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국, 일본 등 전세계 스타트업계에서 한국인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덕분에 스타트업 후기나 채용에 대한 정보도 꽤 산재해있습니다. 홍콩은 중국 진출의 교두보, 국제 금융 도시 등으로 이름나 있어 홍콩에 관심있는 스타트업은 꽤 많지만 정작 생생한 정보는 많이 부족한 것을 느낄 수 있었는데요. [홍콩을 말하다]를 통해 홍콩에서 사업을 하거나, 스타트업에 근무하는 한인들의 이야기를 전하려고 합니다.

일상 생활에서 갑자기 궁금한 것이 생기면 주변 누구에게나 쉽게 정보를 물어볼 수 있습니다. 그 사람이 누구인지, 휴대폰 번호같은 것을 알아야 물어볼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Oncecontact’는 거기에서 아이디어를 착안했습니다. 그들의 서비스 ‘HonK’는 BLE 기술과 비콘 기술을 이용해 가상에서도 현실처럼 사람, 사물이 쉽게 연결 고리를 지을 수 있도록 합니다. 이를 통해 다양한 서비스가 가능한데요. 근처의 사람들의 명함을 주고 받을 수 있기도 하고, 이벤트 개최자나 소매업자들은 참가자/고객을 분석해 어디가 인기 코너인지 식별가능하고, 투표나 설문지를 보낼 수도 있습니다.

Oncecontact의 임승범 기술이사

임승범 엔지니어는 이곳 Oncecontact에서 기술이사로 근무하고 있습니다. 해외에서 일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지만, 우선 순위에는 미국이나 캐나다가 있었다고 하는데요. 어떻게 홍콩과 Oncecontact를 선택하게 되었는지 물었습니다.

“어느날 지인이 Oncecontact의 채용공고를 알려주었습니다. 약 2달동안 만남과 검증을 거듭하며 서로에 대해 알아나가고, 확신이 생겨 조인하게 됐습니다. 스타트업에서 사업에 관해 많이 배울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지요. 특히 Oncecontact의 창립자 ‘Raymond S.K. Cheng’의 가문은 홍콩에서 유명한 사업가 집안입니다. 100년도 전부터 다양한 종류의 사업을 이끌어왔죠. 그리고 사람을 연결시킨다라는 Oncecontact의 모토가 좋아 여기를 선택했습니다.”

그에게 홍콩과 스타트업은 새로운 도전이었다.

“한국에 있을 때랑은 많은 점이 다르네요. 한국에 있을 때 다니던 대학원, 대기업에서 만난 사람들은 다들 비슷한 컬쳐를 가지고 있었기에 공통되는 부분이 많았습니다. 상사도 엔지니어, 동료도 엔지니어…말이 잘 통했죠. 궁금한 것이 생기면 의논할 사람도 주변에 많았구요. 근데 스타트업에 오니 물어볼 사람도 없고, 정보도 없네요. 개발자가 아닌 분들과 협업해야할 때도 많고요. 다 갖춰진 호텔에 살다가 캠핑 온 기분입니다.”

왼쪽부터 Founder인 Rymond S.K. Cheng, 임승범 기술 이사, 행정의 Helena Leung, 운영의 Anthony Rymond S.K. Cheng

홍콩에 거주한지 4년 차, 임승범 기술이사가 Oncecontact에 합류한지는 1년이 됐습니다. 그동안 홍콩의 다른 기업에서도 일하고, 개발자 채용에도 참여했다고 하는데요. 그가 만나본 홍콩은 어떤 곳인지, 그곳에서 스타트업 창업을 하거나 취업을 하려고 할 때 어떤 것을 주의해야하는지 이야기 나눴습니다.

 

#홍콩과 한국의 조직 문화 차이 

“한국에서는 내가 어떤 것을 더 잘 알거나 좋아하는 분야가 있으면 공부해서 다른 사람에게 가르쳐주곤 했습니다. 스터디하는 것처럼요. 그걸 홍콩에서 해봤더니 반기질 않는 눈치였습니다. 홍콩도 개인적인 면이 다분히 있어 경계하는 것 같았습니다. 한국에서는 회식도 하면서 ‘인간적으로 친해져야 일도 잘한다’라고 여깁니다. 홍콩에서는 회식을 해도 점심시간에 같이 밥을 먹는 격입니다.”

“여기는 일 배분도 좀 더 디테일하게 하죠. 제가 겪은 홍콩인들은 공동으로 해야하는 일에 소극적이었습니다. 홍콩에 오고 첫 회사에 있을 때였습니다. 서비스 출시 날짜가 코 앞으로 다가왔는데, 다들 퇴근을 하더라구요. 당황했습니다. 공동의 영역에 있는 일은 잘 건들지 않죠. 그렇기에 홍콩은 처음부터 개인의 롤을 정확하게 나눕니다.”

한국에서는 새로운 직원이 오면 환영회를 열기도 하는데요. 홍콩에서는 그런 문화가 많이 없다고 하네요. 그리고 홍콩 사람들은 헌신의 영역에 있는 일에서는 소극적이라고 합니다. 만약에 홍콩인들을 채용한다면 알아두면 좋을 팁인 것 같습니다. 개인의 역할과 해야하는 일을 명확히 해두어야 되겠습니다. 게다가 홍콩의 기업문화중 주어진 근무 시간에 최대한 집중하여 야근없이 일을 끝내려고 하는 점이 야근과는 다르고 배울 점이라고 하네요.

 

#홍콩에 개발자로 취업하고 싶다면?

1) 영어. 그리고 ‘광동어’

“기본적으로 많은 회사에서 영어를 사용합니다. 홍콩 사람들도 영어를 잘하고, 영어만해도 취업할 수 있기도 해요. 하지만 분명 광동어가 필요한 순간이 있어요. 예로, 제가 오늘 참석한 미팅에서 홍콩 사람이 10명 정도 모였는데 저 하나로 인해 회의 때 그들의 모국어인 광동어를 두고 영어를 사용해야했습니다. 미안한 순간이죠. 게다가 갑자기 광동어로 이야기가 진행되기도 해요. 그럴 땐 영어를 사용하게 끔 제가 회의의 판도를 바꾸어야 합니다. 이렇게 실제로 살다보면 광동어가 필요한 순간이 굉장히 많습니다.”

2) 단점을 커버할 만한 ‘실력’

“실례되는 이야기이지만, 4년동안 개발자 채용을 담당하기도 했는데 실력이 아직 부족한 분이 꽤 많았습니다. 해외에서 취업하려면 기본 실력이 아니라 ‘잘’ 해야합니다. 해당 나라의 언어와 문화를 잘 모르는 단점을 커버할 수 있는 실력이 필요한 셈이죠.”

 

홍콩에서 창업을 하고 싶다면?

1) ‘언어와 규제’를 모르면 수영복 없이 수영가는 것

“사이버포트 등 스타트업 지원이 많지만, 사실상 홍콩인들을 채용해야지 의미있습니다. 홍콩의 경제를 위한 것이니까요. 그리고 언어를 못하고, 규제를 모르면 수영장에 수영복 없이 들어가는 것과 똑같으니 반드시 공부해서 오시길 바랍니다.”

2) 한류를 조심해라?

 “홍콩에서 한국 아이돌, 드라마가 꽤 인기 많습니다. 근데 자신이 한류라고 오해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실제 비즈니스 하는 사람이 그렇게 생각하는 것은 문제죠. 홍콩이 한국 콘텐츠, 서비스, 제품 좋아하니 사업을 하면 잘 될 것이다? 이런 생각은 버리셔야합니다. 홍콩은 기본적으로 여러나라 국가의 물품을 쉽게 살 수 있는 곳입니다. 그래서 물건이 좋아야 사는거지 브랜드가 좋고, 여기가 한국 것이기 때문이라고 해서 구매하지는 않습니다.

“홍콩은 어느 나라에서든지 들어오기 쉬운 시장이에요. 그게 무엇을 의미할까요? 바로 살아남으려면 치열한 경쟁에서 이겨야 한다는 뜻이 되기도 하겠죠.”

3) 온라인보단 ‘오프라인’

“홍콩사람들은 온라인에 카드 정보 입력하는 것을 꺼려합니다. 보수적이라 개인 정보가 노출되는 것을 감수하지 않죠. 그러다보니 온라인보다 오프라인에서 물건을 구입하는 걸 선호합니다. 나라도 작다보니 필요한 게 있으면 직접 가서 사는 편입니다.”

홍콩에서 창업을 할 때, 취업을 할 때 등 다양한 분야에 대한 의견을 들어보았습니다. 마지막으로 임승범 기술이사는 홍콩진출을 준비하는 이들에게 “일하는 것은 여행오는 것과 별개이며, 막연히 해외 취업만을 목표로 해서 온다면 힘들 수 있다”고 조언했습니다.

“홍콩은 사실 인연이 깊어요. 가족 중에 승무원이 있어 취업해서 오기 전 여행으로 10번도 넘게 왔던 곳이죠. 하지만 살아보니 그때랑은 다른 것이 많네요. 한국에 있을 때 전 직장이 양재에 있었어요. 자전거로 출퇴근하곤 했는데요. 양재천을 넘어가는 코스라 출근길이 소풍같아서 너무 좋았습니다. 하지만 그 길도 계속 가다보니 지루한 거에요. 그래서 새로운 길로 가봤는데 완만하게 오르막길이 계속 있었습니다. 그만 뒤돌아가서 원래 다니던 길로 가려고 했는데 같이 가던 선배가 조금만 더 해보자라고 권유하여 포기하지 않고 조금 더 갔습니다. 그랬더니 그 뒤엔 계속 내리막이 펼쳐지더라고요. 일상의 작은 걸로 예로 든 거지만, 본인이 일상에서 이겨내야하는 것들이 많습니다. 해외 취업은 항상 침사추이에서 야경보고 맥주마시는 것이 아니라는 걸 알아야 두셨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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