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여인욱 잔디 매니저

여인욱 매니저가 잔디 블로그에 게재한 글을 편집한 뒤 모비인사이드에서 한 번 더 소개합니다.

최근 방영돼 큰 화제가 된 JTBC 팩트체크 코너 ‘퇴근 후 카톡지시, 시간외 근무일까?’ 편

스마트워크(smart work). 말은 좋다. 스마트폰과 태블릿 같은 스마트 기기를 활용해 시간과 장소의 제약 없이 유연하게 업무를 처리한다는 얘기니 말이다. 기업 입장에서는 사무실 유지비 등 고정 비용을 아끼고, 직장인도 지옥 같은 출퇴근에서 해방돼 삶의 질이 높아지니 누이도 매부도 좋다.

그런데 스마트워크를 도입하면 정말 스마트하게 일하나? 현실은 스마트함과 거리가 멀다. 금요일 밤 11시에 업무 자료를 요청하거나, 일요일 아침 7시에 월요일 회의 자료 준비하러 출근하라는 메시지를 받는다고 스마트하게 일하지는 않는다. 죄 없는 스마트폰을 내던지고 싶을 뿐이다. 직장인 3명 중 2명은 휴일이나 퇴근 뒤에 스마트 기기로 업무지시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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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스마트워크는 스마트하지 못할까? 단지 편리하다는 이유로 사적으로 쓰던 모바일 메신저를 업무에 전용한 탓이 크다. 카카오톡 같은 경우는 국민 메신저라는 명성만큼이나 ‘카톡 지옥’이라는 악명도 높다.

모바일 메신저 사용에 미숙한 상사가 부하 직원 100여 명을 한꺼번에 단체 채팅방(단톡방)에 초대해 안부를 묻는 일, 대한민국 직장인이라면 한번쯤을 겪어봤을 테다. 이런 일에 시달리다 지친 직장인은 카카오톡 알람을 끄거나 아예 탈퇴하기도 한다.

허울 좋은 스마트워크 때문에 직원이 사생활을 침해 당하고 업무 시간이 늘어나면, 결국 정신적∙육체적 피로가 쌓여 업무 생산성이 떨어진다. 스마트워크가 바보 같은 일로 전락하는 셈이다.

일과 삶 구분해야 진정한 스마트워크 가능해

스마트하게 스마트워크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먼저 공과 사를 분명히 구분해야 한다. 스마트워크 도입의 가장 큰 걸림돌이 바로 업무 시간과 개인 시간의 구분이 모호하다는 것이기 때문이다.

프랑스 정부는 노동법을 개정해 ‘연결되지 않을 권리’를 보장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업무 시간 전후에는 업무용 이메일을 보내지 못하도록 법으로 명시하려는 것이다.

법까지 가지 않아도 각 기업 차원에서 직원을 위해 ‘연결되지 않을 권리’를 보장할 수 있다. 이미 업무 시간과 사생활을 엄격히 구분하는 기업도 꽤 있다. 관계자에 따르면 다국적 기업 존슨앤존슨은 퇴근 뒤나 주말, 연휴 기간에는 업무 이메일을 보내거나 받지 못하도록 못박았다. 업무 시간 외에 이메일을 보내려면 업무 시간 안에 예약 발송해야 한다. 도이치텔레콤과 폴크스바겐도 노사가 합의해 업무시간 외에는 연락을 금지해 왔다. 롯데백화점은 ‘단톡방 자제령‘을 내렸다.

업무용 메신저를 따로 쓰는 방법도 고려할 만하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IT산업단은 업무용 메신저로 잔디(JANDI)를 활용해 업무와 사생활을 확실히 구분했다. KOTRA IT산업단 이유림 담당자는 “카카오톡은 개인용 메신저라 파일 관련 기능이 불편하고, 개인적인 영역에 업무를 끌어들이는 것 같아 공과 사가 분리 안 되는 기분인데, 잔디는 그렇지 않아 심적으로 편하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헙업에 특화된 업무용 메신저를 채택하면 공과 사를 구분하는 것은 물론이고 생산성도 개선할 수 있다. KOTRA IT산업단은 기존에 혼용하던 커뮤니케이션 도구를 잔디로 통합한 뒤 14명이 하던 업무를 단 6명이 성공적으로 처리했다.

국내엔 카톡으로 촉발된 공사 구분 이슈가 있는가 반면, 미국을 비롯한 해외는 이메일이 문제의 주인공이다. 이 문제의 해결사로 협업툴 슬랙(Slack)이 거론되었는데. 해외 IT매체 <더버지>는 슬랙(Slack)을 쓰면 업무에 필요한 정보와 각종 판촉 메일이 뒤섞인 이메일 계정을 관리하는데 시간을 낭비하지 않고 온전히 업무에만 집중할 수 있다고 추켜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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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세는 스마트워크. 지속가능한 방법을 모색해야

스마트워크는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다. 기존 업무방식에 비해 스마트워크가 지닌 강점이 많기 때문이다.

스마트워크는 생산성 향상을 전제로 한다. 한 사람이 처리할 업무량이 늘어나고, 실시간으로 협업하는 경우도 많아진다는 얘기다. 그렇기에 스마트워크를 현명하게 활용하는 길을 고민해야 한다.

경기가 침체기로 접어들어 업무생산성을 높여야 한다는 압박이 커진다. 지금이야말로 공과 사를 구분해 삶의 질을 높이면서 업무생산성도 개선하는 진정한 스마트워크를 고민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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