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해를 마무리 짓는 12월, 일본에서는 늘 이맘때 다사다난했던 한해를 돌아보자는 의미에서 올해의 한자를 발표한다. 재미있게도, 이와 같은 시기에 중국 언론들은 올해 인터넷을 뜨겁게 달궜던 유행어를 정리해서 발표한다. 총 10개가 발표됐지만, 그 중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고 재미있는 유행어들만 소개해드릴까한다. 읽는 방법과 어원에 대한 소개 역시 포함되니, 평소 친하게 지내던 중국 지인들에게 사용해 중국에 대한 관심을 표하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

출처: Shutter Stock
출처: Shutter Stock

厉害了我的哥(리하이러워더꺼)
– 남의 경이로운 행동과 결과을 칭찬할 때 사용한다
  

사용빈도 : 매우 높음

어원(语源): 원래 의미를 풀어보자면, 厉害(대단하다), 我的哥(우리형)정도겠다. 이 말이 번지기 시작한 것은 중국의 한 중학생 때문인데, 인기 모바일 게임의 경기를 보면서 “哇塞哇塞,厉害了我的哥 (우와우와! 대단해 우리형)”를 우스꽝스럽게 남발하면서 네티즌들 사이에서 인기를 탔다. 이후 남의 경이로운 행동이나 결과를 보았을 때, 그것을 칭찬하는 말로서 인터넷에서 자주 사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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友谊的小船(요우이더샤우촨)
– 우정이라는 작은 배는 뒤집히기 쉽다 

사용빈도: 높음

어원(语源): 중국의 인기 만화가 喃东尼(남동이)가 웨이보에 올린 만화 에피소드의 제목이다. 우정이라는 작은 배 위에 펭귄들이 아슬아슬하게 균형을 잡고 있으나 결국 작은 움직임에 배가 뒤집어지고 만다. 작가는 우정에 균형을 맞추는 것은 어렵다라는 철학적인 내용의 만화을 올려놨는데, 문제는 이 작가가 코믹 작가라는 것이다. 평소 코믹한 작가가 진지한 이야기를 그려내자, 네티즌은 진지한 내용임에도 폭소했다. 만화는 삽시간에 여러 패러디물들을 창조해냈다. 예를 들어, 한 친구에게 이성친구가 생기거나, 살이찌면 배가 넘어간다는 등의 패러디가 마구 등장했고, 말투 역시 살짝 변형되어서 사용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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蓝瘦香菇(란쇼우, 쌰앙쿠)
– 괴롭다, 울고싶다

难受(난쇼우),想哭(샤앙쿠),本来今天高高兴兴,你为什么要说这种话,难受,想哭····(이해하기 어렵다, 울고 싶다. 오늘 원래 기분 좋았는데, 왜 갑자기 그런 소릴 하는거니, 이해하기 어렵다, 울고 싶다)

사용빈도 : 높음

어원(语源): 어느날 중국 본토를 발칵 뒤집는 동영상이 올라온다. 문제의 동영상에서 남성은 여자 친구에게 평소 서운한 감정을 고백한다. 하지만 남자의 사투리가 너무 심했다. 难受,想哭 (받아드리기 힘들다, 울고 싶다)를 발음 할 때 蓝瘦,香菇 (파란색, 표고버섯)와 똑같이 들리면서 보는 이의 폭소를 자아냈다. 파란색 표고버섯은 일순간 패러디물이 등장했고, 실제 스타들과 인터넷 스타 왕홍(网红)도 본 내용을 언급하거나 따라하면서 인기가 급상승했다. 广西南宁(광서 남녕)에 살고 있는 실제 주인공은 韦勇(위용)은 한 인터뷰에서 회사 동료들로부터 이 소식을 전해들었고, 밖에서 사람들이 알아볼 때 아직 많이 어색하다고 고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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吃瓜群众(츠꽈췬쫑)
– 싸움 구경꾼 

사용빈도: 중간

한국에서는 인터넷 공간에서 싸움 구경을 할 때 흔히 (영화를 보듯이) “팝콘 팝니다”라고 한다. 그런데 중국에서는 해바라기씨(瓜子)를 찾는다. 중국에서 해바라기씨는 쉽게 볼 수 있는 간식 같은 존재인데, 다른 사람의 싸움이나 언쟁을 구경하면서 해바라기씨를 뜯는 모습을 그리면 되겠다. 중국 웹사이트에서 매우 자주 볼 수 있는 표현이다. 하지만 타인의 곤란한 상황에도 돕지 않고 해바리기씨를 먹는 모습은 굉장히 큰 사회적인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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洪荒之力(홍황쯔리)
– 세상을 뒤흔들 정도의 강력한 태고의 힘

https://www.youtube.com/watch?v=v8XmCdO_e1E

洪荒之力(홍황쯔리)는 리우 올림픽에서 중국의 수영선수 傅园慧(푸위안훠이)가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인터뷰에서 그녀는 “결승전까지 컨디션 유지 가능하겠냐?”라는 질문에 다른 선수들과 다르게 대답했다. 그건 바로 홍황지력인데 그 의미가 참 재미있다. 중국 고대 사상 중에 하늘과 땅이 처음으로 열릴 때 큰 홍수가 세계를 거의 멸망시켰다는데서 유래된 세계를 멸망시킬 수 있는 태고의 힘. 그러니깐 세상을 뒤바꿔놓을 정도로 강력한 힘까지 다 써버렸기에 컨디션 유지가 불가능하다. 오늘 성적으로 충분히 만족한다고 솔직하게 답했다. 그녀의 가식없는 인터뷰에 네티즌들은 열광했고, 국민 유행어로 빠르게 번졌다. 특히 그녀의 풍부한 표정은 중국의 메신저 QQ에서 이모티콘 모음으로 만들어 퍼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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小目标(샤오무뺘오)
– 작은 목표, 한국판 아프니깐 청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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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최대 부호 왕젠린(王健林)의 “인생사, 작은 목표를 달성해나가는 것”이라는 조언은 언듯 듣기는 좋다. 하지만 문제는 그 목표가 일반 사람들이 납득하기에는 상당히 어렵다. 사건의 발단은 한 인터뷰에서 완다그룹의 회장 왕젠린(王健林)이 중국의 청년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냐는 질문에 다음과 같이 대답했다는 것이다. “달성할 수 있는 작은 목표를 설정해야 한다! 예를 들어, 1억 위안을 벌어보기” 참고로 1억 위안은 한국 돈으로 173억 1,300만원이다. 인터뷰를 본 사람들은 이 작은 목표에 경악했고,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는 왕젠린 회장을 비꼬는 말들로 꽉 찼다. 이 “작은 목표”는 가뜩이나 취업이 어려워 고생하는 젊은 사람들 사이에서 이루기 힘든 꿈을 일컫는데 사용되기 시작됐다. 일각에서는 중국의 이런 심각한 빈부격차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크다.    

어떤 이는 인터넷 용어를 그 시대의 자화상이라고 한다. 또 어떤이는 사회의 하자를 비꼬는, 일종의 해소 방법이라고도 부른다. 두 의견 다 일리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이러한 용어를 잘 이해하고 빠르게 따라갈 수 있다면 중국을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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