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문 내용에 충실하기 위해 편집 과정을 생략했습니다. #해당 콘텐츠는 3월 초에 작성된 글입니다. 

 

천하제일 이베이코리아 인수대회

 

 

안녕하세요, 커머스가이입니다. 

최근에 글을 좀 덜 쓰다가 제 부족한 글을 좋아해 주시는 분들이 여기 많이 계셔서 가져왔습니다.  따로따로 썼던 2개 글을 잘 합쳐서 가져왔으니 재미있게 봐주십시오.

3월 초 갑자기 나온 이베이코리아 매각 관련 기사 이후 여러 후속 기사들과 함께 증권사 리포트도 일부 나왔습니다. 여전히 이베이코리아 측에서는 매각설을 부인하고 있는 상황인데요. 그럼에도 1위 업체가 매물로 나왔다는 이야기만으로 귀추가 주목될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준비했습니다. 셀프 찬반 토론! (두둥)

 

 

논의 주제는 ‘이베이코리아 5조, 살 만 한가?’입니다.

 

토론 참여자는 진유연커머스가이가 되겠습니다. 진행은 전문 사회자 MC.R 님을 모셨습니다. 

 

MC.R : 안녕하세요, MC.R입니다. 오늘은 이베이코리아 매각설과 관련하여 매각가 5조 원이 적정한지, 과연 살 만한 매물인지에 대해 토론해보려 합니다. 오늘 논의를 위해 두 분을 모셨습니다. 인사 부탁드립니다.

진유연 : 안녕하세요. 진짜유통연구소, 줄여서 진유연입니다. 매번 글로만 뵙다가 이렇게 토론이라고 하니 두근거리네요. 말하기가 특기인 만큼 제대로 한 번 풀어보겠습니다.

커머스가이 : 안녕하세요, 커머스가이입니다. 오랜 유통 경력에서 나오는 일명 ‘짬 바이브’로 오늘 토론에 임해보겠습니다.

MC.R : 네, 기대가 됩니다. 본 토론은 가상이라는 점 알려드리며 자유롭게 의견 말씀해 주시면 되겠습니다. 진유연 측 먼저 말씀해주실까요?

진유연 : 네, 시작하겠습니다. 이베이코리아가 5조라니, 그 금액부터 저는 가당치 않다고 생각합니다. 1위 프리미엄이 있고 거래액이 16조나 되니까 5조면 좋은 가격 아니냐는 말이 있는데 그건 작년 혹은 2018년 기준입니다. 압도적인 거래액과 함께 2위와의 차이가 꽤 있을 때 이야기지, 지금은 그렇지 않습니다. 당장 19년 이커머스 결제액(거래액) 1위는 네이버니까요.

그리고 쿠팡 거래액도 거의 16조에 육박하는, 최소 15조는 될 거라고 보고 있습니다. 또한 이베이코리아라고 한 데 묶어서 거래액이 16조 원이라는 말도 있는데 사실 지마켓이 10조, 옥션이 5조, G9가 1조 아니겠습니까. 지마켓 하나가 네이버 절반밖에 안되고 쿠팡에도 한참 못 미치는데 1위 사업자라니, 그냥 다 묶어서 말한다고 1위 사업자가 될 순 없지요. 이베이코리아가 하나의 법인이기 때문에 16조가 맞다고 해도, 이베이 실적이 계속 정체되어 있는 것을 간과할 수 없습니다. 국내 이커머스 평균 신장률에 한참 모자란단 말이죠.

그런데 거래액은 안 오르고 영업이익은 계속 내려가고 있습니다. 성장하는 시장에서 성장도 못하고, 그나마 자랑이던 유일한 이커머스 흑자 기업에서도 11번가가 흑자로 전환하고. 영업이익은 계속 줄어들기만 하는데 5조라니, 살 사람이 누가 있겠습니까?

 

 

 

 

커머스가이 : 네, 의견 잘 들었습니다. 말씀하시는 핵심은 이베이코리아가 성장도 정체되고 이익도 줄어드는데 5조라는 금액은 너무 비싼 거 아니냐, 하는 것이죠? 이제 제 의견을 말하겠습니다. 이베이코리아와 유사한 국내 다른 이커머스 기업들의 가치가 어느 정도인지를 먼저 보겠습니다.

지금 말씀하신 이베이코리아의 5조는 거래액 기준 약 0.31배 정도 됩니다. 그런데 최근 투자를 받은 위메프는 거래액의 약 0.5배 기준으로 받았고, 기간이 조금 되었지만 쿠팡은 거래액 기준으로 보면 무려 1.4배로 거래액보다 더 높은 가치를 인정받았네요. 11번가가 직전 투자 받았던 0.24배 보다는 조금 높긴 하지만 그 당시 11번가는 적자였고 2위 사업자였습니다. 이베이코리아는 현재 압도적인 1위는 아니지만 어쨌거나 1위 사업자에 흑자 기업입니다.

그런데 0.31배수 정도면 오히려 싸다는 생각이 드는 거죠. 배달의 민족이 4.8조인데 이베이코리아가 5조면 상당히 낮은 금액으로 볼 수 있지 않겠습니까?

저는 개인적으로 이베이코리아 5조 관련 기사는 당사에 관심이 있는 쪽에서 가격을 낮추기 위해 먼저 흘린 이야기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5조면 돈이 없어도 빨리 구해서 사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단순히 생각해보면, 5조로 거래액 16조가 되는 플랫폼 하나 만들 수 있을 것 같겠지만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그 돈을 붓는다고 바로 완성되는 것이 아니에요. 혹여 만든다고 해도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입니다. 당장 내가 취득할 수 있는 1등 기업 타이틀과, 성공 보장이 없는 기획 단계에서 무엇이 더 효율적이겠습니까?

 

 

 

 

 

진유연 : 네, 배달의 민족 이야기도 하려고 했는데 먼저 해주셨네요. 배달의 민족이 4.8조인데 이베이코리아가 5조니까 싼 것이다.라고 말씀하셨는데 그건 전혀 다른 업태에 단순히 거래액 기준으로만 비교해서 그렇게 생각하시는 것 같습니다. 성장세와 점유율을 감안하면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아직 최종 결합 심사 결과가 나오진 않았지만 배달의 민족은 그 자체로도 점유율이 60% 가까이 되는 약 57% 수준이고요. 요기요가 인수하게 되면 거의 90%가 넘어서 독점이 가능한 상황이 됩니다. 그리고 음식 배달 시장은 향후 성장세가 훨씬 더 크고 여러 가지 확장에도 아주 유리한 모델이죠. 현재 추이를 지켜볼 때 앱 내에서 결제하는 비율도 올라가는 등 앞으로 더 성장하고 좋아질 일이 많다는 겁니다. 심지어 B마트를 런칭하면서 커머스로도 확장하고 있어요. 이베이코리아는 리테일도 아니고 이커머스 중에서도 12% 정도밖에 점유율이 안되고 그마저도 정체되어 있는데 두 기업을 비교하는 건 맞지 않다고 봅니다. 시장은 항상 미래, 향후 가치가 얼마인지를 더 크게 본다는 점을 말하고 싶습니다. 지금 거래액만 강조하는 건 마치 포드가 차를 훨씬 많이 파니까 테슬라는 아무것도 아니지, 하는 것과 같지 않을까요? 테슬라 시가 총액이 포드보다 1.5배 높다는 말씀도 드리지요.

 

커머스가이 : 말씀하신 향후 가치, 성장세 공감합니다. 그 부분을 몰라서 하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이베이코리아가 최근 정체된 부분은 인지합니다. 그런데 그게 마이너스인 것은 아닙니다. 상대적으로 시장에 성장세 대비 부족한 부분이 있었을 뿐 10조가 넘어서면 성장세는 대부분 꺾이기 마련입니다. 물론 이렇게 말하면 쿠팡이 매년 2배씩 성장하는 것을 또 짚을 수 있겠지요.

그럼 그 성장은 어디서 옵니까? 다 돈입니다. 아직 공식적으로 최종 값이 나오지 않았지만 쿠팡의 작년 적자가 최소 1조 이상으로, 대략 1.5조 정도 될 거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습니다. 그렇게 무리를 해야 나올 수 있는 거래액입니다. 이커머스 시장이 성장한다고 하지만 돈으로 매출 사는 데서 나오는 부분도 꽤 큽니다. 거래액이 상승하면서 흑자를 유지하는 것만으로도 대단한데 내부 관리 프로세스나 역량이 그걸 받쳐줄 수 있는지도 봐야 하죠. 어디에서 인수하든 1등 프리미엄과 함께 내부 우수 인력들과 프로세스를 한 번에 가질 수 있다는 점. 이만큼 매력적인 매물이 어디 있겠습니까. 지금 매각설이 나왔으니 5조 이야기가 나오는 건데, 작년만 되었어도 8조는 되었을 겁니다.

 

진유연 : 제 말이 바로 그겁니다. 저도 지금이 2018년, 최소 2019년 3월이었더라면 5조 금액에 당연히 사야 한다는 입장이었을 겁니다. 그런데 지금은 2020년입니다. 이베이코리아는 더 이상 1등이 아니고 네이버는 본격적으로 커머스에 뛰어들었으며 쿠팡은 단독으로 지마켓의 1.5배에 달하는 거래액을 달성했죠. 여러 오프라인 유통 대기업들도 점차 이커머스에 진입하는, 아니 할 수밖에 없는 엄청난 경쟁이 시작된 2020년입니다. 그런 상황에서 셀러와 고객을 연결해 주는 기존 오픈 마켓 플랫폼을 5조에 산다는 것이 과연 합리적인 선택일까요? 5조로 16조 가치의 플랫폼을 만들기 어렵다고 하셨는데, 쿠팡이 15조 만드는 데 5조가 들지 않았습니다. 19년까지 3조, 작년에 1.5조 적자 봤다고 해도 4.5조입니다. 4.5조 쓰면 15조 만들 수 있는 거죠. 그것도 단순 거래액만 15조가 아니라 매출액도 7조인. 이베이코리아는 매출이 얼마입니까? 1조 조금 넘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11번가가 지금까지 쓴 돈이 얼마나 될까요? 말씀하신 대로라면 11번가 거래액이 10조 가까이 되니 적어도 2~3조는 썼어야 하는데 11번가 지금까지 적자 규모를 합쳐도 7,000억 정도 됩니다. 5조에 사는 것보다 직접 하는 게 훨씬 낫지 않겠습니까.

 

커머스가이 : 5조로 16조짜리 커머스 플랫폼을 못 만든다고 한 적은 없습니다. 제가 강조하는 부분은 시간입니다. 쿠팡, 11번가가 지금 거래액을 만드는 데 10년이 걸렸습니다. 이커머스 성장세가 더 빨라지고 시장 자체가 커졌어도 새로 시작하면 최소 5년은 걸릴 겁니다. 게다가 16조 가치로 만드는 동안 타 기업들과 경쟁은 어떻습니까. 치열한 경쟁과 끝없는 견제에 순탄한 성장은 힘들 것이며 비용 또한 더 많이 들어가겠지요. 그 불확실성과 긴 시간을 감수하느니 확실한 매물이 있을 때 사는 것이 M&A의 기본이 아닌가 하는 것입니다. 미래 가치라고 하셨는데 지금 이베이코리아 산다고 바로 가치가 떨어지진 않습니다. 이커머스 시장이 하락하는 건 더더욱 아니고요. 이커머스가 중심이 된 세상이고, 앞으로 성장이 더 빨라진다고 해도 0에서 시작하는 것보다 1등으로 시작하면서 다양한 기회를 보는 것이 훨씬 나은 판단이라는 겁니다.

 

MC.R : 네, 두 분 말씀 잘 들었습니다. 시간 관계상 마지막 의견 정리해 주시면 되겠습니다.

 

진유연: 네. 저는 5조로 할 수 있는 일을 말씀드리겠습니다. 2020년 3월 9일 13시 기준 롯데 쇼핑 시가 총액 2조 5,658억입니다. 이마트는 3조 1,221억이고 현대백화점은 1조 6,194억, 신세계는 2조 4,810억, CJE&M은 2조 5,920억 그리고 GS홈쇼핑이 7,691억, 현대홈쇼핑이 8,640억입니다.

 

 

 

 

이커머스가 오버슈팅인가 유통사가 저평가 인가…

 

5조면, CJ E&M과 GS홈쇼핑, 현대홈쇼핑을 다 사고도 8,000억이 남습니다. 롯데쇼핑과 현대백화점을 사도 8,000억이 남죠. 롯데쇼핑과 현대백화점, GS홈쇼핑까지 다 살 수 있습니다.

 

 

백화점 3사 빼고는 다 살수 있…

 

CJE&M 영업 이익이 2,000억이 넘고, 작년은 추정 상 3,000억이 넘습니다. 당기 순이익이 2,000억 이상입니다. 현대홈쇼핑도 매년 1,000억 이상 영업 이익을 내고 있죠. GS홈쇼핑도 1,000억 이상의 이익을 냅니다. 5조면 매년 영업 이익 4,000억 이상의 회사를 사고도 8,000억이 남네요. 현대백화점 영업 이익 2,500억 원. 신세계는 4,000억이나 됩니다. 위 회사들의 시가 총액에 비해 이베이코리아의 영업 이익은 500억도 안되고 이제 점유율도 점점 낮아지고 있습니다. 이 회사를 5조에 산다? 글쎄요. 저는 살 이유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아니 영업이익 1,000억 밑이 없네!!

 

커머스가이: 네, 5조 원으로 살 수 있는 좋은 회사들이 많이 있네요. 정보 고맙습니다. 다만 지금 논의를 벗어난 부분이 아닌가 합니다. 말씀하신 기업들이 유통 기업이고 안정적인 수익을 내고 있는 것은 맞지만 앞으로도 그럴 것인지에 대해서는 확신할 수 없습니다. 비대면 구매와 온라인 쇼핑이 익숙해지는 지금, 시장에 새롭게 진입하려고 하거나 확실하게 자리를 잡고 싶어 하는 구매자라면 1등 기업을 한 번에, 그것도 일부가 아닌 100% 지분을 다 가질 수 있는 기회인데 단연 매력적인 매물이라 생각합니다. 가장 낮은 거래액 대비 가치 평가를 받은 11번가의 0.24배수를 적용한다 해도 이베이코리아의 가치는 3.8조입니다. 일부 투자 기준이 0.24배였다고 하면 100% 지분에 대한 프리미엄을 20%만 적용해도 4.6조입니다. 그런데 1위 기업 자체가 가지는 프리미엄, 그리고 흑자 기업인 것을 감안하면 지금 0.31배수는 절대 이베이코리아 측의 희망 가격이 아니며 매수 희망자의 사전 작업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낮은 가격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이상으로 의견 마무리하겠습니다.

 

MC.R: 네, 오늘 좋은 말씀 해주신 두 분께 감사드립니다.

 

 

 

추가로 그럼 어떤 기업들이 살 생각을 할까에 대해서도 한번!

 

 

 

이베이코리아는 매력적인 떡밥인가?

 

에이, 말해 뭐 해. ‘찐’ 이야 ‘찐’!

찐 : ‘진짜’의 의미를 담아 줄여 부르는 신조어

 

국내 1위 이커머스 사업자. 거래액이 16조 이상으로, 19년 전체 온라인 거래액이 대략 134조 정도 되니까 이베이코리아의 점유율은 12%(!)나 됩니다. 1위 사업자가 압도적인 점유율을 가져가는 해외 이커머스 상황과 달리 국내는 다들 고만고만한 상황이지만 그래도 1위를 지키고 있죠.

이베이코리아가 1위라는 건 누가 인수해도 1위가 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어설픈 순위라면 사도 1위가 안될 수 있지만, 혼자서도 1위니까 이커머스 사업을 하지 않는 곳에서 인수해도 그냥 바로 1등부터 시작할 수 있다는 것이죠.

단, 이베이코리아는 1위지만 지마켓, 옥션, G9는 지금 각각 순위가 떨어지고 있다는 점도 함께 볼 필요가 있습니다.

그리고 오픈마켓의 특성상 거래액은 16조이지만 매출액은 1조 정도밖에 안된다는 것. 1조 ‘밖에’라고 쓰는 내 손이 웃기긴 하지만 16조와 1조는 너무 다르니까요. 그러나 이베이코리아가 대부분의 이커머스들과 같이 적자투성이에 올해는 또 얼마나 더 적자가 커질까 걱정할 상황이기도 합니다.

단, 이익액과 이익률이 점점 떨어지고 있는 점은 매우 아쉬운 부분입니다. 경쟁 상황을 고려하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익을 내고 있는 거라고 할 수 있겠지만 말입니다.

 

 

<한국경제 ‘5兆 몸값’ 이베이코리아 매물로 나왔다 기사 중 발췌>

이커머스 1위인 흑자 회사 이베이코리아. 이보다 더 매력적인 떡밥이 어디 있겠냐~ 이게 내 결론이다!(feat. 아이언드래곤)

 

 

 

그럼 누가 살까?

 

인수 후보자에 대한 생각으로 가능성이 높은 쪽이나 그런 부분을 고려해서 쓴 것은 아닌 점 미리 밝힙니다.

 

MBK파트너스

홈플러스 7.2조에 인수한 아주 돈 많은 펀드 아니겠습니까? 코웨이 사고팔아서 1조 벌기도 하고, 오프라인 유통 업체 홈플러스를 가지고 있으니 이베이코리아 사서 아주 그냥 이커머스까지 한방에. 홈플러스를 큰돈 주고 인수했는데 세상이 온라인으로 급격하게 바뀌면서 아직은 큰 재미를 못 보고 있습니다만 기왕 달린 거 온라인 합체! 해서 1등으로 딱 포장을 이쁘게 하면?

마침 작년 말에 60억 달러(7조) 규모로 MBK 5호 펀드도 모집하고 있다는데 말입니다. 11월에 모은 돈이 공교롭게도 42억 달러(5조)라니, 이거 참 신기한 일이에요. 이베이코리아 매각(희망)가와 MBK가 모집한 돈이 딱 떨어질 수가 있냐는 말입니다.

MBK가 인수하면? 위에도 말했듯 오프라인에다가 온라인 1위 끼얹어서 한 판 딱.

 

 

롯데

M&A에 그것도 이커머스 1위 사업자인데 롯데가 관심이 없을 리가! 11번가랑 거래할 때도 그냥 통으로 다 살게(롯데), 아니 그래도 우리도 11번가 계속하고 싶은데 멜론 건도 있고(SK) 이 이견 때문에 엎어지기도 했으니. 아주 그냥 본진에서 100% 다 판다고 하는데 관심이 없을 수가 없지요.

다만 롯데On이 이제 이번 달에 나온다는 점을 또 고려해야 합니다. 롯데 이커머스 다 합체해서 하나 제대로(?) 만들고 있는데 그것보다 훨씬 큰 걸 꿀꺽 삼키면 어떤 모양이 될까요. 이 고민에 대한 답이 나올 수 있을지 모르겠네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롯데ON이 달려가기 위해서 싸워야 할 큰 산을 넘지 않고 그냥 터널로 딱 통과할 수 있다면 당연히 좋은 거 아니겠습니까.

어차피 롯데ON은 직매입, 종합몰 느낌으로 운영하고 이베이코리아는 그대로 오픈마켓으로 돌리면 되는 거니까?

자금조달은 어떻고요. 롯데가 5조가 없으려고요. 롯데지주 유보금만 10조입니다. 롯데 그룹 상장사 전체 유보금이 41조(2018년 기준)… 롯데쇼핑만 해도 예전부터 15조 이상인데 이 말인즉 사려고 하면 돈이 문제는 아니라는 겁니다. 가성비가 나오는지, 기존 사업영역과 시너지가 어떻게 될지에 대한 판단, 우리가 아닌 다른 데서 샀을 때 예상 시나리오 등이 문제지, 돈? 있다니까요.

참고로 자금 조달 관점에서 보면 최근에 롯데가 외부 자금 조달할 때 적용받은 금리가 1.32%! 1.32% AAA 기준 1.45%인데 그거보다 더 좋은 조건으로 딱. 1.5% 기준으로 5조 전체를 건다고 보면 연 이자 750억 정도. 이베이 영업 이익이 500억 정도 되니까, 음 그러합니다.

롯데? 우리가 돈이 없나, 사면 어찌 될지 계산을 잘 해봐야겠지.

 

 

쿠팡

누가 돈 소리를 내었는가? 누가 돈 소리를 내었는가 말이다. 마사요시 손 선생님의 돈! 아주 그냥 돈 한 번 또 써봐? 쿠팡에 들어간 돈이 3.5조, 어차피 쓴 거 5조 더 쓰고 이베이코리아 인수해서 아주 그냥 한 방에 거래액 30조! 국내 이커머스 점유율 23%로 그냥 나머지를 다 쩌리로 만들어 버리면 어떨까? 쿠팡 저만큼 키우는 데 들어간 돈 생각해 보면 앞으로 경쟁해서 16조 거래액 만드는 데 돈 더 쓰는 것보다 한 방에 가져오는 게 훨씬 나은 선택일 수도 있죠. 거기에 기왕 쓰는 거 홈플러스까지 사서 그냥 끝장을 보는 거예요. 쿠팡은 로켓배송, 이베이코리아로 오픈마켓 플랫폼, 홈플러스로 오프라인까지 진출!

쿠팡? 어차피 쓸 돈 한 방에 쓰고 빨리 가지 뭐. 결정은 그분이.

 

 

신세계? 이마트? SSG

통칭 신세계라고 쓰기도 그렇고 쓰윽 이마트라고 쓰기도 그렇지만 통칭 유통 사관학교 신세계도 이커머스에 대한 관심과 집중에는 또 빠지면 섭합니다. 다만 신세계는 5조 조달하기가 조금… 이마트 신용등급이 투기 등급으로 바뀐 상황입니다. 물론 그룹 내 유보금이 없는 건 아니지만 여러 가지 상황 상 자금 조달이 녹록지 않은 것은 분명하다는 거죠. 그래서 신세계그룹은 단독보다는 자본의 손을 잡고 인수전에 들어가지 않을까 싶습니다.

신세계? 당연히 사면 좋지! 이커머스 드라이브를 확, 다만 자본조달 측면에서 손잡고 같이!

 

 

현대백화점

사실 지금까지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 이 떡밥이었습니다. 열심히 싸우고 경쟁하고 하는 거 다 봤는데 세상이 저쪽으로 넘어가는 건 맞는 거 같고, 이거 하나만 사도 한 방에 1등이라 이거지. 그럼 바로 1등 자리로 가보실까?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고. 지금까지의 행보를 보면!

홀드! 아직도 이릅니다. 더 기다려야지, 할 수도 있어요.

현대? 내가 돈이 없는 건 아니고 아직 확실하지 않아서…

 

 

갑자기 LG가 등장하면 어떨까?

“LG도 쿠팡 만든다…전자상거래 진출” 이라는 기사가 생뚱맞게 지난주쯤 나왔지요. 이건 무슨 소리인가? 생각했는데 묘하게 시점이 겹치네요. 압도적인 강자는 없지만 만렙에 가까운 자들이 넘치는 이커머스판에 지금 와서 뉴비(newbie)로 새로 캐릭터 만들어서 시작하기보다는 계정 거래를 통해서 한방에 진출! 게다가 내가 컨트롤할 필요도 없죠. 제대로 된 조직도 있고! 그래, 사자. 5조! 작년 LG전자 영업이익(추정)액 더블로 쓰면 한 방에 살수 있으니까. 아주 그냥 우리가 한 번에 1등 사업자로 들어가서 더욱더 이커머스 시장을 혼란스럽게!

 

 

이베이의 입장

 

‘일단 떡밥을 뿌려 두면 누군가 물겠지?’라고 생각해서 던진 듯도 하네요.

그래서 누가 산다는 건데?

더 사고 싶은 마음이 강한 누군가 사겠죠! 다만 5조면 정말 큰돈이니 판단이 쉽진 않을 거구요.

‘우리가 5조 쓰면 바로 만들어 내죠’라는 조직과,

‘어차피 우리가 5조 써도 시간 상, 경쟁 상황 상 달성하기 만만치 않아요’하는 조직의 싸움이 되지 않을까 합니다.

 

 


 

대화 형식으로 짧게 짧게 써보려 했으나, 역시 TMT(Too much talker)라서 또 길어졌습니다. 여러 기사와 뇌피셜을 합쳐서 써봤습니다. 다들 어느 곳에서 본 이야기인 것 같은 생각이 드신다면 정확합니다. 그리고 마지막 반전 의견을 하나 풀면서 마무리하겠습니다.

이베이코리아의 매각설은 이베이코리아나 이베이코리아 매수 희망자 이야기가 아니라 전혀 다른 의도로 만들어진 이야기일 수도 있습니다. 이베이를 사기 위한 의도라기보다는 이베이코리아 가격을 어느 정도 만들어 내면서 다른 매물의 가격을 조정하려는 의도가 아닐까? 하는 의견도 있습니다. 항상 의견은 의견일 뿐이지만요.

 

오늘도 여기까지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건강 유의하시고, 자주 손 씻는 것 잊지 마세요.

커머스가이 드림