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와디즈 CFO 황철우 프로가 답하다 –

 

황철우 프로는 클릭 한 번에 적게는 수 억부터 수십억까지 베팅하는 잘 나가는 증권사 트레이더였다. 12년 간 트레이더로 활동하면서 상장 주식부터 상가, 집, 파생상품 등 거래해보지 않은 투자 상품이 없었다. 돈도 많이 벌었다. 그런 그가 왜 스타트업 투자에 관심을 갖게 된 걸까? 그리고 어떻게 1년 만에 100%에 가까운 투자 수익을 낼 수 있었을까? “와디즈 사람들은 정말 와디즈에서 투자할까?” 황철우프로를 만나 그 대답을 들어보았다.

 
Q. 안녕하세요.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십니까. 와디즈 재무책임자 황철우입니다.

 

Q. 언제 와디즈에 합류하셨나요?

네. 2017년부터 함께 와디즈와 함께 하고 있습니다.

 

Q. 이전에는 어떤 일을 하셨어요?

저는 와디즈에 합류하기 전 증권사 PI 부서에서 일했습니다.

 

Q. PI 부서는 뭐예요?

흔히 증권사 하면 고객의 돈으로 투자하고, 수수료 수익을 내는 브로커리지를 떠올리시는데요. PI(자기자본 투자) 부서에서는 증권사가 보유한 자본을 직접 투자해서 수익을 냅니다.

 

 

와디즈 재무책임자 황철우 프로의 모습

 

저는 그중에서도 파생상품(코스피 지수선물, 지수옵션)에 투자하는 ‘파생 트레이더’였습니다. 국채 선물, 해외지수 선물, 외환선물까지 여러 가지 상품을 거래했죠.

 

Q. 회사의 돈으로 투자하시는 거네요.

네. 회사의 자본으로 투자하다 보니 온종일 모니터 속에 있는 차트, 기사, 뉴스, 거래 호가 속에 살았고, 차트와 호가를 통해 세상을 보았습니다. 모니터 속에 보이는 모든 뉴스와 정보는 수익을 내기 위한 재료였죠.

 

Q. 와. 멋지네요. 그런데 스트레스가 심하셨을 것 같아요.

네. 성과에 따라 천국과 지옥을 오가죠. 도전적이고 재미있지만 실적 압박이 심하고, 운동선수와 같이 평균 수명이 보통 5년에서 길어야 10년 정도로 짧은 편이에요.

 

Q. 프로님은 얼마나 근무하셨나요?

저는 12년 동안 했습니다.

 

Q. 와 평균보다 훨씬 오래 하신 거네요. 책에도 소개되신 적이 있으시죠?

네. <나는 대한민국 트레이더다.>라는 책에 소개되었어요.

 

 

 

Q. 책에 소개되실 정도면 정말 인정받는 트레이더셨을 텐데. 돈도 당연히 많이 버셨겠죠?

직업 특성상 다양한 투자 종목에 노출되어 있기도 했고, 관심도 많아서 여러 자산군에 투자를 해봤어요. 상장 주식은 물론이고, 회사채, 펀드, 집, 상가, 은, 비상장 주식 거래 등 해보지 않은 것 없이 다 해봤습니다. 돈도 조금 벌었지요.

 

Q. 얼마나 버셨나요? 좀 알려주세요.

하하 그건 비밀입니다.

 

Q. 그런데 그 좋은 직장을 떠나 왜 와디즈에 합류하게 되셨나요?

제가 트레이더 시절 진짜 존경하는 선배가 계셨습니다. 트레이딩 실력이면 실력, 인성이면 인성 다 갖추신 분이었어요. 박 모 선배님. 그런데 어느 날 그 선배님을 오랜만에 만났는데 기분이 상당히 좋으신 거예요. 자신감도 넘치시고. 무슨 좋은 일 있으신가 여쭈어봤더니 신이 나셔서 말씀해주시더군요.

 
“어. 요즘 10개 기업을 도와주고 있어.”

 

Q. 기업을 도와주신다고요?

네. 알고 보니 증권사에 다니시면서 초기 단계의 스타트업에 주요 주주로 참여하고 계시더라고요. 회사 경영에 어려운 부분이 있으면 도와주시고, 추가 자금 조달이 필요하면 아시는 분들을 연결해주시기도 하고요. 초기 기업에 투자하는 엔젤투자자로서 활동하고 계셨어요. 그중에 어떤 회사는 이미 10배 이상 기업가치가 올라 대리 창업의 뿌듯함과 수익을 동시에 얻고 계셨죠.

 

Q. 아하 초기 기업에 투자하는 엔젤투자자이신거네요?

네 그렇죠. 저는 기업에 투자한다가 아니라 기업을 도와주고 있다는 말이 그렇게 멋지더라고요. 주식을 싸게 사서 비싸게 파는 게 아니라 기업가치를 올리려고 함께 노력하는 거. 우리가 삼성전자에 투자하고, 기업가치를 올리겠다고 핸드폰을 계속 사고 이러지는 않잖아요? 그런데 선배가 주주로 참여해서 기업의 성장을 위해 추가 자금 조달을 도와주기도 하고, 아는 사람을 총동원해서 비즈니스에 꼭 필요한 것을 채워주는 게 너무 멋있더라고요.

 

Q. 그래서 프로님도 초기 기업에 투자하기 시작하신 건가요?

아니요. 사실 그래서 저도 해보려고 했는데, 최소 투자 금액이 일정한 수준을 넘지 않으면 스타트업에 투자하기 쉽지가 않아요. 제 지인 한 분은 3,000만 원을 투자하면서도 금액이 적다고 미안해하시더라고요. 보통 1~2억씩은 투자한다고요. 제가 알기로는 고액자산가로서 PB센터나 지인 투자가 아니고선 스타트업에 투자할 방법은 사실상 없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이미 발행된 비상장 주식의 소유권을 사고파는 사이트에서 투자하면서 아쉬워하고 있었죠.

심지어 저성장 기조가 계속되면서, 기존의 주식시장이나 부동산 시장 외에 대체투자 시장으로 돈이 흐르고 있었어요. 초기 기업에 투자하면 분명히 대리 창업의 재미뿐만 아니라 돈도 벌 수 있을 것 같은데 정말 아쉬웠어요.

 
Q. 그러던 때에 와디즈를 알게 되신 거군요.

네. 마침 와디즈가 제가 개인투자자로서 아쉬워하고 있던 부분을 채워줄 수 있는 투자형 크라우드펀딩 서비스를 시작한 거예요. 투자형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초기기업은 벤처캐피털이나 기존 금융권을 통하지 않고 사업 자금을 조달할 수 있게 되었고, 투자자는 기존에는 거의 불가능했던 성장 가능성 높은 초기 기업에 투자할 기회가 열렸습니다.

 

Q. 그런데 어떻게 투자가 아니라 이직을 결심하시게 된 거예요?

말씀드렸듯이 자금이 계속해서 스타트업으로 흐르며 시장이 커지고 있었습니다. 게다가 신혜성 대표님과 만나 이야기를 나누어보니 와디즈의 비전에 대한 확신이 생겼어요.

 

 

 

와디즈로 이직해서 회사를 성장시키기 위해서도 여러 가지 일을 했지만 제가 직원이라는 사실과 투자자로서의 황철우는 철저하게 분리하려고 했어요. 우리 회사에서 열리는 프로젝트에 투자하는 게 아니라 투자할만한 가치가 있는 기업, 수익을 낼 수 있는 기업에 투자하겠다는 생각으로 와디즈에서 펀딩을 받는 기업을 하나하나 꼼꼼하게 살펴봤습니다.

 

Q. 오. 수익을 내셨나요?

지난 1년 동안 천만 원 정도 투자해서 구백만 원 조금 넘게 수익이 났습니다.

 

Q.  우와… 그게 어떻게 가능한가요?

제가 투자 전에 세운 가정은 이래요.

1. 내가 투자한 스타트업 10개 중에 7개가 망할 것이다. (그럼에도 포트폴리오가 수익이 날 수 있어야 투자한다.)

2. 10개 중에 7개가 망할 것이기에 3개는 대박을 내야 한다. (5년에 6배 이상 가능해야 투자한다.)

3. 소득공제 가능 기업에 투자하면 수익률을 높일 수 있을 것이다. (무조건 소득공제 가능 기업에 투자한다.)

 

이 가정에 따르면,

 

5년 기대수익률
= 투자실패율 70% x (-74%) + 투자성공률 30% x (500%) = 98%

IRR(연환산수익률) = 15%

원금 지키기 위한 투자성공기업의 최소수익률 = 200%
(즉 10개 중에 3개는 200% 씩 수익이 나야 원금을 보존할 수 있다.)

 

여기서 핵심은 투자 실패했을 때 -100%가 아닌 -74%인 것입니다. 그 이유는 소득공제 가능 기업인 경우 투자금 전액을 소득공제 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요즘같이 `소득공제`를 눈 씻고 찾아봐도 없는 세상에 투자금액 전액을 소득공제해준다는 것은 세테크 관점에선 사막의 오아시스와 같아요. 1,000만 원 투자하면 나에게 적용되는 소득세율만큼 연말정산으로 돌아오니 확정 수익 또는 일부 원금 엑싯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소득이 높아질수록 최대 46.2%까지 절세할 수 있습니다.

아직 1년밖에 안되었으니 제가 투자한 다섯 개의 기업들이 어떻게 될지는 지켜봐야겠죠. 하지만 이미 가시적으로 성장한 기업이 있어요.

 

Q. 거기가 어디인가요?

2017년 12월에 투자한 쿼럼바이오라는 회사에요.

 

 

제가 투자한 시점에 쿼럼바이오의 주당 가격은 6,000원이었습니다. 2018년 8월 기준 쿼럼바이오의 주당 가격은 25,000원이 되었습니다. 기업가치가 4배 이상 올랐죠.

 

  투자금액 취득가격  취득주식수
2017.12 1,974,000원 6,000 원 329 주
2018.08 8,225,000원 25,000 원 329 주

 

329주를 샀기 때문에 시세차익으로만 6,251,000원 오른 셈입니다. 거기에 소득공제를 통해 521,136원을 환급받았고, 투자자 혜택으로 7만 원 상당의 치아미백 기구와 치약세트를 받았습니다. 총 수익은 6,842,136원입니다.

 

시세차익 6,251,000원
세금환급 521,136원 (1,974,000 * 26.4%)
투자자 혜택 70,000원 (치아미백기구, 치약세트)
총 수익 6,842,136원

 

 

Q.  1년도 안 되는 시간 동안 400%라니. 정말 대단하네요.

네. 게다가 쿼럼바이오는 투자자와 약속한 마일스톤을 달성하며 지금 이 순간에도 빠르게 성장 중입니다. 올해 2월 와디즈를 통해 추가 투자를 유치하며 기업가치가 더 오를 거라고 기대하고 있습니다. 2018년 말에 기존 주주들을 대상으로 유상증자를 시행했고, 이때 저도 추가로 투자했습니다.

결국 투자자 입장에서 스타트업 투자의 기대수익률을 높이는 방법은 세 가지라고 생각해요.

 

1. 투자 실패 확률을 줄이고

2. 투자 성공 기업의 수익률을 올리고

3. 소득공제 가능기업에 투자한다.

 

 

Q. 결국 좋은 기업을 걸러내는 선구안이 필요한 거네요.

네. 투자라는 게 쉽다 쉽다 하는데 어디 돈 버는 게 쉽나요. 재무제표부터 시장조사, 대표이사, 사업 계획까지 하나하나 다 살펴보며 선구안을 기르는 수밖에 없어요.

 

Q. 올해에도 와디즈에서 투자하실 건가요?

네. 올해에는 연초부터 좋은 프로젝트가 몰려 있어서 잘 분배해서 해야 할 것 같아요. 투자형 크라우드펀딩은 투자자 보호를 위해 일반 투자자의 연간 한도가 1,000만 원으로 제한되어 있거든요.

한도가 없는 전문투자자라고 해도 개인의 자산 포트폴리오는 어쩔 수 없이 부동산이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할 수밖에 없어요. 워낙 금액이 크기 때문에요. 그 뒤에 주식, 펀드, 보험, 주식 등이 오지만 이제 전통적인 자산분배 전략으로는 원하는 수익률을 만들기가 쉽지 않습니다. 대체투자가 계속 늘어가는 게 빅 트렌드일 수밖에 없죠.

이제 비상장 주식은 개인이 위험을 부담할 수 있는 선에서 꼭 담아야 할 포트폴리오라고 생각합니다. 저도 올해에는 스타트업 투자의 비중을 제 전체 자산의 최대 20%까지 늘릴 계획을 세우고 있습니다.

 

Q. 내부 직원으로서 이렇게 솔직하게 답변해주시기 쉽지 않으셨을 텐데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에는 좋은 기업 고르는 법도 알려주세요.

네. 감사합니다.

 

 

와디즈 김영아님의 브런치 글을 모비인사이드가 한 번 더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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