 삽겹살이 메뉴가 되겠지만, Alenam이 있으니 한번 더 고려한달까요? 
회사가 성장하면 겪을 성장통이라고 생각하는데요, 저희는 Alenma 덕분에 미리 겪어 좋아요.”

“그리고 Alenam은 대기업에 다녔어요. 스타트업은 복지면에서 아쉬운 부분이 많기 마련이죠. 이럴 때 Alenam가 큰 도움이 되요. Alenam의 아이디어를 적극 반영하여 사내커뮤니케이션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매주 금요일 전직원이 랜덤으로 조를 짜서 점심을 먹는 랜덤 런치박스를 운영하고 있는데, 이것도 Alenam의 의견을 반영한 제도입니다. 사실 사무실 분위기도 화기애애해 졌어요. Alenam가 물어 보거든요. 이 ‘한국어는 뭐야?’ 이렇게요. 그래서 말도 조심하게 되고 좋은 면을 보여주려다 보니 훈훈한 사무실 분위기가 형성됩니다.”

사실 스마트포스팅의 모두가 영어 의사소통에 원활한 것은 아니다. 그렇기에 스마트포스팅은 직원들 사이에 융합을 위해 여러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스마트포스팅 직원들의 특징을 살린 캐리커처 작업을 Alenam이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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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캐리커처는 직원들의 명함에 적용될 예정이다.

조만간 사내 인터뷰도 진행할 텐데, 그것도 맡을 예정이다. 한번이라도 더 Alenam과 직원들이 소통할 수 있도록 자리를 마련해주기 위함이다. 이런 갖가지 노력덕분인지 스마트포스팅은 Alenam의 또 하나의 가족이 되었다.

앞으로 [스타트업 비정상회담]에서는 한국 스타트업에 일하는 외국인들, 외국인 창업자들 등 글로벌 IT인들에게 한국은 일하기에 어떤 곳인지, 장점은 무엇이며 글로벌 IT 인재들을 더 많이 끌어들일 수 있는 장소가 되려면 어떤 점을 보완해나가야 할 지 알아 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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