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부터 홍콩에서 매년 열리고 있는 RISE 컨퍼런스는 투자자, 스타트업, 기업가들을 만나볼 수 있는 자리입니다. 이번 RISE 컨퍼런스 2017에는 90개국이 넘는 나라에서 14,000명의 사람들이 모였습니다. 그리고 대략 600개의 스타트업들이 그들의 서비스와 제품을 선보였고, 240명의 연사들이 인사이트를 나누어 아시아권 최대의 테크 컨퍼런스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모비인사이드에서는 매년 RISE 컨퍼런스에 참석해 행사소식을 전달하고 있습니다. 저는 처음으로 RISE에 방문했데요. 현장에서 그 뜨거운 열기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이번 홍콩 출장에서 경험하고 느낀 점을 정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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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챗 계정이 뭐니?’

해외에 나갈 때마다 사람들과 연락처를 주고 받을 때 ‘What’s app 하니?’ 아니면 ‘Facebook 계정이 뭐니?’로 통했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달랐습니다. 이번 출장에서 제일 많이 들은 말은

‘위챗하니?’

였습니다. 위챗에 대해서는 글로만 읽었는데, 이번 기회에 위챗이 얼마나 주요 메신저로 떠올랐는지 알게 되었습니다. 아시아권의 테크 행사라서 유난히 위챗을 많이 사용했던 것인지, 글로벌 메신저의 중심이 위챗으로 옮겨가는 중인지 알 수 없지만 중국의 성장세에 놀랐습니다.

특히 중국 시장에 관한 세션이 있을 때면 관객석은 사람들로 가득 찼습니다. 중화권 스피커들이 풍기는 특유의 자신감이 느껴지는 세션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Chinese tech: From copycats to trailblazers>
<How China is closing the gap on Silicon Valley>
<Why has China connected to the WeChat lifestyle?>

위 세션들을 통해 중국 시장에 대해 조금 더 이해할 수 있었는데요. ‘중국이 어떻게 모방국가에서 테크혁신국가가 되었는지, 실리콘밸리를 어떻게 따라잡고 있는지’ 등을 논한 세션들이었습니다. 제목만 보아도 중국을 바라보는 시각이 바뀜을 알 수 있네요. 이 세션에 참석해서 경청한 내용을 글로 옮겼습니다.

#CEO로 참석한 10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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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사장을 돌아다니다 보니 교복을 입은 학생들이 눈에 띄였습니다. 그리고 아주 어려보이는 꼬마도 있었죠. 학교에서 견학을 왔거나, 행사에 참석한 어머니를 따라 온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위 사진의 두 학생들은 피칭을 하러 온 스타트업 CEO들이었습니다.

첫 사진의 Hillary Yip은 현재 12살입니다. 창업을 시작한 지는 1년 반이 되었죠. 대화를 하는데 어리광도 없고, 자기의 생각을 또박또박 말하는데 아주 당차 보였습니다.

두번째 사진은 King Ni Madeline 팀입니다. 학교에서 앱 만드는 걸 가르쳐준다고 하더라구요. 그렇게 배운 개발과 워크샵을 통해 응급실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앱을 만들었습니다.

시간이 맞지 않아 직접 인터뷰는 못했지만 Mesheck 이라는 프로그램으로 참여한 10대도 있었습니다. Mesheck 프로그램은 필리핀에서 농업고등학교를 졸업한 10대들이 이스라엘로 건너가 현장 직업 교육 트레이닝을 받는 프로그램이었습니다. 이들은 농업을 위한 스마트 배수시설을 개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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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ISE 컨퍼런스에서는 학위가 얼마나 중요한지 묻는 간단한 설문이 있었습니다. 이 어린 CEO들을 만나고 난 뒤 대학교를 나온다는 것이 앞으로 어떤 의미를 가질지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여러분은 어디에 투표하실 건가요?

#Gary Vaynerchuck

Image source: RISE
Image source: RISE

Gary Vaynerchuck는 2006년부터 Wine Library TV란 사이트에서 와인 품평을 해오고 있습니다. 뛰어난 입담과 기존의 격식을 뛰어넘어 편하고 재미있는 품평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있죠. 사실상 Gary는 소셜 미디어 업계에서 엄청난 영향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페이스북, 스냅챗, 텀블러 등에 엔젤투자자이기도 하죠. 베스트셀러 작가이자, 강연가, 기업가로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는 Gary는 이번 라이즈 컨퍼런스 2017의 메인 연사 중 한 명이었습니다.

첫날 키노트에서 그는 비디오 콘텐츠보다 알렉사, 구글 홈 등 귀로 청중을 사로잡는 서비스에 집중하고 있다고 합니다. 대중들의 일상이 점점 더 바빠지는 만큼 그들의 눈길을 사로잡기 어려워지고 있기 때문이죠. Gary는 예를 들어서 우버가 시장에서 떠오른 이유가 편한 교통수단을 제공해서가 아니라 사람들의 시간을 아껴준 것이 흥행 비결이었다고 말했습니다. 앞으로는 이렇게 시간을 아껴주는 서비스가 흥할 것이라고 하네요.

중장기적으로 비디오든, 오디오든 컨텐츠가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어떤 플랫폼을 통해서든, 기업이거나 개인이거나 모두 미디어 퍼블리셔로 활동해야 한다는 것이 Gary의 의견입니다. SaaS 서비스를 제공 중이라면, SaaS 회사 및 미디어어가 되어야 된다는 것이죠. 패션 쪽이면 패션 미디어, 테크면 테크 미디어 이렇게요.

한국으로 치면 BJ가 소셜 미디어계의 트렌드가 된 셈입니다.

#인간에 대해 논하는 로봇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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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이번 행사에서 제일 의미심장했던 세션은 한슨 로보틱스(Hanson Robotics)에서 개발한 인공지능 로봇 소피아(Sophia)와 한(Han)의 세션이었습니다. 인공지능 분야의 대가인 벤 괴르첼(Ben Goertzel)이 사회를 보았습니다.

벤 괴르첼이 질문에 답변을 하는데 시간이 걸리기도 하고, 매끄럽지 않은 부분도 있었지만 섬뜩함을 느끼기엔 충분한 시간이였습니다. 세션을 진행하면서 두 로봇은 서로 대화를 주고 받고, 농담까지 합니다. 그리고 로봇 ‘한’이 중간에 ‘Robot will be able to do every human job’ 이라고 말하기도 했죠. 이 섬뜩함을 혼자만 느낀 것은 아닌지 많은 사람들이 AI로 인해 사람들이 직업을 잃을 것이라고 투표했습니다.

#알리페이, 홍콩에 출시한 단독 앱은 사용은 ? 

알리페이가 지난 5월 홍콩에 단독 앱을 출시했습니다. 알리페이가 어떻게 홍콩을 현금없는 사회로 이끌 것인지 많은 관심이 모아졌죠. 하지만, 홍콩에 가보니 정작 알리페이로 결제하는 사람들이 없었습니다. 알리페이로 결제가 가능하다고 명시해놓은 가게도 찾기 어려웠죠.

그 이유에는 옥토퍼스 카드(Octopus Card)가 있는데요. 홍콩의 옥토퍼스 카드는 한국의 티머니와 유사한 서비스입니다. 홍콩 사람들은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 옥토퍼스 카드를 이용하죠.(여행할 때도 유용합니다.) 추가적으로 옥토퍼스 앱에는 O!ePay란 서비스가 있는데요. 이를 통해 모바일로 은행송금, 옥토퍼스 카드 충전이 가능합니다. 옥토퍼스가 대중적인 만큼 옥토퍼스 카드로 구매하면 할인해주는 브랜드/가게도 많습니다. 홍콩의 현금없는 사회는 옥토퍼스 카드가 견인해가고 있는 모습입니다. (그 나라 식당에 가면 그 사람들의 소비습관을 관찰할 수 있는데요. 아직 카드, 모바일 결제보다 현금을 더 선호하는 모습입니다.)

이번 RISE 컨퍼런스에 참석해 세상이 변해가고 있음을 눈으로 목격하고, 귀로 들을 수 있었습니다. 학위와 나이, 인간성처럼 오늘은 중요했던 것이, 내일은 중요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오늘은 불필요했던 것이 내일은 필수가 될 수도 있겠습니다. 교육, 기술 등 다각적으로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 지금이네요. 앞으로도 모비인사이드를 통해 변화의 동향을 시시각각 알려드리기 위해 좋은 장소,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나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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