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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이 지난 2015년말부터 생방송을 할 수 있는 ’라이브’를 유명인사(셀럽)부터 순차적으로 오픈해, 현재는 거의 모든 사용자에게 열어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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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제서야 글로벌적으로 주목을 받고 있는 ’라이브’는 정작 우리나라에선 친숙한 서비스입니다. 10여년 전부터 아프리카TV를 통한 인터넷 생방송 경험을 해봤기 때문입니다.

2005년 5월 11일, 시범 서비스인 ’W’로 클로즈드 베타 서비스를 시작해 8월 오픈베타를 거쳐 인기를 얻자 서비스 개시 10개월이 지난 2006년 3월 9일, 사명을 아프리카로 이름을 바꾸고 정식 서비스를 시작했다. 기본적으로는 누구나, 언제, 어디서든 인터넷 방송을 할 수 있는걸 모토로 내세웠으며, PC나 스마트폰으로 방송을 켜서 게임을 하든, 캠을 키고 시청자와 이야기를 나누든 기본 운영원칙에만 걸리지 않으면 어떤 컨텐츠든 자유롭게 방송할 수 있다. 그리고 방송이 잘 되면 시청자들의 아이템 선물을 통해 실제 돈으로 이어지는 수익 창출도 가능하게 만들면서 전업 BJ가 생기기도 했고, 더 나아가 1인 미디어 시대를 본격적으로 열었던 프로그램으로 평가받고 있다. – 나무위키

여기서 등장한 스타급 BJ(Broadcast Jockey)들이 현재 국내의 MCN(Multi Channel Network)을 만듭니다. 미국에서는 유튜브 스타들을 중심으로 등장한 개념인데요. 이들은 방송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리뷰, 뷰티, 게임 등 자신의 영역에서 독보적인 위치에 자리를 잡게 되면서 기성 미디어와도 손을 잡는 구조로 가고 있습니다.

국내는 조금 다르죠. 먹방, 게임 리뷰, 뷰티 등 영역은 비슷하나, 폐쇄된 방에서 마이크, 간단한 조명 정도만 설치한 뒤 이용자와 소통하는 구조입니다. 아프리카TV 생방의 표준화된(?) 방식이라 할 수 있죠.

강점도 있습니다. 라이브 방송을 통한 수익 구조를 세계 최초로 만들어냈죠. ’별풍(별풍선)’을 통해 크리에이터에게 수익 배분(파트너 BJ 80%, 베스트 BJ 70%, 일반 BJ 60%)을 해주며, 플랫폼 운영사인 아프리카TV는 나머지 금액을 중개수수료로 받아가며 수익을 내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페이스북 라이브의 등장은 ‘활용’ 측면에서 물음표를 자아내고 있는 상황입니다. 기존 MCN 크리에이터들이 주력으로 집중해 뛰어들기에는 당장에 들어오는 수익이 없기 때문이죠.

허나 라이브 형식의 한계로 인해 국내 크리에이터들이 주춤거리는 사이, 미국에서는 무서운 속도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지난 5월 25일 뉴스전문 MCN SMC TV(6/1 개국) 부사장이자 페이스북에서 뉴스 읽어주는 여자를 운영하고 있는 이은영 편집장, 성상훈 아이뉴스24 기자, 김조한 SK브로드밴드 매니저가 연사로 나선 ‘인플루언서 4인이 말하는 2016 콘텐츠 생산/소비’ 미니 콘퍼런스에서 언급된 내용에 따르면 버즈피드에서 오픈한 ’체다’라는 페이지에서는 10대들이 앵커가 돼 경제 상황을 진단하는 생방송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방송 형태는 기존 경제방송과 같은 규격으로 진행되고 있죠.

’추바카 맘’이라는 이름으로 화제가 된 ‘캔더스 페인(Candance Payne)’의 4분짜리 페이스북 라이브 방송은 공개된 지 하루도 안돼 300만 공유, 1억4000만 뷰를 기록하기며 라이브의 최대 뷰, 공유 기록을 달성했습니다. 그날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창업주가 그녀를 본사로 초대하면서 한 번 더 화제가 됐습니다.

여기에 더해 페이스북은 라이브를 송출하고 있는 이용자들의 위치를 모두 담은 맵을 공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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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 아프리카TV가 B급 콘텐츠들이 모이는 곳 정도로 자리매김했다면, 페이스북은 전 연령, 모든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미디어 라이브 플랫폼을 만들고 있는 것인데요.

당장에 수익구조가 없다는 측면이 있기에, 브랜드 마케팅 차원에서 이용되고 있는 한계점은 분명히 보입니다. 그리고 아직까지는 스마트폰 전면 카메라를 통한 저화질의 방송이 일반적이고요. 미보(mevo)와 같은 페이스북 라이브 전용 장비가 선보여지기도 하지만요.

허나, 다른 관점에서 보면 페이스북 라이브는 위협적입니다. 기존 미디어 업계 종사자의 말에 따르면 방송사업자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존재는 페이스북입니다. 미디어를 통한 콘텐츠 소비 시간을 페이스북이 죄다 가로채고 있기 때문인데요. 이러한 상황에서 기성 미디어의 영역까지 야금야금 먹어가고 있는 점은 상당히 위협적인 것이죠.

페이스북이 스마트폰을 이용하는 모든 사람을 자사의 플랫폼으로 모으고 있습니다. 미디어 전체 영역의 판을 바꿀 존재가 이제 막 수면 위로 등장한 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