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조한님이 자신의 블로그에 정리한 내용을 모비인사이드에서 편집, 정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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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콘텐츠는 이번 CES에서도 대세로 자리 잡았다. 

2017년 미국에서 미디어 플랫폼 전쟁이 시작됐다.

CES2017에서 정신없는 4일을 보냈습니다. 엄청난 보도 자료들이 쏟아져 나오고, 현지에 있는 사람들도 뉴스에 나오는 것이 어딘지 찾아 헤매는 일도 벌어졌으니까요.

이번 CES2017에서는 한국, 중국 업체들이 저마다의 미디어 플랫폼을 가지고 시장에서 싸움을 벌이는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오늘은 이 업체들의 미디어 플랫폼 전략을 간단하게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한국, 중국 업체들은 많은 디바이스 판매와 고객들의 로열티 확보를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었습니다. 몇 해 전까지만 해도 TV는 한국 업체들의 경쟁력이었습니다. 중국 업체들도 수준 높은 하드웨어, 디자인을 따라잡았고, 이미 미국 시장에서 경쟁력 있는 미디어 플랫폼(안드로이드 TV, 아마존 파이어 TV, 로쿠 TV)을 도입하여 삼성의 타이젠, LG의 웹 오에스 등의 플랫폼을 따라잡으려고 노력하고 있었습니다. 그 이야기를 중국의 러에코, 한국의 삼성, 미국의 훌루를 예로들어 총 3편의 글을 통해서 전달하겠습니다. 오늘은 그 첫 번째인 중국 이야기입니다.

러에코(LeEco), 기존 중국 업체들과는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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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 UHD HDR TV를 $999에 판매하는 러에코의 Super4 X65, 각종 콘텐츠는 덤
러에코(LeEco)는 중국에서 LeTV로 알려진 스마트폰, TV, VR, 액세서리등을 판매하는 업체입니다. 하지만 그들의 처음 시작은 미국의 넷플릭스와 아마존처럼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로 시작한 콘텐츠 회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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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에코의 대표적인 스트리밍 사이트인 Le.com 미국 방송 중계, 영화, 드라마 모든 것을 볼 수 있다 (가입을 해야 한다)

콘텐츠 비즈니스를 시작한 지는 6년이 넘었고, 매우 저렴한 가격에 TV를 판매하고 TV시리즈, 영화 등을 2년간 무료로 제공 후에 연간 구독료를 받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선보인 회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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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에코의 비지오 인수, 왼쪽이 자웨팅 (러에코 CEO), 오른쪽이 윌리엄 왕 (비지오 CEO)
러에코는 중국에서 상당한 성공을 거두고 있습니다. 지난해에는 삼성 다음으로, 미국에서 TV를 많이 판매하는 시장 점유율 2위 업체인 비지오(Vizio)를 20억 달러에 인수하기도 했습니다.

홍콩(2015년), 인도(2016년)에 제품 론칭을 성공적으로 했고 모바일 경쟁력 강화를 위해 쿨패드라는 업체를 인수하기도 했습니다. 이번 CES에서도 러에코 전시장에서 쿨패드 제품을 볼 수도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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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 정도의 판매가를 가진 쿨 패드, 상당히 깔끔한 마감. 중국, 인도에서 판매 (미국은 곧 런칭할 계획이라고)

‘중국 업체가 미국에서 성공하겠냐?’라는 질문에 러에코가 답이 될 수 있는 것이, 이미 미국 내 2위 업체인 비지오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그들의 행보를 신경쓰지 않을 수 없습니다.

중국에서 러에코는 TV나 모바일을 사면 콘텐츠를 걱정 없이 무료로 제공해 주다가 고객들이 서비스 UX와 콘텐츠에 익숙해져서 유료 구독을 하도록 합니다. 러에코에 따르면 구매자의 80%가 최대 2년 후 유료 구독으로 전환한다고 합니다.

미국에서도 지난 10월 19일 아직 미국에서 모바일, TV를 판매하지 못하고 있는 샤오미와는 달리 성공적으로 론칭 이벤트를 했습니다.

러에코는 사실 아마존과 흡사하다?

러에코의 TV나 모바일을 구매하게 되면, 에코 페스(Eco Pass)라는 것을 최대 1년에서 3개월까지 제공을 하게 되는데 이것은 아마존에서 아마존 프라임 멤버십을 판매하는 것과 흡사한 혜택을 제공합니다.

사진, 동영상을 무제한으로 저장할 수 있고, 더불어 5 테라바이트의 저장공간을 제공하고 그들의 쇼핑몰 Lemall.com에서 제품을 에코 페스 고객들에게는 더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합니다. (지금도 상당히 저렴합니다.)

러에코는 중국에서 넷플릭스와 같이 자체 오리지널도 한 해에 20편 가까이 제작을 하는데, 미국에서는 넷플릭스와 콘텐츠 파트너 계약을 맺는다는 소문은 있었지만 실제로는 벌어지지 않았고 대신 AT&T의 DirecTV Now를 콘텐츠 파트너로 맺어 서비스를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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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TV 서비스인 디렉티비나우의 가격 (Go Big의 $35 할인 서비스는 곧 만료된다) @디렉티비 나우 제공
  • DirecTV Now – 미국의 100개의 넘는 방송 채널을 모바일, TV에서 월 $35에 볼 수 있는 서비스로 AT&T 고객은 모바일로 시청 시 데이터 사용료를 내지 않음. 미국 케이블 티브이의 35% 수준으로 저렴한 서비스 2016년 11월 말 서비스 오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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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에코의 콘텐츠 파트너들, 저렴한 가격만을 앞세웠던 중국 업체들과는 사뭇 다르다.
뿐만 아니라, 에코 포인트라는 포인트를 지급하여 고객들이 라이온스게이트, MGM과 같은 영화제작사를 비롯하여 머시니마, 시소, 어썸니스 TV와 같은 OTT 파트너들의 콘텐츠를 일정기간 무료로 제공하는 부분에 총력을 기울이는 모습입니다. 에코 포인트에는 32개의 콘텐츠 파트너의 콘텐츠를 제공하며, 넷플릭스, 슬링 TV, 쇼타임, 훌루와 같은 유료 OTT 서비스들은 기본 설치하여 고객들이 사용하게 끔 유도하고 있습니다.

초기에는 디렉티비 나우를 1년 무료로 제공한다고 밝혔지만(85″ 모델인 $4,999 짜리 모델에만 1년 제공), 지금은 제품 모델에 따라 6개월 혹은 3개월로 제공하며, 디렉티비 나우를 무료로 사용하면 앞서 설명한 에코 포인트는 사용할 수 없습니다.

르라이브(LeLive), 르(Le), 르존(LeZone)는 미래 러에코의 미국에서의 미디어 플랫폼의 청사진

러에코에서 제공하는 르라이브(LeLive), 르(Le), 르존(LeZone)은 그들의 콘텐츠 전략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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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라이브를 실행하면 러에코의 라이브 채널들을 무료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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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VOD서비스를 실시간 방송처럼 변경해 주는 르라이브, 현재 9개 채널을 지원하고 계속 확대할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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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설명한 에코 페스를 가진 고객들을 볼 수 있는 비디오 스토어 ‘르 (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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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텐츠 파트너들의 VOD 콘텐츠를 다양한 카테고리로 추천/검색을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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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erry 2000을 선택한 장면, 고화질 영화 포스터와 간결한 콘텐츠 설명 페이지가 인상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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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텐츠 파트너들은 계속 추가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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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Eco 섹션에 있는 모든 서비스는 러에코에서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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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도 무료로 제공할 계획
넷플릭스나 훌루, 쇼타임, 슬링TV와 같은 예처럼 미국에서 코드 커터들을 위한 앱은 필수적으로 계약하여 넣었고 자신들의 콘텐츠 서비스도 기간 제한적이지만 무료로 제공하고 고객들이 익숙해지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러에코는 이미 중국에서 무료 경험을 통해서 유료 구독자를 끌어내는 성공 경험을 가지고 있지만, 미국에서는 한 달 무료 제공은 흔한 일이라 과연 어떻게 결론이 날지 주목이 됩니다.
  • 코드 커터:케이블 티브이, 위성 티브이를 보지 않고 인터넷으로만 콘텐츠를 시청하는 사람들을 지칭

실제로 무료 기간이 끝나도 에코 페스는 월 $4.99이라는 부담되지 않은 가격으로 포지셔닝할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콘텐츠를 구매할 수 있는 에코 포인트는 러 몰에서 제품을 구매할 때마다 제공할 것으로 알려져 있고요.

러에코의 미국 총괄 디렉트 프로덕트 마케팅 김건일 디렉터(사진)는 “론칭한 지 2달 정도 됐고, 아직까지는 lemall.com에서만 판매하고 있는데도 언론에서 관심이 많아 고객들이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올해는 본격적인 세일즈 채널 확대를 할 예정이며, 미국의 주요 온라인 리테일 채널인 BestBuy.com, Amazon.com 에 곧 론칭할 계획이며, 월마트, 베스트 바이 등 미국의 주요 리테일 매장과도 협상을 하고 있습니다. 중국이라는 국가 브랜드가 걸림돌이 된다기보다는 아직까지 인지도가 낮은 것이 문제이며, CES2017의 반응으로 보면 가격 대비 품질이 좋다는 평가를 많이 받고 있으며 이번 CES를 계기로 새해 시작을 좋게 할 수 있을 것으로 봅니다.”라고 이야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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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에코의 미국 총괄 다이렉트 프로덕트 마케팅 김건일 디렉터

사실 이번 러에코는 전략을 잘 세웠다고 볼 수 있는 것이, 기존 가전제품이 전시되어 있는 센트럴, 사우스 홀에 전시를 한 것이 아니라 자동차 쪽 전시 부스인 노스홀에 전시를 했습니다.

작년 CES에서 최대 화제였던 패러데이퓨처(러에코 회장이 소유한 전기차 회사)를 예약 주문과 함께 시제품을 공개하면서 엄청난 주목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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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일까요? 전시회를 본 사람들의 반응은 생각보다 나쁘지 않았습니다. 많은 질문들을 했고, 미국에서 이미 론칭 경험이 있기 때문인지 정말 응대를 잘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시장의 성과로 이끌어 질지는 좀 더 지켜봐야겠지요.

다른 중국 경쟁자들도 물론 가만있지 않았습니다. 통팡 글로벌의 경우 자신들의 웨스팅하우스 티브이에 아마존 파이어 TV를 내장하여, 알렉사를 이용할 수 있다는 뉴스가 매우 화제가 됐죠. 이들의 행보도 걱정이 되긴 합니다. 하지만 다른 중국 업체들은 여전히 미디어 플랫폼보다는 하드웨어, 디자인에 신경 쓰는 모습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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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스팅하우스의 아마존 파이어 TV 내장 UHD TV
다른 중국 제조사들은 러에코 처럼 중국에서 파트너십을 맺기 어렵습니다. 중국에서 플랫폼을 가지고 있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러에코는 가능합니다. 러에코는 콘텐츠 파트너들이 협력하고 싶어 하는 회사이기 때문이지요.

중국에 콘텐츠 수출 시장이 열렸는데, 러에코는 오리지널 콘텐츠도 제작하고 돈을 주고 콘텐츠를 수입하는 업체이기도 합니다. 처음에 설명 드린 것처럼 미디어 플랫폼이 그들의 본질이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콘텐츠를 팔기위해 하드웨어를 파는 회사라는 말이 농담이 아닙니다. 그들이 향후 미국에서 고전을 할 때, 도와주지 않을 수 없지 않을까요? 콘텐츠 사업자들은 그들을 바라볼 때 중국이라는 큰 시장이 보이기 때문입니다.

내수 시장이 강력한 그들이 미국에서 고전할 때, 철수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는 것은 그 때문입니다. 2017년은 아주 플랫폼 전쟁의 서막이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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