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T특허법률사무소 엄정한 변리사가 브런치에 게재한 글을 편집한 뒤 모비인사이드에서 한번 더 소개합니다.

‘머리가 좋다’는 말에는 여러가지 의미가 있다. 대부분 암기력이 좋은 사람을 두고 머리 좋은 사람이라고 하지만 ‘서울대 나온다고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는 말에 대부분의 사람들이 공감하듯, 암기력은 ‘명석함’과는 다른 의미를 가진다. 좋은 아이디어는 당연히 ‘암기력’과 다르다. 스스로 창의력이 없다고 생각한다면, 우리 조직은 창의력을 잃어가고 있다고 생각한다면, 다음 7가지 창의력 금기사항을 하나라도 위반하고 있는지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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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바쁘다

바쁜 사람에게는 좋은 아이디어가 자리 잡을 틈이 없다. 생각할 시간이 없는 사람에게는 절대로 좋은 아이디어가 생기지 않는다.

상관이 시키는 일을 하다가 야근을 반복하는 사람에게는 좋은 생각을 할 시간이 없기 때문에, 계속 시키는 일만 하게 되는 것이다. 대기업에서는 유능한 사원에게 끝없는 업무지시를 내리고 대형 로펌에서는 유능한 변호사에게 생각할 시간을 주지 않는다. 위에서 시키는 일을 열심히한 대기업 사원은 결국, 탱자탱자 놀면서 가끔 뭔가 터트려주는 다른 입사동기에 비해서 승진이 늦어지고, 퇴사가 빨라지는 경우가 많다. 창의력은 ‘직장 선배들 비위도 잘 맞추면서, 가끔 오후에 사우나도 가주는’ 센스있는 직장인에게 있는 것이지, 맨날 야근하는 충실한 직장인에게는 거의 발생할 가능성이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전문직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대형 로펌에 소속되어 주말까지 바치면 바칠수록, 고객과 흥겨운 술판을 벌이는 다른 변호사를 이길 가능성은 더더욱 낮아지게 되는 것이다. 생각할 시간이 없으면 그냥 사는대로 생각하게 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삶은 항상 ‘위에서 시키는’ 방향대로 진행되기 때문에, 매우 루틴하고 재미가 없게 되는 것이다.

shouting and tired student girl with complex flow planning over white backgrou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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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프리랜서나 디자이너 또는 스타트업 창업가의 경우도 ‘바쁨’을 유의해야 한다. 바쁘면 생각할 시간을 후순위로 미루게 된다. 남의 일을 외주받아 하는 것은 먹고 살기 위해서 어쩔 수 없는 일이겠지만, 자신의 실력보다 용역의 단가를 낮게 받아서는 안된다. 실력이 있으면서, 홈페이지 디자인을 50만원에 받아서 처리해준다거나, 앱 개 발을 100만원에 해주는 등의 거래는 절대로 해서는 안된다. 그렇게 싸게 일을 받아오기 시작하면, 미래를 위해서 투자해야 할 ‘여유있는 시간’을 싼 값에 팔게되는 것이고, 항상 ‘저가’에 자기의 시간을 팔아 넘기면서 ‘나는 왜 이렇게 고달프게 살까?’하는 질문을 평생 하게 되는 것이다. 굶더라도 자신의 서비스 단가를 높게 불러야 한다. 라면만 먹는 궁핍한 삶이라 하더라도 나의 창의력을 위해서 ‘시간’을 확보하는 것이 훨씬 바람직한 일이다.

 

2. 분석만 한다

좋은 아이디어가 구체화된 제품에서 풍기는 아우라는 상상을 초월한다. 상상을 초월한다는 것은 그 제품을 분석하거나 감상하는 사람을 압도한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애플의 아이폰 또는 맥북에어를 보면서 스티브 잡스나 조나단 아이브의 창의력과 추진력에 압도 당하고, 그들을 칭송한다. 하지만 성공적인 아이디어를 내고자 하는 사람이라면, 그러한 압도적인 성공작을 분석하기만 해서는 안된다. 성공사례로 잔뜩 도배된 책들은 어차피 당신에게 성공의 금전적 결과물만 나열할 뿐이지, 그러한 성공을 이루는 과정을 ‘당신의 인생과 정에 맞춰서’ 제시해 주지는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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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맞아, 그런데?

애플을 뛰어넘고자 한다면, 아이폰과 맥북에어의 문제점을 잡아내는 훈련을 반복해서 하여야 한다. 아이폰은 한 손에 파지했을 때 디스플레이전 영역에 손가락이 접근할 수 있다는 이유를 들면서 디스플레이의 폭을 매우 좁게 유지하였며, 더 많은 컨텐츠를 더 넓은 디스플레이에서보고 싶어하는 사용자들의 니즈를 외면했다.

또한, ‘인간의 손가락은 가장 완벽한 스타일러스 펜이다’라는 스티브 잡스의 고집에 발목잡혀 스타일러스펜을 원하는 사용자들의 니즈를 외면했다. 이런 문제점을 발견하고 수요를 조사하고 기술적 구현 수단을 준비한 갤럭시 노트는 대화면에 고기능성 스타일러스 펜을 탑재하여 세계 시장에서 성공했다.

서비스, 플랫폼 비즈니스도 마찬가지이다. 이미 전 세계 10억명의 회원을 가지고 있는 페이스북이 영원할 것으로 생각될 수 있지만, 이미 2014년 현재 페이스북의 문제는 ‘10대 회원들의 이탈’이다. 30대~50대의 가입자들이 페이스북의 대부분을 차지하면서, 부모의 간섭 과 관찰을 본능적으로 거부하는 10대들은 메세지가 자동으로 삭제되는 스냅챗(SnapChat)으로 대거 이탈하고 있고, 스냅챗은 미국 10대들의 SNS플랫폼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10대들은 곧 미래 시장의 주도자이기 때문에, 이들이 20대, 30대가 되기 전에 해결방법을 찾아내지 못하면, 페이스북은 사라지게 될 수도 있다.

성공한 제품을 분석하고, 성공사례를 찬양하기만 해서는 절대로 좋은 아이디어를 낼 수 없다. 어차피 그들의 성공 루트는 우리와 같을래야 같을 수가 없다. 아무리 성공한 그들이지만, 그들의 약점과 문제점을 끈질기게 파악하고 그들을 뛰어넘으려는 노력을 해야한다. 분석은 중요하다. 하지만 28세의 곱슬머리 부자 청년을 분석하기만해서는 절대로 좋은 발명을 창출할 수 없다.

 

3. 사람을 만나지 않는다 (공유하지 않는다)

다른 사람을 만나지 않는 사람에게는 좋은 아이디어가 나올 수 없다. 직접적이든, 간접적이든 경험을 공유하면서문제점을 이야기하고, 그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서 아이디어를 만드는 과정에서 위대한 발명이 세상에 나타나게 된다. 지하실 골방에 틀어박혀서 연구만 하는 사람이 위대해 보일 수도 있지만, 성공할 가능성은 극히 낮다. 발 명이 완성되었다고 하더라도, 그 발명은 시장의 방향과는 무관한 발 명인 경우가 많으며, 시장에 무관심하지만 우연하게 시장의 흐름에 맞아들어간 경우에만 ‘아주 가끔’ 대박이 나는 것이다. 원래 무용담 은 널리 퍼지고, 실패담은 잊혀지기 때문에, 골방 발명가들의 성공담은 많이 회자되기는 하지만 그 수는 거의 미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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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좋은 아이디어는 사람들간의 공유에 의하여 꽃이 핀다. 원천적으로 좋은 아이디어의 씨앗은 한 사람의 머리에서 나올 수는 있다. 하지만 이를 다른 사람에게 공개하고 추가적인 문제점에 관하여 토론하고, 해결하고자 같이 노력하면서, 아이디어는 점점 더 풍성해지기 마련이다. 누군가에게 아이디어의 독점권을 얻게하는 특허 업무를 하는 변리사의 입장에서 이런 말을 하는 게 조금 이상하게 들릴수는 있으나, 특허를 받을 수 있을 정도로 아이디어가 구체화된 것이 아니라면, 혼자 꽁꽁 싸두지 말고 주변의 현명한 사람들에게 의견을 구하라. 아이디어 유출이 불안하다면 1장짜리 비밀유지계약 NDA를 받고 상대방에게 공개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대부분 ‘이것은 획기적인 발명이다!’라고 하는 아이디어들은 이미 세상에 존재하는 경우가 많다. 공유하고 개선 아이디어를 수집하라. 그러면 사람들은 당신에게 더욱 획기적이고 현실적인 아이디어를 무료로 제공해 줄 것이고, 이러한 공유 정신이 당신의 사업을 번창시킬 것이다.

 

4. 책을 읽지 않는다

책을 읽지않는 사람은 창의력이 떨어지게 되어있다. 좋은 발명을 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유창함(전문지식)’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아무리 ‘유연성(문제인식능력)’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고 하더라도 기본적으로 남들보다는 살짝이라도 앞선 지식을 가지고 있어야만 좋은 발명을 만들어 낼 수 있다. 책, 잡지, 신문은 반드시 끼고 살아야 한다. 사회 전반적으로 웹문서에 의해서 정보가 전달되고 있고, 활자 매체가 죽어가고 있는 상황이지만, 책, 잡지, 신문을 즐겨보는 이들에게는 오히려 남들보다 좋은 기회가 되고 있는 것이다.

온라인 포털에서 제공되는 뉴스는 국민 모두가 동일하게 보는 단편 적인 글이고, 단순한 사실의 전달에 불과한 경우가 많기 때문에, 온라인 포털 뉴스를 통해서는 남들보다 더 좋은 정보를 얻을 수 없다. 또한, 책, 잡지, 신문은 터치스크린에서 표현되는 것도 아니고 글을 보기 위해서 ‘스크롤’을 해야하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시간적 여유를 가지고 생각하면서 볼 수 있다. 바로 이 자그마한 ‘시간적 여유’에서 창의력이 발생되는 것이다. 종이책을 읽고 다양한 간접경험을 쌓아야 좋은 아이디어가 나올 수 있다.

남들도 다 아는 지시은 나에게 절대 도움이 안된다.
남들도 다 아는 지시은 나에게 절대 도움이 안된다.

한편, 나의 직무와 상관없는 잡지를 읽는 것은 ‘유연성’을 확장시키는 상당히 좋은 방법이다. 다른 사람들이 한심하다고 생각하는 잡지일수록 ‘유연성’의 확장에는 도움이 된다. 정말 바쁘겠지만 일주일에 2시간 정도는 은행에 가서 시원한 에어컨 바람을 맞으면서 ‘여성잡지’나 노골적인 남성잡지인 ‘맥심’이나 ‘GQ’를 보는 것은 당신의 ‘유연성’ 을확장시켜 줄 것이다. TiO2 나노 산화물 가공에 관한 논문을 100편 보는 것은 물론 ‘유창함’에 도움을 주겠지만, 당신이 신선한 발명을 만드는 것에는 도움이되지 않는다. 나노공학을 배웠다면 ‘여성조선’에 나오는 주부들의 고민을 접해보고, 이들이 가진 문제점을 받아들여서 신선한 발명을 세상에 꺼내어 보자. 세상의 모든 주부들이 나노공학자인 당신을 엄청나게 사랑해 줄 것이다.

 

5. 실행하지 않는다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창출하는 유일한 방법은 꾸준히 아이디어를 만들고 그것을 실행하는 것 뿐이다. 아이디어를 만들어보고, 그 아이디어를 실행하고, 열심히 실행해 본 후 실패하고, 왜 실패했는지 반성하여 아이디어를 수정하고, 또 실행하여야 한다. 수많은 아이디어 포트폴리오를 가진 실패자만이 세상을 바꾸는 아이디어를 만들어 낼 수있다. 인류의 역사를 엄청난 성공을 거둔 발명가들은 모두 다 수백번의 실패를 거듭한 사람들이었다.

한편, 진정한 경험을 하지 않고 공상적인 사업 아이템을 만드는 사람들이 많다. 이들은 정부지원 사업이나 투자를 받을 목적으로 또는 상급 부서로부터 아이템을 승인받기 위해서 빠른 시간 안에 그럴듯한 아이템을 급조하는 사람들이다.

자동차 중고거래 앱을 만든다고 말로만 그럴싸하게 포장하고 프레젠테이션만 예쁘게 포장하면 투자나 사업승인을 받을거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경험’없는 아이템 설계는 구멍이 숭숭 뚤린 송판과 같다는 것을 명심해야한다. 중고차 거래 앱을 성공시키고 싶다면, 실제로 중고차 딜러를 3개월 이상 해봐야한다. 실제 그 ‘바닥’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체험해봐야 하며, 그생태계를 이해하고 덤벼야한다. 안그러면 실패할 가능성 이높아진다.

대기업의 수많은 신규 사업팀들이 수 없이 실패하는 이유 중 가장 큰 이유는 그들이 직접 뛰려고 하지 않기 때문이다. 높은 연봉을 받은 고학력자들은 현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을 공부하기 위한 ‘출동’을 꺼려하기 마련이다. 그저 마케팅 리서치 업체에게 의뢰하거나, 하청업체의 아이템을 약간 수정해서 받아들이거나, 그럴듯한 트렌드 분석 보고서를 들고 상사를 설득하기 위해 예쁘장한 프레젠테이션을 만드는 경우가 많다. 그러한 사업아이템을 ‘공상적인 사업계획서’라고 하며, 진정한 경험에서 추출된 ‘문제점’을 담고 있지 않기 때문에, 이들의 사업아이템은 실패할 가능성이 큰 것이다.

아이디어의 여신은 실행하고 깨지고 다시 도전하는 자에게 임한다는 사실을 명심하라.

 

6. 편견을 갖는다

편견은 기회의 적이다. 편견은 무조건 나쁘다. 편견은 당신을 고리타 분한사람으로 만들어 줄 것이다. 당신이 진보주의자라고 하더라도, 보수주의자의 의견을 경청할 줄 알아야 한다. 당신이 동성애자가 아니라고하더라도, 동성 애자의 말을 들어줄 수 있어야 한다. 당신이 시인이라고 하더라도, 공학박사의 이야기를 이해하려고 해야하며, 그 반대의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편견은 당신에게 올 수 있는 아름다운 생각의 실마리를 잘라버리는 무서운 존재다. 현재까지 당신을 만들어온 모든 경험을 뒤로하고 상대방의 이야기를 경청해야한다. 열역학 제1법칙이 무너질수도 있다는 생각을 가져야 한다(물론, 쉽지 않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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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 pur se muove. (“Nevertheless, it moves”) – 1633, GalileoGalilei

무한 동력장치가 실제로 존재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을 가져야 한다. 실제로 무한 동력장치를 만드는 것이 뭐가 중요한가? 불가능에 도전하고, 실제 달성하지는 못한다 하더라도, 그 근처까지는 갈 수 있다. 하지만 편견을 가진 사람은 절대 꿈도 꾸지 못한다. 편견을 버리자. 태양이 지구를 돌고 있는 것이 아닐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갖자. 영구기관이 불가능하지 않을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갖자.

 

7. 상대방의 의견을 평가절하한다

가장 나쁜 습관이다. 그리고 대한민국에서 가장 만연한 생각이다. 이미 성공했거나 먼저 승진한 사람들이 대부분 가지고 있는 아주 안좋은 태도이기도 하다. 사회경험(사업경험, 전공공부, 직장경력)이 부족 한사람들이 하는 이야기는 잘 들으려고 하지도 않는다. 직장상사는 직장후배의 의견을 들으려 하지 않으며, 한번 사업에 크게 성공하여 유명해진 투자자는 자기 성공 공식에 맞지 않으면 들어보려고 하지도 않는다. 이것은 서로에게 독약이며, 조직적으로는 최악의 행동이다.

니가 뭘 알아 (Image: Getty Images)
니가 뭘 알아 (Image: Getty Images)

경험이 없는 사람들은 ‘유창함’이 부족하기 때문에, 잘못된 방향을 제시하는 경우가 많은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언제나 그런것은 아니다. 그들이 이야기하는 것을 일단 받아들인 후, 그들이 왜 그렇게 생각했는지, 그것이 왜 잘못된 것인지를 서로 재미있게 이야기하는 과정에서 더 좋은 공동의 아이디어가 나올 수 있는 것이다.

미국에서 유학하고 돌아온 나의 친구들은 미국 연구소에서의 추억을 이야기하면서 ‘석사 1년차’가 하는 이야기가 황당하다고 하더라도 존중하여 들어주는 교수님의 태도를 항상 말한다. 사실, 미국의 강력함은 핵무기가 아니라 ‘상대방의 아이디어를 존중하는 태도’다. 아무리 ‘유창함’을 갖지 못한 상대방이라고 하더라도, 그의 ‘유연성’을 존중하고 재미있게 토론하는 것. 그것이 바로 미국을 중심으로한 서방 국가들의 최대 장점인 것이다.

압축성장(6.25이후 급속성장)의 경험이 진하게 남아있는 우리나라의 문화에서는 ‘시간이 없기 때문에’ 유경험자의 아이디어를 우대하고 신입의 아이디어는 무시된다. 하지만 정말 시간이 없는 것일까? 진정으로 좋은 아이디어를 갈구한다면, 상대방의 의견을 평가절하해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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