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앱을 운영하고 있다면 ‘수익화’는 가장 큰 숙제 중 하나이다. 광고, 유료화(부분 유료화), 커머스 등 모바일 시장에서 수익화 방식은 한정적이기 때문이다. 커머스는 초기 투자비용이 크고, 인앱 결제의 경우 서비스에 따라 제한적으로 도입되기 때문에 대부분의 모바일 서비스가 ‘광고’를 주요 비즈니스 모델로 선택한다. 모바일 앱을 운영하고 있다면 누구나 광고 플랫폼을 통해 수익을 얻을 수 있지만, 서비스 규모(트래픽) 및 운영 노하우 등에 따라서 업체 별 수익의 편차는 크다.

광고 기반의 수익화를 준비 중이라면 애드테크에 대한 이해는 필수적이다. 애드네트워크 및 SSP(Supply Side Platform) 등 각양각색의 플랫폼이 있고, 광고운영 트렌드도 시시각각 변화하기 때문이다. 특히, SSP는 RTB(Real Time Bidding, 실시간 입찰 방식), 미디에이션(Mediation) 등을 통해 매체가 고수익을 얻을 수 있게 돕는다. 광고주에게 DSP(Demand Side Platform)가 있다면, 매체사에게는 SSP가 있는 셈이다.

아직까지 국내에서는 프로그래매틱에 대해 회의적인 모습이다. 프로그래매틱에 대한 업계 종사자들의 이해가 부족하고 시장을 구성하는 플레이어가 부족하다는 의견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독자적인 기술력과 실행력을 바탕으로 다가오는 미래를 준비하고 있는 애드테크 회사들이 있다. 2014년 설립된 ‘온누리DMC’도 그 중 한 곳이다. DMP(Data Management Platform) 겸 DSP인 ‘크로스타겟(CrossTarget)’을 출시하고 국내외 업체들(모펍, 애드인테, 나스미디어 등)과 활발하게 제휴하는 등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지난 11월에는 네이티브 애드익스체인지 겸 SSP인 ‘엑셀비드(Exel Bid)’를 선보이며 광고주부터 매체사를 아우르는 ‘풀스택 애드테크’ 회사로 거듭나고 있다.

무엇이 그들을 풀스택 애드테크 회사로 거듭나게 했을까? 지난 12월 20일 양준모 온누리DMC 대표(사진)를 만나 이야기 나눴다. 그는 소박한 아이디어가 지금의 온누리DMC를 만들었다고 회고했다.

양준모 온누리DMC 대표
양준모 온누리DMC 대표

“초기 온누리DMC는 ‘모바일 웹(Web)의 방문이력(쿠키 값)을 분석해 구글 애드아이디와 매칭하여 모바일 앱(App)에 리타게팅 하자’는 소박한 아이디어로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국내 애드테크 시장에서 위 기술을 지원하는 DSP 플레이어는 없었고, 스타트업 상품을 반영할 수 있는 플랫폼 제휴도 어려웠습니다. 시장에서 생존하기 위해 직접 DMP와 DSP를 만들어야겠다고 판단했죠.”

온누리DMC는 모바일 앱에서 앱으로 리타겟팅이 가능한 DSP인 ‘크로스타겟’을 개발했다. 글로벌 마켓팅 분석 서비스 ‘TUNE’의 기술을 바탕으로 광고주 앱에 접속한 이용자 정보를 분석하여 리타겟팅하는 방식이다. 처음에는 국내 플레이어들과 제휴를 통해 서비스를 운영했지만, 리타겟팅 효율을 높이기 위해서 더 많은 데이터가 필요했다. 이 때, 해외로 눈을 돌렸다.

“초기에는 나스미디어의 도움을 받았죠. 이후 다른 애드네트워크와 제휴를 준비했지만, 부족한 부분이 많았습니다. 이 때, 트위터가 운영하고 있는 글로벌 애드익스체인지인 ‘모펍(Mopub)’의 문을 두드렸죠. 모펍을 통해 국내로 들어오는 일 평균 광고는 약 5억~7억 건 정도 됩니다. 규모가 큰 우량 앱도 다수 보유하고 있죠. 국내에서 크로스 타겟이 최초로 모펍과 연동을 진행했습니다.”

이미지: 온누리DMC
이미지: 온누리DMC

모펍에서 제공하는 광고 요청 중 약 2억 건은 네이티브 형태였다. 네이티브 광고는 매체에 거부감 없이 노출되면서 클릭률, 전환율 등 광고 효율을 증가시켰다. 이는 매체 입장에서도 수익을 극대화 할 수 있는 포인트였다. 국내 몇몇 플랫폼이 프로그래매틱을 도입했지만, 네이티브 형태는 지원되지 않았다. 과거 경험에 빗대어어 온누리DMC는 네이티브를 지원하는 애드익스체인지 겸 SSP를 직접 운영하기로 결심했다.

“자동차, 교육 등 다양한 버티컬 영역에서 다수의 유저를 확보한 모바일 앱이 증가하고 있는데요. 이들은 사용자의 UI/UX를 고려하기 때문에 단순한 광고 형태(띠 배너, 전면 배너)에 거부감을 가지고 있습니다. 서비스에 융화되어 자연스럽게 노출되는 네이티브 광고는 위 매체들이 수익화를 하는데 해결책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최근 개인화 타겟팅 광고가 주목을 받으면서 애드네트워크들이 매체의 필레이트(Fillrate, 광고 요청에 대해서 성공적으로 광고를 제공한 비율)를 보장하기 어려워졌습니다. 반면, 글로벌 DSP의 한국 인벤토리(광고영역) 수요는 증가하고 있기 때문에 프리미엄 매체와 네이티브 DSP 조합이 현 시장의 문제를 개선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미지: 온누리DMC
이미지: 온누리DMC

최근 프로그래매틱이 국내 애드테크 시장에서 화두지만, 실상은 초기 단계에 불과하다. 네이버, 다음카카오가 국내 온라인 광고시장의 약 90%를 차지하고 있고, 기존 광고시장의 관습으로 프로그래매틱에 대한 업계 종사자들(광고주, 매체사)의 이해는 부족한 편이다. 양준모 대표는 광고주, 매체사의 이해가 커질수록 국내 프로그래매틱 시장이 커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북미권에서는 경매를 통한 거래방식이 익숙하지만, 우리나라는 통용적이지 않습니다. 아직도 예산에 따른 ‘ROI(Return of Investment)’ 보다 ‘광고 단가’에 연연하는 경우가 있죠. 다행히도 애드테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광고주의 인식이 조금씩 개선되고 있습니다. 한국 광고시장은 직대행이라는 독특한 문화를 가지고 있는데요. 기술력이 부족한 대행사와 업력이 낮은 애드테크사가 전략적으로 협력하고 부족한 점을 보완한다면 그 시기가 앞 당겨질 수 있겠네요.”

애드테크는 국가 환경이나 광고주 성향 등에 매우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미국과 중국의 경우 방대한 영토 덕분에 타겟팅 전략이 고도화됐다. 양 대표는 한국에서 통용될 수 있는 전략과 플랫폼을 갖춰야 된다고 이야기했다.

“우리나라의 경우 한민족 성향을 가지고 있고, 인구 대다수가 수도권에 모여 있습니다. 고유한 국가적 특성 때문에 머신러닝을 도입한다고 해도 성과는 저조할 것입니다. 모든 유저가 다른 성향을 가지고 있고, 상황에 따라서 다른 반응을 보이기 때문에 다양한 크리에이티브와 타겟팅 전략으로 시장에 접근해야 할 때입니다.”

광고주 뿐만 아니라 매체사 또한 애드테크 시장을 이해해야 한다. 종종 글로벌 광고 플랫폼을 사용하면 돈을 벌 수 있다고 생각하고 전적으로 의지하는 경우가 있는데, 양 대표는 ‘광고 플랫폼은 수익화를 위한 하나의 수단일 뿐이다’며 ‘매체사도 적극적으로 광고 영업을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구글이나 페이스북에서 운영되는 플랫폼의 경우 상대적으로 높은 필레이트(Fill rate)를 보장하지만, SSP나 애드익스체인지 수수료가 터무니없이 높죠. 또한 필레이트(Fillrate) 이슈 때문에 구글의 ‘더블클릭’에서도 5개의 SDK를 탑재하라고 가이드하고 있습니다. 버티컬한 서비스일수록 유저 타겟이 명확하기 때문에 자사 앱과 적합한 광고주를 발굴하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온누리DMC는 대한민국 애드테크 시장의 빈틈을 발견하며, 그들의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양준모 대표는 대한민국 애드테크 시장에서 프로그래매틱을 꽃 피우려면 더 많은 경쟁과 협력이 필요하다고 이야기했다.

“그동안 대한민국 애드테크 시장은 해외 트렌드를 빠르게 흡수했지만, 따라잡지는 못 했습니다. 한국만의 시장을 만들기 위한 시간도 부족했죠. 애드테크 시장이 복잡해 보이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그 안에 기회는 있습니다. 앞으로 더 많은 플레이어들이 시장에 등장하여 경쟁하고 협력하며 시장을 보완했을 때 국내 애드테크 시장은 더욱 성장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