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shuttersto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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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 광고 회사에서 근무한다고 하면 자주 듣는 질문들이 있다.

저는 배너 광고 봐도 클릭 절대 안 하거든요? 한 적이 없어요. 배너 광고로 돈을 벌어요? 벌 수 있어요? 아무도 클릭 안 할 것 같은데?

이럴 때마다 항상 “세상 사람들은 참 다양해서 광고를 클릭하는 사람이 어딘가에는 있어요”라는 대답을 했던 기억이 있다.

그런데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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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일까? 세상 사람들은 취향이 다양해서 광고를 클릭하는 사람이 어딘가에 있는 것일까?

일반적으로 매체에 광고를 집행하게 되면 광고 금액을 집행한 것에 대한 증명으로 노출, 클릭 등의 수치가 담긴 리포트를 받는다. 이 리포트를 통해 광고가 사람들에게 도달했고 클릭도 발생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물론 광고주가 내부 수치를 모니터링 함으로써 알기도 한다.

이마케터의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적으로 모바일 광고 비용 규모가 2013년에 대비하여 430% 증가하였고, 앞으로도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 허나 곰곰이 생각하면 흔히 볼 수 있는 모바일 상, 하단 띠배너나 조금 더 큰 사이즈의 직사각형 광고는 클릭한 기억은 거의 없을 것이다. 페이스북에서 자주 보는 네이티브 애드는 광고라는 것을 인지하지 못한 채 클릭(혹은 터치)하는 경우가 있겠지만 말이다.

많은 보고서에 의하면 실제로 광고에 관심이 있어서 클릭하는 사람도 있지만 악의적으로 클릭하는 사람 집단이나 프로그래밍 된 봇이 광고를 보고 있다고 한다. ANA(Association of National Advertisers 미국 국내 광고주 협회)가 2014년 8월, 9월에 미국의 36개 브랜드가 구매한 광고를 분석한 스터디에서 디스플레이 광고의 11%와 비디오 광고의 23%가 실제 사람에게 보여진 적이 없다는 것을 밝혔다. 2015년에 한 해 동안 세계적으로 이런 유효하지 않은 광고 노출, 클릭 등으로 인해 광고주들이 손해 볼 것으로 추정한 금액은 무려 6.3조원에 이른다.

이에 구글은 광고주의 광고비용과 매체의 수익을 인위적으로 증가시키는 행동을 ‘무효 클릭 행동’ 이라고 정의했으며 이 안에는 사기 트래픽과 클릭 실수 또한 포함되어 있다. 무효 클릭 행동을 막기 위하여 구글은 클릭 시간과 패턴, 트래픽 소스 등 다양한 요소들을 바탕으로 필터링하는 시스템을 구축하였고 시스템이 걸러내지 못하는 부분이나 잘못 걸러내는 부분을 보완하기 위하여 전담 팀이 붙어서 모니터링 하는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다.

구글은 사전 필터, 오프라인 분석, 그리고 신고에 의한 관찰 및 분석을 통하여 무효 클릭 행동을 필터링 하고 있다. 출처: Google’s Protection against Invalid Clicks
구글은 사전 필터, 오프라인 분석, 그리고 신고에 의한 관찰 및 분석을 통하여 무효 클릭 행동을 필터링 하고 있다.
출처: Google’s Protection against Invalid Clicks

조금은 안심이 되지 않는가? 하지만 구글이 옛날부터 이러한 시스템과 팀을 구축한 것은 아니었다. 2005년에 Lane’s Gifts & Collectibles는 여러 광고주를 대표하여 구글에 이러한 무효 클릭 행동을 걸러내기 위한 충분한 조치를 취하지 않아서 손해를 보았다고 소송을 걸었고 승소했다. 한화로 약 900억원 규모의 소송이었으며 변호사비를 제외한 600억원을 광고주 그룹에게 광고 크레딧으로 돌려주고 무효 클릭 행동을 사전에 찾아낼 수 있도록 구글이 시스템구축 및 모니터링을 강화하는 것을 지시 받았다.

구글의 애드센스 도움말에 의하면 무효 클릭 행동에 해당하는 것들은 다음과 같다.

• 본인이 소유한 매체에서 광고를 클릭하거나 본 경우 (Clicks or impressions generated by publishers clicking their own live ads)
• 반복적인 광고 클릭과 노출이 발생한 경우 (Repeated ad clicks or impressions generated by one or more users)
• 매체가 광고 클릭을 유도하는 문구를 넣거나 광고를 잘못 배치하여 실수 클릭이 많이 발생하는 경우(Publishers encouraging clicks on their ads. Examples may include: any language encouraging users to click on ads, ad implementations that may cause a high volume of accidental clicks, etc.)
• 자동 클릭을 발생시키거나 사기 트래픽을 증가시키는 봇 혹은 소프트웨어 (Automated clicking tools or traffic sources, robots, or other deceptive software.)

도움말에서의 기준은 정확한 수치로 나온 기준이 아니라서(ex: 한 IP에서 n분에 안에 n번 광고를 n초 간격으로 클릭하면 부정 클릭으로 간주) 애매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필터링하는 기준을 명시하면 그 것을 악용하여 기준을 피해가는 사례들이 발생할 수 있다. 또한 케이스에 따라 필터링 기준이 바뀔 수 있어 명시하기 힘든 점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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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모호한 표현으로 무효 클릭 행동을 설명했기 때문에, 어떠한 경우들이 해당하는지 궁금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예시로 설명해보겠다.

첫번째, 광고 적용이 제대로 되었는지 테스트하기 위해서 자신의 매체에 접속해서 클릭하는 경우, 수익을 벌기 위해서 매체 소유자가 자신의 매체에서 지속적으로 광고를 클릭하는 경우, 매체 소유자가 가족 혹은 지인들에게 광고를 클릭해달라고 요청하는 경우 등이 포함된다. 이 경우들은 IP로 많이 필터링한다고 한다. 하지만 학교나 회사처럼 공유 와이파이를 이용해서 접속한 사람들이 광고를 본다고 할 때에는 정확히 어떻게 필터링하는지와 관련해서 알려진 것이 많이 없다.

두번째, 광고를 더블클릭 할 경우 첫 번째 클릭은 유효한 것으로 체크하고 두 번째는 무효로 판단하며 이를 판단하는 기준은 클릭간의 시간차이다. 이때 발생하는 무효 클릭은 유저의 습관에 의한 것으로 부정 클릭으로 보지 않는다. 하지만 특정 패턴으로 클릭과 노출이 발생한 경우에는 사람이 하는 것이 아니라고 보고 무효로 처리한다. 예를 들면, 페이지 새로 고침 두 번 후에 상단 띠배너 클릭이 발생하는 것처럼 특정 패턴으로 클릭하고 있을 경우 봇이나 프로그램이 행동하고 있는 것이다.

세번째, 앱이나 웹에 접속했을 때 갑자기 뜨는 팝업 광고가 있거나 앱 사용과 중복되는 위치에 띠배너가 배치되어 잘못 클릭한 경우들이 있을 것이다. 이러한 경우는 일반적인 배너보다 클릭률이 현저하게 높기 때문에 무효 클릭으로 분류되어 매체가 경고를 받을 가능성이 높다. 또한 어떠한 서비스에 접속했을 때 안내문으로 ‘좀 도와주십쇼! 광고 클릭은 운영자를 돕는 길입니다!’라고 나와있다면 배너 클릭률이 비정상적으로 높을 것이기 때문에 경고를 받을 것이다.

유저가 자발적으로 클릭 캠페인을 벌인 것이어도 매체가 경고를 받을 수 있다. 한 커뮤니티에서 운영자가 서버비라도 벌 수 있도록 도와주자는 마음에서 유저들이 자발적으로 광고 클릭 캠페인을 작게 벌였었다. 사람들은 관심이 없어도 페이지에 뜨는 광고를 하나 하나 클릭했었다. 나는 그때 학생이었고 광고를 알지 못하였기 때문에(광고홍보학과였으나 모바일, 디지털 쪽은 지식이 전무했다…반성합니다) 오히려 운영자에게 해를 입히고 있는 것을 알지 못했다.

배너 클릭률이 다른 때보다 지나치게 높아졌을 것이고 광고를 클릭하여 광고주의 페이지에 들어간 사람들은 자신의 관심에 의해 접속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그 웹사이트에 머문 시간이 얼마 안되었을 것이다. 이는 광고주에게 해를 입히는 행동이기 때문에 매체가 애드네트워크로부터 경고를 받거나 차단당했을 것으로 추정한다.

네번째, 봇, 소프트웨어, 봇농장 등이 큰 규모의 광고비를 가져가는데 다양한 방식으로 변화구(?)를 만들어내기 때문에 이를 필터링 하는게 제일 어렵다. 가짜 트래픽을 구매하여 노출당 수익을 지급하는 광고를 지속적으로 보게 하는 경우, 가상머신을 이용하여 광고를 호출하여 지속적인 노출 및 클릭을 인위적으로 발생시키는 경우, 아무 내용도 없는 사이트를 만들어서 광고 영역만 만드는 경우, 매체의 사이트를 그대로 복사하여 사이트를 새로 만든 후 광고를 붙여서 수익을 내는 경우, 광고를 1×1 픽셀 사이즈의 영역에 노출되게 하여 실제로 유저가 볼 수 없는 경우, 유저의 쿠키와 정보를 크롤링하여 유저의 행동인 것처럼 행동하여 광고를 보는 경우 등 셀 수 없이 많은 방식으로 봇과 소프트웨어가 판을 치고 있다.

제3자가 돈을 벌기 위해 가짜 매체를 만들고 봇과 소프트웨어를 이용하는 경우도 있지만, 경쟁사의 광고비를 빨리 소진시키기 위하여 이용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봇과 소프트웨어가 워낙 많다보니 글로벌 광고의 기준을 세우는 기구인 IAB에서는 자체적으로 확인되거나 멤버들이 보고한 봇과 스파이웨어를 매달 25일에 배포하여 차단하거나 필터링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출처: Adexchanger http://adexchanger.com/online-advertising/ad-fraudsters-hit-vertical-vulnerabilities/
출처: Adexchanger http://adexchanger.com/online-advertising/ad-fraudsters-hit-vertical-vulnerabilities/

Integral Ad Science에 의하면 일반적으로 직광고에서는 사기 클릭/노출의 비율이 3.5%, 애드네트워크에서는 10.5%, 그리고 애드익스체인지에서는 16.5%를 차지한다고 한다. 여러 곳을 거쳐서 광고를 집행하게 될 경우 트래픽의 출처가 명확하지 않아 사기 클릭, 사기 노출 등이 발생할 확률이 높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국내에 국한하여 광고를 집행하고 있다면 안심하시라. 로컬 애드네트워크와 로컬 매체는 광고 트래픽 퀄리티가 좋지 않을 경우 광고주나 대행사의 항의를 바로 들을 수 있기 때문에 무효 행동의 비율이 낮은 편이다.

그렇다면 사기 클릭과 노출을 막기 위한 예방책은 무엇일까.

우선 매체는 양심적으로 광고 클릭/노출을 인위적으로 늘리는 행동을 하지 말아야 한다. 현재의 광고 영역이 수익을 많이 가져다 주지 않고 있다면 기본 띠배너 외에도 전면광고, 네이티브, 동영상 광고, 오퍼월 등을 적절하게 섞어서 테스트해보고 매체의 특성과 맞는 것을 찾아 수익화를 하는 것이 좋다.

광고주와 대행사는 광고를 집행하면서 클릭률이나 이탈률 등을 모니터링하고 각 매체로부터 유입된 사람들의 행동 패턴을 분석해야 한다.

만약에 의심이 가는 패턴이 보인다면 매체에 알려서 확인 요청을 한다. 또한 특정 매체에서 유저들이 유입이 된 후에 아무 것도 하지 않은 사람들의 비율이 높다면 그 매체를 기록해두고 추가 집행 시에 제외하고 집행해야 한다. 항상 퀄리티 있는 유저가 유입되는 매체에 광고금액을 집중하겠다는 생각으로 매체를 필터링 한다면 무효 클릭과 노출을 생성하는 매체는 자연스럽게 배제될 것이다.

더 나아가 노출, 클릭 등 봇이나 프로그램이 쉽게 흉내 낼 수 있는 행동을 기준으로 광고를 집행하지 말고 조금 더 복잡한 행동을 요하는 전환을 기준으로(ex: 가입, 가입 후 n단계까지 완료) 집행하는 것을 추천한다.

마지막으로 애드네트워크, 애드익스체인지는 부정 및 무효 클릭이 발생되는 것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광고주의 리포트에 기록되기 전에 필터링 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해나가야 한다.

봇이나 불법 소프트웨어 제작자들이 우회하고 새로운 시도를 한다고 하더라도 우린 답을 찾을 것이다. 늘 그랬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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