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행히 회사가 망하지 않았다. 

 

 

“내가 스타트업 생활을 15년에 시작했다. 그때 시작한 놈이 백 명이라 치면은.. 지금까지 있는 놈은 나 혼자뿐이야. 나는 어떻게 여기까지 왔느냐? 그 이야기를 한번 해볼게. 고니야? 담배 하나 찔러봐”

– ‘곽철용’ 어록 인용 –

 

최근에 알게 된 사실이다. 모바일 스타트업이라는 업계에 들어온 지 어언 5년 차. 에디(CEO)를 포함해 현재 몸담고 있는 회사를 누가누가 오래 다녔는지 확인해 보는 자리가 있었는데 놀랍게도 4위라는 순위에 내 이름이 올라갔다. 임직원 100명이 좀 안 되는 회사에서 벌써 4위까지 올라가다니…

한 회사에서 이렇게 오래 다닐 거라곤 예상치 못하였다. (고) 잡스형이 만들어준 모바일 생태계가 나온 지 10년이 지나고, 대한민국에서 1.5세대라 일컬어지는 스타트업에서 고인물로 일하기까지..  과연 팔랑귀에 갈대처럼 흔들리는 나 같은 녀석이 어떻게 지금까지 버티고 있었던 것일까?

 

“에이 겨우 5년 차라고? 그 정도면 일반 회사 대리급 정도 아닌가?”

 

라고 생각하는 분들도 계실 것이다. 부과 설명을 좀 하자면 하루에도 수없이 생겼다 폐업하는 게 이 스타트업이라는 바닥이라 생각된다. 나름 모바일 IT 업계 기준으로는 할아버지에 해당되며 어찌 보면 보릿고개를 넘기며 지금까지 잘 살아남아 준 회사이다.

 

 

회사 생활도 하이리스크 하이리턴인 그곳
 
 
 
 

 

역시 가장 큰 이유는 회사가 (다행히) 안 망했다.

 

2015년 회사에 입사 후 마케팅이라는 업무를 하며 관련 종사자들을 여럿 만나고 다녔다. 특히 나와 같이 스타트업 업계의 사람들을 만나며 명함을 교환했는데 당시 교환한 명함의 회사 중 지금까지 살아남거나 연락이 되는 회사는 1/3 정도밖에 없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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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에어비앤비가 성공했던 이유 중 하나를 바퀴벌레 같은 생명력이라고 말한다. 당연히 서비스 자체가 시장의 니즈를 맞춘 부분도 있겠지만 그 이유와 더불어 힘들었던 시절을 시리얼까지 팔아가며 바퀴벌레처럼 죽지 않고, 끝까지 살아남았기에 지금의 이 자리까지 오지 않았나 싶다.

물론 지금의 회사도 분명 고비는 있었다. 하지만 다행히 망하지 않았기에 지금 이 글도 쓸 수 있지 않았나 싶다.

 

 

 

실제 에어비앤비 본사에 있는 에어비앤비를 살린(?) 대선 시리얼 (출처 : 1boon) 
 

 

 

서비스와 상황과 시장에 맞춰 보직 변경을 하였다.

 

첫 입사 때의 보직은 BTL팀장이었다. 몇 개월 뒤 카드 뉴스를 담당하는 콘텐츠 파트 팀장이 되었다. 왜냐? 당시에는 카드 뉴스라는 마케팅 방법 (또는 비즈니스가) 유행처럼 잘나가던 시즌이었다. 하지만 그 유행은 그리 오래가지 않았으며 다시 브랜드 마케팅 팀장으로 보직이 변경되었다.

그리고 1년 뒤 유튜브의 영향으로 영상이 시대적인 트렌드가 되었다. 자연스럽게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라는 보직으로 변경되어 영상과 관련된 업무를 1년간 진행하던 와중 최근에는 전혀 다르다 할 수 있는 직무인 그로스 해커라는 직무로 회사생활을 이어 나가고 있다.

 

 

 

생각보다 더 빠르게 시장은 변하고 있다
 
 
 

짧은 기간 동안 마케팅이라는 영역 안에서 시대의 흐름에 따라 여러 가지 직무를 맡아가며 일을 진행해 나갔다. 그렇기에 한편으론 그 새로운 업무에 대한 지식을 습득하는 재미를 느끼고, 새로운 일을 몸으로 부딪치며 나름 나만의 동기부여를 얻었던 것 같다.

 

 

세상이 변하는 것이 몸소 느껴져서 좋다.

 

이건 사람마다 케바케인 것 같은데 안정적인 삶은 추구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언제나 변화를 추구하는 사람들도 존재하기 마련이다. (내가 그렇다) 그런 의미에서 시대의 방향에 맞춰 빠르게 변화를 추구하려는 회사, 그리고 무엇보다 구성원들로 인하여 나도 자극을 받았던 게 큰 것 같다. 그래서 좋다.

 

 

세상에 영원한 강자는 없다 (출처:2000년 2018년 브랜드 가치 순위)
 

회사도 그리고 나도 서로의 목적에 충실했다.

 

언제까지 회사를 다닐지는 모르겠다. 성향상 회사에 충성하는 타입도 아니다. 하지만 상관없는 것 같다. 회사 대표님에게도 입사 때부터 했던 말이 있는데,

 

“에디 전 제 작품(성과)을 위해서 회사에 다닙니다. 그리고 그 작품의 소스는 언제나 회사의 서비스 이고요. 회사는 작품 활동을 하는 저에게 서포터를 해주는 것이고, 저는 작품이 잘 나올 수 있도록 최상의 아이디어를 구현하는 사람입니다. 그렇게 활동해서 최고의 작품(성과)을 만들면 서로 윈윈 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미친 이야기 같지만 사실이다. 그렇기에 크게 스트레스받지 않고, 꾸준히 내 상황에 맞도록 작품(성과) 활동을 해 왔다. 아마 이 부분이 가장 큰 것 같은데 이걸 지지하는 회사에 있었기에 지금까지 고인물로 계속 다니고 있었지 않았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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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유튜브 네이티브애드는 과연 효율이 있을까?

 

김용훈님의 브런치에 게재된 글을 모비인사이드가 한 번 더 소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