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랍 귀족의 고급 취미 중 하나가 매로 사냥을 하는 것이다. 우리나라, 중국, 몽골에서도 사냥매로 사냥을 하는 풍습이 있다. “시치미를 뗀다”의 시치미가 여기에서 유래했다.

  • 시치미 : 매의 주인을 밝히기 위하여 주소를 적어 매의 꽁지 속에다 매어 둔 네모꼴의 뿔

매는 사냥감을 주인에게 가져다주는데, 어떻게 사냥해서 자기가 먹는 대신 주인에게 가져다 줄 수 있는 것일까? 이유는 ‘졸밥’ 때문이다. 졸밥은 “사냥하는 매에게 꿩고기를 조금 주어서 꿩을 잡을 생각이 나게 하는 미끼”를 말한다. 사냥매를 길들일 때, 매에게 졸밥을 배부르지도 않게, 배고프지도 않게 적당한 양으로 주기적으로 주면서 사냥을 가르친다. 그럼 매가 꿩을 잡아서 주인에게 갖다 주는 훌륭한 사냥매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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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익계산서는 ‘매출액-매출이익-영업이익-경상이익-순이익순’으로 표시된다. 손익계산서의 첫 번째 항목 매출이 없으면 기업은 존재하지 못한다. 그리고 매출을 일으키는 가장 중요한 직무가 바로 영업이다. 영업사원이 상품 또는 용역을 고객에게 제공하는 ‘매출’을 일으킨다. 그 다음에 상품 또는 용역을 만들고 제공하기 위한 매출원가와 영업비, 관리비, 이자, 세금 등을 내는데, 그 나머지가 이익이 된다. 영업사원은 본인의 노력을 통해 매출을 창출하고, 회사로 가져와서 계약한 매출에 따라 이익을 발생시킨다. 하지만 이들은 자신들이 회사로 가져온 이익보다 훨씬 적은 돈을 급여로 받는데, 마치 사냥매의 역할을 하는 것과 유사하다고 볼 수 있다.

영업사원도 혼자 힘으로 매출을 창출하는 것은 아니다. 회사의 자원을 활용했다. 브랜드와 같은 회사의 명성에 기댄 결과이기도 하다. 게다가 오늘 계약을 못 따냈다고 당장 해고하는 것도 아니다. 사냥매가 사냥 성공 여부에 관계없이 졸밥을 먹을 수 있는 것과 같다. 하지만 그것도 일정 기간만 가능하지 않을까? 어떤 주인도 사냥을 못하는데 졸밥을 지속적으로 주지는 않는다.

많은 영업사원은 독립의 꿈을 꾸고 산다.

규모가 크지 않은 수주 성공 건에 대해서 영업에 실패했다고 보고하고, 다른 곳에 물량을 주어 사적인 이익을 얻어 내는 경우도 있다. 본인의 정당한 노력에 대하여 대가가 부족하다고 생각할 때 할 수 있는 소소한 반항일 수 있다. 문제는 오랜 영업을 통해 얻은 관계를 바탕으로 새로운 회사를 차리기로 결심하고 행동할 때이다. 사냥매가 날아가 버리는 것인데, 그만큼 해당 회사는 타격을 입게 된다. 컨설팅 회사에서 재직 중 관계를 맺은 고객을 갖고 창업하는 경우가 대표적이다. 변호사와 같은 전문 직종뿐만 아니라 ‘영업’이라는 직무가 있는 모든 회사에서 발생할 수 있다.

그렇다면 사장은 영업사원을 경계하고 의심해야 할까? 콜라플은 사장과 영업사원이 협업관계가 되어 영업사원이 영업을 크게 일으키면 그를 부하 직원에서 파트너로 대우하라고 권유한다. 예를 들면, 판매자 회사를 만들어서 맡기는 방법이 있을 수 있다. 기본적으로 영업사원은 매의 근성을 가진 자만이 성공할 수 있는데, 그 매는 본디 자유로운 자이기 때문이다. 영업사원의 시치미를 떼어 자유롭게 마음껏 영업 실력을 발휘하게 하는 것이 협업의 비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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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인재가 다 같은 인재가 아니다
(3) 동조자를 구한 후 제안하라
(2) 창업자의 속성 3가지
(1) 평창올림픽에서 얻은 협업교훈 세가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